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윤석열정부의 깜냥 인사

윤석열정부 들어 장관급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지난 7월,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후 지난 26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파행으로 끝난 가운데 김 후보자에 대해 ‘윤석열정권 최악의 구제 불능 인사’로 규정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그의 자진 사퇴와 윤석열 대통령의 지명 취소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 후보자는 고용노동부 장관 인사청문회서 “일제강점기 선조들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석열정권 들어 최악의 인사 참사, 최악의 구제 불능 반국가 인사를 뽑자면 김 후보자가 꼽힐 것”이라며 비판했다.

나아가 김문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해 “경악스럽고 분노가 치밀 수밖에 없는 장면의 연속”이라며 “현재까지 계속되는 김 후보자의 반민주주의, 반국민, 반국가, 극우 친일 뉴라이트 본색에 극한 망언들”이라고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렇듯 과연 김 후보자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서 최적화된 인물인지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나선 김문수의 과거 발언들은 사회적으로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김문수의 과거 발언 중에는 고전 소설 <춘향전>에 대해 “변사또가 춘향이 따먹으려는 이야기”라며 성희롱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2018년 5월31일 서울시장 선거 유세 자리에서는 ‘세월호 참사’ 추모를 두고 죽음의 굿판이라고 발언해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기도 했다. 그보다 더했던 논란은 앞서 2011년, 경기도지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119 갑질의 대명사로 불리는 “도지삽니다”라는 어록도 유명하다.

그해 12월19일, 김문수는 병문안 차원서 남양주시의 한 요양병원을 찾아 119에 전화를 걸면서 촌극이 벌어졌다. 사건 명칭이 아닌 “도지삽니다”인 이유는, 당시 이 사건을 그가 소방관에게 전화하는 태도가 갑질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고, 그 상징성 발언이 바로 “도지삽니다”였기 때문이다.

해당 논란 이후 김문수는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개선을 요구했고, 소방본부는 소방관들의 징계성 인사를 조치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 사실이 알려지자, 김문수에 대한 여론이 크게 악화됐다.

상황 수습을 위해 김문수는 격려 차원에서 남양주소방서를 직접 방문했으며, 소방본부에 전보 조처를 철회하라고 지시하면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당시 지자체장 중에서 가장 성과가 우수했고 일을 열심히 해 온 것으로 유명했던 김문수의 정치생명을 한방에 끝장내 버린 사건으로서 반대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자주 회자되는 사안으로 남아 있다.


장난 전화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도 자신의 권위만 내세우고 본인의 잘못임에도 소방관 잘못이라는 모습, 지극히 적반하장의 자존심 때문에 징계 내리는 패악질에 국민들의 눈에는 좋게 보일 리가 없었다. 전화상으로 신분을 알 수 없어 장난 전화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이것이 소방관의 잘못이면 아무나 119에 전화해 ‘나 도지사인데 관등성명 대라’고 하면 다 관등성명을 해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사회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었다. 애초에 112, 119 등 긴급 전화는 1분, 1초에 생명의 경각이 달려 있는 만큼 이 같은 행동은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었다.

김문수는 정치에 입문해 철새 정치인의 행보를 이어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2년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 때 “박근혜는 불통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세게 비판했다.

5·16 쿠데타에 대한 박근혜의 애매모호한 태도도 딴지를 걸었는데, 이때쯤 만난 김영삼 전 대통령(YS)과의 담화에서 당시 YS가 “박근혜는 칠푼이”라는 예언에 가까운 명언을 남겼다. 실제로 김문수의 정치 입문에는 YS의 도움이 컸다.

하지만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당권이 친박(친 박근혜) 세력에 넘어가자, 태도가 다소 바뀌어 지난 2014년 12월2일 서강대 강연에선 이전과는 대조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됐다.

그는 강연서 “박 대통령이 여러분 동문 아니냐. 박정희의 딸이라고 동문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나 같으면 당연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창피하냐?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으며 이후로도 친박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환심을 사려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그랬던 그가 1년 후인 2015년 10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우리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그리고 대한민국도 박근혜 대통령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은 아베를 중심으로, 중국은 시진핑을 중심으로, 심지어는 북한 같은 경우도 김정은을 중심으로 뭉쳐야 그 나라가 살아 나간다”고 말했다.

