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분양시장

올해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짙어지자 주택 수요가 꿈틀대는 모양새다.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면 실수요자의 매수 수요가 살아나는 데다 투자 수요까지 유입돼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반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간 움츠렸던 분양시장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2022년 말 이후 치솟던 금리가 다소 안정화되자 내 집 마련을 서두르려는 움직임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강화 시기가 9월로 2개월 연기된 가운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도 빠르게 하락하면서 지금이 내 집 마련의 기회라는 인식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DSR 강화 
2개월 연기

일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연 2%까지 떨어졌다. 기준금리가 0%대에 불과하던 2021년 상반기에나 볼 수 있었던 금리다. 현재 기준금리가 연 3.5%로 높은 수준인데도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긴축 이전 수준까지 떨어져 올해 안에 기준금리가 낮아질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부동산시장이 상승세로 전환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4만4119건으로, 지난 2021년 10월 4만8796건 이후 최대 물량을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6월 4주(24일) 기준 0.01%p씩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안정적인 곳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상승세를 유지했거나 급격히 하락하지 않은 지역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서울 주택 가격 상승과 거래는 무섭게 상승 중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전세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아직 시장이 회복됐다고 거론할 단계는 아니지만, 적어도 서울의 경우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1~5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1만4810건 중 8939건(60.4%)이 전고점의 80 % 이상 가격에 거래됐다. 거래량도 늘고 있다. 부동산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6833건을 기록하며, 3월(4464건) 이후 2개월 연속 상승세다. 

올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 ↑
집값 상승 연결…주택 수요 꿈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한두 차례 예고했다. 이에 국내서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금리수준전망지수(98)는 전달보다 6p 하락했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기준선 100을 넘는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로 지난달보다 7p 상승하며 기준선을 웃돌았다.

업계는 금리인하가 침체된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했다. 

주담대 금리도 금리인하의 기대감이 선반영돼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주요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고정금리형(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28일 기준 연 2.94 ~5.76%로 나타났다. 이는 5월 초(연 3.48~5.78%)와 비교해 최저 금리가 0.54%p 하락한 수치다.


2021년 3월 이후 약 3년 만에 최저 금리가 2%대를 진입한 것이다.

이달 국민은행, 하나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소폭 인상했지만, 아직까진 금리 하단이 2%대로 유지된 곳이 있어 더 오르기 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업계 전문가들은 주택 매수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매매 거래량
상승세 전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올해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서 주담대 고정금리도 하락하면서 ‘지금이 내 집 마련 기회’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출한도를 조이는 스트레스 DSR 2단계가 당초 7월서 2개월 뒤인 9월로 미뤄진 점도 내 집 마련을 서두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분양(예정) 중인 수도권 단지.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대우건설은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에 대해 회사 보유분 잔여세대 선착순 분양에 들어갔다. 전용 59㎡와 74㎡는 분양이 완료됐으며, 전용 84㎡ 잔여세대 일부가 남았다. 분양가는 12억7000만~13억8000만원대다.

지하 5층~지상 18층, 10개 동, 전용면적 59~84㎡ 총 771세대 규모다. 1차 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30%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20년 이상 노후주택 비율이 65% 이상인 상도동 일대서 2020년 6월 분양한 상도역 롯데캐슬 이후 3년 만에 분양하는 신규 아파트다.

단지 전체가 남향 위주로 배치돼 조망과 채광을 극대화했다. 단지 내에는 보행녹도를 설치했으며 전용면적 74㎡와 84㎡ 타입은 안방 파우더룸 및 드레스룸이 있다. 전 세대 발코니 무상 확장을 비롯해 침실2 붙박이장, 시스템에어컨, 하이브리드쿡탑, 전기오븐, 식기세척기 등 다양한 옵션을 무상 제공한다.

티하우스서 잔디밭을 보며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그린 파티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테마 놀이터와 물놀이 공간으로 꾸며진 ‘어린이 놀이터’, 소나무와 정원으로 만들어진 휴식 공간 ‘라운지가든’, 초화원과 돌담, 수목 등으로 조성된 ‘스텝가든’ 등이 조성돼있다. 단지 중앙에 위치한 ‘워터가든’에는 석가산과 휴게공간이 설치됐다. 단지 내 구립어린이집이 위치해 있다.

