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정부 주거정책, 이제는 탈온돌 아파트다

왜 우리는 아직도 바닥을 불로 데우는가

세계의 주거문화는 난방 방식에서 갈라진다. 유럽은 벽난로와 라디에이터로 공기를 덥히고, 미국은 덕트와 온풍기로 집 전체를 가열하며, 일본은 전기 히터와 국부 난방으로 추위를 버텨왔다. 세계의 주류는 언제나 ‘공기를 데우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한국만이 집을 불판처럼 만들어 그 위에서 먹고 자고 사는 길을 선택했다. 바닥을 데우는 문화는 인류사에서 예외였다.

그 예외가 바로 온돌이다. 온돌은 단순한 난방 기술이 아니라 한국인의 생활방식을 규정한 구조였다. 방바닥을 데워 공기를 데우는 방식은 몸을 따뜻하게 만들었고, 동시에 사람을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서구인이 의자와 침대를 발명할 때, 한국인은 바닥에서 사는 삶의 도구를 발명했다.

이 선택은 기후 적응이자 문명적 분기였다.

온돌은 추운 겨울을 견디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도 했다. 한반도의 겨울은 건조하고 혹독했으며, 집 안까지 얼어붙는 기후에서 바닥을 덥히는 것은 합리적이었다. 마루와 온돌을 나누어 여름과 겨울을 동시에 해결한 주거 구조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고급 설계였다.

온돌은 단순한 난방이 아니라 사계절을 품은 기후 시스템이었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한국이 ‘추워서’ 온돌을 썼다는 통념은 역사적으로도 틀리다. 한국보다 훨씬 더 혹독한 겨울을 겪는 러시아와 중국 북부조차 온돌을 쓰지 않았다. 중국은 침대 아래만 데우는 ‘캉(炕)’으로 사람의 몸만 따뜻하게 할 뿐, 방 전체의 바닥을 가열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페치카’라는 거대한 벽난로로 공기와 벽을 데워 공간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세계에서 바닥 전체를 불로 가열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혹한이 온돌을 만든 것이 아니라, 온돌이 한국의 예외적 생활방식을 고착시킨 것이다.

그래서 온돌은 한국 문명의 뿌리가 되었다. 신발을 벗고 들어오는 문화, 바닥에 앉아 밥을 먹고 잠을 자는 문화, 그리고 한 층에서 모든 생활을 해결하는 단층 구조는 모두 온돌에서 나왔다. 한국인의 몸, 가구, 공간 감각은 온돌 위에서 만들어졌다. 온돌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생활의 문화’였다.

그러나 이 위대한 기술에는 오래전부터 그늘이 있었다. 온돌은 나무를 태워야 했고, 나무는 숲을 갉아먹었다. 조선 후기 민둥산은 전쟁이 아니라 온돌이 만든 풍경이었다. 땔감을 구하기 위한 도벌과 산림 파괴, 그로 인한 농업 생산성 하락은 이미 18세기부터 사회 문제가 됐다.

온돌은 따뜻함과 동시에 자연 파괴라는 대가를 안고 있는 기술이었다.

온돌은 또 하나의 구조적 한계를 낳았다. 바닥 아래에 고래와 구들장을 깔아야 하는 구조 때문에 집을 위로 올릴 수 없었다. 온돌은 수직 도시를 가로막았다. 서구가 다층 건축으로 도시를 키울 때, 한국은 단층과 저층으로 퍼질 수밖에 없었다. 온돌은 공간 밀도를 희생시키는 기술이었다.


현대에 들어 이 한계는 더 커졌다. 연탄과 가스로 바뀐 열원은 편리해졌지만, 바닥을 덥히는 구조는 그대로 남았다. 온수 파이프를 깔고, 콘크리트를 붓고, 그 위에 마감재를 얹는 구조는 건축비를 폭발적으로 올렸다. 한국의 아파트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난방 바닥을 가진 주거 유형이 되었다.

에너지 측면에서도 문제는 심각하다. 바닥 난방은 ‘쓸데없이 큰 열용량’을 데운다. 사람이 있는 공기만 덥히면 되는데, 한국의 주택은 수십톤의 콘크리트 바닥을 먼저 가열한다. 이는 곧 연료 낭비다. 한국의 가정용 가스 소비량이 유난히 높은 이유는 기후보다 주택 구조에 있다.

문제는 생활방식이 이미 바뀌었다는 점이다. 한국인은 더 이상 바닥에서 자지 않는다. 침대, 소파, 식탁, 의자가 일상이 됐다. 아이도, 노인도 모두 허리를 세운다. 바닥은 생활공간이 아니라 통로가 됐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바닥을 데우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온돌이 ‘선택’이 아니라 ‘제도’가 됐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아파트는 ‘주택법’과 주택건설기준의 적용을 받으며, 행정과 건설 관행 속에서 ‘적정 난방’이 곧 바닥 난방으로 굳어졌다. 온돌이 아니면 분양 승인과 민원 통과가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졌고, 그 결과 한국의 모든 아파트는 예외 없이 난방 바닥을 깔게 되었다.

