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조선 왕조와 현대 정치 그림자

수렴청정 정치와 보이지 않는 민주주의의 권력

조선은 왕의 나라였고, 현대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다. 혈통과 신분의 권력은 선거와 헌법으로 대체됐지만,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까지 달라진 것은 아니다. 조선에는 수렴청정이 있었고, 오늘날에는 제도 밖에서 흐름을 조율하는 보이지 않는 권력이 존재한다.

수렴청정은 왕이 어리거나 통치가 어려울 때 왕비나 대비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정사를 대신 듣고 판단하던 정치 방식이다. 그 대표적 인물이 세조의 부인이자 예종의 어머니, 성종의 할머니였던 정희왕후다. 그는 왕이 아니었지만, 왕조의 방향을 결정한 인물이었다.

막후 권력
정희왕후

현대 정치에서도 선출되지 않은 영향력은 권력의 경계를 미리 그린다. 왕은 사라졌지만, 왕을 설계하는 기술은 남아 있다. 필자는 지난 토요일 남양주 광릉에 있는 정희왕후의 능을 찾았다. 이 칼럼은 조선과 현대를 나란히 놓고, 왜 비슷한 장면이 반복되는지를 살펴보려는 시도다.

조선의 권력은 ‘얼굴 없는 손’에서 움직였다= 조선 정치에서 왕은 절대적 존재처럼 기록되지만, 실제 권력은 왕을 둘러싼 여러 세력의 균형 속에서 작동했다. 대비와 외척, 대신과 공신 세력은 서로를 견제하며 왕권의 방향을 조정했다. 이 구조의 가장 깊숙한 지점에 정희왕후가 있었다.

정희왕후는 단종을 제거하고 남편 수양대군을 왕으로 만든 후 세조 체제를 관리한 핵심 조정자였다. 단종의 폐위와 죽음은 개인의 비극이었지만, 당시 조선 사회에서는 왕조 안정을 위한 선택으로 정당화됐다. 그녀는 직접 칼을 들지 않았지만, 칼이 어디로 향할지를 알고 있었다.


이 같은 권력의 작동 방식은 예외적 경우가 아니었다. 조선은 정통성의 균열을 무력만으로 봉합하지 않았다. 대신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조율자를 통해 체제의 연속성을 관리했다. 그 결과 조선의 권력은 왕의 발언보다 설계자의 판단에서 더 깊게 움직였다.

현대 민주주의도 설계자를 필요로 한다= 흔히 현대의 민주주의는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국민의 선택은 언제나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누가 후보가 될 수 있는지, 어떤 정책이 논의될 수 있는지는 선거 이전에 이미 정리된다. 투표는 선택의 순간이지만, 선택지 자체는 사전에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혈통과 신분의 권력
선거·헌법으로 대체

이 과정에서 현대판 ‘정희왕후형 권력’이 등장한다. 이들은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거나 공식 직책을 갖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러나 공천 구조, 정치권 내부 네트워크, 여론 형성 과정과 집권 이후의 판단에 이르기까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들의 개입은 드러나지 않지만, 정치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충분하다.

물론 이들이 결정을 직접 내리지는 않는다. 대신 무엇이 가능한 선택이고, 무엇이 배제될 선택인지를 미리 정한다. 왕이 바뀌어도 설계자가 남아 있었던 조선처럼, 민주주의에서도 제도가 바뀐다고 해서 설계자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얼굴은 교체되지만 구조는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다.

조선의 단종, 현대의 정치적 퇴장= 조선에서 단종은 정치적 희생의 상징이다. 그는 무능하거나 중대한 실책을 저질러서 제거된 인물이 아니었다. 체제 안정에 불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배제됐다. 조선 사회는 한 개인의 생명과 도덕성보다 왕조의 지속과 권력의 안정을 우선시했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더 이상 최고 권력을 죽이지 않는다. 정치적 제거는 다른 방식으로 반복된다. 사법 리스크, 언론 보도, 핵심 배제, 내부 고립 등을 통해 권력은 서서히 무대에서 밀려난다. 생명은 보호되지만, 정치적 생존은 조용히 끊어진다.


얼굴만 바뀌고
구조는 그대로

방식만 달라졌을 뿐 구조는 유사하다. 차기 권력 구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된 지도자는 결국 배제된다. 정희왕후형 권력은 직접 나서지 않고, 그 과정이 불가피하고 합리적인 선택처럼 보이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책임은 제도와 당사자가 떠안고, 설계자는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세조·예종, 강한 권력과 공백의 정치= 세조는 조선에서 가장 강력한 통치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군사력과 행정력을 장악하며 왕권을 비약적으로 강화했다. 그러나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즉위했다는 태생적 한계는 그의 권력을 끊임없이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 불안을 관리하기 위해 필요했던 존재가 정희왕후였다. 그녀는 세조의 통치를 정당화하고, 권력이 다음 세대로 무리 없이 이어지도록 조율했다. 강한 권력일수록 이를 완충하고 관리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필요했고, 정희왕후는 그 역할을 정확히 수행했다.

