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한덕수 대망론’이 여야 정치권서 활발히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한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대권 도전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21일 <데일리안> 단독 보도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모임인 ‘대통령 국민후보 추대위원회’(이하 추대위원회)가 22일 공식 출범한다. 매체는 추대위원회엔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고건 전 국무총리, 김만복 전 국정원장 등이 핵심 멤버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소재의 한국프레스센터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한다.
앞서 지난 17일, 한 권한대행은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정부서울청사 인터뷰서 대선 출마를 묻는 기자 질문에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변했던 바 있다.
이를 두고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으면서 그의 대권행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일각에선 한 권한대행의 이 같은 오리무중 행보를 두고 출마에 일말의 여지를 남김으로써 몸값을 높이려는 저의가 깔려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여의도 정가에 밝다는 한 인사는 “사실 한덕수 권한대행 입장에선 출마를 선언하든 말든 급할 게 없다. 오히려 주변서 출마 여부를 부채질하고 있는 형국”이라면서도 “한 권한대행이 정치인도 아니고 행정관료의 길을 걸어왔던 분이 대권에 나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여야 정치권에선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데다, 국민의힘 일부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선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제기돼오고 있다.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요구해 온 윤상현 의원은 취재진에 한 대행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50대 50 아니겠느냐”며 “(경선 과정서 후보가)계속 압축되는 과정이라 아마 그런 면에 있어 (출마 여부) 발언을 자제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정작 홍준표, 한동훈 등 당내 경선주자들은 한 권한대행의 출마론을 경계하고 있다.
홍 후보는 “탄핵당한 정부의 총리인데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거냐? (선거 과정이) 흥미로울 테니 그건 나쁘지 않다고 보지만 극히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고, 한 후보는 “주변서 부추기고 바람 잡는 사람이 문제다. 출마 선언도 안 한 분의 입장을 자꾸 얘기해서 우리 경선의 주목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고, 누구에게 도움되지도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밖에도 “대선 출마는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안철수 후보), “(노코멘트 발언이)당당하지 못하고 정직하지 못하다. 정말 출마하고 싶다면 우리 당 경선에 참여해서 당당하게 검증받는 게 맞다”(나경원 후보) 등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권에선 “권한대행이 대통령 후보처럼 행동하는 게 정상이냐?” “염치가 있다면 대선 불출마 선언부터 하고, 내란 수사에 성실히 응하라” “내란 공범 임시 대행이 주제와 본분을 모르고 노욕의 대권을 꿈꾼다면 망신은 자유지만 처신은 오버하지말라” 등 경고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 21일, 한준호 최고위원은 “한덕수 대망론은 옛말이 됐고, 이젠 스스로 대통령이 되셨나 보다. 잘하면 계엄도 하시겠다”며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경고로 한 권한대행께 경고한다.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알아야 경거망동하지 않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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