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데뷔 20주년 슈퍼주니어

지지고 볶고 싸워도 ‘끝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그룹 슈퍼주니어가 데뷔 20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지난 2005년, 정규 1집 <슈퍼주니어05>로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딛었던 이들은 어느덧 데뷔 20년 차의 ‘레전드 아이돌’이 됐다.

오랜 시간 변함없이 팀의 이름을 지켜온 슈퍼주니어는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정규 12집 <Super Junior25(슈퍼주니어 이오)>를 발표하며 다시 한번 새롭게 컴백했다.

어느덧 20년
컴백한 슈주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소속사 인터뷰를 통해 20주년을 맞은 소회를 밝혔다.

리더 이특은 “슈퍼주니어가 20년을 함께했다. 저 역시 너무나 놀라운 시간이었는데,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앞으로 더욱 더 놀라운 시간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전했고, 이어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 싶지만 그래도 20주년이라는 건 대단한 의미다. 데뷔 초에는 한 해, 한 해가 버티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매 순간이 감사하다”고 감격을 표했다.

예성은 “아직 신인 시절의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20주년에 정규 12집 가수가 되다니 시간이 참 빠르다. 그런데 여전히 무대에 서면 긴장되고 설렌다”며 초심을 되새겼다. 시원은 “믿기지 않을 만큼 긴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값진 시간이었다”며 “지금까지 함께해준 멤버들, 스태프들, 그리고 무엇보다 변함없이 곁을 지켜준 팬분들 덕분에 이 앨범이 더욱 의미 있게 완성될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동해는 “가장 많이 바뀐 것은 슈퍼주니어라는 팀에 대한 마음이다. 멤버들 모두 팀을 함께 지키려는 생각들이 더 깊어졌고,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은 팬덤 ‘엘프(E.L.F)’를 향한 사랑”이라며 팀과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희철은 “가장 많이 바뀐 것은 나의 외모다.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다이어트도 했는데, 그래도 나이는 속일 수 없더라”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멤버들과 있으면 마음만큼은 20대 같다. 그게 슈퍼주니어의 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예성은 “정신연령? 우리는 아직 20대 같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빠지지 않았다. 동해는 “엘프가 없었다면 모든 것이 불가능했다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꽃이 예뻐도 햇빛과 물이 없으면 시드는 것처럼, 우리는 엘프가 없으면 내일 당장 시들어 버릴 것”이라며 팬들에게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시원은 “이번 앨범은 단순한 앨범이 아니라, 저희가 걸어온 20년의 시간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다음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 여정이 누군가에겐 시작점의 작은 용기나 희망이 되고, 후배들에게는 ‘이렇게 꾸준히, 진심으로 해 나가면 가능하구나’라는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특은 “한결같이 우리를 응원해주고 사랑해주는 엘프! 이제는 우리가 받았던 사랑을 돌려주고,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늘 고맙고 사랑한다”며 진심을 담은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 12집 앨범명 <Super Junior25>는 데뷔 앨범이었던 <슈퍼주니어05>에서 착안해 지은 것으로, 데뷔 시절의 초심과 함께 여전히 슈퍼주니어라는 이름을 지켜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타이틀곡 ‘Express Mode(익스프레스 모드)’는 중독성 강한 후렴구와 댄서블한 사운드가 특징인 업템포 클럽 팝으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다음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겠다는 슈퍼주니어의 포부가 담겼다.

끊이지 않은 불화설
20년 변함없는 우정

컴백과 동시에 슈퍼주니어는 다시 한번 흥행 저력을 입증했다. 지난 17일 발표된 서클 주간 차트에서 <Super Junior25>가 6리테일 앨범 차트 1위, 타이틀곡 ‘Express Mode’는 다운로드 차트 1위를 기록하며 2관왕에 올랐다. 한터 차트 기준 초동(발매 첫 주 판매량)은 30만9959장을 돌파, 슈퍼주니어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다.