현대 정치에서도 이 공식은 반복된다. 대통령 권력이 강해질수록, 그 권력을 안정시키는 보이지 않는 권력의 중요성은 오히려 커진다. 강한 얼굴은 체제의 중심이 되지만, 동시에 또 다른 조정자를 불러낸다.

세조 사후 즉위한 예종은 재위 14개월 만에 요절했다. 이 짧은 통치는 강한 권력이 설계만으로는 지속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 공백의 시간은 정희왕후로 하여금 수렴청정을 통해 권력의 단절을 관리하고, 성종 체제로 넘어가기 위한 완충 장치를 준비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폭력성과
비정통성

성종과 정상화의 정치= 성종은 조선에서 이상적인 군주로 평가받는다. 그는 제도를 정비하고 유교 정치의 틀을 완성했다. 그러나 그의 개혁은 무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었다. 이미 정교하게 구성된 구조 위에서 진행됐고, 그 틀을 근본적으로 벗어나지는 않았다.

정희왕후는 손자인 성종을 통해 세조정권의 폭력성과 비정통성을 점진적으로 희석시켰다. 왕조는 성종의 통치를 거치며 다시 정상 국가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성종의 정치는 단절이 아니라, 연속 위에서 이뤄진 관리된 전환이었다.

오늘날 민주주의에서도 급진적 변화보다 안정적 개혁을 선택할 때, 설계자의 영향력은 가장 강해진다. 성종의 시대는 정희왕후의 정치가 제도 속으로 스며들며, 보이지 않는 권력과 조용히 분리된 시기였다.

국민과 유권자는 왜 설계자를 묵인하나= 정희왕후형 권력이 유지되는 이유는 권력자 개인의 욕망 때문만은 아니다. 조선 사회의 다수 역시 혼란보다 안정을 원했다. 급격한 변화는 불안과 공포를 동반했고, 그 대가를 먼저 치르는 것은 언제나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현대 사회에서도 국민은 불확실성보다 예측 가능성을 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정치가 혼란스러울수록 보이지 않는 조정자에 대한 기대는 커진다. 안정은 늘 가장 설득력 있는 명분이 되어 민주주의의 이상보다 앞서기도 한다.


왕비 및 대비 수렴청정
보이지 않는 민주주의 권력

이 권력은 위에서 일방적으로 강요되는 것이 아니다. 아래에서 묵인되고, 때로는 기대 속에서 유지된다. 정희왕후형 권력은 시민의 피로와 불안 위에서 조용히 자라나며 스스로를 필요악으로 정당화한다.

왜 제도는 이 권력을 통제하지 못하는가

민주주의 제도는 절차와 결과를 감시한다. 선거의 공정성이나 법 위반 여부는 따지지만, 의제가 형성되는 과정에는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 권력이 공식 무대에 오르기 전의 준비 단계는 제도의 시야 밖에 놓여 있다.

정희왕후형 권력은 바로 이 사각지대에서 작동한다. 이들은 결정 이전의 환경을 설계하며, 책임이 발생하지 않는 위치에 머문다. 영향력은 크지만 책임의 주체로 지목되지는 않는다.

조선이 정희왕후의 판단을 공식 기록에서 최소화했듯, 현대 민주주의 역시 이 권력을 기록하지 않는다. 기록되지 않는 권력은 감시되지 않고, 감시되지 않는 권력은 통제되지 않는다. 이것이 민주주의가 반복해서 마주치는 구조적 한계다.


정희왕후는 인물 아닌 구조

정희왕후는 역사 속 인물이지만, 정희왕후형 권력은 구조로 살아남았다. 이는 특정 개인의 야심 문제가 아니라, 체제가 흔들릴 때마다 반복적으로 호출되는 정치적 메커니즘이다.

민주주의는 왕을 제거했고 수렴청정이라는 제도도 폐기했다. 그러나 권력을 설계하는 기술까지 제거하지는 못했다. 제도가 정교해질수록 권력은 더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이동했고, 통치는 투명해진 듯 보이지만 실제 권력의 흐름은 오히려 복잡해졌다.

이재명
곁에는?

그래서 질문은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 우리는 정말 스스로 통치하고 있는가. 아니면 누군가가 짜놓은 판 위에서 제한된 선택을 반복하고 있을 뿐인가. 민주주의는 왕을 없앴지만, 왕을 설계하는 자리는 끝내 비워두지 못했다.

정희왕후는 지금도 구조로 살아 있다. 아직 이재명 대통령 곁에는 그와 같은 권력이 뚜렷이 보이지 않아 다행이다. 그러나 어떤 정권이든 실패의 징후가 나타나는 순간, 설계자는 다시 호출된다. 그들은 앞으로 나서지 않는다. 대신 책임이 발생하지 않는 위치에서 정권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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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