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부산 해운대구 소재 갤러리 소울아트스페이스서 작가 김우진의 개인전 ‘A COLORFUL LIFE - 다채로운 삶’을 준비했다. 김우진의 작품은 현재 국내서 가장 각광받는 조각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전시서 중대형 작품부터 오브제 평면, 소품, 그리고 영상작업 등 총 3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우진은 동물을 소재로 작품을 만든다. 단단한 스테인리스 조각을 이어붙여 완성한 그의 작품은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사슴을 중심으로 말, 황소, 토끼 등 동물을 세련된 형상과 선명한 색채로 표현했다.
어우러짐
작품의 모티브는 ‘키워보고 싶은 동물’에서 시작한다. 김우진은 어린 시절 동물사육사를 꿈꿨다고 한다. 하나의 덩어리가 아닌 여러 개의 스테인리스 유닛을 이어붙이고 다채로운 원색으로 컬러링한 작업은 작가의 무수한 감정을 드러낸다.
어릴 적 좋아하던 동물을 현재에 투영해 인간과 공존하는 환상세계, 그만의 유토피아를 작품으로 그려내고 있다.
김우진의 조각은 색보다는 형태를 중시하는 일반 조각과 달리 화려한 색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는 특징이 있다. 가시성 높은 색채와 붓터치, 색의 조화가 전하는 인상은 강렬하다. 형상은 동물과 흡사하지만 색은 마치 몬드리안의 추상과 같은 원색의 배합이 떠오른다.
각각의 색을 감싸고 있는 검은 붓터치는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과 동시에 즉흥적이면서도 독창적인 면이 가미돼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빨강과 파랑, 초록이 상징하는 열정과 사랑, 평화와 관용, 그리고 생명성을 드러내며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동물을 소재로 제작
형태보다 색 중시해
김우진은 “조각의 기본은 형태라는데 형상을 인식할 때 우리가 먼저 인식하는 것은 형태인가, 색깔인가”라며 “나는 색이라고 생각한다. 순서의 차이일 수 있지만 사물을 볼 때 강렬한 색을 먼저 인식하고 그다음에 그것이 무엇인지 형태를 인식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가 된 후에도 형태의 중요성에 대해 조언을 듣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색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덧붙였다.
김우진은 공업용 스테인리스에 각종 색을 입혀 불규칙적으로 용접한 조각으로 현대사회의 소비문화와 대량생산의 의미를 재해석하려 했다. 그는 동물에 애정을 가지면서도 작품의 재료나 물성 자체가 주는 인공적인 측면을 동시에 나타내 주제의식을 발전시켜 왔다.
플라스틱, 알루미늄을 거쳐 스테인리스에 이르기까지 재료는 바뀌었지만 초기부터 각 재료를 유닛으로 활용해 소품부터 초대형 설치작품까지 크기 조절이 가능하도록, 유연하게 원하는 대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작품을 전개했다.
이는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실내 도시환경부터 야외 자연환경까지 어디에나 잘 어우러진다는 장점으로 승화했다.
생동감
소울아트스페이스 관계자는 “김우진의 조각은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지 못한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작품이 누구에게나 친숙하게 다가오는 이유”라며 “동물을 사랑하는 작가의 솔직담백한 이야기가 관람객이 쉽게 작품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테일한 묘사가 생략된 동물의 표정과 시선이 자유로운 해석을 유도하면서 강한 교감을 끌어낸다”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두루 겸비한 생동감 있는 컬러와 특유의 조형미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 속에서도 독창성을 유지하며 많은 이들에게 기분 좋은 경험을 선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다음 달 31일까지.
<jsjang@ilyosisa.co.kr>
[김우진은?]
김우진은 한남대학교 미술교육과와 동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했다.
10여년간 다양한 소재로 동물 조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3년 현대미술대전 최우수상을 비롯해 2015년 대전시 미술대전 최우수상, 2019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평론가상을 수상했다.
15회 이상의 개인전과 300회가 넘는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K옥션서 청년작가 중 최고 응찰 수와 최고 낙찰가를 기록하며 ‘완판작가’로 이름을 알렸으며 독창적인 작품성으로 해외서 김우진의 작품을 첫 번째 콜렉팅 피스로 선택하는 소장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만 배우 왕대륙, BTS의 멤버 뷔가 그의 작품을 소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