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너무 늦었지만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가수 제시가 지난 23일, 두 번째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함께 있던 일행이 팬이라고 밝히며 다가온 미성년 남성을 폭행하는 데도 제지하지 않고 방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제시는 자신의 SNS(인스타그램)에 “한마디 말로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이제라도 제 잘못을 바로잡고 피해자분이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번 일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분과 그 가족분들께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며 “저로 인해 발생한 사건임에도 사건 발생 시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저의 잘못된 행동과 태도, 무대응으로 피해자분을 포함한 많은 분들게 상처를 줬다”고 사과했다.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하게 했으며, 수천번 수만번 후회했다.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그는 “피해자분과 사진을 찍었더라면, 더욱 적극적으로 피해자분을 보호했다면, 그 자리서 바로 경찰서로 갔더라면, 제대로 된 사과를 했더라면, 피해자분이 이렇게까지 고통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돌이켰다.
제시는 “이 모든 게 저의 책임”이라고 자책했다.
앞서 지난 12일, 제시는 폭행 방관 논란이 불거지자 SNS에 “당시 갑작스럽게 발생한 상황에 너무 당황해 팬을 세심히 배려하지 못했다”며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던 바 있다.
제시가 SNS에 두 번째 사과문을 올린 배경엔 자신을 향한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음을 인지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너무 늦었다. 이제 상황 파악한 것 같은데” “저 문장력,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쓴 글 일리가 없다. 100% 대필이고 연예인으로 (활동이)끝나겠다는 위기감이 이제야 느껴졌던 듯” 등의 비토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으론 최근 매입한 집 인테리어 공사가 중단되자 급한 불을 끄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22일,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 이진호’서 이진호는 “제시가 최근 40억 집을 20억을 대출해 매입했다. 20년간 한국 활동하면서 얻은 결실”이라며 “인테리어에 공들이고 있었지만 이번 사건 터지면서 중단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제시의 폭행 방관 및 거짓 증언, 진정성 부족한 사과, 경찰 출석 당시의 자세 문제를 지적하는 비판도 거세게 일고 있다. 피고소인 신분으로 바뀐 그가 마치 고소인처럼 행동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했다는 것.
한 누리꾼의 “솔직히 경찰서 조사 받으러 갈 때 짜증내는 거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자조섞인 글도 눈에 띈다. 다른 누리꾼도 “범인이 지인인 거 뻔히 아는데 누군지 모른다고 잡아떼고 있으면서 죄책감 1도 없는…”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골목서 제시를 발견한 한 남성 팬이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주변에 있던 남성에게 폭행당하면서 시작됐다.
인근 CCTV 등에 따르면, 당시 제시는 폭행을 말린 후 현장을 떠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인근 술집에 있던 제시 일행을 찾아 사건 경위를 물었으나 제시는 ‘가해자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고 한다.
누리꾼들은 함께 있던 일행 중 한 남성에 대해 ‘처음 보는 사람으로 잘 모른다’는 취지의 제시 말에 의문을 제기했고 ‘폭행을 방관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퍼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가해 남성이 제시와 음악 작업을 함께했던 프로듀서였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방관’에 이어 ‘거짓 주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결국 제시는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팬들은 물론 대중의 비판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피해 남성은 가해 남성 및 제시와 당시 일행을 포함한 4명을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결국 제시는 지난 16일, 피고소인 신분으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했다.
챙이 긴 검은색 모자를 쓰고 경찰에 출석했던 제시는 취재진 질의응답 과정서 고개를 숙인 채 마지못해 대답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그는 “(가해자가)벌받았으면 좋겠고요. 오늘 제가 있는 대로 다 말씀드리고 나오겠다”고 말했다.
“가해자는 처음 봤나?”는 취재진 질문에 “처음 봤다”고 답한 그는 마지막으로 “피해자 때린 사람을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눈길을 끌었던 건 이날 경찰에 출석하는 불쾌하면서도 귀찮다는 듯한 제시의 얼굴 표정과 말투였다.
그의 표정과 언행 보도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영상을 보니 ‘또 저러네. 아이 나 몰라’ 이런 느낌이었다” “아직 정신 못차렸네” “화를 참고 있네” “표정 봐라” “마치 남 일처럼 이야기하네” “표정이 엄청 띠껍네” “많이 화나 있는 듯” 등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제시는 6시간 조사를 받은 후 귀가했다.
아래는 제시 2차 사과문 전문이다.
제시입니다.
먼저 이번 일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분과 그 가족분들께 사죄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로 인해 발생한 사건임에도 사건 발생 시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저의 잘못된 행동과 태도, 무대응으로 피해자분을 포함한 많은 분들께 상처를 주었으며,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하게 하였습니다.
수천 번 수만 번 후회했습니다.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좋겠습니다. 피해자분과 사진을 찍었더라면, 더욱 적극적으로 피해자분을 보호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경찰서로 갔더라면, 제대로 된 사과를 했더라면 피해자분이 이렇게까지 고통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책임입니다.
한 마디 말로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제 잘못을 바로잡고 피해자분이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너무 늦었지만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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