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경상도 의성, 충북 등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소방헬기 골프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4일, 한 여성 골퍼가 골프장 헤저드(골프장 내에 있는 연못)의 물을 퍼나르고 있는 소방헬기를 향해 티샷을 치는 동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퍼지면서부터다.
해당 영상에는 ‘소방헬기가 여주시 강천면 간매리 일원에 산불이 발생해 소방헬기가 헤저드 물을 계속 퍼 날랐다’는 내용이 담겼다. 약 30초가량의 영상은 선글라스를 쓴 한 여성 골퍼가 물을 퍼 나르는 소방헬기를 조준해서 티샷을 치는 모습이 등장한다.
해당 영상에는 ‘물 퍼 나르러 왔는데 그 방향으로 볼을 치고 있네“ ”헬기가 날고 있는데 볼 치는 게…잠시 기다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등 비판 댓글이 달렸다.
자신을 현직 변호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항공안전법, 소방기본법 각 위반 및 형법상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및 특수재물손괴죄로 의율 가능성 있으니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전직 헬기 정비사라고 소개한 다른 누리꾼은 “아찔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조종사도 공 날라오는 거 위험한 줄 알면서도 목숨 걸고 물 뜨러 내려왔다는 걸 생각하니 더욱 씁쓸한 영상”이라고 비난했다.
항공구조 현직에 있다는 한 누리꾼도 “그쪽 방향이 아니었더라도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정말 이러시는 거 아니다. 이건 좀…”이라면서 말끝을 잇지 못했다.
한 누리꾼은 “당연히 산불 났다고 국내 골프장들이 다 쉴 수도 없고, 일반적인 (영업)활동은 해야지 않느냐”며 “캐디가 진행시키는데 본인이 안 하기도 어려울 테고, 충분히 억울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지적하는 댓글에 왜 싸우려 드는지 모르겠다. 사회 무서운 것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1일을 시작으로 울산, 경북 의성·산청 등지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해 일부 지역은 아직도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의성 산불의 경우, 강풍을 타고 번진 불은 인접지역으로 확대되면서 피해 면적이 넓어지고 있다.
실제로 진화율은 60%(지난 24일 오후 6시 기준)에서 55%(21일 오전 기준)로 5% 하락했다.
25일 기준 산림 당국에 따르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의성 산불은 영향구역이 1만2565ha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산불 피해 규모로는 2000년 4월 강원 강릉·동해·삼척·고성(2만3913ha), 지난 2022년 3월 경북 울진·강원 강릉·동해·삼척(2만523ha)에 이은 세 번째로 큰 수치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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