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1500호 특집기획> 한눈에 보는 김건희 8가지 의혹 총정리 ⑦명품백 스캔들 그 후…

성역 못 건드린 검, 특검 시계 빨라진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논란’이 종결됐다. 최재영 목사와 김 여사 모두 불기소 처분됐다. 명분이 생긴 야권은 압박 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김 여사의 무혐의에 반발한 최 목사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낸 바 있다. 결과는 기소 권고였다. 검찰은 리스크를 무릅쓰고 사실상 봐주기를 선택했다.

김건희 여사 ‘디올백 논란’은 1년 가까이 지속됐다. 검찰은 김 여사와 최재영 목사 모두 불기소로 정리했다. 최 목사는 지난 1일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검찰이 조사 과정서 회유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현직 영부인이 연루된 만큼 조용히 사건을 끝내려 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조언으로
시작됐다?

최 목사는 김 여사를 여러 번 만났다. 지난 2022년 1월부터 카카오톡 메신저 등을 통해 김 여사에게 극단적인 정치적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하면서 신뢰를 쌓았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행사와 신라호텔 영빈관서 열린 와인 만찬에도 초청됐을 만큼 돈독해졌다.

최 목사는 취임식 40여일 뒤 윤 대통령의 당선 축하 인사를 위해 김 여사를 찾았다. 같은 해 9월13일에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찾아 그를 만났다. 앞서 김 여사는 한남동 대통령 관저가 준비되지 않아 윤 대통령과 자택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서 용산 대통령실로 출퇴근했다.

그는 주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서 업무를 처리하거나 사람을 만났다고 한다.

당시 최 목사는 소형 카메라가 내장된 손목시계를 차고 있었다. 최 목사는 해당 시계로 김 여사와의 미팅을 촬영했다. 대통령실 경호처 소속 경호원들은 최 목사에 대한 보안검색을 진행했으나 최 목사의 손목시계를 풀도록 하지는 않았다.

최 목사는 총 5차례 김 여사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다. 두 번은 300만원 상당의 디올백과 샤넬 명품이었고, 나머지 세 번은 자신이 쓴 책과 5만~6만원 상당의 술, 비싸지 않은 일반 의류였다.

김 여사는 같은 해 6월에는 직접, 9월에는 최측근인 비서를 시켜 최 목사와 면담 약속을 잡았고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서 그를 만나 명품을 선물받았다.

최 목사는 지난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년4개월 간 총 10차례가량 김 여사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이 중 딱 두 번만 면담이 이뤄졌다.

최 목사가 전달했던 디올백은 ‘김건희 7시간 녹취록’ 폭로 당사자인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로부터 건네졌다. 또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지난해 6월과 9월 두 차례 건네줬던 명품들과 두 번째 만남을 촬영했던 손목시계 카메라 등의 출처도 이 기자였다.

이 기자는 “목사님이 김 여사를 자주 만나서(취재를 위해) 그 사람 행보를 좀 알고 싶었다”며 “최 목사가 김 여사와 더 친해지게 만들기 위해 해당 물품을 건넨 것”이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윤 대통령이 당선되던 지난해 3월, 같은 진보진영서 활동하며 김 여사와 사적인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 기자에게는 <서울의 소리> 관계자를 통해 내가 먼저 연락했다. 처음에는 김 여사와 이 기자가 만나 화해하게 하려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중앙지검, 수사팀 꾸린 지 1년여 만에 면죄부
수심위 기소 권고 안 받아들여…이례적 사례

김 여사에게 선물을 전달하려던 건 최 목사만이 아니다. 최 목사가 김 여사를 접견한 날 쇼핑백을 준비한 인물 3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김 여사를 보좌하는 대통령실 관계자로 알려졌다.

최 목사는 “행정관이 두꺼워 보이는 문건이 담긴 바구니를 갖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해당 문건이 대통령실 문서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검증이 필요하다”며 “해당 문건이 정말 대통령실 문서라면 중차대한 정책과 현안들이 김 여사에게도 보고되고 있다는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서울중앙지검은 팀을 꾸리고 1년 가까이 수사를 이어갔다. 결과는 사실상 성역 봐주기였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달 26일 수사팀의 결론을 심우정 검찰총장에게 보고했다.

