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는 지금 아주 조용하지만, 동시에 너무도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전북의 미래는 지도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산업의 흐름이 어디에서 뛰고 있고, 그 동맥이 어디로 연결되고 있으며, 전북의 다음 10년이 어떻게 설계되고 있는지가 전북의 미래를 결정한다.
필자는 최근 몇 개월 동안 전북자치도를 다니며 산업 지도와 행정 현장을 함께 관찰했고, 그 결과 ‘전북 산업의 무게 중심은 이미 전주가 아니라, 군산·새만금 축으로 옮겨졌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 구조적 대전환은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다. 즉, ‘새만금 시대’를 어떻게 이끌어가느냐가 앞으로 전북의 향방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이 거대한 흐름의 중심에서 지난 3년 동안 실제 결과를 만들어낸 사람이 있다. 그는 전북 최초의 ‘정책행정가형 도지사’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직접 발로 뛰는 ‘PT 도지사’로 알려진 군산시 국회의원 출신 김관영 도지사다.
필자는 김 지사가 지난 3년 동안 만들어낸 산업·정책·미래전략 성과를 분석하면서, 전북자치도가 지금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지, 그리고 내년 지방선거의 핵심 질문이 왜 ‘누가 전북의 속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가’야 하는지를 정리하고자 한다.
전북 산업의 중심은 이미 전주 아닌, 군산·새만금
전북자치도의 행정 중심은 전주다. 그러나 전북자치도의 산업 중심은 이미 군산·새만금이다. 이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전북의 다음 10년을 예측할 수 없다. 필자가 만난 여러 기업인과 연구자, 지역경제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전북의 산업은 군산과 새만금에서 움직인다”고 말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북의 미래 산업 인프라인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상용차 산업, 모빌리티 전환, RE100 기반 에너지, 대규모 항만·물류, 첨단 제조 실증, 대기업 투자 등이 모두 군산과 새만금에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전북자치도가 국내 유일의 상용차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를 보유한 지역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의미는 과소평가돼있다. 그러나 새만금에 구축된 산업·상용자동차 산업·미래 물류 시스템은 실제 도로·기상·운영 조건에서 검증된 핵심 인프라다.
전북자치도의 상용차 산업구조도 자율주행 및 피지컬 AI 산업과 자연스럽게 결합되고 있다. 군산의 타타대우차 생산공장, 완주의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등 주요 상용차 생산 기반이 한 지역권 안에 밀집해 있어, ‘테스트베드·제조·실증·상용화’가 한 축으로 이어지는 전국 유일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새만금의 RE100 기반 에너지 공급 인프라가 더해지며, 군산은 전북의 ‘미래 제조업의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산업구조는 전북의 중심축이 전주에서 군산·새만금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따라서 군산 출신이라는 지역적 배경은 단순한 출신의 유불리가 아니라, 전북 미래산업의 중심지와 도정 리더십이 정확히 일치한다는 전략적 적합성을 가진다. 전북 산업이 어디에서 뛰고 있는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도지사가 지금 필요한 이유다.
PT 도지사라는 새로운 리더십 모델
필자는 전국 여러 지자체를 보면서, 국가 공모사업 발표를 도지사가 직접 하는 경우를 많이 보지 못했다. 대부분 기획조정실장과 전담팀이 발표를 하고, 도지사는 인사말만 한다. 그러나 김 지사는 달랐다. 그는 ‘전북은 딱히 뒤에 앉아 있을 상황이 아니다. 직접 뛰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는 판단으로 모든 핵심 공모사업 PT를 직접 수행했다.
그리고 그 성적은 놀랍다. 7번의 PT 중 5승1무1패. 발표 전 10~20회 예행연습은 기본이었다.
이 과정은 단순한 발표 기술이 아니라, 전북의 산업·재정·기술·법제·국가전략을 모두 결합해 설계하는 ‘정책 전략가’의 전투였다. 피지컬 AI 1조원 단지를 전북이 따낸 것도, 서울을 꺾고 2036 전주하계올림픽 국내 단독 후보지를 얻은 것도 결국 이 리더십의 결과다. 필자는 이 일련의 과정을 보며 PT라는 형식 안에 전북자치도의 생존전략이 들어 있다고 느꼈다.
전북자치도처럼 체급이 작은 지역이 수도권·부산·대구 등 대도시와 경쟁하려면, 도지사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김 지사는 바로 그 지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이 ‘PT 도지사’ 모델은 전북자치도처럼 경쟁의 강도가 높은 지역에서 생존을 위한 최적의 리더십이다.
지난 14일 저녁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JD상생포럼 송년 세미나에도 김 지사는 KTX를 타고 올라와 약 20분 동안 전북자치도의 비전을 직접 설명하고 돌아갔다. 필자도 현장에 있었는데, 그는 말 그대로 전북자치도의 ‘영업사원 1호’라는 표현이 전혀 과하지 않았다. 오는 21일에는 핵융합 관련 PT를 직접 해야 한다며 서둘러 행사장을 떠나는 그의 뒷모습에서 듬직함과 진정성이 그대로 느껴졌다.
인공태양은 전북이 선택한 미래 에너지의 기점, 핵융합 연구시설 유치전
핵융합은 인류가 오랫동안 꿈꿔온 해법이다. 탄소 배출이 없고, 원자력보다 안전하며, 연료는 바닷물에서 나와서 ‘인공태양’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전 세계가 50년 넘게 도전하고 있지만, 아직 어느 나라도 완전한 상용화를 이루지 못했다. 그렇기에 실증 연구시설의 위치는 미래 에너지 산업의 패권을 결정하는 문제다.
