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1500호 특집기획> 한눈에 보는 김건희 8가지 의혹 총정리 ②끊이지 않는 친정 논란

엄마 이어 오빠까지 ‘코너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권의 위기는 대부분 측근에서 시작된다. ‘주변 관리 소홀’이라는 부수적인 논란이 뒤따르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정권 몰락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친인척 리스크’의 공포는 재임 기간을 넘어 퇴임 이후에도 질기게 따라붙는다는 점에 있다. ‘김건희 리스크’의 한 축인 ‘친정 리스크’가 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주 작은 꼬투리만 잡혀도 중심으로 끌려 나오는 게 대통령 측근의 운명이다. 대통령의 주변 인물은 ‘나는 새도 떨어뜨릴 수 있는’ 권력을 가졌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영부인의 친인척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논란의 중심에 서곤 한다. 

양파처럼
까도 까도

지난달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서 열린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는 ‘김 여사 일가’ 때리기가 될 뻔했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인 김진우 ESI&D 대표이사와 휘문고등학교 동창인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야당 법사위 위원들은 사전 서면 질의부터 심 총장과 김 여사 가족의 관계를 묻는 질문을 쏟아냈다. 김 대표를 청문회 참고인으로도 채택했다. 

이날 청문회에 김 대표가 참석하지 않았지만 질의는 이어졌다. 심 총장은 ‘김 여사 친오빠와 휘문고 동창인데 사적인 친분이 있느냐’는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의 질의에 “(동창이라는 사실을)최근에 알았다. 제가 학교 다닐 때는 15개 반이 있었고 졸업생은 1000명 정도 됐다”고 답했다. 

검찰총장 지명 과정에 김 여사 오빠와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연락한 적 없고 연락처도 모른다”고 답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백 수수 논란 등 검찰이 김 여사 관련 사건 처분을 앞둔 점이 질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측근을 향하는 의심의 정도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김 여사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이 의심서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정부서 서울중앙지검장-검찰총장으로 이른바 검찰 내 ‘로열 로드’를 걸으며 주목받을 무렵부터 김 여사의 ‘친정 리스크’는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어머니 최모씨를 시작으로 친오빠 등 김 여사 일가를 둘러싼 논란이 거듭 불거졌다.

특히 최씨는 윤석열정부 임기 초 각종 의혹으로 재판을 받으면서 국정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씨에 대한 검찰 수사, 법원 판결, 가석방 등 과정마다 논란이 이어졌고 정국은 요동쳤다. 야권은 ‘친인척 리스크’를 무기로 윤정부에 파상공세를 퍼부었고 대통령실은 방어에 급급하다 헛발질을 하기 일쑤였다. 

대선후보 때부터 ‘장모 리스크’
잔고증명서 위조 징역 1년 확정

최씨는 윤석열정부 들어서만 두 건의 재판을 받았다. 요양급여 부정수급 의혹,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 의혹 등이다. 최씨는 의료인이 아닌데도 2013년 2월 동업자 3명과 의료재단을 설립한 뒤 요양병원을 개설·운영해 2015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9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2020년 기소됐다. 

최씨는 2013년 당시 요양병원으로 사용할 건물의 매매 계약 당사자 가운데 1명이었다. 2억원의 계약금을 냈고 병원을 운영할 의료재단 설립 과정서 이사장 자격으로 필요한 서류에 날인했다. 또 큰사위를 병원의 행정원장으로 앉혔다. 병원 확장을 위해 재단이 대출을 받을 때 자신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 동업자 3명이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과 집행유예를 받을 동안 최씨는 기소되지 않았다. 2014년 이사장 자리를 내려놓으면서 병원 운영에 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책임면제 각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2020년 서울중앙지검은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최씨를 기소했다. 국민건강보험법상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이 아니면 요양급여를 청구할 수 없다. 

1심 재판부는 최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정을 악화시켜 국민 전체에 피해를 준 점 등을 고려하면 그 책임이 무겁다”며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최씨를 법정구속했다. 1심 선고는 윤 대통령의 대선 출마 이후 나왔다.

