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분양시장

올해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짙어지자 주택 수요가 꿈틀대는 모양새다.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면 실수요자의 매수 수요가 살아나는 데다 투자 수요까지 유입돼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반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간 움츠렸던 분양시장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2022년 말 이후 치솟던 금리가 다소 안정화되자 내 집 마련을 서두르려는 움직임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강화 시기가 9월로 2개월 연기된 가운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도 빠르게 하락하면서 지금이 내 집 마련의 기회라는 인식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DSR 강화 
2개월 연기

일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연 2%까지 떨어졌다. 기준금리가 0%대에 불과하던 2021년 상반기에나 볼 수 있었던 금리다. 현재 기준금리가 연 3.5%로 높은 수준인데도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긴축 이전 수준까지 떨어져 올해 안에 기준금리가 낮아질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부동산시장이 상승세로 전환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4만4119건으로, 지난 2021년 10월 4만8796건 이후 최대 물량을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6월 4주(24일) 기준 0.01%p씩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안정적인 곳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상승세를 유지했거나 급격히 하락하지 않은 지역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서울 주택 가격 상승과 거래는 무섭게 상승 중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전세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아직 시장이 회복됐다고 거론할 단계는 아니지만, 적어도 서울의 경우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1~5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1만4810건 중 8939건(60.4%)이 전고점의 80 % 이상 가격에 거래됐다. 거래량도 늘고 있다. 부동산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6833건을 기록하며, 3월(4464건) 이후 2개월 연속 상승세다. 

올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 ↑
집값 상승 연결…주택 수요 꿈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한두 차례 예고했다. 이에 국내서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금리수준전망지수(98)는 전달보다 6p 하락했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기준선 100을 넘는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로 지난달보다 7p 상승하며 기준선을 웃돌았다.

업계는 금리인하가 침체된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했다. 

주담대 금리도 금리인하의 기대감이 선반영돼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주요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고정금리형(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28일 기준 연 2.94 ~5.76%로 나타났다. 이는 5월 초(연 3.48~5.78%)와 비교해 최저 금리가 0.54%p 하락한 수치다.


2021년 3월 이후 약 3년 만에 최저 금리가 2%대를 진입한 것이다.

이달 국민은행, 하나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소폭 인상했지만, 아직까진 금리 하단이 2%대로 유지된 곳이 있어 더 오르기 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업계 전문가들은 주택 매수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매매 거래량
상승세 전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올해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서 주담대 고정금리도 하락하면서 ‘지금이 내 집 마련 기회’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출한도를 조이는 스트레스 DSR 2단계가 당초 7월서 2개월 뒤인 9월로 미뤄진 점도 내 집 마련을 서두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분양(예정) 중인 수도권 단지.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대우건설은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에 대해 회사 보유분 잔여세대 선착순 분양에 들어갔다. 전용 59㎡와 74㎡는 분양이 완료됐으며, 전용 84㎡ 잔여세대 일부가 남았다. 분양가는 12억7000만~13억8000만원대다.

지하 5층~지상 18층, 10개 동, 전용면적 59~84㎡ 총 771세대 규모다. 1차 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30%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20년 이상 노후주택 비율이 65% 이상인 상도동 일대서 2020년 6월 분양한 상도역 롯데캐슬 이후 3년 만에 분양하는 신규 아파트다.

단지 전체가 남향 위주로 배치돼 조망과 채광을 극대화했다. 단지 내에는 보행녹도를 설치했으며 전용면적 74㎡와 84㎡ 타입은 안방 파우더룸 및 드레스룸이 있다. 전 세대 발코니 무상 확장을 비롯해 침실2 붙박이장, 시스템에어컨, 하이브리드쿡탑, 전기오븐, 식기세척기 등 다양한 옵션을 무상 제공한다.

티하우스서 잔디밭을 보며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그린 파티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테마 놀이터와 물놀이 공간으로 꾸며진 ‘어린이 놀이터’, 소나무와 정원으로 만들어진 휴식 공간 ‘라운지가든’, 초화원과 돌담, 수목 등으로 조성된 ‘스텝가든’ 등이 조성돼있다. 단지 중앙에 위치한 ‘워터가든’에는 석가산과 휴게공간이 설치됐다. 단지 내 구립어린이집이 위치해 있다.

주담대 금리
“막차 탄다”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 2번 출구서 도보로 약 7분 정도 걸린다. 가는 길 좌측에는 종합행정타운이 건설 중이고, 우측에는 상도역권 도시개발 사업 진행 중이다. 강남과 용산, 여의도 등 여러 업무지구에 접근하기 쉬운 편이다. 가장 가까운 역인 7호선 장승배기역을 통해 강남구청역까지 20분대 이동이 가능하다. 또 상도터널과 한강대교, 올림픽대로로 진입이 쉬워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업무지구인 여의도, 용산까지 접근할 수 있다.

단지 바로 인근에 이듬해 상반기에 착공에 들어가 서부선 경전철 신상도역(가칭)이 신설될 예정이다. 인근에 국사봉과 상도근린공원이 있어 쾌적한 환경과 둘레길 산책로가 제공된다.


