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묶이고 생숙 풀린다

정부가 비(非)아파트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는 비아파트를 투자 대상으로만 인식하고 다주택자,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의 정책에만 집중했다. 

그동안 재개발 가능성이 없는 지역의 비아파트는 도심에 있어도 집값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 계급 의식이 형성됐고, 이는 특히 젊은 세대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부가 비아파트 규제 완화에 나서는 것은 내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준공 감소가 본격화하면서 주택 공급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위기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들어 아파트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가산금리 정책과 대출 조이기 등으로 집값 상승세를 눌러왔다. 그런데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 다시 부동산 가격이 밀려 올라갈 수 있어 비아파트의 아파트화를 통해 공급 확대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집값 제자리
계급도 형성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현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 평가와 제언’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착공 물량이 10만가구에 그쳐 준공 물량 감소세가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아파트는 2016년부터 공급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수도권 전체 주택 공급량이 내년부터는 예년 평균치(5만6000가구)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비아파트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정책이 주택 공급 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아파트 선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 목적도 있는데 비아파트의 경우 투자에 따른 이익을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8·8 주택공급 대책’의 후속 조치로 앞으로 7억~8억원가량의 빌라(수도권 기준) 소유자도 청약 시장에 무주택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공포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2월18일부터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이제 수도권은 전용면적 85㎡·공시가격 5억원 아래, 지방은 85㎡·공시가격 3억원 이하를 소유한 사람도 청약 시 무주택자로 인정받게 됐다.

얼마 전 도시형 생활주택 면적 확대를 허용한 데 이어 최근 오피스텔 바닥 난방 설치 면적 기준도 넓히기로 한 것이다. 도심에서 용지 확보 등의 어려움을 겪는 아파트 공급과는 달리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지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비아파트 건설을 통해 주택 공급 효과를 확대하려는 정책으로 풀이된다.

비아파트 활성화 정책…효과 있을까?
신규 공급 줄면서 생활형 숙박시설 부각

국토부는 최근 도시형 생활주택의 면적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도시에서 전용면적 85㎡ 이하 규모에 해당하는 공동주택을 300가구 미만으로 공급하는 유형이다. 아파트보다 단지 규모가 작고 규제가 적은 데다 인허가와 분양 절차가 간단해 비교적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형주택·단지형 연립주택·단지형 다세대주택 등 세 가지 유형 가운데 소형주택은 가구별 주거 전용면적을 60㎡ 이하로 제한하고 있었다. 정부가 이 면적 제한을 풀기로 한 것이다. 국토부는 ‘소형주택’ 유형 이름을 ‘아파트형 주택’으로 바꾸고, 전용면적이 60㎡를 초과하고 85㎡ 이하인 경우 5층 이상 고층 건축을 허용하기로 했다.

사실상 아파트처럼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제한 완화
잇단 입법

국토부는 “주택시장서 주거 전용면적이 60㎡를 초과하는 중소형 평형에 대한 수요가 많아 시장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 소형주택을 ‘아파트형 주택’으로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따른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용면적 60㎡ 초과 아파트형 주택은 일반 공동주택과 똑같이 가구당 1대 이상의 주차 대수를 확보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오피스텔의 바닥 난방 면적 제한도 폐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그동안 오피스텔이 주거 용도로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주거 부분 비중을 제한하고 발코니·욕실 설치를 금지하는 등 규제를 뒀지만 대부분 해제했다. 마지막 남은 규제가 전용면적 120㎡를 초과할 경우 바닥 난방 설치를 못하게 하는 내용이었는데, 이것까지 풀기로 한 것이다.

이 밖에 ‘생활형숙박시설(생숙) 합법사용 지원방안’의 후속 조치로, 지원방안 발표 이전에 건축허가를 받은 생숙을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할 때 적용하던 일부 규제(전용 출입구 설치, 안목치수 적용)도 면제할 예정이다. 생숙은 보유자가 직접 거주할 수 없는 주택 형태다. 이를 오피스텔로 전환할 경우 직접 거주도 가능해져 사실상 주택 공급 효과가 있다.

개인 호텔화
이제 불가능

한편으로는 정부의 생숙 규제가 강화되면서, 개인 소유로 분양되는 생활숙박시설은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이다. 이로 인해 기존 분양된 생숙의 희소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규 생숙은 앞으로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 신고 기준(30실 이상 또는 건축물 1/3 이상 또는 독립된 층) 이상으로만 분양이 허용되도록 연내 건축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이는 과거 개별 실 단위로 분양이 허용됨에 따라 불법 주거 전용 문제가 발생했던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이러한 개정 사항은 생숙 건설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건축법 개정안 시행일 이후 최초 건축허가 신청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규제로 앞으로 생숙은 기존처럼 개별 소유자가 각 실을 운영하는 방식(사실상의 개인 호텔화)은 불가능해졌다. 반면 이미 분양된 생숙은 규제 대상서 제외돼 합법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번 규제로 신규 공급이 줄어들면서 기존 생숙의 희소성이 크게 부각될 것”이라며 “특히 브랜드와 입지, 운영 전문성을 갖춘 시설은 더욱 높은 가치를 지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음은 비아파트 활성화 수혜 단지.

