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카리나 2번 옷’ 정치 성향 논란 종결

어떤 사람들은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눈빛이 바뀝니다.

본인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을 욕하면 마치 내 가족을 욕한 것처럼 분노하죠.

오늘은 정치에 극성으로 빠지는 사람들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정신과 심리학의 시선으로 풀어보겠습니다.

단순하게 그냥 ‘정치 좋아하는 사람’ 얘기가 아닙니다.

‘왜 이렇게까지 몰입하게 되는가?’에 대한 뇌와 마음의 깊은 이야기입니다.

 

얼마 전 대한민국은 21대 대통령선거를 치렀습니다.


그 과정에서 몇몇 연예인들이 자신의 사진을 SNS에 게시했는데 이를 두고 특정 정당을 옹호하는 색깔의 옷을 입었다며 무분별한 비난에 휩싸인 적이 있었죠.

요즘은 정치가 단순한 의견의 차이를 넘어서 신념과 정체성, 감정의 싸움처럼 보이기도 하죠.

“정치를 비판하면, 나를 공격하는 것처럼 느낀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정치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믿는 이념이나 정치인을 단순히 지지하는 게 아닙니다.

그건 정체성 자체가 되어버린 상태일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 스완은 이런 현상을 ‘정체성 융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집단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당한 것처럼 느끼고, 그 집단을 비판하면 나를 모욕한 것처럼 분노하고, 집단을 위해서라면 희생도 감수할 준비가 돼있다는 것이죠.

극단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단계는 지극히 평범한 심리 현상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어느 정도는 가족, 친구, 나라, 종교, 정치 등과 정체성을 공유합니다.

애국심, 팬심, 소속감도 일종의 정체성 융합이죠.

하지만 그 수준이 너무 높아지고 현실 판단까지 흐려지면 정신병적 상태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1. 망상 장애

망상 장애는 현실과 동떨어진 비현실적인 믿음을 굳게 믿는 정신질환입니다.

겉보기엔 말도 잘하고, 일상생활도 가능해 보이지만, 특정한 생각에 있어서는 아무리 설명을 해 줘도 절대 믿음을 바꾸지 않습니다.

특히 정치와 관련된 망상 장애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입니다.

 

내가 믿는 정치 세력만이 진실이다.

이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 성향이나 정당, 정치인은 절대적으로 옳고 정의롭다고 믿습니다.

반대로, 반대쪽 정치인은 무조건 나쁘고, 거짓말을 일삼으며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단정합니다.

 


모든 비판은 조작이거나 음모다.

자신이 믿는 정치인이나 정당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 “진실이 왜곡된 것” “언론조작이다” “정부나 검찰이 짜고 치는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어떤 근거를 들이대도 “그것도 세뇌된 거야” “너도 속은 거야”라며 믿으려 하지 않죠.

 

주변 사람까지 의심하고, 적으로 본다.

심지어 가족, 친구, 직장 동료가 다른 정치적 생각을 갖고 있으면 “얘도 벌써 물들었구나” “얘도 저쪽 편이야”라며 사람 자체를 적대시하게 됩니다.

 

2. 편집성 성격 장애


모든 상황을 ‘나를 해치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극단적인 불신의 심리 구조를 가집니다.

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타인을 쉽게 믿지 못하고, 주변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의심의 눈초리로 해석합니다.

특히 정치적으로 편향된 상황에서는, 반대편 정치 세력을 단순한 다른 의견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악한 존재’ ‘국가 전복 세력’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반응으로는 “쟤들은 나라를 망치려는 인간들이야” “그 정당 지지자들은 전부 세뇌당했거나, 돈 받고 움직이는 거야” “우릴 무너뜨리기 위해 저런 기사를 내보내는 거야” 등으로요.

이들은 비판을 하나의 의견으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누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반박하면, 논쟁이 아닌 공격으로 받아들입니다.

대화를 통해 타협하기보다는,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먼저 공격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사고하면 결국 점점 더 고립되고, 더 격렬한 정치적 확신에 빠지게 됩니다.