당시 윤 대통령은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낸 바 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가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요양급여
무죄판결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로는 최씨의 혐의를 입증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최씨 측은 항소심 과정서 건강상의 문제로 보석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허가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이어 2022년 12월 대법원이 원심판결을 확정하면서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최씨가 공범들에 대한 공동정범으로서 주관적, 객관적 요건이 인정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공소사실에 대한 검사의 증명 부족을 이유로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수긍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최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서 사실상 승소하면서 요양급여 부정수급 의혹은 일단락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최씨가 2020년 11월 기소된 이후 요양급여를 부당이득으로 보고 환수 처분을 통보했다. 최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유죄가 나왔지만 항소심서 무죄, 대법원서 확정판결이 나오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환수 결정을 취소했다. 재판부의 각하 결정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환수 취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법원 판결로 한숨 돌렸지만 최씨 앞에 놓인 의혹은 또 있었다. 요양급여 불법 편취 의혹과 함께 불거진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 혐의는 유죄판결을 피해가지 못했다. 

최씨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 땅을 매입하려던 2013년 4월부터 10월까지 4차례에 걸쳐 총349억원가량이 저축은행에 예치된 것처럼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부동산 계약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위조된 잔고증명서 중 1장을 법원에 제출하고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계약하고 등기하는 등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 등을 받았다. 

최씨는 재판 과정서 사문서위조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위조된 잔고증명서가 법원에 제출되는지 몰랐고 부동산 매수대금을 부담하지 않았다며 나머지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1·2심 재판부는 최씨의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주가조작에도
이름 오르내려

1심 재판부는 “위조한 잔고증명서의 액수가 거액이고 여러 차례에 걸쳐 지속해 범행했다. 또 위조 잔고증명서를 증거로 제출해 재판 공정성을 저해하려 했다.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입해 상당한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심서도 형량은 달라지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씨가 공범 안씨와 계약금 반환과 관련한 대책 회의를 하고 소송 제기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했다는 점을 근거로 잔고증명서가 법원에 제출될 것을 충분히 알았을 것으로 판단했다. 

부동산실명법 위반죄 역시 “전매 차익을 노리고 안씨와 공모 아래 부동산 취득에 관여하고 취득 자금을 조달하며 명의신탁자를 물색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항소는 제반 상황을 살펴봤을 때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고 밝히며 “항소심까지 충분히 방어권이 보장됐으며 죄질이 매우 나빠 법정구속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원심판결에 문제가 없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징역 1년의 형량이 확정됐다. 또 대법원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청구한 것도 기각했다. 최씨의 유죄가 확정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최씨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씨는 지난 5월 형기 만료를 두 달 앞두고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당시 법무부는 만장일치로 최씨에 대한 가석방 심사서 ‘적격’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형기의 3분의 1이 지나면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법무부는 “나이, 형기, 교정 성적, 건강 상태,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최씨가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 여사의 친오빠가 연루된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은 현재진행형이다. 양평 공흥지구는 2012년 11월 사업을 시작해 도시개발법에 따라 2014년 11월까지 시행을 마쳐야 했다. 하지만 개발 기한에 아파트를 준공하지 못한 ESI&D는 한참 지난 2016년 6월 사업 기한 연장을 신청했다.