검찰이 김 여사에게 디올백을 준 최 목사를 수사심의위원회(이하 수심위)의 권고와 달리 불기소 처리한 것은 최 목사가 언급한 민원이 윤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의 민원이 김 여사에게 전달되지 않거나, 김 여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만큼 청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 수심위에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15대 0 만장일치로 불기소 권고했고, 최 목사 수심위는 7대 8로 기소를 권고했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수심위가 내린 최 목사 기소 권고 결정 역시 직무 연관성을 인정한 결과라기보다는 ‘법원 판단을 받아보자’는 쪽에 가깝다고 봤다.

수심위 상황을 잘 아는 검찰 관계자는 “위원 중에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수심위서 최 목사의 검찰 진술과 외부 발언이 다른 점 등을 근거로 최 목사의 청탁 주장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최 목사 측은 “이 사안의 본질은 부정청탁이 아니라 금품수수”라고 맞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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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위에선 청탁금지법 해석도 쟁점이 됐다. 청탁금지법 8조4항은 공직자 등의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금품 등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반면, 8조 5항에서는 ‘직무 관련성’에 대한 별다른 규정 없이 공직자나 배우자에게 수수 금지 금품을 제공해선 안 된다고만 정하고 있다.

이에 “금품을 건넨 최 목사는 직무 관련성이 없어도 기소를 할 수 있다”는 의견과 “김 여사와 마찬가지로 직무 관련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했다고 한다.

사건의 주요 쟁점 사안이었던 ▲지인의 국립묘지 안장 청탁 ▲디올백 진위 여부 등에 관해서는 명확한 결론이 서지 않았다.

최 목사는 지난 5월13일과 31일 검찰 조사서 김 여사에게 전달한 물품들이 선물이란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 목사는 갑자기 “청탁이었다”고 입장을 뒤집었다. 지난달 24일 최 목사 수심위서도 “왜 말을 바꿨나”라는 질의가 집중적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 목사 측은 “검찰 유도 신문에 소극적으로 대답했던 것”이라는 취지로 응답했다고 한다.

최 목사는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을 국립묘지에 안장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김 여사에게 했다고 주장했다가 수사 도중 입장을 바꿨다. 최 목사는 지난 5월31일 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측에 청탁을 전달한 뒤 실제로 대통령실 직원에게 연락이 와 보훈처 직원 연락처를 전달해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김 여사의 최측근인 유경옥 행정관이 김 여사를 보좌하는 조연경 과장(행정관)에게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 “여사님께는 아직 말씀드리지 않았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검찰 조사 과정서 드러났다.

봐주기?
자초하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직접 말한 게 아니고 유 행정관에게 말한 것”이라며 “혼동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행정관들을 통해 김 여사한테 전달됐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김 여사 측은 검찰 조사서 “행정관들이 김 여사한테 보고한 적이 없다”며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직접 말하지 않았다면 청탁이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말을 바꾼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목사 측은 김 여사 측이 검찰에 제출한 디올백은 ‘가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김 여사가 가방을 유 행정관에게 줬고, 이미 현금화했다”며 “‘국가기록물’로 창고에 보관 중이라고 해 놓고 공개 못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가방에 각인된 제조 연월, 공장번호, 기포 모양 개수, 바느질 검증 등을 통해 최 목사 측이 건넨 가방과 동일한 가방이라고 판단했다.

김 여사 측은 디올백이 국가에 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중앙지검 수사팀에 전달했다. 이는 소유권을 포기하고 환부받지 않겠다는 의사로 해석된다. 김 여사 측은 의견서에 “소유권을 포기한다” 등 명시적인 내용을 담진 않았지만, 불기소 처분 및 환부를 앞둔 상황서 굳이 검찰에 의견을 밝힌 것은 부차적 논란을 피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이는 지난 1월 대통령실이 밝힌 입장과 상반된다. 당시 대통령실은 “대통령 부부에게 접수되는 선물은 대통령 개인이 수취하는 게 아니라 관련 규정에 따라 국가에 귀속·관리, 보관된다”며 디올백을 대통령기록물로 취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검찰 역시 디올백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통령기록물법에는 직무와 관련해 외국인에게 받은 선물을 대통령 선물로 규정하고 대통령기록물로 간주한다. 하지만 검찰은 최 목사의 선물은 김 여사를 만나기 위한 목적이었을 뿐 윤 대통령의 직무와는 무관해 혐의가 없다고 본 것이다.

