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묶이고 생숙 풀린다

정부가 비(非)아파트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는 비아파트를 투자 대상으로만 인식하고 다주택자,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의 정책에만 집중했다. 

그동안 재개발 가능성이 없는 지역의 비아파트는 도심에 있어도 집값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 계급 의식이 형성됐고, 이는 특히 젊은 세대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부가 비아파트 규제 완화에 나서는 것은 내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준공 감소가 본격화하면서 주택 공급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위기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들어 아파트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가산금리 정책과 대출 조이기 등으로 집값 상승세를 눌러왔다. 그런데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 다시 부동산 가격이 밀려 올라갈 수 있어 비아파트의 아파트화를 통해 공급 확대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집값 제자리
계급도 형성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현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 평가와 제언’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착공 물량이 10만가구에 그쳐 준공 물량 감소세가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아파트는 2016년부터 공급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수도권 전체 주택 공급량이 내년부터는 예년 평균치(5만6000가구)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비아파트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정책이 주택 공급 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아파트 선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 목적도 있는데 비아파트의 경우 투자에 따른 이익을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8·8 주택공급 대책’의 후속 조치로 앞으로 7억~8억원가량의 빌라(수도권 기준) 소유자도 청약 시장에 무주택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공포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2월18일부터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이제 수도권은 전용면적 85㎡·공시가격 5억원 아래, 지방은 85㎡·공시가격 3억원 이하를 소유한 사람도 청약 시 무주택자로 인정받게 됐다.

얼마 전 도시형 생활주택 면적 확대를 허용한 데 이어 최근 오피스텔 바닥 난방 설치 면적 기준도 넓히기로 한 것이다. 도심에서 용지 확보 등의 어려움을 겪는 아파트 공급과는 달리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지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비아파트 건설을 통해 주택 공급 효과를 확대하려는 정책으로 풀이된다.

비아파트 활성화 정책…효과 있을까?
신규 공급 줄면서 생활형 숙박시설 부각

국토부는 최근 도시형 생활주택의 면적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도시에서 전용면적 85㎡ 이하 규모에 해당하는 공동주택을 300가구 미만으로 공급하는 유형이다. 아파트보다 단지 규모가 작고 규제가 적은 데다 인허가와 분양 절차가 간단해 비교적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형주택·단지형 연립주택·단지형 다세대주택 등 세 가지 유형 가운데 소형주택은 가구별 주거 전용면적을 60㎡ 이하로 제한하고 있었다. 정부가 이 면적 제한을 풀기로 한 것이다. 국토부는 ‘소형주택’ 유형 이름을 ‘아파트형 주택’으로 바꾸고, 전용면적이 60㎡를 초과하고 85㎡ 이하인 경우 5층 이상 고층 건축을 허용하기로 했다.


사실상 아파트처럼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제한 완화
잇단 입법

국토부는 “주택시장서 주거 전용면적이 60㎡를 초과하는 중소형 평형에 대한 수요가 많아 시장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 소형주택을 ‘아파트형 주택’으로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따른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용면적 60㎡ 초과 아파트형 주택은 일반 공동주택과 똑같이 가구당 1대 이상의 주차 대수를 확보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오피스텔의 바닥 난방 면적 제한도 폐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그동안 오피스텔이 주거 용도로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주거 부분 비중을 제한하고 발코니·욕실 설치를 금지하는 등 규제를 뒀지만 대부분 해제했다. 마지막 남은 규제가 전용면적 120㎡를 초과할 경우 바닥 난방 설치를 못하게 하는 내용이었는데, 이것까지 풀기로 한 것이다.

이 밖에 ‘생활형숙박시설(생숙) 합법사용 지원방안’의 후속 조치로, 지원방안 발표 이전에 건축허가를 받은 생숙을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할 때 적용하던 일부 규제(전용 출입구 설치, 안목치수 적용)도 면제할 예정이다. 생숙은 보유자가 직접 거주할 수 없는 주택 형태다. 이를 오피스텔로 전환할 경우 직접 거주도 가능해져 사실상 주택 공급 효과가 있다.

