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양곡법·한우법, 한·미 관세협상에 힘 실어주나

한·미 관세 협상을 통한 농축산물 시장 개방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는 남는 쌀을 국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법 개정안을 24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소위에서 통과시켰다.

미국과 관세 협상 과정에서 농축산물 시장 개방이 핵심 의제로 떠오르며 농업계 반발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우 농가 자금 지원 등을 담은 ‘한우법’(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도 22일 서둘러 공포됐다. 양곡법 개정안은 내달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2일, 정부는 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서 25일 워싱턴DC서 예정됐던 ‘2+2 통상협의’ 때 쌀과 소고기 시장 개방을 협상 카드로 제시하지 않기로 정했다.

22일까진 농축산물 분야서 미국산 쌀 수입 확대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허용이 미국과 관세 협상의 쟁점으로 거론됐으나, 우리 정부가 농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민감도를 고려해 22일 두 품목을 '레드 라인'으로 정한 것이다.

이미 상호관세를 낮춰 협상을 마친 인도네시아(32%→19%)와 일본(25%→15%)은 농산물 시장 확대 카드를 썼지만, 우리 정부는 한미 통상협의를 3일 남겨놓고 단호하게 쌀과 소고기 시장 개방 카드를 접은 셈이다.


그런데 24일 미국이 돌연 스콧 베센트 재무 장관의 긴급 일정을 이유로 ‘2+2 통상협의’ 일정을 취소하자, 대통령실은 25일 미국에서 돌아온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보고를 받고 "협상 품목 안에 농축산물도 포함돼있다"며 대미 투자 규모 등과 함께 농축산물이 협상 카드로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같은 날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호주가 이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허용했다“며, "이것은 우리의 훌륭한 소고기를 거부하는 다른 나라들에도 예고된 것"이라고 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제한하는 나라들에 통상 압력을 가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일본처럼 대미 투자도 과감히 하고 소고기 수입도 개방하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3년 미국 내 광우병 발생 직후 즉각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했고, 이후 2008년 '30개월령 미만' 소고기에 한해 제한적으로 수입을 재개했다.

최근 3일 만에 농축산물 관련 레드 라인을 포기한 정부를 보면서 관세 협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서 이해는 되지만, 미국의 강경 모드에 밀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25% 관세 폭탄을 막기 위해선 미국이 강하게 요구하는 쌀, 소고기 등에 대한 수입 규제를 완화하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 그러나 해당 품목과 연관된 농민들의 저항이 막 출범한 이재명정부에 엄청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소고기는 ‘광우병 파동’ 전례로 전 국민의 좋지 않은 정서까지 있어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일본은 대량의 쌀 부족을 겪고 있는데도 우리의 쌀을 수입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일본을 공개 압박했다. 결국 일본은 이에 굴복하고 쌀 시장 개방을 관세 협상카드로 사용했다.

실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조기에 마친 국가는 모두 농산물 시장을 개방했다. 이 여세를 몰아 트럼프가 우리나라에도 쌀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입쌀에 대해 513%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되 연간 약 41만톤의 수입쌀에 한해선 5%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전체의 3분의 1 수준인 13만 2000t에 이르는 물량에 저율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4일 국회가 양곡법 개정안을 소위서 통과시켰고, 한우법이 22일 공포됐다는 건 정부와 여당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농축산물 시장 개방 카드를 사용하겠다는 사인을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양곡법 개정안은 국내 수요 초과 생산분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사들이는 게 골자다. 기존 양곡법은 의무적이지 않았다.

필자는 이번 양곡법 개정안 통과와 한우법 공포가 미국과 관세 협상 막바지에 몰린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고 생각한다. 만약 쌀 추가 개방으로 정부가 농가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때, 개정된 양곡법이 농가의 생산성과 경제성을 보장하는 카드가 돼 농가를 이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도 “양곡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가 전제된다면 쌀 수입 쿼터 물량 확대에 대한 국내 저항은 줄이고 대외 신뢰도는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곡법 개정안이 정부의 쌀 수입 규제 완화 검토의 명분이 된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정부가 미국과 관세 협상서 소고기와 쌀 개방을 쉽게 처리해선 안 된다. 식량안보라 할 수 있는 농축산물과 관련해선 정부가 고도의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스코틀랜드 방문에 앞서 무역상대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8월 1일에는 거의 모든 거래가, 아니면 전부가 마무리될 것"이라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달 1일부터 고율의 상호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미국과 합의된 나라는 영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일본 등 5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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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