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단지 뗀’ 여중생 검찰 송치 용인동부경찰서 파장

뒤늦게 논란 일자 보완수사 지시
과거 법원 유사 판례 살펴보니…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소재의 아파트 내 엘리베이터에 붙어 있는 전단지를 뗀 혐의로 여중생 A양과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B씨가 검찰에 송치됐다는 소식이 뒤늦게 전해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달 8일, A양은 용인동부경찰서로부터 ‘재물손괴죄로 검찰에 송치됐가 결정됐다’는 수사결과통지서를 받았다. 이에 A양 모친이 용인동부서에 “검찰에 송치하려면 험의가 있어서 올린 거 아니냐?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묻고 싶다”며 문의했다.

용인동부서 담당 형사는 “A씨의 행위에 위법성 조각 사유 같은 건 없고, 혐의가 명백해 송치를 결정했다”며 “행동 자체가 형법서 규정하는 재물손괴죄에 해당하며 촉법소년이므로 자기 행동에 책임져야 하는 나이가 맞다”고 답했다.

모친은 해당 전단지가 불법적으로 부착됐으며, 일주일에 3만3000원을 지불하고 붙일 수 있는 게시판이 따로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일 경기남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에 거주 중인 A양은 지난 5월,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가 거울을 보는 과정서 붙어 있던 전단지를 뜯어낸 혐의(재물손괴죄)로 입건됐다. 이날 용인동부서는 A양과 B 소장 외에도 다른 60대 아파트 주민 C씨도 함께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용인동부서는 지난 2022년 평택지방법원의 공동주택관리법 판례를 참고해 A양이 비인가 전단지를 뜯어낸 행위가 재물손괴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A양 측은 해당 사실을 국민신문고 등에 이의를 제기했다.

모친에 따르면 현재 중학교 3학년인 A양은 고등학교 입시를 중인 데다 사춘기라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또 해당 사연이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알려지고 다수의 매체를 통해 보도되면서 용인동부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엔 “어디 전단지 무서워서 살겠냐?” “경찰서 앞에서 쓰레기 주으면 점유물이탈죄인가요?” “여기가 그 유명한, 어떤 스티커를 아무데나 붙여도 보호해준다는 그곳인가요?” “불법 전단지 붙이는 알바 알아보고 있어요” 등 항의성 글들이 폭주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상급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은 추가로 고려할 사항이 있다고 판단해 검찰과 협의 후 보완수사를 결정했다.

일부 항의글엔 ‘용인동부경찰서장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많은 소중한 의견 중 이 게시글에 답변을 드린다. 언론 보도와 관련해 많은 분들에게 걱정을 끼친 점 서장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린다”며 “해당 사건 게시물의 불법성 여부 등 여러 논란을 떠나서 결과적으로 좀 더 세심한 경찰 행정이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서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는 댓글이 달렸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관심과 질타를 토대로 더욱 따뜻한 용인동부경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추가됐다.

단, 해당 댓글을 단 주체가 용인동부경찰서장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과거 공동주택의 불법 부착 전단지 및 광고물을 떼거나 훼손했던 유사 사건서 사법부의 유·무죄 판단은 사례마다 다소 엇갈렸다.

지난해 11월24일에 확정된 아파트단지 내 재물손괴죄(현수막 제거) 재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아파트단지 안에 걸려 있던 현수막을 제거해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서울 동대문구 모 아파트 전 관리사무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전 관리소장은 2022년 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설치한 건설사 명의의 명절 인사 현수막, 승강기 앞에 설치한 리모델링사업추진 주민설문조사에서 회수함, 리모델링사업 홍보 게시물을 임의로 철거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관리주체의 동의를 얻지 않고 설치된 현수막과 게시물을 제거하도록 한 아파트 관리규정에 따른 정당행위로 회수함 철거는 입대의 회장 지시에 따른 것으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관리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입주자 등이 공동주택에 광고물·표지물을 부착하려는 경우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과 ‘광고물, 선전물 등을 지정되지 않은 장소에 붙이거나 미관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 관리주체가 부동의해야 한다’고 정한 아파트 관리규약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아파트의 광고 및 홍보물 관리규정이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홍보물 관리규정에 따르면 ‘관리주체의 인장으로 동의를 받지 않고 게시된 현수막과 승강기 내·외부에 부착하는 광고 및 홍보물을 발견하는 경우 관리주체는 즉시 제거해야 한다’고 규정돼있었다.

A양이 떼어낸 전단지는 ‘OO을 사랑하는 모임, OO아파트 발전협의회’서 제작됐으며, 아파트 하자 및 보수 신청을 받는 아파트 내 사조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내 주민 자치 조직이 하자 보수에 대한 주민 의견을 모으기 위해 부착한 것으로, 관리사무소로부터 게재 인가를 받지는 않은 이른바 ‘비인가 전단지’로 파악됐다.