오빠 논란은 숨 고르기 중
야, 국감서 집중포화 예고

당시 양평군은 사업기한을 2014년 11월서 2016년 7월로 변경했다. 시행사 ESI&D가 김 여사의 오빠가 대표로 있는 업체로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사업 기간 연장 등은 도시개발사업 인가 변경 결정의 중대한 사항으로 원칙대로라면 사업을 취소하거나 주민 의견 청취, 부군수 결재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양평군 공무원 3명은 이를 경미한 사항인 것처럼 허위 보고서를 작성해 지역개발국장 전결로 처리, 사업 연장을 승인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지난 8월 3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이 허위공문서 작성을 인지하고 검토보고서 일부를 누락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시행 기간 및 시행사 변경은 경미한 사안에 해당돼 인가 과정서 주민 의견 청취 등 법령상 요구를 받지 않는다”며 “시행사인 ESI&D가 아파트를 완공했음에도 기간이 경과했다고 시행사 변경과 실시계획 인가를 취소한다면 오히려 그것이 재량권 일탈 및 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의 오빠를 비롯해 관계자들은 2016년 양평군이 부과한 공흥지구 개발부담금을 깎기 위해 공사비 등이 담긴 증빙서류에 위조문서를 끼워 넣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최씨가 다시 언급되는 중이다.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된 ‘전주’를 전수조사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심리한 1‧2심 재판부는 김 여사의 계좌 3개와 최씨의 계좌 1개가 주가조작에 쓰였다고 판단했다. 최씨는 지난달 7일 검찰의 비공개 소환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진행형
안 끝난다