대만 최대 음악 플랫폼 KKBOX의 실시간 차트, K팝 신곡 일간 차트, K팝 싱글 일간 차트에서 1위를 휩쓸었고,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도 전 세계 20개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중국 QQ뮤직과 쿠고우뮤직 디지털 앨범 판매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인기를 증명했다.

음악 방송에서도 슈퍼주니어는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Mnet <엠카운트다운>,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를 비롯한 주요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랜만에 뭉친 멤버들의 호흡과 노련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특히 ‘Express Mode’의 강렬한 퍼포먼스는 데뷔 20주년이라는 시간을 무색하게 할 만큼 에너지와 카리스마가 넘쳤다. 신동은 “퍼포먼스를 준비하면서 예전처럼 체력으로 밀어붙이기는 힘들었지만, 디테일한 표현과 팀워크에 더 집중했다”며 준비 과정의 노력을 전하기도 했다.

슈퍼주니어의 끈끈한 유대감은 우여곡절 끝에 생겼다. 이렇게 돈독해 보이는 슈퍼주니어도 한때 불화설에 휩싸이며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한 적도 있었다. 최근 슈퍼주니어는 JTBC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에 출연해 20주년을 맞은 소감과 함께 과거 팀 내 불화설과 관련한 비하인드를 솔직하게 풀어놓으며 화제를 모았다.

이날 방송에서 이수근은 슈퍼주니어에게 “솔직히 20주년까지 올 거라고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며 감탄을 표했고, 이에 은혁은 “우리는 어떻게 보면 여기까지 순탄하게 왔다기보다 꾸역꾸역 왔다”며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그는 “데뷔할 때만 해도 ‘슈퍼주니어05’라고 프로젝트 그룹이었다. 멤버가 바뀌거나 졸업을 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지금까지 이렇게 올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돌아온
레전드

이특은 ‘변화’를 키워드로 팀의 과거를 회상하며 “20~30대에는 다툼이나 신경전이 생기면 주먹이 먼저 나갔다”고 말했다. 강호동 역시 “<스타킹>이나 강심장 녹화 때 보면 슈퍼주니어의 싸움 일화가 토크의 3분의 1을 차지했다”며 거들었다.

은혁도 “정말 어느 정도까지 싸웠냐면 해체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며 당시의 심각했던 상황을 고백했다. 특히 그는 “특이 형(이특)이 진짜 미쳤나 싶었다”며 농담 섞인 회상을 덧붙였다.


이특은 과거 불화설에 대해 “사전 녹화를 끝내고 잠깐 쉬려고 빨간 이불을 덮었는데, 물이 두 번 떨어졌다. 장난인 걸 알고 참다 참다 ‘그만해’라고 했는데, 세 번째로 물을 뿌린 친구가 규현이었다”면서 “나는 은혁인 줄 알았고, 앞에서 웃고 있던 은혁의 뒷통수를 때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은혁이 억울해하며 아니라고 소리쳤고, 그때 식탁 밑에 있던 규현이 ‘형, 전데요’라고 해서 규현이도 때렸다”며 “규현이가 ‘형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냐’며 섭섭해했다. 그래도 규현이와는 금방 풀었는데, 은혁이랑은 풀 시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특은 화해의 제스처로 은혁에게 “만약 1위를 하면 수상 소감을 네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은혁은 화가 안 풀린 채로 무대에 올라 ‘SM 감사하고 함께한 가수분들께 감사하다’는 수상 소감을 전했고, 이를 본 시청자들은 ‘은혁 왕따설’ ‘슈퍼주니어 불화설’ 등의 검색어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리며 화제가 됐다.

신동은 당시를 떠올리며 “싸우더라도 무대에서는 티를 내면 안 되는데, 그게 잘 안 됐다”며 아쉬움을 전했고, 규현은 “대기실에 돌아가서 신동이 화가 나서 음료수가 담긴 박스를 찼는데, 그게 예성에게 터지면서 둘이 또 싸웠다”며 설명했다.

