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1980년 5월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철저한 고증과 취재를 바탕으로 한강 특유의 정교하고도 밀도 있는 문장으로 그려낸다. 5·18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소년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도청 상무관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매일같이 합동분향소가 있는 상무관으로 들어오는 시신들을 수습하면서 열다섯 어린 소년은 어린 새 한 마리가 빠져나간 것 같은 주검들의 말 없는 혼을 위로하기 위해 초를 밝히고, 시취를 뿜어내는 것으로 또 다른 시위를 하는 것 같은 시신들 사이서 친구 정대의 처참한 죽음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webmast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