▲의정부역 파밀리에 1차=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서 주상복합 아파트 ‘의정부역 파밀리에Ⅰ’이 선착순 분양 중이다.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거주 지역과 청약통장 유무, 주택소유 여부에 상관없이 원하는 호수 선택 후 계약이 가능하다.

지하 5층~지상 24층, 전용 84㎡ 단일평형으로 구성된 단지는 전 타입 4Bay로 설계됐다. 2.4m의 천장고, 11자형 주방 및 주방 팬트리 등으로 풍부한 수납공간도 제공한다. 전용 84㎡ 분양가격은 6억원대다. 

발코니 확장 시 거실, 주방 시스템에어컨을 무상 제공한다. 주차장은 편리한 자주식 주차 설계에 이 중 35%는 확장형 주차장으로 조성되며, 전기자동차 전용 주차공간 및 충전설비도 설치된다. 입주는 2025년 3월 예정.

GTX-C 개통 예정인 의정부역까지 도보 3분대에 위치해 개발에 따른 최대 수혜 아파트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GTX-C 노선은 청량리, 삼성, 양재 등 서울 중심권과 강남을 통과하는 노선으로 GTX 노선 중에서도 알짜 노선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통 시 의정부역서 서울 삼성역까지도 20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등 서울로의 접근성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는 의정부의 최중심 입지에 조성되는 만큼 우수한 정주여건을 갖추고 있다. CGV, 대형서점 등 문화생활과 신세계백화점, 로데오거리, 제일시장 등 쇼핑 인프라가 있어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대우건설은 서울 성북구 장위동 일원 장위뉴타운(장위재정비촉진지구) 6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33층, 15개 동 총 1637가구로 구성된다. 이 중 전용면적 59~84㎡ 718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단지 내 어린이집이 있고 반경 450m 거리에 선곡초, 광운초교가 위치해 안전한 통학이 가능하다. 반경 1㎞ 내에 남대문중, 광운중, 광운인공지능고, 석관고 등 학교가 밀집돼있다. 더불어 강북의 대치동이라 불리는 중계동 학원가도 가까이에 있다.

“지금이 내 집 마련 기회다”
“이럴 때일수록 안정적으로”

서울서 3번째로 큰 68만여㎡ 규모 북서울꿈의숲이 가깝고, 공원 내에 조성된 꿈의숲아트센터, 계절수목원 등에서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초안산, 초안산스포츠타운, 영축산근린공원, 중랑천, 우이천 산책로 등 풍부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다. 주변으로 이마트,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CGV, 롯데시네마 등 쇼핑·편의시설이 가깝다.

장위뉴타운은 총 112만7289㎡ 면적에 11개 구역으로 나누어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정비사업이 완료되면 총 2만3000여가구를 품은 대규모 주거타운이 조성될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해단 단지는 지하철 1·6호선 환승역인 석계역 바로 앞에 들어서는 초역세권 단지다. 석계역서 지하철을 이용해 1호선·경의중앙선·경춘선·수인분당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청량리역까지 1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GTX-C·E 노선 교통 호재도 예정돼있다. GTX-C 노선의 경우 경기 양주시 덕정역서 출발해 광운대, 청량리, 삼성역을 지나 경기 수원역을 잇는 노선으로 14개 정거장 모두 일반 지하철로 갈아탈 수 있는 환승역이다. 지난 1월 착공을 시작했으며 2028년 말 개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석계역서 GTX-C 노선 광운대역(예정)까지 1정거장 만에 이동할 수 있다.

GTX-E 노선도 지나갈 예정이다. 인천공항서 출발해 서울 DMC역, 광운대역을 지나 경기 덕소역까지 총 16개역을 지나게 된다. E 노선을 포함한 2기 GTX 사업은 이듬해 상반기 수립할 방침인 ‘5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될 예정이다.

▲해링턴 스퀘어 신흥역= 효성중공업·진흥기업이 경기 성남시 ‘해링턴 스퀘어 신흥역’을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아파트 15개 동 1972세대, 오피스텔 2개동 240실 규모다. 이 중 아파트 전용면적 59~84㎡ 1311세대, 오피스텔 전용면적 26~ 36㎡ 138실이 일반 분양한다.

분양하는 
단지는?

도보권에 성남제일초(그린스마트스쿨 지정)가 있어 안전한 통학이 보장된다. 동광중, 성일중, 성남고, 성일고, 풍생고 등이 가깝다. 인근에 조성된 학원가 이용도 수월하다.

서울 지하철 8호선 신흥역으로의 이동이 바로 가능한 직통 역세권(1단지 선큰 광장 연결)입지를 갖췄다. 8호선을 통해 두 정거장이면 분당선 모란역으로 이동, 분당선으로의 환승도 쉽다. 여기에 지난 3월 말 개통한 GTX-A 노선 성남역 이용도 수월하다. 경충대로, 여수대로를 이용하면 분당·수서간도시고속화도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등의 진입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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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