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윤석열정부의 깜냥 인사

윤석열정부 들어 장관급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지난 7월,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후 지난 26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파행으로 끝난 가운데 김 후보자에 대해 ‘윤석열정권 최악의 구제 불능 인사’로 규정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그의 자진 사퇴와 윤석열 대통령의 지명 취소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 후보자는 고용노동부 장관 인사청문회서 “일제강점기 선조들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석열정권 들어 최악의 인사 참사, 최악의 구제 불능 반국가 인사를 뽑자면 김 후보자가 꼽힐 것”이라며 비판했다.

나아가 김문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해 “경악스럽고 분노가 치밀 수밖에 없는 장면의 연속”이라며 “현재까지 계속되는 김 후보자의 반민주주의, 반국민, 반국가, 극우 친일 뉴라이트 본색에 극한 망언들”이라고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렇듯 과연 김 후보자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서 최적화된 인물인지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나선 김문수의 과거 발언들은 사회적으로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김문수의 과거 발언 중에는 고전 소설 <춘향전>에 대해 “변사또가 춘향이 따먹으려는 이야기”라며 성희롱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2018년 5월31일 서울시장 선거 유세 자리에서는 ‘세월호 참사’ 추모를 두고 죽음의 굿판이라고 발언해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기도 했다. 그보다 더했던 논란은 앞서 2011년, 경기도지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119 갑질의 대명사로 불리는 “도지삽니다”라는 어록도 유명하다.

그해 12월19일, 김문수는 병문안 차원서 남양주시의 한 요양병원을 찾아 119에 전화를 걸면서 촌극이 벌어졌다. 사건 명칭이 아닌 “도지삽니다”인 이유는, 당시 이 사건을 그가 소방관에게 전화하는 태도가 갑질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고, 그 상징성 발언이 바로 “도지삽니다”였기 때문이다.

해당 논란 이후 김문수는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개선을 요구했고, 소방본부는 소방관들의 징계성 인사를 조치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 사실이 알려지자, 김문수에 대한 여론이 크게 악화됐다.

상황 수습을 위해 김문수는 격려 차원에서 남양주소방서를 직접 방문했으며, 소방본부에 전보 조처를 철회하라고 지시하면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당시 지자체장 중에서 가장 성과가 우수했고 일을 열심히 해 온 것으로 유명했던 김문수의 정치생명을 한방에 끝장내 버린 사건으로서 반대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자주 회자되는 사안으로 남아 있다.


장난 전화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도 자신의 권위만 내세우고 본인의 잘못임에도 소방관 잘못이라는 모습, 지극히 적반하장의 자존심 때문에 징계 내리는 패악질에 국민들의 눈에는 좋게 보일 리가 없었다. 전화상으로 신분을 알 수 없어 장난 전화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이것이 소방관의 잘못이면 아무나 119에 전화해 ‘나 도지사인데 관등성명 대라’고 하면 다 관등성명을 해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사회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었다. 애초에 112, 119 등 긴급 전화는 1분, 1초에 생명의 경각이 달려 있는 만큼 이 같은 행동은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었다.

김문수는 정치에 입문해 철새 정치인의 행보를 이어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2년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 때 “박근혜는 불통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세게 비판했다.

5·16 쿠데타에 대한 박근혜의 애매모호한 태도도 딴지를 걸었는데, 이때쯤 만난 김영삼 전 대통령(YS)과의 담화에서 당시 YS가 “박근혜는 칠푼이”라는 예언에 가까운 명언을 남겼다. 실제로 김문수의 정치 입문에는 YS의 도움이 컸다.

하지만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당권이 친박(친 박근혜) 세력에 넘어가자, 태도가 다소 바뀌어 지난 2014년 12월2일 서강대 강연에선 이전과는 대조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됐다.

그는 강연서 “박 대통령이 여러분 동문 아니냐. 박정희의 딸이라고 동문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나 같으면 당연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창피하냐?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으며 이후로도 친박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환심을 사려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그랬던 그가 1년 후인 2015년 10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우리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그리고 대한민국도 박근혜 대통령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은 아베를 중심으로, 중국은 시진핑을 중심으로, 심지어는 북한 같은 경우도 김정은을 중심으로 뭉쳐야 그 나라가 살아 나간다”고 말했다.