반면 같은 사람이 사는 오피스텔과 호텔, 기숙사는 공기 난방·히트펌프·공조 시스템을 자유롭게 쓴다. 한국에서 유독 아파트만 바닥을 데우는 이유는 문화가 아니라 규제와 관성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온돌 무형론’이 나오는 이유다. 온돌은 더 이상 문화도, 생활도 아니다. 남은 것은 관성뿐이다. 우리는 이미 서구식 입식 생활로 옮겨갔는데, 난방만 과거에 머물러 있다. 몸은 침대 위에 있고, 에너지는 바닥 아래서 새고 있으며, 생활과 기술 사이의 불일치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온돌은 이제 편안함이 아니라 비용이다. 공사비, 유지비, 연료비, 탄소배출까지 모두 온돌이 증폭시킨다. 한국의 주거가 비싼 이유는 토지 때문만이 아니다. 바닥을 데우는 강박이 집값에 숨은 세금처럼 붙어 있다. 에너지 전환 시대에 온돌은 기후 리스크가 되며, 가계와 국가 모두에 부담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이제 질문해야 한다. 왜 한국의 아파트는 반드시 온돌이어야 하는가. 유럽의 패시브 하우스는 공기 순환과 단열로 난방을 해결한다. 일본의 고효율 히트펌프는 국부 가열로 에너지를 절약한다. 한국만이 여전히 바닥 전체를 가열하는 방식에 묶여 있다. 이 고집은 기술이 아니라 습관이며, 이제는 바뀌어야 할 구조다.

온돌 없는 아파트는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 공기 난방, 복사 패널, 천장 복사, 고효율 히트펌프와 환기 시스템을 결합하면 사람만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 바닥은 구조물이 아니라 통로로 남겨두면 된다. 이렇게 하면 공사비도, 에너지비도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무엇보다 도시가 달라진다. 바닥 구조가 가벼워지면 고층화가 쉬워지고, 리모델링이 쉬워지고, 노후화 위험도 줄어든다. 온돌은 아파트를 무겁게 만들고, 도시를 느리게 만든다. 탈온돌은 곧 탈비용, 탈탄소, 탈경직성이다. 이는 단순한 난방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도시 경쟁력을 바꾸는 구조 개혁이다.

온돌은 과거에 위대했다. 그러나 문명은 박물관이 아니다.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을 존중하듯, 온돌도 문화유산으로 보존하면 된다. 그러나 그 유산 위에 30층 아파트를 지을 이유는 없다. 기술은 존경할 대상이지, 복제할 의무는 아니다. 전통과 현대를 구분하지 못하는 순간, 발전은 멈춘다.

이제 한국은 난방에서도 선진국가가 돼야 한다. 바닥이 아니라 사람을 덥히는 집, 콘크리트가 아니라 공기를 관리하는 집, 전통이 아니라 효율을 기준으로 설계되는 주거가 필요하다. 그것이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쟁 시대의 한국형 주거다. 주거 역시 기술 산업이라는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온돌은 한국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을 비싸게 만들고 있다. 다음 세대의 주거는 과거의 바닥 위에 세워질 필요가 없다. 이제 우리는 “왜 온돌이 없느냐”가 아니라, “왜 아직도 온돌이 있느냐”라고 묻지 말아야 한다. 그 질문을 멈추는 순간, 한국 주거는 비로소 미래로 이동한다.

따라서 이제 선택의 문제는 분명해졌다. 한국의 신규 아파트는 더 이상 온돌을 기본값으로 강제할 이유가 없다. 바닥 난방 없는 주택을 표준 옵션으로 허용하고, 공기 난방·히트펌프·복사 패널 등 고효율 대안을 결합한 ‘탈온돌형 아파트’를 공식 주거 모델로 도입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바닥 구조가 단순해져 공사비가 내려가고, 열용량 낭비가 사라져 난방비도 함께 줄어든다.

이제 이 문제는 개인의 취향이나 건설사의 선택이 아니라 정부와 국회의 영역이다. 정부는 주거정책으로 탈온돌 아파트 정책을 펴고, 국회는 ‘주택법’과 주택건설기준을 개정해 아파트의 난방 방식을 바닥 난방 하나로 사실상 고정해온 규제 관성을 풀어야 한다.

‘적정 난방’의 정의를 바닥이 아니라 사람과 공기의 쾌적성으로 바꾸고, 공기 난방·히트펌프·복사 난방·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아파트 표준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열어야 한다.

탈온돌 아파트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과 법의 문제다. 정부와 국회가 움직이지 않으면 한국의 집은 계속 비싸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소비자 역시 전통에 묶여 있을 필요가 없다. 바닥이 따뜻한 집이 아니라, 사람이 따뜻한 집을 선택해야 한다. 온돌은 선택이 되어야지 의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온돌 없는 아파트’는 불편함이 아니라 합리성이고, 한국 주거가 세계 표준으로 진입하는 첫 걸음이다.

따뜻함을 바닥이 아니라 기술로 만드는 시대, 한국의 집도 이제 그 방향으로 옮겨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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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