오는 7일부터 시작되는 국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김건희 국감’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언급된 7가지 의혹을 낱낱이 파헤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여권서도 김 여사의 ‘결자해지’를 요구하며 사과하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김 여사에 이어 김 여사 일가로까지 번져 있는 리스크를 감당할 대통령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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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한 달에도 몇 번씩 험지를 찾아 선거 유세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런 그는 진보 진영에서조차 ‘강성 중 강성’으로 꼽힌다. 차가운 보수의 심장을 녹일 정 대표의 험지 공략법은 무엇일까? 6·3 지방선거가 채 50일도 남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선거가 100일도 더 남은 시점부터 선거 전략을 고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지난 3월 시·도당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당 대표가 된 순간부터 6월3일 출구조사 발표 날을 상상했다”며 “실무자들에게 새벽 5시 일정을 좀 잡으라고 했다. 새벽 시장에 가겠다. 그리고 동서남북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다니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후보들 앞으로 이어 “‘대표부터 우리 후보, 당원들, 선거운동원들까지 지극 정성을 다하면 결국 하늘도 움직이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이재명정부를 가장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험지인 지역에는 각각 ▲전재수 부산시장 ▲김부겸 대구시장 ▲오중기 경북도지사 ▲김상욱 울산시장 등이 후보로 나선다. 정 대표는 이곳에 도전한 후보를 소개할 때마다 “승리를 위한 필승카드”라며 자신감을 북돋웠다. 지난 18일 16개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민주당은 재보궐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먼저 울산 남부갑에 전태진 변호사를 공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황희 공관위원장은 “울산 남구갑은 이번 재보궐 선거구 중 민주당 험지에 해당하는 곳”이라면서 “인재 영입 1호 인물을 울산 남구갑에 배치하는 전략공관위 결정은, 가장 험지에 가장 참신하고 뛰어난 후보를 배치한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낮은 자세’와 ‘주민 스킨십’을 투트랙으로 험지 표심 사냥에 나섰다. 정 대표는 험지에 출마한 후보의 손을 잡고 재래시장 등 바닥 민심을 훑으며 주민과의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8일 정 대표는 대구를 찾았다. 정 대표는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를 치켜세우며 “대구 선거에서 이길 유일한 필승 카드라고 생각한다. 지방선거 때마다 대구·경북 그러면 그늘진 생각부터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김 후보께서 대구에 밝은 희망의 빛을 쏘아 올려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8일에는 울산을 찾아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와 울산 남부갑에 출마하는 전태진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날 정 대표는 남구 신정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난 뒤 “울산은 민주당이 어려운 지역이라고 많이 말씀한다”면서도 “오늘 와서 보니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 상인이 귓속말로 ‘제가 지금은 빨간 옷을 입고 있는데 마음은 파랗다’고 전했다”며 “울산에도 조심스럽게 파란 바람이 일렁이고 있다. 최선으로 울산 시민을 섬기겠다”고 강조했다. 후보 손잡고 적진으로 정면 돌파 “막상 오니 파란 물결” 자신감도 충남 보령에서는 “이곳 보령을 누가 민주당에 어려운 지역이라고 말하느냐”며 “오늘 와서 보니까 단 한 명도 웃지 않은 분이 없었다. 다들 웃어주고 엄지척 해주고 우리 민주당 잘하고 있으니 더 잘해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어깨에 무거운 역사적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약 한 달 만에 경남을 다시 찾았다. 이날 정 대표는 욕지도 앞바다에서 선상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육지 중심적인 사고에서 잠시 벗어나 섬마을 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듣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고위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허성무 경남도당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정 대표는 최근 약 한 달 사이에 경남만 세 차례를 방문했다. 지난달 18일 하동·진주를 찾은 데 이어 23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양산으로 향했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남 선거를 분석해 봤을 때 대체로 민주당이 약간 우세한 정도인 것 같다”며 “그래서 부산과 울산, 경남 중에서 민주당이 가장 집중해야 할 지역으로 경남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은 무당층이 다른 지역보다 좀 많은 것으로 제가 파악하고 있다”며 “경남 통영시 욕지도에서부터 파란 바람을 불러일으키려고 오늘 섬에 왔다. 경남을 파란 바람으로 물들일 때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험지에서 ‘이곳은 예전처럼 보수 지지세가 강하지 않다’는 여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민심이 과거와 다르게 흐른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밑 작업으로 풀이된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험지를 방문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역시 출마 선언 당시 ‘민주당’ ‘이재명’ ‘내란’ 등 보수 지지자에게 반감을 살 만한 내용은 제외하고, “경제 도시 대구를 만들 사람”이라는 실용주의 가치를 내세웠다. 따라서 민주당 지도부가 보수의 심장인 TK를 찾는다면 오히려 대구 표심이 돌아설 것이란 관측도 제시됐다. 그러나 정 대표가 광폭 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이미 험지에서조차 표 계산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유 있는 자신감 한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 이미지에 묻혀서 그렇지 정 대표는 이기고 지는 싸움에 있어서 굉장히 예리하게 분석하는 능력을 갖췄다.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무슨 단어를 써야 민심에 먹히는지 전략을 굉장히 잘 세우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담이지만 일머리가 좋고 힘쓰는 일도 무척 잘한다고 한다”며 “시장에서 딸기를 상자째 나르고 농촌에서 밭을 갈아엎는 노동 현장에 특화된 인물”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여권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여권 프리미엄이 핸디캡이 될 것으로 우려했지만 코스피 상승과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성과 등이 맞물려 지금의 여론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텃밭을 비운 사이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경쟁하면 험지도 겨뤄볼 만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 역시 <일요시사>를 통해 “예산 배정과 정책 입법 등은 정부에서 하지만 국회의 역할도 크다. 