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만 왜 오르나?

전국 주택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철도 호재가 겹친 인천 서구의 아파트 가격이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전반적인 수도권 아파트 가격의 하락 속에서 가격의 오름세를 이어가 눈길을 끈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달 넷째 주(25일 기준)까지 수도권 전체 집값은 0.5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인천은 0.34% 떨어졌다. 인천 8개구 가운데 유일하게 서구(0.07 %)가 플러스 변동률을 보였다. 3.3㎡당 평균 매매가도 인천 내 다른 지역은 하락하는 동안 서구만 오름세를 기록했다.

GTX-D 노선
검단연장선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조사한 결과, 지난 2월 서구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1341만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달(1318만원)보다 1.78%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인천 전체 3.3㎡당 평균 매매가는 1401만원서 1381만원으로 1.42% 감소했다.

인천 서구에 교통 호재가 겹치며 부동산시장 침체 속에서도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요인으로 GTX-D 노선이 대표적이다. 해당 노선은 더블 Y자 형태로 각각 김포 장기와 인천공항서 출발한다. 검단·계양과 청라를 지나 서울 삼성·잠실역 등으로 연결된다.

GTX-D 노선 개통 시 검단신도시에서 삼성역까지 30분대로 이동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음으로 인천 지하철 1호선 검단연장선도 사업이 진행 중이다. 계양역과 검단신도시 사이 3개의 정차역이 생길 예정이다. 2025년 개통이 목표다. 마찬가지로 검단신도시를 지나는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선도 논의되고 있다. 개발이 예정된 노선과 가까운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 분위기다. 

전국 주택 침체 속 ‘나홀로’ 상승세
대형 교통호재로 신바람…집값 주도

서구 원당동 ‘우미린 더 시그니처’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6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같은 면적의 거래 가격은 5억8000만원이었다. 두 달 새 1억원이 뛴 셈이다. 거래도 활발한 편이다. 해당 단지는 2월부터 지난달까지 10건이 손바꿈했다. 

검암동 ‘검암4차신명스카이뷰’ 전용 84㎡는 올해 들어 4건 거래됐는데 모두 상승 거래였다. 3억원서 3억3800만원으로 올랐다. 청라동 ‘청라 엑슬루타워’ 전용 110㎡는 지난달 6억7400만원에 손바꿈해 2월(6억2000만원)보다 5400만원 뛰었다.

청약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분양 중인 서구 마전동 ‘e편한세상 검단에코비스타’는 지난달 청약 때 502가구 모집에 1828명이 접수했다. 서구 불로동에 공급되는 ‘제일풍경채 검단Ⅲ’는 올 1월 청약서 평균 경쟁률 44.1대1을 기록했다. 240명 모집에 무려 1만675명이 몰렸다.

업계에서는 얼어붙은 주택시장 속 철도 등 국가 중심 사업 영향을 받는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인천 서구는 과거 집값 낙폭이 컸던 만큼 회복세를 보이는 지역이라며, 철도 교통망 호재는 집값 회복기에 도움을 주는 요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매매가 상승
청약도 활기


인구가 증가세를 보이는 등 실거주 수요가 몰리는 점도 강점이다.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철도 교통망이 연결되는 만큼 충분한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행정안전부가 조사한 행정동별 주민등록 인구에 따르면, 인천 서구 인구는 지난해 12월 기준 62만4358명으로 10년 전인 2013년 12월 49만35명 대비 13만4323명 늘었다. 같은 기간 인천 자치구 내에서 가장 인구 증가폭이 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인천 서구 일대는 신도시와 대규모 도시개발과 기업 이전, 교통 등 인프라 개선 등으로 많은 인구가 유입되는 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검단신도시, 청라국제도시 등 배후 주거지가 상당 부분 갖춰진 만큼 교통망이 형성된다면 도시확장과 인구 증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음은 인천 서구서 분양 중인 아파트와 오피스텔.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DK아시아가 인천 서구에 조성하는 2만1313세대의 대한민국 최초 민간신도시 리조트특별시의 프리미엄 시범단지인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가 선착순 분양 중이다. 인천 서구 왕길동 일원에 지하 2층~지상 29층, 15개 동, 전용면적 59·74·84·99㎡, 총 1500세대 대단지로 공급된다.

실내 수영장, 복층형 인도어 골프연습장, 인천 최초의 프리미엄 유럽형 프라이빗 상영관까지 설계된다. 여기에 입주민들의 사생활 보호 및 안전을 위해 대한민국 최초로 경호와 보안서비스가 강화된 로열 가드 시스템도 구축한다.

시범단지 입주 혜택으로 각 실마다 공기 청정 기능이 있는 최신 LG시스템 에어컨과 냉장과 냉동, 그리고 김치냉장고로 구성된 컬럼 빌트인 냉장고(오토도어, 삼성/LG 택1)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인천 최초 풀옵션 아파트다.

자연 느끼는
쾌적한 녹지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지 않는 미분양 아파트로, 전매제한 기간은 6개월이다. 금융 혜택으로 계약금(10%)을 납부하면, 중도금은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해 비용 부담도 크게 낮췄다.

편리한 교통환경을 누릴 수 있는 입지에 들어선다. 인천지하철 2호선 왕길역 역세권 입지이면서 공항고속도로, 공항철도 등을 통해 인천 전역은 물론 강남권과 서울 강서(마곡), 김포 등 인접 지역으로의 이동이 편리하다. 공항철도와 서울지하철 9호선 직결사업이 확정됨에 따라 향후 환승 없이 40분대(급행 기준)면 강남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다.

