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게만 보이던 동물 농장에 어느 날, 새로운 바람이 분다. 동물들의 우두머리 격인 수퇘지 메이저 영감은 평생 인간에게 착취당해 온 동물들을 향해 ‘반란’을 일으키자며 혁명에 불을 붙인다. 불평등한 세상을 당연하게만 여겨온 동물들은 난생처음으로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고, 우연한 계기로 농장주 존스를 몰아내며 모든 동물이 평등한 이상 사회, 동물 농장을 세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농장의 지도자가 된 돼지 무리는 인간과는 또 다른 권력을 행사하며 동물들을 옥죄기 시작한다. 경쟁자 스노볼까지 추방하고 마침내 독재자로 자리한 나폴레옹은 본인과 다른 의견을 내는 동물들을 배척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동물 농장의 일곱 계명을 위반하는 인간의 모든 행적을 좇으며 누가 인간이고, 누가 돼지인지 구분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른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고 외치던 동물주의의 근본이념은 소수 권력자의 횡포에 의해 참담하게 무너지고 만다.
그럼에도 우매한 동물들은 그저 돼지들을 따르며 인간이 지배하던 시기보다 낫다고 위안할 뿐이다. 조지 오웰은 변질된 권력이 어떻게 한 세상을, 한 개인의 주체성을 말살시키는지 첨예하게 직시한다. 그리고 시대를 뛰어넘어 이 작품을 각색한 오뒤르는 동물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순간에만, 한 페이지 전체를 할애해 그림을 그려 냈다.
스스로 사고하지 못하고, 사고하지 않으려는 민중이 가득한 사회서 변화를 일궈내기는 쉽지 않다. 사유하는 동물만이 진정한 인간다운 인간임을, 두 작가는 동물들의 입을 빌려 간곡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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