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재 업고 훨훨〜

반도체 호재를 업은 ‘반세권(반도체+세권)’ 지역이 부동산시장서 연일 회자되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방안 발표 이후 일자리 창출에 따른 배후수요 확보와 투자로 인한 미래가치 상승이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1월1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민간 기업들이 총 622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 공장 13개, 연구시설 3개를 신설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으로 650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346만명 규모의 고용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경기도서 청약에 나선 청약자의 절반은 ‘용화수(용인·화성·수원·평택)’로 대표되는 수도권 반도체 벨트 핵심 지역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역량이 집중될 ‘반도체 수도’를 향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중 이들 지역에 분양을 예고한 곳도 입지적 특장점이 뚜렷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50조원
346만명

한 분석 업체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용인·화성·수원서 3개 단지, 총 4657가구가 공급을 앞두고 있다. 이들 지역은 최근 경기권 청약 흐름을 리딩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청약홈에 따르면 올 1분기 경기도서 분양에 나선 총 21개 단지에 1만4190건의 청약이 접수된 가운데, 분양이 없었던 화성을 제외하고도 45.0%에 달하는 6393건이 용인·수원에 몰렸다.

수원 ‘영통자이센트럴파크’는 1순위 청약서 평균 경쟁률 13대 1을 기록한 뒤 단기간 완판됐고, ‘매교역 팰루시드’도 미계약을 털고 지난 31일 100% 계약을 마쳤다. 용인에서는 ‘영통역자이 프라시엘’이 분양 완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들 사업장 모두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 직주근접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18~2023년 5년간 용인이 68.9% 급등했고, 화성 67.6%, 수원 66.4%를 기록했다. 경기도 평균(58.6%)을 10%P 가량 웃돈다. 수도권 주택시장에 반도체 벨트의 존재감이 커지는 가운데, 가격적인 측면서 한 걸음 앞선 곳은 수원이다.

2023년 말 기준 수원 아파트 매매 가격은 3.3㎡당 1905만원으로, 용인(1810만원)과 화성(1745만원)을 웃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와 기흥캠퍼스 접근성이 뛰어난 화성도 약진하고 있다. 3월에는 GTX-A 개통 특수가 겹쳐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102㎡가 22억원에 거래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서울 마포나 판교에 버금가는 가격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방안’ 발표
일자리 창출 따른 배후수요 확보

향후에는 용인이 처인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의 높은 성장성으로 시장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국내 반도체 시장의 쌍두마차로 통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이 중 500조원이 용인에 집중될 전망이다.

원삼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에는 SK하이닉스가 2046년까지 총 4기의 반도체 생산시설(팹)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동·남사읍 일대에는 삼성전자가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2042년까지 팹 5개를 세울 계획이다.

정부도 적극적이다. 지난 2월에는 환경부가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용수공급 사업을 예타 면제 대상으로 확정했고, 지난달 대통령실이 진행한 민생토론회에서는 화성 양감부터 양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거쳐 안성 일죽까지 45㎞ 구간을 연결하는 ‘반도체 고속도로’ 추진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로 글로벌 AI 메모리 분야를 선점했고, 삼성전자는 133조원을 쏟아 시스템 반도체 분야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며 “반도체 벨트는 모두 성장성이 높지만, 특히 용인은 양사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가 집중되는 만큼 발군의 성장성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AI 반도체 개발 호재로 경기 용인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용인에만 총 500조원 규모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투자가 예정된 가운데 정부·지자체도 지원에 열의를 보이면서, 용인이 ‘반도체 특별시’의 위상을 거머쥐고 있다는 평가다.

지역 내 반도체 특별시에 걸맞은 핵심 주거지가 속속 조성되고 있어 판교의 백현동이나 삼평동 같은 신흥 부촌이 어디가 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3개 단지
4657가구

용인에서는 은화삼지구를 비롯해 이동신도시, 용인플랫폼시티에 총 3만여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용인시는 2026년 말로 예정된 착공을 6개월 이상 앞당기기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말 용인시 아파트의 평균 집값은 4억7294만원에 그쳤으나, 4년이 지난 2023년 말에는 7억172만원으로 올랐다. 상승 폭이 2억2878만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경기도서 용인보다 많이 오른 곳은 성남(3억1555만원)과 하남(2억3221만원) 두 곳에 그쳤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용인에 조성되는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는 각각 차세대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생산을 위한 거점이다. 즉 양사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게 될 곳으로, 용인 일대의 위상이 옛 판교에 못지않게 성장할 수 있다”며 “특례시 지원 특별법 제정 및 반도체 고속도로 등 추가적인 정책이 더해지면 반도체 특별시 위상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용인의 반도체 신도시는 높은 성장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의 분양가 상승세를 고려하면 마냥 후속 공급을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분양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신축 대단지 아파트 공급도 쉽지 않아 먼저 분양에 나서는 단지를 빠르게 선점하는 것이 전략적인 내 집 마련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반도체 벨트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가 분양한다. 처인구 남동 일원(은화삼지구) 일원에 총 3개 단지 약 3700여가구가 조성된다. 다음 달 중 1단지 전용면적 59~130㎡ 총 1681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옛 판교
못지않게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으로 이어지는 45번 국도 곁에 자리를 잡았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으로 이어지는 국지도 57호선도 가깝다. 더불어 영동고속도로,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등 기존 광역교통망을 비롯해 세종-포천고속도로(제2경부고속도로)가 개통을 앞두고 있어 우수한 교통망을 자랑한다. 또 경강선 연장과 국지도 57호선(용인-포곡구간) 연장을 추진 중에 있어 광역교통망의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북수원이목지구 디에트르 더 리체= 수원에는 대방건설이 시공하는 ‘북수원이목지구 디에트르 더 리체’ 공급이 계획돼있다. 수원 이목지구 A3·A4블록에 전용면적 84~141㎡ 아파트 총 2512가구(A3블록 1744가구, A4블록 768가구)를 조성한다.


