<이슈&인물> 끝없는 논란 박나래

갑질, 주사…진실게임 스타트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지난해부터 시작한 박나래의 진실 공방이 올해까지 이어지며 장기전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그간 수많은 논란에도 꿋꿋이 방송 활동을 이어왔던 박나래는 이번 사안에서만큼은 결을 달리하는 분위기다. 불법 의료 행위 의혹과 갑질 논란이 겹치며 파장이 커진 가운데, 향후 수사 결과가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나래는 2006년 KBS 21기 공채 개그우먼으로 데뷔했다. 박나래는 <개그콘서트>에서 ‘봉숭아 학당’ 등 코너를 통해 얼굴을 알렸지만, 이후 한동안 눈에 띄는 활동이 줄어드는 공백기를 겪었다. 이 시기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외모에 대한 고민과 슬럼프를 언급하기도 했다.

승승장구
작은 거인

그러나 방송을 떠나지 않고 기회를 모색했고, 케이블 채널로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tvN <코미디빅리그> 출연은 사실상 재도약의 발판이 됐다. 장도연 등과 팀을 이뤄 선보인 분장 콩트는 큰 화제가 됐다. 신인 시절 박나래는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과장된 표현과 몸을 사리지 않는 개그 스타일을 추구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존재감은 커졌고, 무대 위에서의 캐릭터 소화력이 뛰어나 인기를 얻게 됐다.

케이블 채널에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그는 지상파 예능에서도 활약하기 시작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등 토크쇼에서 거침없는 입담을 선보였고, 그의 솔직하면서도 계산되지 않은 리액션이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박나래는 ‘게스트’가 아닌 ‘고정 멤버’로서 예능의 중심에 서기 시작했다.

박나래를 탑 예능인으로 만들어 준 것은 MBC 예능 <나 혼자 산다> 합류였다. 무지개 회원으로 합류했던 그는 현실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견인했다. 특히 자신의 집을 ‘나래바’라고 이름 붙이고 동료 연예인들을 초대하는 콘셉트를 내세워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면서 2017년과 2018년, 2019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연이어 대상 후보에 오르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2019년에는 대상 수상에 성공하며 명실상부한 예능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예능계에서 여성 단독 대상 수상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예능 포맷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색을 녹여내는 능력은 박나래를 다방면에서 활용 가능한 방송인으로 만들었다. 한때 여자 코미디언계의 침체 속에서 오랜만에 등장한 ‘대세’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박나래는 활동 과정에서 크고 작은 논란을 많이 일으켰다. 2017년 한 방송에서 불법 대출 콜센터 아르바이트 경험을 언급한 사실이 뒤늦게 재조명되며 비판받았고, 2021년에는 주소 이전과 관련한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박나래 측은 무지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법적 문제가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밝혔고, 의혹은 크게 확산되지 않았다.

같은 해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논란도 있었다. 결혼식장에서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공개되며 지적이 제기됐고, 박나래는 “순간의 판단 착오였다”고 사과했다.


2022년 말에는 국세청 비정기 세무조사 후 수천만원의 추징금을 납부한 사실이 알려졌는데, 박나래 측은 “탈세 목적은 아니었으며 세법 해석 차이에 따른 추가 납부”라고 설명했다.

“법적 절차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
공갈미수 고소 맞불…공방 장기화

특히 승승장구하던 박나래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힌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박나래는 섹드립을 기반으로 한 과감한 표현을 중심에 둔 개그 스타일이 특징이었는데, 방송 초창기부터 이 수위 조절을 두고 꾸준히 호불호가 갈렸다.