개인 호텔화
이제 불가능

한편으로는 정부의 생숙 규제가 강화되면서, 개인 소유로 분양되는 생활숙박시설은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이다. 이로 인해 기존 분양된 생숙의 희소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규 생숙은 앞으로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 신고 기준(30실 이상 또는 건축물 1/3 이상 또는 독립된 층) 이상으로만 분양이 허용되도록 연내 건축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이는 과거 개별 실 단위로 분양이 허용됨에 따라 불법 주거 전용 문제가 발생했던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이러한 개정 사항은 생숙 건설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건축법 개정안 시행일 이후 최초 건축허가 신청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규제로 앞으로 생숙은 기존처럼 개별 소유자가 각 실을 운영하는 방식(사실상의 개인 호텔화)은 불가능해졌다. 반면 이미 분양된 생숙은 규제 대상서 제외돼 합법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번 규제로 신규 공급이 줄어들면서 기존 생숙의 희소성이 크게 부각될 것”이라며 “특히 브랜드와 입지, 운영 전문성을 갖춘 시설은 더욱 높은 가치를 지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음은 비아파트 활성화 수혜 단지.

▲마포 에피트 어바닉= HL D&I 한라는 ‘마포 에피트 어바닉’을 분양 중이다. 단지는 지하 5층~지상 24층, 2개동 총 407가구로 전용면적 34~46㎡ 아파트 198가구와 전용면적 42~59㎡ 오피스텔 209실 규모다. 오피스텔은 전용 42㎡ 38실, 전용 59㎡ 171실로 구성했다.

전용면적 59㎡ 타입의 주거용 오피스텔은 채광과 통풍이 뛰어나다. 3베이(Bay) 구조에 욕실 2개를 갖췄다. 서울에서 처음으로 발코니까지 적용해 오피스텔임에도 아파트의 장점을 모두 갖춘 특화 설계를 도입했다.


일반적인 오피스텔 대비 약 20㎝ 더 높은 층고로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에어컨과 붙박이장, 중문 등을 기본으로 제공하며 100% 자주식 주차공간도 갖췄다.

브랜드, 입지, 운영 전문성
3박자 갖춘 시설 가치 인정

피트니스와 그룹운동(GX)룸, 골프클럽, 탁구장, 댄싱룸, 로커룸&샤워실 등 다양한 운동 시설을 지하 2층에 조성한다. 지상 2층에는 카페 그린하우스와 코쿤카페, 힐링가든, 리프레시 라운지, 릴랙스 라운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최상층에 있는 루프톱에는 바비큐가 가능한 다이닝과 펫플레이그라운드, 키즈플레이존, 라운지 등이 들어선다.

사통팔달 교통망과 생활 인프라, 교육 환경 등을 모두 누릴 수 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이 도보 2분 거리인 초역세권에 있다. 해당 노선을 이용하면 여의도와 광화문 업무지구까지 10분 이내로 이동할 수 있다. 지하철 2호선 아현역도 도보권이고 지하철 5·6호선, 경의중앙·공항철도 환승역인 공덕역도 한 정거장 거리에 있다.

차량 교통망도 우수하다. 마포대로와 신촌로 등 간선도로망이 잘 갖춰져 있고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진입이 쉬워 자차를 이용해 서울 전역으로의 이동도 용이하다.

분양 관계자는 “공급이 희소한 서울 마포구에 선보이는 단지여서 오래전부터 분양을 기다려온 수요자가 많았다”며 “초역세권 입지에 우수한 상품성까지 갖춰 많은 관심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더 스테이 클래식 명동=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 옆 대로변에 이 지역 최초로 생활숙박시설(레지던스)인 ‘더 스테이 클래식 명동’이 회사 보유분을 파격 분양 중이다. 회사 보유분은 특별 할인가인 3억원대 분양가 적용 시 부가세(VAT)를 제외하면 수익률은 7.5%에 달한다. 

준공이 완료돼 즉시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더 스테이 클래식 명동은 중구 남대문로3가 94 일대에 지상 13층, 117실 규모로 들어선다. 기본 TV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을 비롯해 침대, 식탁, 소파, 스타일러까지 최고급으로 갖춘 채 공급된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호텔과 달리 취사시설을 갖추고 있고 오피스텔과 호텔의 장점을 결합해 장단기 임대 또는 숙박업이 가능하다. 또 호실당 개별등기가 가능하고 가구 수에 포함되지 않아 세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레지던스는 국내 10개 이상의 호텔 및 레지던스 운영 경험이 있는 회사가 운영한다.