주담대 금리
“막차 탄다”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 2번 출구서 도보로 약 7분 정도 걸린다. 가는 길 좌측에는 종합행정타운이 건설 중이고, 우측에는 상도역권 도시개발 사업 진행 중이다. 강남과 용산, 여의도 등 여러 업무지구에 접근하기 쉬운 편이다. 가장 가까운 역인 7호선 장승배기역을 통해 강남구청역까지 20분대 이동이 가능하다. 또 상도터널과 한강대교, 올림픽대로로 진입이 쉬워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업무지구인 여의도, 용산까지 접근할 수 있다.

단지 바로 인근에 이듬해 상반기에 착공에 들어가 서부선 경전철 신상도역(가칭)이 신설될 예정이다. 인근에 국사봉과 상도근린공원이 있어 쾌적한 환경과 둘레길 산책로가 제공된다.


▲의정부역 파밀리에 1차=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서 주상복합 아파트 ‘의정부역 파밀리에Ⅰ’이 선착순 분양 중이다.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거주 지역과 청약통장 유무, 주택소유 여부에 상관없이 원하는 호수 선택 후 계약이 가능하다.

지하 5층~지상 24층, 전용 84㎡ 단일평형으로 구성된 단지는 전 타입 4Bay로 설계됐다. 2.4m의 천장고, 11자형 주방 및 주방 팬트리 등으로 풍부한 수납공간도 제공한다. 전용 84㎡ 분양가격은 6억원대다. 

발코니 확장 시 거실, 주방 시스템에어컨을 무상 제공한다. 주차장은 편리한 자주식 주차 설계에 이 중 35%는 확장형 주차장으로 조성되며, 전기자동차 전용 주차공간 및 충전설비도 설치된다. 입주는 2025년 3월 예정.

GTX-C 개통 예정인 의정부역까지 도보 3분대에 위치해 개발에 따른 최대 수혜 아파트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GTX-C 노선은 청량리, 삼성, 양재 등 서울 중심권과 강남을 통과하는 노선으로 GTX 노선 중에서도 알짜 노선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통 시 의정부역서 서울 삼성역까지도 20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등 서울로의 접근성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는 의정부의 최중심 입지에 조성되는 만큼 우수한 정주여건을 갖추고 있다. CGV, 대형서점 등 문화생활과 신세계백화점, 로데오거리, 제일시장 등 쇼핑 인프라가 있어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대우건설은 서울 성북구 장위동 일원 장위뉴타운(장위재정비촉진지구) 6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33층, 15개 동 총 1637가구로 구성된다. 이 중 전용면적 59~84㎡ 718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단지 내 어린이집이 있고 반경 450m 거리에 선곡초, 광운초교가 위치해 안전한 통학이 가능하다. 반경 1㎞ 내에 남대문중, 광운중, 광운인공지능고, 석관고 등 학교가 밀집돼있다. 더불어 강북의 대치동이라 불리는 중계동 학원가도 가까이에 있다.

“지금이 내 집 마련 기회다”
“이럴 때일수록 안정적으로”

서울서 3번째로 큰 68만여㎡ 규모 북서울꿈의숲이 가깝고, 공원 내에 조성된 꿈의숲아트센터, 계절수목원 등에서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초안산, 초안산스포츠타운, 영축산근린공원, 중랑천, 우이천 산책로 등 풍부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다. 주변으로 이마트,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CGV, 롯데시네마 등 쇼핑·편의시설이 가깝다.

장위뉴타운은 총 112만7289㎡ 면적에 11개 구역으로 나누어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정비사업이 완료되면 총 2만3000여가구를 품은 대규모 주거타운이 조성될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해단 단지는 지하철 1·6호선 환승역인 석계역 바로 앞에 들어서는 초역세권 단지다. 석계역서 지하철을 이용해 1호선·경의중앙선·경춘선·수인분당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청량리역까지 1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GTX-C·E 노선 교통 호재도 예정돼있다. GTX-C 노선의 경우 경기 양주시 덕정역서 출발해 광운대, 청량리, 삼성역을 지나 경기 수원역을 잇는 노선으로 14개 정거장 모두 일반 지하철로 갈아탈 수 있는 환승역이다. 지난 1월 착공을 시작했으며 2028년 말 개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석계역서 GTX-C 노선 광운대역(예정)까지 1정거장 만에 이동할 수 있다.

GTX-E 노선도 지나갈 예정이다. 인천공항서 출발해 서울 DMC역, 광운대역을 지나 경기 덕소역까지 총 16개역을 지나게 된다. E 노선을 포함한 2기 GTX 사업은 이듬해 상반기 수립할 방침인 ‘5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될 예정이다.