단지 내에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쾌적한 녹지공간들도 있다. 느티나무와 롤 잔디 등으로 꾸며진 유럽식 중앙정원인 로열센트럴파크가 조성된다. 또한 140m의 순환길 형태의 웰빙 황토 산책길, 800m 길이의 프라이빗 산책길, 테마 숲길도 만들어진다.

▲e편한세상 검단 에코비스타= DL건설이 선보이는 ‘e편한세상 검단 에코비스타’가 전용 119㎡ B·C·D 타입에 대한 선착순 계약에 돌입했다. 선착순 계약은 청약통장이 필요하지 않고, 만 19세 이상이라면 거주지역, 주택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세대주, 세대원 누구나 계약 가능하다.


특히 추첨으로 진행되는 일반분양과는 달리 원하는 동·호수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인천 검단신도시 AA29블록에 지하 3층~지상 최대 20층, 11개동, 전용면적 84~119㎡, 총 732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입주는 오는 2026년 7월 예정.

이 중 전용 119㎡는 검단신도시 내에서도 희소성 높은 면에서 미래가치가 더욱 기대된다는 평이다. 실제로 부동산R114아파트 공급동향 자료에 따르면(지난달 조회 기준) 최근 10년간 검단신도시에 분양된 아파트 중 전용 110㎡ 이상 분양 물량은 단 4%에 불과하다.

신도시와 대규모 도시개발
인구 유입으로 빠르게 변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주변 시세 대비 합리적인 분양가로 공급돼 프리미엄 형성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회복 시 높은 가치 상승은 물론, 향후 분양가가 더 올라 나올 아파트 가격을 고려하면 주변 단지와 키 맞추기 식의 시세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전용 119㎡(구 46평형) 분양가는 6억8000만원대서 7억3000만원대로 책정됐다. 올해 초 검단신도시 내 기입주 단지 전용 84㎡(구 34평형)가 7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비슷한 예산으로 더 넓고 깨끗한 새 아파트로 갈아탈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매매 거래된 검단신도시 내 중대형 평형들과 비교해 봐도 가격 경쟁력은 돋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월 P 단지 전용 105㎡(구 41평형)는 8억1000만원에 거래됐고, 같은 달 D 단지 전용 108㎡(구 40평)는 7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에코비스타 전용 119㎡가 더 넓은 면적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최대 1억원가량 더 저렴한 셈이다.


▲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Ⅰ·Ⅱ·Ⅲ= 롯데건설이 인천 검단신도시서 복합주거단지 ‘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 Ⅰ·Ⅱ·Ⅲ’를 공급 중이다. 인천 서구 원당동 검단신도시 3개 블록(RC1 ·C1·C9-1)에 전용 84·97 ·99·119㎡, 총 682실 규모의 오피스텔로 조성된다.

롯데건설 분양 단지 중 최초로 ‘엘리스’ 서비스가 적용된다. 영화관람 지원 서비스(제휴업체 롯데시네마)와 카셰어링·출장세차 서비스(제휴업체 그린카), 홈케어 서비스(제휴업체 롯데하이마트), 가전렌탈 서비스(제휴업체 롯데렌탈), 무인세탁함 서비스(제휴업체 탑크리닝업), 여행 지원 서비스(제휴업체 롯데제이티비), 아이키움 서비스(제휴업체 한솔아이키움) 등 총 7개의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입주민들에게는 최대 33% 할인 혜택이 제공될 예정이다. 단, 블록별 이용 가능 서비스가 다르고 서비스 계획은 추후 변동될 수 있다.

검단신도시 중심 입지에 들어서는 만큼 주거·상업 기능을 갖춘 검단신도시 랜드마크로 개발 중인 ‘넥스트 콤플렉스’ 내 각종 생활인프라를 편하게 누릴 수 있다. 검단신도시 특별계획구역 5곳 중 1단계 지역에 위치한 검단신도시 101 역세권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약 5만㎡ 부지에 신개념의 복합상업시설과 문화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주변 시세 대비 
합리적 분양가

2020년 공모를 통해 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단지에는 멀티플렉스와 대형서점, 키즈테마파크, 스포츠테마파크, 컨벤션, 문화센터, 헬스케어 등 총 7가지 라이프 솔루션이 도입된다.

단지 주변으로는 대규모 중심상업지구가 갖춰져 있고 롯데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도 가깝다. 사업지 앞에는 계양천 수변공원이 있고 지근거리에 아라센트럴파크, 두물머리공원 등 다수의 녹지공간도 있어 정주여건이 쾌적하다.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 아라역(2025년 개통예정)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선(계획)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발표) 등 추가로 노선도 추진이 예정돼있다. 도보통학 거리에 인천아람초, 인천이음초·중, 원당고 등 교육시설이 있다.

국공립유치원인 인천검단꿈유치원과 인천영어마을, 중심상업지구 학원가도 인접해 있다.

검단신도시 넥스티엘 복합문화상업시설도 공급 중이다. 아파트 372가구와 오피스텔 682실, 생활형숙박시설 328실 입주민들 고정수요를 품을 수 있고, 인근의 인천지방법원 북부지원과 인천지방검찰청 북부지청 신설로 법조타운도 계획돼있어 배후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마스터리스와 임대케어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블록별 핵심 위치에 키테넌트를 유치해 준공 후 마스터리스(일부 호실)를 통해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보장하고 주변 호실까지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또 임대케어 서비스를 통한 수분양자의 임대차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지역 내 유망 업종을 적극 유치할 예정이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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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