그날의 감정은 결국 과거 인기 예능이었던 <출발 드림팀> 녹화까지 이어졌다. 이특은 “싸운 상태로 강원도에 갔는데, 그때 ‘슈퍼주니어 팀 대 드림팀’ 구도로 대결을 펼쳤다”며 “우리끼리 어색한 분위기였는데 경기하면서 은혁의 손을 잡고 ‘너라면 할 수 있다’고 했고, 은혁도 ‘형 내가 꼭 성공할게’라고 했다. 결국 우리가 이겼고, 그 자리에서 우리끼리 부둥켜안고 울면서 풀었다”고 회상했다.

첫 한류
아이돌


은혁 역시 “진짜 올림픽 금메달 딴 것처럼 부둥켜 안고 울었다”며 그날의 감정을 되새겼다.

이날 방송에서는 슈퍼주니어의 실세가 려욱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특은 “SM과 재계약할 때 려욱은 조건 없이 슈퍼주니어의 단체 활동 보장과 앨범 발매를 요청했다”며 그룹에 대한 려욱의 애정을 전했다. 이에 은혁은 “려욱이 리더가 되면 우리 개인 스케줄은 다 없어질 것”이라며 농담했고, 려욱은 “나는 단체 활동만 했으면 좋겠다”며 팀 활동에 대한 의지를 다시금 밝혔다.

슈퍼주니어는 2005년 ‘아시아의 등용문’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화려하게 데뷔했다. 첫 무대부터 무려 1000명이 넘는 팬들이 SBS 등촌동 공개홀 뒤뜰에 몰려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본래 팀의 이름은 ‘주니어’였지만,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멤버들의 출중한 개인기와 실력을 보고 “그냥 주니어가 아니다, 슈퍼주니어다”라고 이름 앞에 ‘Super’를 붙이며 슈퍼주니어라는 팀명이 탄생했다.

당초 슈퍼주니어는 매년 멤버를 교체하는 로테이션 그룹, ‘Super Junior05’로 기획됐다. 일본의 아이돌 시스템에서 영감을 받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데뷔와 동시에 뜨거운 반응을 얻은 멤버들과 팬들은 매년 멤버를 교체하는 방식을 반대했고, 결국 SM은 팬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로테이션 시스템을 폐기하고 마지막으로 규현을 영입, ‘슈퍼주니어’라는 이름으로 확정했다. 이렇게 규현의 합류와 함께 슈퍼주니어는 완전체로서의 첫 발을 내딛게 됐다.

데뷔 초 슈퍼주니어는 ‘Twins(Knock Out)’ ‘돈 돈!(Don't Don)’ 등 SMP(에스엠뮤직 퍼포먼스) 장르의 곡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쌓으려 했지만,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다 2009년, 후크송 열풍 속에서 발표한 ‘Sorry, Sorry’가 그야말로 메가 히트를 기록하며 슈퍼주니어의 이름을 국·내외에 각인시켰다.

‘Sorry, Sorry’는 칼군무와 중독적인 멜로디, 그리고 특유의 세련된 퍼포먼스로 슈퍼주니어만의 음악적 정체성을 확립한 곡이었으며, 이후 ‘Mr. Simple’ ‘U’ ‘너라고 (It’s You)’ ‘미인아(BONAMANA)’ ‘너 같은 사람 또 없어(No Other)’ 등으로 히트 퍼레이드를 펼쳤다.

이후 슈퍼주니어는 ‘SJ Funky’라는 장르를 통해 중독성 강한 후크송을 꾸준히 선보이며 대중성과 팀워크를 앞세운 콘셉트로 입지를 다졌다. 멤버가 많은 그룹 특성상 각자의 개성을 살리기보다는 팀의 합과 칼군무가 더욱 강조됐다. 하지만 수록곡은 발라드, 미디엄 템포, R&B,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멤버들의 개성을 드러냈다.