▲해링턴 스퀘어 신흥역= 효성중공업·진흥기업이 경기 성남시 ‘해링턴 스퀘어 신흥역’을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아파트 15개 동 1972세대, 오피스텔 2개동 240실 규모다. 이 중 아파트 전용면적 59~84㎡ 1311세대, 오피스텔 전용면적 26~ 36㎡ 138실이 일반 분양한다.

분양하는 
단지는?

도보권에 성남제일초(그린스마트스쿨 지정)가 있어 안전한 통학이 보장된다. 동광중, 성일중, 성남고, 성일고, 풍생고 등이 가깝다. 인근에 조성된 학원가 이용도 수월하다.

서울 지하철 8호선 신흥역으로의 이동이 바로 가능한 직통 역세권(1단지 선큰 광장 연결)입지를 갖췄다. 8호선을 통해 두 정거장이면 분당선 모란역으로 이동, 분당선으로의 환승도 쉽다. 여기에 지난 3월 말 개통한 GTX-A 노선 성남역 이용도 수월하다. 경충대로, 여수대로를 이용하면 분당·수서간도시고속화도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등의 진입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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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발’ 검찰총장 축출 시나리오

‘특수본발’ 검찰총장 축출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검찰 내부가 심상치 않다. ‘즉시항고 포기’ 사태 이후 심우정 검찰총장을 향한 반발이 커지는 분위기다. 심 총장의 판단에 불만을 표출하고 나선 이들은 대부분 ‘특수부’다. 검찰 특수부는 지난해 9월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사퇴하면서 위축됐다. 좌천 부서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윤석열정부의 끝이 보이면서 상황은 반전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의 검찰은 공안·기획통이 주름잡고 있다. 반대로 특수부의 위상은 이원석 전 검찰총장의 사퇴 이후 땅에 떨어졌다. 정권의 심장을 겨눠온 이들이 현 정부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된 이유로 전해진다. 특수부 검사들은 검찰 12·3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를 계기로 반전을 모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윤석열정부서 특수본발 검란이 발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사들 부글부글 심우정 검찰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즉시항고’를 두고 특수본과 이견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심 총장은 윤 대통령 측의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인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즉시항고를 하지 않았다. 통상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도 드물지만, 결정 후 석방까지 30시간도 걸리지 않은 경우도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심 총장 등 대검 수뇌부는 법원이 구속 취소를 결정한 지난 7일 회의를 열어 윤 대통령을 석방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는 심 총장 외에 이진동 대검 차장과 대검 부장을 맡은 검사장급 이상 간부 6명이 참석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하면서 ‘구속기간 만료 후 검찰의 공소 제기’를 이유 중 하나로 들었다. 대검 회의에서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로 인해 수사 서류가 법원에 제출된 기간을 ‘일’ 단위가 아닌 ‘시간’ 단위로 계산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즉시항고를 할 경우 위헌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헌법재판소가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검사의 즉시항고를 ‘위헌’이라고 판단한 사례 때문이다. 당시 헌재는 검찰의 즉시항고를 인정하면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 자체가 무의미해져 헌법의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대검은 특수본에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윤 대통령에 대한 석방 지휘를 지시했다. 그러나 특수본은 대검의 방침에 반발했다. 법원의 구속기간 계산법은 시간이 아닌 날을 기준으로 산정한 형사소송법 규정에 어긋나고 그간의 실무례 등과도 맞지 않기 때문에 즉시항고를 통해 다퉈 봐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박세현 중심 단체 반기? “심, 리더십 상실” 즉시항고 포기 후 추가 이견 시 갈등 불가피 대검은 특수본을 설득했지만, 8일 새벽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이날 오전 다시 협의를 이어간 끝에 수사지휘권을 가진 심 총장이 직접 특수본에 석방을 지휘하면서 결론이 났다. 특수본도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에 대한 석방 지휘서를 서울구치소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이후 윤 대통령은 오후 5시48분쯤 서울구치소를 나섰다. 대검은 ‘구속기간 산정 등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부당한 판단’이라는 특수본의 의견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본안 재판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등 대응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법원의 판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는 즉시항고와 보통항고가 있다. 즉시항고를 할 때엔 법원의 결정 집행이 정지되지만 보통항고는 정지되지 않는다. 법조계 일각에선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해 윤 대통령이 석방됐더라도 보통항고를 통해 법원의 판단이 옳은지를 상급심서 다퉈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던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형사소송법상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한 불복 방법은 즉시항고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검찰 내부에서는 심 총장의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는 검사들이 늘었다. 