성인 대상 토크쇼나 심야 예능에서는 “솔직하고 거침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선을 넘는다”는 지적도 반복됐다. 예능 속 친분을 전제로 한 농담이었더라도 표현 방식이 과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며 논란이 산발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 같은 개그 스타일로 문제가 터졌던 게 2021년 ‘헤이나래’ 사건이다. 당시 박나래는 어린이 콘텐츠로 잘 알려진 크리에이터와 함께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했다. 문제는 해당 채널의 주 시청층에서 비롯됐다. 기존에 유아·초등학생 시청자가 대부분이던 채널에서 제작된 콘텐츠였다는 점에서, 박나래가 보인 개그 스타일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된 장면은 남성 인형을 활용해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동작을 한 부분이었다. 인형의 팔을 특정 부위에 끼워 넣거나, 책상 다리를 활용해 성적 행위를 연상케 하는 움직임을 취한 장면이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를 두고 “명백한 성희롱”이라고 비판했고, 특히 어린이 시청 가능성이 높은 채널에서 해당 장면이 그대로 송출된 점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반면 일각에서는 “특정 인물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희롱으로 보기 어렵다”거나 “성인 예능 문법이 그대로 옮겨온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여론의 중심은 수위 조절 실패와 콘텐츠 맥락 부적절성에 대한 지적에 무게가 실렸다.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영상은 비공개 처리됐다. 제작사 측은 관련 콘텐츠를 삭제하고 채널 운영 방향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박나래 역시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다. 그는 “미숙한 행동이었다”고 인정하며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다만 사과문 내용이 구체적인 잘못을 반성하기 보다는 “더 신중하겠다”는 취지에 머물렀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비판이었다.

‘나래바’
대상까지

여론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사건 직후 출연 중이던 주요 예능프로그램에서 별도의 편집이나 사과 멘트 없이 방송을 이어가면서 제작진의 대응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일부 시청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하차 요구를 제기했다.

결국 해당 프로그램은 폐지 수순을 밟았고, 박나래는 하차했다. 논란은 방송 외부로도 번졌다. 일부 시청자가 국민신문고 등에 민원을 제기했고, 경찰이 관련 사안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제기된 혐의는 공연음란, 아동청소년 관련 법 위반 가능성 등이었다.


다만 수사 결과, 대법원 판례 등을 종합해 볼 때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 음란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졌고, 최종적으로는 ‘혐의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됐다.

이처럼 여러 논란을 겪으면서도 활동을 이어오던 박나래는 지난해 12월, 전 매니저들과의 분쟁을 계기로 다시 한번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전 매니저 2명이 박나래 소유 부동산에 대해 1억원 상당의 가압류를 신청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예고한 것이다.

전 매니저들에 따르면, 박나래는 안주 심부름과 파티 뒷정리, 술자리 참석을 강요했고, 매니저들을 24시간 대기시키는 등 사적인 업무를 반복적으로 지시했다. 가족 관련 일까지 맡기며 사실상 가사 업무를 수행하게 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한 매니저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을 들었고, 던져진 술잔에 맞아 상해를 입기도 했다. 병원 예약과 대리 처방 등 의료 관련 개인 심부름도 맡았으며, 회사 업무와 개인 비용이 혼재된 상황에서 식자재 비용과 주류 구입비 등을 제때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퇴사를 결심한 뒤 밀린 비용 정산을 요구하자 명예훼손과 사문서위조로 고소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입장이다. 전 매니저 측은 향후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될 경우, 재산 처분 가능성을 우려해 가압류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불거진 직후 박나래의 모친이 전 매니저 두 사람에게 각각 1000만원씩을 송금한 사실도 알려졌다. 전 매니저들은 사전 합의 없이 입금된 돈을 즉시 반환했고, 변호사를 통해 이 같은 방식의 접촉을 중단해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나래 측은 모친이 개인적으로 송금한 것이며 박나래는 이를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합의를 시도한 것은 아니며 금액은 반환받았다고 부연했다.