2005년 1집 <슈퍼주니어05> 데뷔
멤버 탈퇴·사건 사고로 해체 위기

전성기를 지나며 슈퍼주니어는 변화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스페셜 앨범 <Devil>에서는 어쿠스틱한 사운드로, 8집 <PLAY>에서는 타이틀곡 ‘Black Suit’와 동해의 자작곡이자 서브 타이틀곡 ‘비처럼 가지마요(One More Chance)’로 다양한 시도를 보여줬다.

또 ‘REPLAY’와 ‘One More Time’에서는 라틴팝에 도전하며 K팝 최초로 빌보드 라틴 차트에 입성했고, 9집 <Time_Slip>과 리패키지 <TIMELESS>에서는 뉴트로와 힙합 등 음악 스펙트럼을 넓혔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인기는 그야말로 독보적이었다. 슈퍼주니어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 남미까지 진출하며 한류 열풍의 선봉에 섰다.

특히 월드투어 <SUPER SHOW>는 2019년 기준 140회 이상의 공연, 통산 200만명 이상의 누적 관객을 기록했다. 중국에서는 슈퍼주니어의 콘서트 날 도로 통제령이 내려질 정도였고, 대만에서는 ‘미인아’가 100주 넘게 차트 1위를 지키는 등 각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에서는 슈퍼주니어의 해외 성과가 저평가되거나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주일 동안 해외 상을 6개나 받아도 보도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SM엔터테인먼트조차 그런 사실을 알리지 않아 멤버들이 라디오에서 직접 언급해야 할 정도였다.

슈퍼주니어의 13인 완전체는 한경의 탈퇴, 강인의 자진 탈퇴, 기범과 성민의 활동 중단 등으로 점차 축소됐고, 현재는 이특, 희철, 예성, 신동, 은혁, 동해, 시원, 려욱, 규현 등 9명이 공식 활동 멤버로 자리 잡았다.

비록 완전체는 아니지만, 슈퍼주니어는 다양한 유닛 활동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트로트 유닛 슈퍼주니어-T의 ‘로꾸거!!!’ 해피 바이러스 유닛 슈퍼주니어-Happy의 ‘요리왕 (Cooking? Cooking!)’ 슈퍼주니어-D&E의 ‘떴다 오빠(Oppa, Oppa)’ 등 유닛 활동도 꾸준히 사랑받았다.

슈퍼주니어의 강점 중 하나는 탄탄한 보컬 라인이다. 예성, 려욱, 규현으로 이어지는 메인보컬 라인은 KBS-2TV <불후의 명곡>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며 실력을 증명했고, MBC <복면가왕>에서도 활약했다. 슈퍼주니어가 퍼포먼스 그룹이 아닌 진짜 실력자들이라는 평가는 받는 이유다.

슈퍼주니어는 한때 ‘동방신기 데뷔 후 SM이 2군 정리용으로 만든 그룹’이라는 얘기도 들었지만, 지금은 한류의 최초이자 상징인 그룹이 됐다. 슈퍼주니어가 쌓아온 끈끈한 팀워크와 인내력, 그리고 팬덤 엘프와의 유대도 여전히 견고하다. 2006년 창단된 팬클럽 엘프 역시 16년 넘게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고 있다.

비하인드
대방출

슈퍼주니어는 데뷔 20주년인 지금까지도 새로운 유닛, 새로운 콘셉트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인 아이돌 콘셉트의 슈퍼주니어-L.S.S.를 선보이며 여전히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정상에서 내려온 지금은 예능에서 활약 중이다. 무엇보다 슈퍼주니어의 매력은 예능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스스로를 ‘케이팝 최고의 비글돌’로 지칭하며 현재는 각자 예능에서 재치 있는 입담과 예능감을 보여주며 사랑받고 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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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