재경 지검의 한 검사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지 않는 사건이었다면 즉시항고했을 것이고 그게 일반적”이라며 “부담이 상당히 했으니까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겠나. 선례에 비춰봤을 때 상식적인 판단은 아니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박철완 광주고검 검사(사법연수원 27기)는 지난 9일 검찰 내부망 게시판 ‘이프로스’에 ‘구속 취소 사유 등이 궁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해 불가” 비판 쇄도 박 검사는 “재판부가 제시하는 구속 취소의 사유가 전례에 어긋나는 등 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검사는 즉시항고를 통해 그 당부에 대한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는 것이 마땅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수본은 이런 입장서 즉시항고를 주장한 것이 아닐까”라고 썼다. 박 검사는 “그런데 대검은 즉시항고 포기 입장을 취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원칙적인 입장과 다른 입장을 취하는 쪽에서 ‘당해 사안에서는 이례적으로 원칙적 입장을 따르지 않아야 함’을 정당화해야 하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원칙적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강력한 논증을 제공해야 한다”며 “대검은 어떤 논증을 제시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종호 서울중앙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1단 부장검사(연수원 31기)도 박 검사 글에 댓글을 달아 “지금의 구속기간 산입 등 법 해석 논란이 이해되지 않지만, 향후 일선의 업무 혼선을 정리하는 차원에서라도 일반 ‘항고’를 통해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채수양 창원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연수원 32기)도 최근 이프로스에 ‘구속 취소 즉시항고의 필요성’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이번 즉시항고 포기 결정은 헌법재판소가 구속집행정지 및 보석에 대한 즉시항고를 위헌으로 결정한 취지를 고려했다는 취지로 이해한다”면서도 “기존 헌재 결정이 구속취소 즉시항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채 부장검사는 “구속집행정지와 보석은 법원이 조건을 부과하거나 취소 사유를 고려해 결정하지만, 구속 취소는 조건 부과 없이 구속의 효력을 소멸시키므로 법적 성격이 다르다”며 “잘못된 구속 취소 이후 피고인이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해도 돌이킬 수가 없다. 구속 취소에 대한 즉시항고는 영장주의 위배가 아니라 보완”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검찰 특수본은 공안통, 특수통, 기획통이 한데 모여 있지만 특수통 검사들이 수사를 쥐고 있다. 특수본과 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들 사이에서는 내란 사건에 대해 “검찰의 명운이 걸린 수사”라는 말 말고도 “다시 특수부가 떠오를 기회”라는 목소리가 감지된다. 이는 검찰 특수부가 이 전 총장 체제 이후부터 몰락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건들면 터진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심 총장을 포함한 공안·기획통이 검찰 요직을 차지하면서 특수부는 한직이자 기피 부서로 분류됐다. 지난해부터 특수부로의 이동을 원하지 않는 검사들이 많아지다 보니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 일가에 대한 이른바 ‘정권을 향한 수사’는 자연스럽게 힘을 잃었다. 특수본부장을 맡은 박 고검장은 원리원칙주의자로 특수통 중 가장 서열이 높은 인물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현대고, 서울대 법대 등 직속 후배로 ‘윤석열·한동훈 라인’이라고 불렸으나 이들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인연에 약한 인사가 아니다. 한동훈 전 장관이 박 고검장과 실제로 감정이 좋지 않았던 시절이 있다. 4~5년 전 한 대형 사건으로 인해 크게 실망했고 이후에 화해했는지는 모른다”고 귀띔했다. 윤정부 첫 검찰 고위급 인사 명단에 박 고검장의 이름은 없었다. 큰 충격을 받은 박 고검장은 주변에 사표 제출 의사까지 밝혔었다고 한다. 박 고검장은 이때의 승진 실패 이전부터 ‘인사 트라우마’가 있었다. 지난 2017년 법무부 형사기획과장 시절 이른바 ‘돈봉투 만찬’으로 논란이 된 자리에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을 배석했다가 받았던 100만원이 원인이 됐다. 검찰과장 1순위였던 박 고검장은 수원지검 형사3부장으로 좌천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박 고검장의 사표를 만류한 이들은 한 전 대표와 박 고검장 모두와 친한 검찰 간부들이다. 한 특수통 출신 변호사는 “전·현직 모두가 합세해 화해시키려 했다. 어느 정도 서로 서운한 걸 풀었다고는 들었는데 아직 껄끄러움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박 고검장이 세 번째 트라우마를 피하려면 내란 수사를 완벽하게 끝낼 수밖에 없다. 기획 VS 특수 다툼 양상…과거 내분과 흡사 명줄 걸린 박 “인생 최대 위기이자 기회” 인생 최대 위기이자 기회인 셈이다. 실제 박 고검장은 심 총장의 즉시항고 포기에 대해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소한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중앙지검 한 간부는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두고 일각에선 ‘검찰 봐주기가 우려된다’는 시선이 있는데 이미 그러기엔 늦었다. 특히 박 고검장의 스타일이 전형적인 특수부다. 