 

3. 경계선 성격 장애

경계선 성격 장애의 핵심은 감정이 매우 불안정하다는 것입니다.

이 장애는 특정 인물이나 집단에 대해 이상적으로 추앙하다가, 조금만 실망하면 극단적인 증오와 배신감으로 뒤바뀝니다.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은 진짜 천사야. 세상에 이런 사람이 또 있을까?”

하지만 그 정치인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거나, 자신의 기대와 다르게 행동하면 “배신자야!” “다 거짓이었어! 속았어!”라고 반응하며 격하게 분노합니다.

이들은 정치인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정치인을 통해 자신의 감정 세계를 대신 표현합니다.

즉, 그 정치인은 ‘애착 대상’이고, 그것이 흔들릴 때, 마치 연인에게 배신당한 것처럼 격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거죠.

 

4. 집단극화

개인이 정치에 빠지는 것도 문제지만, 비슷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을 때 그 집단은 더욱 과격하고 극단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집단극화’라고 부릅니다.

한 집단 내에서 비슷한 정치적 믿음을 공유하고 반복적으로 강화하다 보면 그들의 생각은 점점 더 확고해지고, 결국 이성적인 판단 능력이 사라지게 됩니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이제 ‘다른 국민ʼ이 아니라 ‘반역자’ ‘적’ ‘말살해야 할 존재’로 간주됩니다.

이런 분위기가 고조되면 정치 폭동, 인터넷 집단 괴롭힘, 극단주의 정치 테러 같은 실제적인 폭력 사태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프랑스 심리학자 귀스타브 르 봉은 개인은 이성적이지만, 집단에 섞이면 무책임하고 감정적으로 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처럼, 집단 안에 있을 때는 내 의견이 아니라 우리의 분노를 따라가게 되고 누군가 제동을 걸어도 “너는 배신자”라며 배척하게 됩니다.

 

그러면 정치에 지나치게 몰입하고 있다는 경고 신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 정치 이야기가 나오면 감정부터 폭발한다

평소에는 침착하던 사람이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목소리가 커지고, 얼굴이 붉어지고, 흥분하게 됩니다.

단순한 의견 교환이 아니라 격한 언쟁이나 감정싸움으로 번지기 쉽죠.

자신의 정치 성향과 다른 말을 들으면 마치 모욕당한 것처럼 느끼고 강하게 반응합니다.

 

2.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가 끊어진다

정치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오랜 친구나 가족과 갈등을 겪거나 인연을 끊기도 합니다.

“저 사람은 왜 저런 정당을 지지하지?”에서 시작해 “쟤는 나랑 근본적으로 안 맞아”라고까지 나아가고, 결국 사람 자체를 거부하게 되는 거죠.

서로 다름을 인정하기보다, 정치적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상황입니다.

 

3. 편향된 정보만 믿고, 반대 의견은 아예 차단한다

뉴스나 유튜브, 커뮤니티도 오직 자기 정치 성향에 맞는 채널만 이용하고 다른 시각을 가진 정보는 가짜 뉴스나 왜곡된 소리라며 무시하거나 분노합니다.

이런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자신만의 세계에 갇히게 되며, 생각이 점점 더 극단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4. 지나치게 많은 돈과 시간, 에너지를 정치에 쏟는다

정치인을 후원하거나 옹호하는 활동 자체는 나쁜 게 아니지만, 그것 때문에 경제적 부담을 안거나, 가족과의 시간, 인간관계까지 희생하게 된다면 경고 신호입니다.

누군가를 지지하는 것이 자기 삶의 균형을 무너뜨릴 정도가 된다면 그건 건강한 지지가 아니라 심리적 집착에 가깝습니다.

 

정치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중요한 한 부분이지만 그것이 나의 감정, 관계, 정보 판단, 삶의 균형을 망가뜨릴 정도라면 이미 정신적으로 위험 수위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내’가 정치를 하는 건지, ‘정치’가 나를 지배하는 건지를 한번쯤 멈춰서 생각해 보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joun201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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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