4200여세대 규모로 조성되는 수원 이목지구는 북수원테크노밸리(계획)의 배후 주거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지는 수원 이목지구의 민간 분양 아파트다. 지구 내에는 유치원·초등학교 부지(예정) 등이 들어서며, 약 2만635㎡ 규모의 상업·업무 권역(C1~C5)에는 연면적의 30% 이상을 교육시설 의무용도(서점, 학원, 독서실 등 주차장 제외)로 확보하게 계획돼있다.

단지에서는 자차로 약 5분 만에 1번국도, 영동고속도로 등에 진입할 수 있다. 약 30분대에 사당, 양재 등 서울 강남권 진입이 가능하다. 세대 당 주차 대수는 약 2.1대(Ⅰ), 약 2대(Ⅱ) 수준이다. 단지 내에는 실내수영장, 다목적체육관, 스크린골프연습장, 플레이라운지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이 적용된다.

전 세대 천장고는 최고 약 2.6m(우물 천장)로 개방감을 높였다. 4Bay(일부타입 제외) 및 5m 이상의 광폭거실 설계(일부타입제외) 등 대방건설의 혁신평면 설계가 적용된다.

▲동탄2신도시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 화성에는 대방산업개발이 시공하는 ‘동탄2신도시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가 공급된다. 화성 동탄2신도시 C18블록에 전용면적 63~82㎡ 주상복합 아파트 464가구와 91㎡ 오피스텔 84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민간임대서 분양으로 공급 방식을 변경해 이목을 끌었다. 

동탄2신도시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라 서울 거주자들에도 당첨 가능성이 열려 있다. 화성시 1년 이상 거주자들에게 총물량의 30%를 우선 공급하고, 경기도 20%, 수도권(서울·인천 포함) 50% 등 순으로 나머지 물량이 배정된다.

▲평택 푸르지오 센터파인= 대우건설이 평택에 공급하는 ‘평택 푸르지오 센터파인’이 고객 친화적 조건 변경을 실시한다. 경기도 평택시 현덕면 화양리 평택화양지구에 신축되는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9층, 8개동, 총 851가구 규모다. 타입별 분양 가구는 74㎡ 199가구, 84㎡ 644가구, 122㎡A 8가구로 구성돼있다.


이번 조건 변경을 통해 1차 계약금을 기존 1000만원서 500만원으로 낮췄으며, 전체 계약금도 10%서 5%로 줄였다. 소비자들의 초기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이다. 여기에 원래부터 실시해 온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도 그대로 유지되며 6개월 후 무제한 전매도 가능해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생산 공장 13개 연구시설 3개
622조원 들어가는 ‘반세권’

분양 관계자는 “1차 계약금 500만원 및 전체 계약금 5%의 조건은 지금까지 화양지구에 분양한 단지 중 최초로 적용되는 것으로서, 부동산 불황에 부담을 느낄 고객 분들을 위해 준비됐다”며 “낮은 계약금과 중도금 무이자 등으로 입주 때까지 약 2500만원이면 푸르지오 브랜드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셈으로, 이미 희소성 높은 바다 조망 세대에는 많은 방문 및 전화 문의가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지가 들어서는 화양지구는 다양한 개발 호재로 서평택 지역서도 가장 가치가 높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화양지구는 국내 민간주도 도시개발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향후 개발 완료시 2만여가구가 거주하는 거대 도시로 거듭나 동부에 집중되어온 평택의 무게 중심을 서부로 이동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낮은 계약금
중도금 무이자

특히 올해 개통 예정인 서해선 복선전철 경부고속선과 직결 추진 중인 서해선 복선전철 안중역이 인근에 올해 개통 예정으로, 이곳과 평택역을 연결하는 평택선도 현재 공사 중이다. 또 올해 초 GTX-C 노선의 평택, 아산 방면 연장 계획까지 발표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단지는 평택항과 가까워 경기경제자유구역 평택포승(BIX)·현덕지구, 아산국가산업단지 원정·포승지구, 포승2일반산업단지 등의 대규모 산업단지의 직주근접단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클러스터, 수소복합지구 등도 추가로 계획돼있다. 화양지구의 가장 앞자리로서 확 트인 조망권을 자랑하며 초등학교를 비롯해 각종 생활 인프라가 도보권에 위치한 이른바 ‘슬세권’ 입지를 갖췄다는 평이다. 입주는 2026년 11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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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