양측 수차례 진술 번복…신빙성 치명타
대통령기록물이라던 디올백 소유권 포기

김 여사 측도 해명이 달랐던 건 마찬가지다. 디올백 보관의 경우 처음에는 “포장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고 했지만 이후 “포장을 풀어 보긴 했으나 반환하기 위해 그대로 다시 포장해 갖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여사 측은 “단순히 포장박스 겉면의 리본을 풀었다가 다시 묶었던 정도”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사건을 마무리했어도 이를 불복하는 법적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김 여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한 <서울의 소리> 측은 김 여사에게 무혐의 처분이 내려질 경우 항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검찰이 불기소한 사건이라도 항고와 재항고, 재정신청 등의 불복 절차들이 있다.

또 수사 과정서 숱한 논란을 야기한 점에서 야권이 김 여사 의혹 관련 특별검사(특검)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법조계에서는 심 총장이 검찰 수사팀의 의견을 수용해 김 여사와 최 목사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결정하면서 수심위 절차 등을 무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은 앞서 15차례 열린 수심위 가운데 11차례는 권고 의견을 받아들였지만 4차례는 따르지 않은 바 있다. 4차례 모두 수심위의 불기소 권고를 기소로 강행한 경우였다. 반면 수심위서 기소를 권고했을 때 수사팀이 불기소 처분을 강행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럴 거면 수심위가 왜 있냐는 비판이 많다. 검찰 내부서도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며 “심 총장도 긴 시간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다. 부담감이 상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디올백 사건을 자신의 임기 내에 끝냈어야 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전 총장은 고발 6개월 만인 지난 5월에야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했다. 하지만 수사팀 구성 후 열흘 만에 송경호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한 수사 지휘부가 대거 교체됐다.

새로 부임한 이 지검장이 이끈 전담수사팀이 지난 7월 김 여사를 비공개로 대면 조사해 논란이 일었고, 이 지검장이 이 전 총장에게 사후 보고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총장 패싱’ 논란도 일었다.

예상대로
묻히나?

이 전 총장은 “공정성을 제고하겠다”며 임기 말 디올백 사건 처분을 앞두고 김 여사에 대해 수심위를 직권으로 소집했다. 당시 최 목사에 대해선 별도로 소집하지 않았다. 이후 최 목사의 수심위 소집 요청이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에 의해 받아들여지면서 사건 처분 시기는 더욱 늦어졌다.

<hounder@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최재영 목사 공직선거법 위반?

지난 총선 당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경찰에 출석한 최재영 목사가 “권력지향적인 수사기관이 지난 대선서 발생한 윤석열 대통령의 선거중립법 위반 사건은 외면하고 나만 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지난달 27일 경기남부경찰청에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서 민생토론회를 개최하고 선심성 공약을 남발했으며, 초접전 지역이나 자당이 불리한 지역만 골라 다니는 등 선거중립법을 위반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최 목사는 “이 사건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고발됐는데 공수처는 검찰로 이첩하고, 검찰은 다시 서울경찰청 마포경찰서로 이첩하면서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반면 내가 경기 여주와 양평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유세 차량에 올라 단 몇 분, 몇 마디 지원유세 연설을 한 건 집요하게 고발하고 있다”며 “이것은 권력 지향적인 검찰과 경찰의 사례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자신을 기소해야 한다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결과를 묻는 질문에 “수심위는 나의 부정청탁금지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기소해야 한다는 권고사안을 냈지만, 정작 검찰이나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보강수사나 조사 방법은 아무 말이 없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 디올백 사건을 인지하고 있고, 국민의 눈높이는 부정부패로 보고 있다”며 “(사건을 맡고 있는)검찰과 국민권익위원회 역시 국민 눈높이 수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이날 지난 총선 당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출석했다.

제22대 총선 선거운동 기간 동안 여주·양평 지역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최재관 전 지역위원장을 위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당시 최 전 위원장의 유세차에 올라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 목사는 미국 국적자로, 공직선거법 제60조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거나 체류 자격 취득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외국인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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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