▲마포 에피트 어바닉= HL D&I 한라는 ‘마포 에피트 어바닉’을 분양 중이다. 단지는 지하 5층~지상 24층, 2개동 총 407가구로 전용면적 34~46㎡ 아파트 198가구와 전용면적 42~59㎡ 오피스텔 209실 규모다. 오피스텔은 전용 42㎡ 38실, 전용 59㎡ 171실로 구성했다.

전용면적 59㎡ 타입의 주거용 오피스텔은 채광과 통풍이 뛰어나다. 3베이(Bay) 구조에 욕실 2개를 갖췄다. 서울에서 처음으로 발코니까지 적용해 오피스텔임에도 아파트의 장점을 모두 갖춘 특화 설계를 도입했다.

일반적인 오피스텔 대비 약 20㎝ 더 높은 층고로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에어컨과 붙박이장, 중문 등을 기본으로 제공하며 100% 자주식 주차공간도 갖췄다.

브랜드, 입지, 운영 전문성
3박자 갖춘 시설 가치 인정

피트니스와 그룹운동(GX)룸, 골프클럽, 탁구장, 댄싱룸, 로커룸&샤워실 등 다양한 운동 시설을 지하 2층에 조성한다. 지상 2층에는 카페 그린하우스와 코쿤카페, 힐링가든, 리프레시 라운지, 릴랙스 라운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최상층에 있는 루프톱에는 바비큐가 가능한 다이닝과 펫플레이그라운드, 키즈플레이존, 라운지 등이 들어선다.

사통팔달 교통망과 생활 인프라, 교육 환경 등을 모두 누릴 수 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이 도보 2분 거리인 초역세권에 있다. 해당 노선을 이용하면 여의도와 광화문 업무지구까지 10분 이내로 이동할 수 있다. 지하철 2호선 아현역도 도보권이고 지하철 5·6호선, 경의중앙·공항철도 환승역인 공덕역도 한 정거장 거리에 있다.

차량 교통망도 우수하다. 마포대로와 신촌로 등 간선도로망이 잘 갖춰져 있고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진입이 쉬워 자차를 이용해 서울 전역으로의 이동도 용이하다.

분양 관계자는 “공급이 희소한 서울 마포구에 선보이는 단지여서 오래전부터 분양을 기다려온 수요자가 많았다”며 “초역세권 입지에 우수한 상품성까지 갖춰 많은 관심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더 스테이 클래식 명동=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 옆 대로변에 이 지역 최초로 생활숙박시설(레지던스)인 ‘더 스테이 클래식 명동’이 회사 보유분을 파격 분양 중이다. 회사 보유분은 특별 할인가인 3억원대 분양가 적용 시 부가세(VAT)를 제외하면 수익률은 7.5%에 달한다. 

준공이 완료돼 즉시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더 스테이 클래식 명동은 중구 남대문로3가 94 일대에 지상 13층, 117실 규모로 들어선다. 기본 TV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을 비롯해 침대, 식탁, 소파, 스타일러까지 최고급으로 갖춘 채 공급된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호텔과 달리 취사시설을 갖추고 있고 오피스텔과 호텔의 장점을 결합해 장단기 임대 또는 숙박업이 가능하다. 또 호실당 개별등기가 가능하고 가구 수에 포함되지 않아 세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레지던스는 국내 10개 이상의 호텔 및 레지던스 운영 경험이 있는 회사가 운영한다.

지하철 1·2호선 서울시청역과 4호선 회현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어 장단기 임대 수요가 높다. 서울 3대 중심업무지구 중 핵심 지역이라 한국·우리·신한은행 본점, 삼성생명, 대한항공,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국내 기업은 물론 화이자제약, 한국베링거인겔하임, H&M, 코카콜라, 도요타 등 다국적기업도 가깝다.

준공 완료
즉시 수익

개발 호재 및 향후 미래가치도 크다. 서울역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서울역 강북 COEX 개발 사업)이 2026년 완공되면 안정적인 수익과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1213만74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7%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94% 수준까지 회복한 수치로, 이전처럼 연간 1500만명 이상의 해외 관광객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돼 단기숙박 위주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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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