지하철 1·2호선 서울시청역과 4호선 회현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어 장단기 임대 수요가 높다. 서울 3대 중심업무지구 중 핵심 지역이라 한국·우리·신한은행 본점, 삼성생명, 대한항공,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국내 기업은 물론 화이자제약, 한국베링거인겔하임, H&M, 코카콜라, 도요타 등 다국적기업도 가깝다.

준공 완료
즉시 수익

개발 호재 및 향후 미래가치도 크다. 서울역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서울역 강북 COEX 개발 사업)이 2026년 완공되면 안정적인 수익과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1213만74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7%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94% 수준까지 회복한 수치로, 이전처럼 연간 1500만명 이상의 해외 관광객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돼 단기숙박 위주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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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내란죄-이재명 운명의 삼각 변수

탄핵-내란죄-이재명 운명의 삼각 변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비상계엄 여파에 온 나라가 흔들리고 있다. 새해가 밝았지만 희망찬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문제는 암울한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사건서 파생된 변수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시계 제로(0)’ 상태로 만들고 있다. <일요시사>가 현재 상황서 가능성이 제기된 ‘경우의 수’를 살펴봤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이 국민의 일상을 파괴하고 있다. 지난달 3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로 시작된 사태의 여파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변수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고 있다. 실타래가 엉키듯 상황이 꼬이면서 일상 회복은 멀어지는 모양새다. 꼬리를 문 정국 상황 현재 우리나라는 세 가지 큰 변수 위에 놓여 있다. 윤 대통령 탄핵, 내란죄 수사,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재판이다. 탄핵과 내란죄 수사는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고 이 대표의 재판은 그전부터 진행돼왔다. 세 가지 변수는 날실과 씨실처럼 얽혀있다. 하나의 변수가 또 다른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식이다. 지난달 3일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국회에 군인이 들이닥쳤다.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윤 대통령이 최종 해제하면서 상황은 6시간 만에 종료됐다. 하지만 6시간이 남긴 후폭풍은 벌써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야권은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인 지난달 4일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1주일 간격으로 2번의 표결 끝에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가결됐다. 국민의힘서 일부 이탈표가 나오면서 탄핵소추안 가결에 필요한 정족수(200표)를 넘겼다. 탄핵소추의결서는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로 넘어갔다. 헌재는 즉시 심리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 대한 수사도 속도가 붙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검찰,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수사기관은 경쟁을 벌이듯 수사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김 전 장관 외에도 여인형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등도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도 발부됐다.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순형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해 청구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윤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수괴), 직권남용 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세 차례에 걸쳐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자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계엄 여파로 꼬이고 꼬여 대통령 직무·수사 연계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법정형이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밖에 없다. 대통령의 불소추특권도 소용없는 중범죄다. 헌재의 탄핵안 인용 이후 본격적으로 수사를 받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다른 경우다. 윤 대통령은 탄핵 심판 이후 수사를 주장하고 있으나 헌재나 수사기관 모두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다. 헌재 재판관도 일부 채워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6인 체제로 운영되던 헌재에 2명의 재판관이 보충되면서 8인 체제가 됐다. ‘완전체’는 아니지만 6인 체제의 결론이라는 부담에서는 벗어난 상태다. 헌재는 조한창‧정계선 재판관을 대통령 탄핵 심판 심리에 투입했다.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오는 4월 중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오는 4월18일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 최근 헌재 재판관을 임명하는 문제로 정국이 반으로 쪼개진 상황을 또다시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63일), 박근혜 전 대통령(91일) 사례에 비춰 2~3월에 결론이 날 가능성도 있다. 법적 기한은 180일 이내다. 이 대표의 재판은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였다. 이 대표는 야권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힌다. 이 대표의 재판 결과에 따라 2년 남짓 남은 대선 구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서 하나라도 유죄 확정 판결이 나오면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미는 야권 버티는 여 이 대표는 현재 5개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서 맡은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이 있고 수원지법은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19일 검찰이 법인카드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하면서 재판이 늘었다. 