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 버거’ 먹방 유튜버, 실제 맛 보니…

익충 VS 해충 경계⋯대응 마련 시급
계양산 등지서 창궐⋯대벌레 시즌 2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최근 수도권 도심 곳곳에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대규모로 출몰하며 시민 불편이 커지는 가운데, 한 유튜버가 러브버그 수천 마리로 햄버그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는 영상을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이충근’에는 ‘수천만 마리 러브버그로 버거 만들어 먹었습니다…진짜 먹습니다(※충격주의)’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곤충 등 괴식 콘텐츠를 주로 업로드하는 이 유튜버는 러브버그로 뒤덮힌 인천 계양산에서 직접 채집한 벌레로 요리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그는 “작년에는 햄버거 위에 토핑 형태로 올려서 먹었고, 재작년엔 볶음밥으로 먹었다”며 “잡힌 양이 아주 적다 보니 햄버거나 이런 걸 만들지 못했는데 올해는 양이 많아 햄버거를 한번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영상에서 그는 채집한 러브버그 수천 마리를 냉동한 뒤 달걀, 전분가루, 소금 등을 넣어 반죽해 햄버그 스테이크 형태로 구워냈다.

완성된 ‘러브버그 버거’를 맛본 그는 “산에서 맡은 러브버그 특유의 나무 썩는 냄새가 난다”며 “고소하다는 것 말고는 딱히 그럴싸한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해당 영상은 공개된 지 하루도 안 돼 조회수 25만회를 넘기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유튜버를 꿈꾸던 청년인데 바로 다른 일 알아보겠다” “진짜 광기 그 자체다”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지?” “야식 땡겼는데 이 영상 덕분에 다이어트에 도움 됐다” 등 대체로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

이처럼 이색적인 ‘먹방’까지 등장할 정도로 러브버그는 최근 몇 년 사이 여름철의 불청객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서울시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2024 유행성 도시 해충 확산 실태와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86%가 “이로운 곤충이라 하더라도 대량 발생하면 해충으로 인식한다”고 답했다. 또 러브버그는 바퀴벌레와 빈대에 이어 세 번째로 ‘보기만 해도 싫은 곤충’으로도 꼽혔다.

이 같은 인식 때문에 SNS에선 러브버그를 피하기 위한 ▲야간 조명 밝기 낮추기 ▲출입문 틈 및 방충망 점검 ▲외출 시 어두운 색 옷 착용 등의 행동요령도 공유되고 있다.

러브버그는 독성이 없고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 않으며, 유충은 흙 속 유기물을 분해하고 성충은 식물의 수분을 돕는다는 점에서 생태학적으로 ‘익충’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문제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개체수다. 떼를 지어 다니며 사람에게 불쾌감과 혐오감을 주고, 자동차 유리에 달라붙어 운전 시야를 방해하기도 한다. 심지어 사체가 쌓이면 산성을 띤 체액이 건물 외벽이나 차량 도장 면을 부식시키기도 한다.

러브버그는 특유의 산성 체액과 신맛 때문에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 새나 개구리 같은 천적들의 공격을 받지도 않는다. 방제 또한 쉽지 않다. 화학약품을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다른 곤충까지 함께 죽이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 경우 ‘익충’으로 분류되는 러브버그가 아닌 ‘해충’으로 분류되는 또 다른 곤충의 개체수가 대거 늘어나 생태계를 파괴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과거 삼림을 파괴하는 ‘해충’으로 분류된 대벌레가 대량으로 창궐했던 2020년에도 박멸을 위해 대량 살충제를 살포한 지역에서 러브버그 출몰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는 관찰 결과도 있다.

한 생태계 전문가는 “미국 플로리다주 같은 경우엔 러브버그를 ‘불쾌 해충’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러브버그를 ‘유행성 도시 해충’으로 지정해,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곤충까지 관리 대상으로 포함하는 새로운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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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