국가와 국민이 단결해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의도였겠지만 일부에서 ‘전체주의를 옹호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뿐만 아니다. 김문수는 2016년 20대 총선서 수성구갑에 출마했는데, 경쟁자였던 더불어민주당의 김부겸 후보에게 여론 조사상 계속 지는 결과가 나오자, 운동권 시절에 자신을 괴롭혔던 당사자인 전두환이 참가한 동창 체육대회까지 가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함께 사진을 찍는 돌발적 장면을 연출했다.

이 타이밍이 어찌나 뜬금없었는지 그 전두환마저도 제법 당황스러운 눈치를 보였을 정도였다.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에서 비롯된 행보였겠으나, 문제는 실패할 것이 너무 뻔해서 웬만한 사람들에게도 비호감으로 보일 잘못된 행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모 지역 신문에선 존경하는 대통령을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지율이 계속 오르지 않고 오히려 떨어지자, 선거를 며칠 앞두고선 급했는지 석고대죄하면서 “부디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주십시오”라고 친박 지지층을 노린 퍼포먼스까지 선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당연히 진보 진영에서는 ‘운동권 거물’로 손꼽히던 인물이 자기 한 몸 살겠다고 진영 전향도 모자라 아예 뒤통수를 쳤다면서 냉소하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그나마 전향해서 잘나가기라도 했으면 모를까, 더 비참한 것은 친박에서도 김문수는 진짜로 버리는 카드였던지 그의 캠프서 선거 기간 동안 지원 유세를 요청했는데 무시당했다는 비극적인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제일 뼈아팠던 건 “대통령 지켜달라기에 주민들은 안 지키실 거 같아서 김부겸 후보한테 투표했습니다”라는 일부 지역민들의 목소리였다. 그야말로 참담한 결과였다.

2016년 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직후엔 박근혜 탄핵에 대해 비박(비 박근혜)계 의원들이 논의하는 자리인 비상시국위원회에 참가했다.

그런데 당시의 김문수는 엄청난 격차로 총선서 참패하는 바람에 지자체장도, 국회의원도 아닌 보통 야인 정치인이었고, 당내서도 기반을 크게 상실해 사실상 정치생명의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던 시절이었던 터라 ‘왜 저 김문수가 저기 있어?’라며 의아해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이후 비상시국위원회 구성원 대부분이 바른정당으로 빠져나가는 와중에도 자유한국당에 잔류했는데, 2017년 새해가 되자 자신의 신념과 양심을 이유로 오히려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하는 등 상반된 행동을 보였다.

물론 비상시국위원 중 나경원·심재철·권영진·김기현·김현아 의원처럼 탄핵에 찬성하면서 자유한국당에 잔류했거나, 장제원·권성동 의원 및 김성태 전 의원 등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예도 있었지만, 이들은 최소한 탄핵 문제에 있어선 태도를 뒤집지 않았다.


어지러운 세상에서는 ‘깜냥이 안 되는’ 인사들이 판을 치게 마련이다. 지식과 경험이 짧고 오만과 편견으로 가득 찬 이들은 목소리도 높아진다. 스스로 증명하지도 못하고 상대방의 논리적 비판에 조금의 대응 논리도 제시하지 못하는 정책을 꿋꿋이 밀고 나가는 것을 소신으로 여기기도 한다.

이는 지식과 경험의 결핍, 이를 감추려는 얄팍한 자존심과 부도덕함이 복잡하게 얽힌 무지와 오만의 산물이다.

적어도 장관 후보자라면 지식과 경험, 도덕성, 인간 이성의 한계에 대한 성찰 등은 기본이다. 즉 국무위원 깜냥이 되기 위해서는 사물에 대한 관찰과 사고의 반복 과정에서 얻어지는 지식과 경험을 축적해야 함은 물론, 인간애라는 도덕성, 인간이라는 존재의 무지를 깨닫는 겸손을 두루 갖춰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 후보자가 그에 걸맞은 깜냥인지를 숙고해야 하고 사려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인사는 만사다. 인사가 원만하게 이뤄져 사람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된다면 사회는 융성해지고 인사를 둘러싼 잡음도 없을 것이다.

흔히 ‘깜’은 흔히 ‘깜냥’이라고도 표현하며 어떤 직책이든지 그에 걸맞은 자격이나 조건을 갖춘 사람이 맡아야 온당하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김문수가 온당한 인사인지 윤정부의 깜냥 인사를 기대해 본다.


김명삼 대기자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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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