지금 이 대통령이 정치를 잘하고 있고 보수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이 대통의 실용주의에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그 기조와 맞물려 집권 여당 대표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대표는 “국민의힘이 완전히 망가진 상황인 만큼 민주당 지도부의 행동이 더 눈에 띌 수밖에 없다”며 보수 결집력이 느슨해진 점 역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가져왔다고 봤다. 지난 20일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역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7일 전국 18세 이상 25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5.5%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30.0%,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5%다. 리얼미터는 “중동 위기 속 원유 대량 확보 및 코스피 6200선 회복 등 경제·에너지 안보 성과가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인권 발언, 현직 대통령 최초 세월호 12주기 참석 등으로 중도층과 청년층의 지지를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압승 어게인? 민주당도 정당 지지율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은 50.5%, 국민의힘은 31.4%를 각각 기록해 19.1%p 격차를 벌렸다. 두 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5.4%다.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은 2018년에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해당 지방선거는 2017년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년여 만에 실시된 첫 전국 단위 선거로, 민주당은 17곳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4곳에서 승리해 중앙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쥐게 됐다. 당시 민주당은 처음으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3곳에 모두 승기를 꽂았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대구와 경북 단 2곳의 광역단체 수성에 그쳐 ‘보수 침몰’ 직전까지 내몰렸다. 최대 승부처였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도 ▲부산 오거돈(55.2%) ▲울산 송철호(52.9%) ▲경남 김경수(52.8%) 후보 등이 과반을 넘겨 당선됐다. 민주 계열 정당이 부·울·경 광역단체에서 승리한 사례는 처음인 만큼 정치권에서도 ‘성공한 동진 전략’으로 평가했다. 국회의원 재보선도 사실상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민주당은 ▲서울 송파을 ▲부산 해운대을 ▲울산 북구 ▲경남 김해을에서 당선을 확정 지었다. 기초단체장 선거 역시 총 226곳 가운데 민주당이 151곳, 한국당이 53곳에 승기를 꽂았다. 서울시 25개 구청장 선거도 서울 서초구를 제외하고는 24개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다시 한번 기대하는 ‘2018 지선 압승’ 지지율 업고 싹쓸이…이번에도 통할까? 당시 민주당의 당대표는 추미애 의원이었다. 선거 기간 동안 추미애 대표는 특유의 ‘추다르크’ 성격을 앞세워 험지를 찾았고, 투표 전날에는 마지막 유세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경부선 라인을 따라 움직였다. 추 대표는 “영남지역은 저희가 조직을 갖추지 못했는데, 한 분 한 분 눈빛을 지켜보니 과거와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8년 전 추 대표가 문정부 국정 기조에 맞춰 ‘한반도 평화’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면, 지금 정 대표는 ‘강력한 개혁’과 ‘일하는 정부’를 강조하고 있다. 선거 유세 역시 추 대표는 연설로 표심을 공략한 반면 정 대표는 선상 최고위 회의 등 입체적인 퍼포먼스에 공을 들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 선거와 마찬가지로 2018년 지방선거 역시 ‘보수 막판 결집’이 최대 분수령이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목소리를 낮춘 ‘샤이 보수’에게 희망을 걸었지만, 끝내 그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결국 샤이 보수의 반란은 없었다는 게 당시 정치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선거 마지막 날까지 ‘문정부 심판론’을 밀어 붙였지만 민심은 집권여당 쪽으로 기울었다. 과거 사례를 이정표 삼기에 앞서 민주당이 마지막까지 자세를 낮추고 겸손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 대표 역시 “대통령 지지율도 고공행진이고 민주당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 보니 일부 후보나 당에서 마치 선거가 쉬운 것처럼, 다 이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쉬운 선거는 없다. 모든 선거는 다 어렵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경계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지방선거가 2018년 지방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정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방심했다 ‘훅’갈라 이 관계자는 “지금 각종 여론조사 수치는 샤이 보수가 포함되지 않은 결과”라며 “최근 현장 사진을 보면 험지를 찾은 민주당과 그들을 반기는 시민이 한 컷에 담기는데 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유세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은 물론 샤이보수 성향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 유권자가 변수”라며 “보수 결집력이 민주당 험지 선거를 판가름할 하나의 척도”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집 나갔다 돌아오니 ‘싸늘’ 아직도 시달리는 대표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지도부가 뚜벅뚜벅 험지로 향하는 사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여전히 방미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위해 방미했다”고 밝혔으나 뚜렷한 성과 없이 귀국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당무가 지연된 점을 언급하며 “열흘이나 집을 비운 가장이 언제 와서 정리하려나 실소만 터져나온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서조차 날 선 목소리가 나오자 장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맹탕 방미’ 논란을 반박했다. 장 대표는 “미국 정부와 의회, 조야를 아울러 많은 분을 만나 우리 입장을 충실히 전달했다”며 “미국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 실질적인 핫라인을 구축해 한미 동맹을 지탱할 신뢰 토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접촉 인사를 묻는 질문에는 “외교 관례상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당 지지율 하락에 따른 사퇴 압박에는 “저는 당원들이 선택한 대표”라며 “필요한 거취는 제가 결정할 것”이라며 사퇴에 선을 그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