드립 여왕
‘헤이나래’

같은 시기 박나래 모친이 설립한 법인 ‘주식회사 앤파크’가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 없이 운영됐다는 사실도 논란이 됐다. 해당 법인은 2018년 설립돼 서비스업 및 행사대행업으로 등록돼있었지만, 전속계약 종료 이후 사실상 1인 기획사 형태로 운영돼 왔다는 점에서 등록 의무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됐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중문화예술기획업을 영위하려면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며, 미등록 영업 시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박나래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소속사는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전 직원들이 등록이 완료됐다고 허위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전 매니저들과의 갈등은 곧 형사 고소·고발로 번졌다. 박나래는 전 매니저들을 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퇴직금 수령 이후 전년도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요구했고, 그 규모가 수억원대로 확대됐다는 것이 박나래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전 매니저들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박나래를 맞고발했다.

고발장에는 회사 자금을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 남자친구를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급여를 지급했고, 전세보증금 명목으로 거액이 송금됐으며, 모친에게도 급여가 지급됐다는 주장이다. 개인 주택 관리비와 물품 구매 등에 회사 자금이 사용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박나래 측은 “전 매니저 중 한 명이 개인 법인을 설립해 자금을 유출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업무상 횡령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갈등이 확산되던 중 박나래가 이른바 ‘주사 이모’로 불리는 A씨로부터 불법 의료 행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피스텔이나 차량 등 의료기관이 아닌 장소에서 수액을 맞았고, 항우울제 등 전문의약품을 제공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일부 보도에서는 해외 일정이나 지방 촬영 일정 중에도 해당 인물이 동행해 링거를 놨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대리 처방 정황이 담긴 메시지와 약품 사진이 공개되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공개된 약품 가운데 일부는 정신신경용제로 분류되는 약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해당 성분이 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전 매니저 폭로·불법 의료 의혹 확산
모든 프로그램서 하차…중대 분수령

향정신성의약품은 의료법과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엄격히 관리되는 만큼, 처방과 투약 과정이 적법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또 A씨가 국내 의사면허를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온라인상에서는 A씨가 특정 의과대학병원 출신이라고 주장했다는 내용이 확산됐으나, 의료계 일각에서는 해당 경력의 진위 여부를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따라 단순한 ‘방문 링거’ 차원을 넘어 무면허 의료 행위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의혹은 확대됐다.

박나래는 “평소 다니던 병원의 의료진에게 왕진을 요청했을 뿐이며 법적으로 문제될 부분은 없다”고 해명했다. 바쁜 일정으로 병원 내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합법적인 방문 진료를 받은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의혹이 잇따르자 박나래는 공식 입장을 내고 “방송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기된 사안으로 많은 이들에게 걱정과 피로를 드린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모든 것이 정리되기 전까지 활동을 멈추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매니저들과 대면해 오해와 불신을 풀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매니저 측은 “합의나 사과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후 전 매니저들은 특수상해와 명예훼손 등 혐의로 박나래를 형사 고소했다.

논란의 여파가 커지자, 박나래가 고정 출연 중이던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링거 같이 예약”이라는 대화가 등장했던 영상 일부가 비공개 처리되기도 했다. 또 다른 ‘링거 이모’ 존재 주장까지 나오며 무면허 의료 행위 의혹은 확대됐다.

관련 인물과 병원에 대한 추가 고발이 이어졌고, 수사 범위는 점차 넓어졌다. 같은 달 중순 박나래는 다시 한번 영상을 통해 “모든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했으며, 제기된 사안은 법적 절차를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돼야 할 문제”라며 “추가적인 공개 발언은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전 매니저들은 근로기준법 위반, 임금체불, 퇴직금 과소 산정,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이유로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과 프리랜서 위장 계약, 월 400시간 이상 근무 주장 등이 포함됐다. 이후 차량 내에서 원치 않는 상황을 강제 인지하게 했다는 내용의 추가 진정도 접수됐다.

법원은 초기에 신청된 박나래 자택에 대한 1억원 상당의 가압류를 인용했다. 경찰은 A씨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고,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압수수색
경찰 수사

지난 12일 박나래는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출석을 연기했다. 출석 현장에 인파가 몰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밝혔다. 조사를 회피하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전 매니저들과 ‘주사 이모’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에서 박나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수사 결과와 법적 판단이 향후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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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