최소한 검찰이라는 기관의 생존을 위해서는 사력을 다해 수사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검찰 안팎에서는 심 총장이 간부급 검사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보통항고조차 하지 않으면서 야권발 특검 목소리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다른 검찰 관계자도 “또 한 번 즉시항고 포기 사태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그때는 심 총장에게 이견에 의한 갈등서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간부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본발 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의 가장 대표적인 내분 및 항명 사태는 지난 2012년 11월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대립하던 최재경 전 대검 중앙수사부장(이하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자 중수부장이 즉각 반발했던 사건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사들은 한 전 총장에게 퇴진을 요구하며 큰 파문이 일었다. 결국 한 전 총장이 검찰 내부 혼란을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수용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취임 1년3개월여 만이다. 당시의 대립은 한 전 총장이 발표하려던 검찰 개혁안 때문이었고 그 핵심은 중수부 폐지였다. 심 총장과 박 고검장 간 갈등이 아직은 한 전 총장과 최 전 중수부장의 대립처럼 노골적으로 노출되진 않았다. 그러나 ‘특수부의 생존’ 및 기획통의 특수통 컨트롤 양상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우선 일단락 불씨는 남아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특수통 DNA’는 컨트롤되지 않는다. 윤석열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 좋게 말하면 원리원칙주의고 나쁘게 말하면 꺾이지 않아서 다루기 힘들다. 검찰 역사에서 기획통이 특수통 달래기에 성공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며 “정치·정무적으로 움직이는 집단임과 동시에 조직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특수본은 항상 다음 정권서 요직을 차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윤석열 체포 때 김건희, 경호처 비난 “마음 같아선 이재명 대표 쏘고, 나도 죽고 싶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체포된 이후 김건희 여사가 총기 사용을 언급하며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을 비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일 MBC 보도와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윤 대통령 체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서에 김 여사가 “총 갖고 다니면 뭐 하냐, 그런 거 막으라고 가지고 다니는 건데”라는 취지로 발언한 내용을 포함시켰다. 김 여사는 지난 1월15일 윤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이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관저에 머물면서 경호처 직원에게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특수단이 1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을 때와 달리 2차 집행 때는 경호처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는데, 이를 질책하는 발언이라는 것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부터 윤 대통령이 체포되는 일련의 과정서 김 여사의 구체적인 반응이 전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여사는 이런 발언을 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로부터 총기 사용 발언을 들은 경호처 직원이 김 여사가 “내 마음 같아서는 지금 이재명 대표를 쏘고, 나도 죽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진술도 특수단에 했다는 것이다. 김 여사의 발언은 윤 대통령 체포 전후 경호처가 총기 사용을 검토했다는 간접적인 정황 중 하나로 보인다. 경호처가 총기 사용을 검토했다는 의혹은 이전에도 나왔다. 앞서 특수단은 윤 대통령이 체포되기 전 김 차장 등 경호처 간부들과의 식사 자리서 “총을 쏠 수는 없냐”고 묻자 김 차장이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과 함께 윤 대통령 체포 방해를 주도한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1차 체포영장 집행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직원들에게 MP7 기관단총과 실탄을 관저로 옮겨두고 “(관저)제2정문이 뚫린다면 기관총을 들고 뛰어나가라”고 지시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이 지시가 윤 대통령 체포 저지가 아니라 “진보·노동단체 시위대가 관저로 쳐들어온다는 보고를 받고 대비하려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차장 역시 “기관총은 평시에도 관저에 배치한다”고 밝혔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졌으며 비상계엄 선포 전 계엄령이 발표될 것을 알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 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보안 전화기인 비화폰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본부장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국무위원보다 이른 시간에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에 계엄령, 계엄 선포, 국회 해산 등을 검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포렌식 과정서 시간 오차가 발생한 경우”라며 “비상계엄 발표를 TV를 보고 알고 이후 검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차장 구속영장 신청서에 기재된 김 여사의 발언에 관한 질문에 특수단 관계자는 “구속영장 서류에 기재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