해당 자치 조직은 아파트 하자 보수 범위를 둘러싸고 입대의 및 관리사무소와 갈등을 빚어왔으며 이에 따라 전단지에 관리사무소의 인가 도장도 찍혀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의 무죄 판결 사례처럼 엘리베이터 안에 붙어 있던 전단지가 관리주체의 인가없이 부착된 것으로 확인된 이상, 경찰의 보완수사 후 다른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유사 사례가 유죄로 인정된 판단도 존재했다. 다만, 단순한 전단지가 아닌 현수막이었고 효용가치를 떨어뜨려 재물을 손괴한 부분이 유·무죄 판결을 갈랐다.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은 남양주시 소재의 한 아파트의 관리규약 개정안 서명 내용의 현수막을 제거하도록 지시한 소장과 커터칼로 현수막을 자른 관리 직원에 대한 재물손괴죄를 인정해 각각 벌금 30만원, 2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아파트 관리규약에 따라 불법적으로 설치된 현수막을 적법하게 철거했으므로 정당행위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설령 현수막이 관리규약을 위반해 설치됐다고 하더라도 관리사무소나 소속 직원이 이를 철거한 적법한 권한이 있다고 볼 법률상 또는 규약상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봤다. 또 이들이 현수막을 단순히 제거한 것이 아닌, 커터칼로 찢어 효용을 완전히 훼손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효용가치를 떨어뜨려 재물을 손괴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서울 송파구 아파트 재건축 추진 현수막을 제거한 입대의 회장과 소장에게 각각 벌금 30만원 및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입대의 의결을 거쳤어도 적법하지 않고 관리주체에 동의받지 않은 현수막의 철거 권한이 있지 않다는 게 판단의 요지였다.

그러면서 관리주체가 현수막 자진 철거를 청구하거나 민사소송을 제기해 강제집행으로 구제받는 등의 법적 절차를 통해 업무를 수행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공동주택관리법령에 광고물 등의 게시를 할 때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은 있어도 동의받지 않은 광고물 등을 관리주체나 입대의가 철거할 수 있다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석한 셈이다. 관리주체에게 광고물 등에 대한 게시 동의 권한은 있어도 동의받지 않은 광고물 등을 함부로 철거할 권한까지는 없다는 의미다.

이번 사례도 비록 A양이 거울을 보는 데 불편을 야기했다고 하더라도 직접 떼지 말고 관리사무소를 통해 부착 업체에 연락해 자진 철거하도록 조치했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선 아파트 관리규정에 따라 불법 전단지는 제거 대상으로 관리소장이나 입주민이 이를 제거하는 행위는 권리행사의 일환이고 재물손괴죄의 구성요건 미충족, 불법 전단지의 제거라는 정당한 목적을 갖고 있었으며, 공공의 이익을 고려한 행위(위법성 조각 사유) 등이 용인동부서에서 참작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아파트 내 불법 전단지 떼는 게)굳이 검찰 송치까지 가야 할 일인가 싶다. 경찰서 모든 정황을 검토해서 합리적으로 판단했어야 할 문제였는데, 그 정도의 융통성도 없이 최일선서 국민들의 질서 유지와 안녕을 위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은 “경찰서 고발장이 들어온 이상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면 이것도 업무태만, 직무유기라면서 담당 경찰관을 물고 늘어졌을 게 뻔한데, 경찰도 나름대로 머리를 굴린 거 아니겠느냐”며 경찰 판단에 힘을 싣기도 했다.

주거침입 여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형법 제319조(주거침입, 퇴거불응)는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주거침입의 성립 여부는 거주자가 아닌 외부인이 공동주택의 공용 부분에 출입한 것이 일반 공중의 출입 허용 공간이 아닌 필수적 부분으로 외부인의 출입 목적 및 경위, 출입의 태양 및 출입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거의 평온 상태를 침해했는지’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아파트는 외부와의 경계 지점인 경비실(차량 출입문)을 기준으로 단지 전체를 공동생활 공간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외부인의 허락 없이 단지 내부로 들어와 주거자나 관리인의 평온을 침해할 경우, 건조물침입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될 수 있다. 문제는 위법성의 조각 사유가 있는지의 여부 정도가 된다.

핵심은 공동현관의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출입이 가능하고 거주자나 관리자의 승낙없이 출입을 시도했느냐는 부분인데 이는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자치 조직이 아파트 내 사조직인 만큼 외부인이 아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치 조직에 대한 광고물 무단부착의 경범죄 처벌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9호(광고물 무단부착 등)는 다른 사람 또는 단체의 집이나 아파트 현관문, 그 밖의 인공구조물과 자동차 등에 함부로 광고물 등을 붙이거나 글씨·그림을 그리거나 새기는 행위 등을 한 사람 또는 공공장소서 광고물 등을 함부로 뿌린 사람에 대해 불법 부착물 부착죄로 처벌하고 있다.

이 경우 적발 시 5만원의 범칙금이 발생하며 범칙금은 부착한 당사자가 아닌 부착을 지시한 사람(또는 단체)에게 부과된다.

법조계에선 일반적으로 상업 목적의 전단지일 경우 전단지 소유자는 불법 전단지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이를 수거하거나 떼어내 효용가치가 상실되더라도 재물손괴죄가 성립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논란은 더 있다.

전단지를 떼냈던 A양이 어떻게 특정돼 고소됐느냐 하는 부분이다. 아파트 규약상 엘리베이터 내, 지하주차장 내에 설치돼있는 CCTV 영상은 경찰을 대동하지 않는 이상 확인이 불가하다. 그런데도 전단지 부착 업체서 CCTV 촬영 영상으로 여중생임을 확인했고 특정해 재물손괴지로 고소한 것인데 이는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다분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때 관리사무소에선 비인가 전단지 부착을 문제삼았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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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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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