필자는 전북자치도가 이 핵융합 유치전에 뛰어든 과정을 면밀히 살폈다. 새만금은 핵융합 연구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항만·공항·고속도로·철도라는 국가기간망이 한 지점에 모인 곳은 전국에서 새만금이 유일하다. 핵융합 시설은 초대형 장비와 초정밀 인프라를 이동·설치해야 하기에 이 물류 인프라는 필수다.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 역시 핵융합 연구의 생명이다. 새만금은 RE100 기반을 갖춘 국내 최대의 청정에너지 공급지다. 대용량 전력 소모가 필요한 핵융합 연구에 필수적인 전력 인프라를 갖춘 지역은 사실상 새만금뿐이다.
전북자치도는 이미 2012년 플라즈마기술연구소를 개소하며 핵융합 연구 기반을 구축해 왔다. 지난 10년간 축적된 연구 인력·장비·지자체 협업은 다른 지역이 단기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이다. 더구나 이재명정부가 공언한 ‘새만금의 첨단산업 테스트베드화’라는 국정 전략과도 완벽하게 부합한다.
김 지사는 이 흐름을 정확히 읽고, 전북의 국회의원·도의회·새만금개발청·전북대·군산대 등 17개 기관을 묶어 유치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필자는 이 장면을 지켜보며 전북이 드디어 미래에너지 산업의 중심임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순간이 왔다고 느꼈다. 핵융합 연구시설 유치는 단순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전북자치도가 다음 10년 동안 새로운 차원의 산업지도를 그릴 수 있는 결정적 기회다.
특별자치도 시대, 정책혁신 없이는 미래 없다
전북은 특별자치도로 승격했지만, 변화는 선언으로 오지 않는다. 권한은 131개나 받았지만, 이것을 실제 정책으로 바꾸는 능력이 중요하다. 김 지사는 취임 후 전북자치도 행정의 기본 작동 방식을 통째로 다시 설계했다.
그는 팀장 300명에게 직접 업무보고를 받았고, 타 지자체의 사례를 반드시 연구해 오도록 했으며, 제출된 591개 제안 중 572개를 실제 정책으로 채택했다. 전북자치도 공무원 사회가 스스로 제안을 내고, 스스로 혁신을 만드는 조직으로 바뀐 것이다.
필자는 공무원 사회가 변화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을 ‘단체장이 혁신을 선언하면서 공무원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김관영 체제의 전북자치도는 변화를 시작했다. 행정혁신은 전북자치도가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며, 이 같은 흐름은 정책지향형 리더십이 아니면 결코 가능하지 않다.
올림픽, 전북이 서울을 처음 이긴 역사적 장면
서울을 이겼다는 사실 그 자체가 전북자치도에게는 커다란 상징이다. 49대 11이라는 결과는 전문성보다 ‘진정성’을 선택했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기도 하다. 김 지사는 올림픽 후보지 경쟁에서 지방도시 연대 모델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고, 실제로 서울을 넘어섰다.
올림픽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전북자치도의 인프라를 완전히 재구성하고, 국가재정을 전북에 집결시키며, 국제도시로 재탄생할 수 있는 20년짜리 프로젝트다.
현재 한국은 매우 독특한 정치 환경 속에 있다. 대통령을 제외하면 여당 대표, 원내대표, 예결위원장, 도당위원장 등 중앙 정치의 핵심축이 모두 민주당 지도부로 채워져 있다.
중앙 권력의 흐름이 한 방향으로 정렬된 만큼, 이 정치적 구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전북자치도의 예산 확보로 직결된다. 이 구도는 위험일 수도 있지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 기회를 현실로 만드는 핵심은 ‘누가 중앙과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김 지사의 강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국회 부의장과 원내대표를 지내며 여야 협상의 언어와 절차, 사람과 힘의 흐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치인이다. 여야가 복잡하게 얽힌 협상 구조 속에서도 타협의 지점을 찾아내고 실질적 성과로 연결해 온 경험이 있다.
따라서 전북 예산의 규모와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는 단순히 정치 지형이 아니라, 그 지형을 실제 예산으로 끌어올 수 있는 협상력이다. 지금의 중앙 권력구조는 전북에게 쉽지 않은 동시에 매우 드문 기회다. 김 지사는 이 기회를 실질적 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전북의 시간은 이제 직선운동으로 전환
필자는 전북자치도를 관찰하며 ‘삼기점(Samki Point, 원 운동이 직선 운동으로 바뀌는 지점)’이라는 개념이 떠올랐다. 전북은 더 이상 원운동으로 움직이지 않고, 속도를 내야 하는 직선운동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래산업이 가동되고 있고, 해외기업이 들어오고 있고, 대규모 국책사업이 시작되고 있으며, 새만금이라는 거대한 공간이 본격적으로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 필요한 리더는 말이 아니라 실적, 구호가 아니라 속도, 계획 이론이 아니라 실행력을 가진 사람이다. 전북자치도는 지난 3년 동안 그 성과를 목격했다. 피지컬 AI, 자율주행, 상용차 혁신, RE100, 삼성 스마트허브, 올림픽 유치, 핵융합 유치전까지, 이 모든 결과가 전북자치도 현대사에서 가장 빠른 변화이자 속도였다.
전북은 내년 지방선거서 이 속도를 앞으로 더 가속시킬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전북의 미래는 출신이 아닌 적합성, 이름이 아닌 결과, 말이 아닌 속도, 과거의 정치가 아닌 새만금의 산업정책에 부합한 자만이 책임 질 수 있다.
전북의 미래 10년을 결정하는 선택은 도민의 몫이다. 새만금의 시간이 기다리는 리더십을 잘 생각해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