여기에 검찰은 이 대표 관련 수사를 2개 더 진행하고 있다. 성남지청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한 호텔과 관련해 성남시의 특혜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사업비 2000억원 규모로 추진된 이 호텔 개발사업에 용도변경 등 특혜성 지원을 지속하면서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다는 내용이다. 수원지검은 이 대표의 ‘쪼개기 후원’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지난해 8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불법 대북 송금 혐의 재판서 “2021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 전 부지사 부탁으로 ‘이재명 캠프’에 1억5000만원 정도를 쪼개기 (방식으로)후원했다”고 증언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이 2개 사건을 모두 기소하면 이 대표는 총 7개의 재판을 동시에 받아야 한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서 불거진 사법 리스크가 3년여 만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지난해 11월 일부 재판의 1심 결과가 나오면서 사법 리스크는 이 대표의 목을 조이고 있다. 두 개의 재판서 ‘1승1패’를 기록했으나 이 대표에게 1패는 곧 ‘끝’을 의미한다.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는 2021년 대선후보 시절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초 벌금형이 예상됐던 터라 정치권의 촉각은 당선무효형에 이르는 액수가 나올 것인지에 쏠렸다.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공직을 잃는다. 다시 돌아온 사법부 시간 재판부는 “선거 과정서 유권자에게 허위 사실이 공표되는 경우에는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게 돼 선거제도의 기능과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이 훼손될 염려가 있다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양형 배경을 밝혔다. 향후 재판서 1심 형량이 유지되면 이 대표는 의원적을 잃고 확정된 시점부터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또 민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서 보전받은 대선 선거 비용 434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위증교사 혐의는 1심서 무죄가 선고됐다. 이 대표는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18년 12월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로 거짓 증언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씨는 이 대표의 요구에 따라 거짓 증언을 했다고 자백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증언이 일부 위증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이 대표가 위증을 교사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김씨의 일부 증언에 대해서는 “김씨의 기억에 반하는 증언에 해당된다”며 유죄로 봤다. 일각에서는 항소심 재판서 1심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대표 입장에는 ‘산 넘어 산’인 상황이다. 이 대표 재판은 비상계엄 사태와 꽉 맞물려 있다. 헌재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인용하면 60일 이내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때 이 대표의 재판 결과가 조기 대선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취임과 동시에 ‘재판 지연’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상황은 ‘사법부의 시간’으로 흐르고 있다. 재판관 2명 보충 ‘8인 체제’ ‘완전체’ 아녀도 논란 줄 듯 여당인 국민의힘은 헌재 판결 전에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고 야권은 헌재가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내란죄 수사의 경우 탄핵안이 인용되면 그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를 제외하고 대통령의 권한이 없어지기에 수사기관이 부담을 덜 가능성이 크다. 탄핵안이 기각되면 혼란 상황이 가중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렇게 되면 윤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문제는 그 과정서 발생할 수많은 갈등 상황이다. 이미 헌재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외에도 9건의 사건을 심리 중이다. 여기엔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심판 사건도 포함돼있다.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게 되면 당장 장관 등 공석을 채워야 한다. 이 과정서 야권과 사사건건 부딪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윤 대통령은 남은 임기 내내 여소야대 국면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이미 한 차례 국회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이미 국정 동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라 직무 복귀가 이뤄진다고 해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윤 대통령이 복귀하면 내란죄 수사는 표류할 가능성이 생긴다. 검찰, 경찰, 공수처 등은 윤 대통령의 내란,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해 수사권이 어디에 있는지를 두고도 여전히 공방을 벌이고 있다. 내란 혐의 수사권은 실질적으로 경찰에만 있지만, 공수처 등은 직권남용 혐의와 엮어 함께 수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4월 전 선고 어떤 영향? 결국 실타래는 헌재서 풀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헌재가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어떻게 결론 내리는지에 따라 향후 변수가 전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헌재 재판관 2명이 임명되면서 ‘탄핵 심판 사건은 재판관 7명 이상이 참석하고 그중 6명이 찬성해야 한다’는 조건이 충족됐다.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도 8명이 결론내렸다. 변수가 상수가 될 날이 머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