국가와 국민이 단결해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의도였겠지만 일부에서 ‘전체주의를 옹호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뿐만 아니다. 김문수는 2016년 20대 총선서 수성구갑에 출마했는데, 경쟁자였던 더불어민주당의 김부겸 후보에게 여론 조사상 계속 지는 결과가 나오자, 운동권 시절에 자신을 괴롭혔던 당사자인 전두환이 참가한 동창 체육대회까지 가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함께 사진을 찍는 돌발적 장면을 연출했다.

이 타이밍이 어찌나 뜬금없었는지 그 전두환마저도 제법 당황스러운 눈치를 보였을 정도였다.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에서 비롯된 행보였겠으나, 문제는 실패할 것이 너무 뻔해서 웬만한 사람들에게도 비호감으로 보일 잘못된 행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모 지역 신문에선 존경하는 대통령을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지율이 계속 오르지 않고 오히려 떨어지자, 선거를 며칠 앞두고선 급했는지 석고대죄하면서 “부디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주십시오”라고 친박 지지층을 노린 퍼포먼스까지 선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당연히 진보 진영에서는 ‘운동권 거물’로 손꼽히던 인물이 자기 한 몸 살겠다고 진영 전향도 모자라 아예 뒤통수를 쳤다면서 냉소하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그나마 전향해서 잘나가기라도 했으면 모를까, 더 비참한 것은 친박에서도 김문수는 진짜로 버리는 카드였던지 그의 캠프서 선거 기간 동안 지원 유세를 요청했는데 무시당했다는 비극적인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제일 뼈아팠던 건 “대통령 지켜달라기에 주민들은 안 지키실 거 같아서 김부겸 후보한테 투표했습니다”라는 일부 지역민들의 목소리였다. 그야말로 참담한 결과였다.

2016년 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직후엔 박근혜 탄핵에 대해 비박(비 박근혜)계 의원들이 논의하는 자리인 비상시국위원회에 참가했다.

그런데 당시의 김문수는 엄청난 격차로 총선서 참패하는 바람에 지자체장도, 국회의원도 아닌 보통 야인 정치인이었고, 당내서도 기반을 크게 상실해 사실상 정치생명의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던 시절이었던 터라 ‘왜 저 김문수가 저기 있어?’라며 의아해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이후 비상시국위원회 구성원 대부분이 바른정당으로 빠져나가는 와중에도 자유한국당에 잔류했는데, 2017년 새해가 되자 자신의 신념과 양심을 이유로 오히려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하는 등 상반된 행동을 보였다.

물론 비상시국위원 중 나경원·심재철·권영진·김기현·김현아 의원처럼 탄핵에 찬성하면서 자유한국당에 잔류했거나, 장제원·권성동 의원 및 김성태 전 의원 등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예도 있었지만, 이들은 최소한 탄핵 문제에 있어선 태도를 뒤집지 않았다.


어지러운 세상에서는 ‘깜냥이 안 되는’ 인사들이 판을 치게 마련이다. 지식과 경험이 짧고 오만과 편견으로 가득 찬 이들은 목소리도 높아진다. 스스로 증명하지도 못하고 상대방의 논리적 비판에 조금의 대응 논리도 제시하지 못하는 정책을 꿋꿋이 밀고 나가는 것을 소신으로 여기기도 한다.

이는 지식과 경험의 결핍, 이를 감추려는 얄팍한 자존심과 부도덕함이 복잡하게 얽힌 무지와 오만의 산물이다.

적어도 장관 후보자라면 지식과 경험, 도덕성, 인간 이성의 한계에 대한 성찰 등은 기본이다. 즉 국무위원 깜냥이 되기 위해서는 사물에 대한 관찰과 사고의 반복 과정에서 얻어지는 지식과 경험을 축적해야 함은 물론, 인간애라는 도덕성, 인간이라는 존재의 무지를 깨닫는 겸손을 두루 갖춰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 후보자가 그에 걸맞은 깜냥인지를 숙고해야 하고 사려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인사는 만사다. 인사가 원만하게 이뤄져 사람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된다면 사회는 융성해지고 인사를 둘러싼 잡음도 없을 것이다.

흔히 ‘깜’은 흔히 ‘깜냥’이라고도 표현하며 어떤 직책이든지 그에 걸맞은 자격이나 조건을 갖춘 사람이 맡아야 온당하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김문수가 온당한 인사인지 윤정부의 깜냥 인사를 기대해 본다.


김명삼 대기자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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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