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학원 교습 ‘자정까지’ 추진⋯사교육 논란 재점화

2008·2016년 이어 세 번째 시도
서울시교육청도 “현행 유지” 입장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앞서 두 차례 무산됐던 교습시간 연장 논의가 재점화됐다.

최근 서울시의회가 고등학생의 학원 교습 종료 시각을 오후 10시에서 자정까지로 늘리는 조례안을 입법예고하자, 시민단체 등이 반발에 나선 것.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 등은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대착오적이고 모순적인 조례안을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민정·김문수·김준혁·박성준·백승아·정을호·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을 비롯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육의봄, 좋은교사운동, 서울교육희망네트워크 등 59개 단체가 함께했다.

이들 단체는 “지금 대한민국 교육이 처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경쟁교육과 사교육 고통”이라며 “청소년은 입시경쟁으로 심야까지 학원과 스터디카페를 전전하고 있고, 과도한 사교육비는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는 국가적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동·청소년이 행복하게 살 수 있고, 과도한 사교육비 걱정 없이 자녀를 교육시킬 수 있는 정책을 요구해야 할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민의를 대변하는 서울시의원은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하겠느냐”며 반문했다.


통계에 대해선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한 자료를 보면, 7~18세 아동·청소년 중 우울증 진료 인원은 지난 2018년 3만190명에서 2023년 5만3070명으로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불안장애 진료 인원도 2018년(1만4763명) 대비 2만8510명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교육부 집계 결과 초·중·고 학생 자살 사망자 수는 지난 2015년 93명에서 2020년 148명, 2021년 197명, 2022년 194명, 2023년 214명, 2024년 221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이 처한 교육 현실에 눈을 감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조례안은 나올 수 없다”며 “과도한 경쟁교육이 청소년의 기본권을 무참히 짓밟고 있는 현실에서, 심야 교습시간을 연장하자는 조례는 누구를 위한 결정이냐”고 비판했다.

이날 홍순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장도 “청소년들은 오후 10시에 귀가해도, 숙제를 마친 뒤에야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한다. 자정까지 학원 운영 시간을 연장하면 이들의 수면권과 쉼을 빼앗는 것은 물론이고,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도 늘리는 일”이라면서 “서울시의회는 학생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호소했다.

교육당국도 현행 교습시간 유지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습시간을 늘리면 학생들이 힘들어질 수 있고, 학부모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현시대 상황과 맞지 않다”며 “시의회 관계자들과 만나 설명하고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입법예고된 ‘서울시교육청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은 고등학생의 교습시간을 현행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를, 오전 5시부터 자정으로 2시간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초·중학생은 현행 기준을 유지하며, 학원·교습소·개인과외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대표 발의자인 정지웅 서울시의원은 제안 이유에 대해 “서울시 고등학생의 학습권 보장과 타 시·도 교육청과의 교육 형평성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학원법은 교습 종료 시각을 지자체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어 지역별 차이가 존재한다. 실제로 전국 17개 시·도 중 12곳은 서울 고등학생보다 늦게까지 학원·과외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대전·울산·강원·경남·경북·제주·충남·충북 8곳은 자정, 전남은 오후 11시50분, 부산·인천·전북은 오후 11시까지 교습이 가능하다. 반면 서울·경기·대구·세종·광주 5곳은 오후 10시까지로, 가장 이르다.

일각에선 서울의 경우 사교육 참여율이 이미 높아 형평성 침해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지 않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통계청 ‘2024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서울 고등학생(일반고 기준)의 사교육 참여율은 80.1%로, 전국 평균(70.7%)보다 9.4%p 높다. 서울 등 오후 10시로 수업이 제한된 지역 5곳의 평균 참여율은 77.0%로, 그 이외 지역 12곳(68.1%)보다 높았다.

사교육 참여 시간을 살펴보면, 서울은 제한에도 불구하고 일반고 기준 주당 10.1시간으로, 전국 평균(7.7시간)와 대도시 평균(8.6시간)을 웃돌았다.

이 때문에 서울의 교습시간을 연장하더라도 실질적 형평성 개선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오히려 사교육비 부담을 키울 우려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통상 교습비는 학원이 등록한 단가와 수업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며, 교육지원청별 ‘교습비 등 조정기준’ 등에 따라 운영된다. 기준 상한을 넘기려면 조정심의를 거쳐야 하므로, 수업 시간이 연장되면 교습비 총액도 비례해서 늘어날 수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선 이미 사회적 합의가 이미 끝난 사안을 들추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정을호 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학습권 보장을 내세운 조례 개정은 그럴듯한 포장일 뿐, 사실상 사교육 경쟁의 합법화”라며 “헌법재판소에서 ‘학원 시간제한’에 합헌 결정을 낸 것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9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학원 심야교습을 제한하는 지자체 조례에 대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평등원칙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다만 이는 ‘제한할 수 있다’는 근거일 뿐, 연장 금지의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 해석이다.

이와 함께 ▲학원 종사자들의 근로시간 ▲심야 민원제기 우려 ▲대중교통 막차 문제 등이 쟁점으로 떠오르며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정지웅 서울시의원은 오는 11일 서울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이번 사안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예고했다. 다만 발제자가 학원연합회 관계자로 알려지면서, 시민단체들은 “학원 측 입장을 대변하는 자리 아니냐”며 편향성을 지적했다.


서울시에서 교습시간 제한을 손보려 한 시도는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2008년엔 시의회에서 심야 교습 전면 완화까지 거론됐으나, 청소년 건강권 침해와 사교육 과열 우려가 커지면서 여론의 반발 속에 철회됐다.

이후 지난 2016년엔 초등학교는 오후 9시, 고등학교는 오후 11시 등 단계적 연장안을 추진했지만, 교육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일었고, 정치권 이견이 겹쳐 무산됐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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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