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자 ‘원도심’

주택시장의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아파트 분양 물량이 지난해보다 급격하게 줄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공급량 감소에 따라 신축 아파트 분양 물량이 귀해진 데다 주요 인기 지역의 경쟁률은 날이 갈수록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인프라가 우수한 특성을 지닌 원도심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 평균 3.3㎡당 매매가격은 2092만원으로, 이 중 입주 1~5년 아파트는 2706만원으로 614만원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6~10년차 2325만원, 10년 초과 2013만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낮게 책정됐다. 다만, 원도심 인근서 분양하는 신규 아파트는 희소성이 높아 지역 랜드마크 또는 대장주가 되기 쉽고 가격도 리딩하는 경우가 많다.

새 아파트
대기 수요↑

단지 조성 뒤 사회기반시설이 뒤따르는 신도시와 달리 원도심은 이미 교통, 교육, 편의시설 등 생활 인프라가 완비돼있어 입주와 동시에 뛰어난 거주여건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사회기반시설부터 주거시설까지 형성된 지 오래된 만큼 새 아파트를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많다.

대부분의 인구 이동이 기존 생활권 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원도심서 분양하는 새 아파트는 내 집 마련 수요나 갈아타기 수요 등에 환영받고 있다. 


새 아파트는 기존 아파트 대비 최신 설계, 정원 같은 조경, 스마트 시스템, 다채로운 커뮤니티시설 등이 적용되다 보니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 10월까지 청약자 수가 많이 몰렸던 곳 상위 10곳 중 7곳이 원도심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많이 몰렸던 곳은 8월 청약 접수가 진행된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 자이 아이파크’로, 1순위 청약 705가구 모집에 4만8415건이 몰려 평균 청약경쟁률 68.7대1을 기록했다.

인프라가 풍부한 대전의 중심 둔산동 생활권으로 우수한 입지를 갖춘 데다 이 생활권서 오랜만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라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아파트 분양 물량 급격히 줄어
주요 인기 지역 경쟁률 더 치열

원도심을 탈바꿈하는 지자체별 정비사업들도 본격화되고 있다. 대표적 원도시 재생사업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대규모 철거를 통해 추진되는 기존의 정비사업과 달리 기존의 인프라를 유지하면서 노후화된 주거지와 시설을 개선하는 사업을 말한다.

지역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편의시설이 조성돼 정주여건이 개선되고, 국책사업으로 국비가 지원되는 만큼 개발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장점이 있다.

충청남도 천안의 원도심인 천안역 일대는 서북부 신시가지 개발로 주요 행정기관이 이전하고, 천안아산역 개통으로 교통 요충지 역할이 약해지면서 노후화가 진행됐다. 이에 2017년 천안 동남구청사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면서 동남구청 신청사와 최고 47층의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서는 등 상권이 살아나고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개발 이후 인구 유입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천안시 동남구의 지난해 주민등록세대수는 사업이 진행되기 전인 2016년 대비 약 10.84% 증가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에 공급된 단지는 가격 상승도 두드러진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광주광역시 북구 일원 ‘제일풍경채 센트럴파크’ 1단지(지난해 2월 입주) 전용면적 84㎡는 지난 9월, 6억7000만원에 거래돼 분양가 4억1600만원 대비 약 2억5000만원 이상 올랐다.

단지가 들어선 광주역 일대는 2025년까지 호남권 최대 창업단지 조성을 목표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신규 단지의 분양권도 마찬가지다. 부산광역시 동래구 일원 ‘래미안 포레스티지(2021년 12월 분양)’ 전용면적 59㎡ 분양권은 9월 6억2835만원에 거래돼 분양가 5억1700만원 대비 1억원 이상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가 들어선 온천동 일대는 온천장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올해까지 총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될 예정이다.

지자체별 
정비사업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요 인기 지역의 수요는 이미 공급이 대처할 수 없는 수준만큼 증가했기 때문에 대안을 찾아야 할 시기이므로 원도심은 다소 낙후된 주거환경이 단점”이라며 “과거 주도심의 기능을 맡았던 도시 내 인프라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한 재생 사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충분한 대안으로 꼽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다음은 원도심서 분양(예정) 중인 단지.

▲트리우스 광명= 대우건설 컨소시엄(대우건설·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도 광명시 광명1동 12-2번지 일원 광명2R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트리우스 광명’을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35층, 26개동, 전용면적 36~102㎡ 총 3344가구 규모로, 이 중 730가구를 일반분양으로 공급한다.

일반분양 물량을 전용면적별로 살펴보면 36㎡ 142가구, 59㎡A 57가구, 59㎡B 15가구, 84㎡A 46가구, 84㎡B 274가구, 84㎡C 118가구, 102㎡A 20가구, 102㎡B 58가구 등 소형부터 대형 평형까지 다양하게 구성된다.

전 가구를 남향 위주로 배치했다. 전 주택형에 투명유리 난간대를 적용해 채광 및 조망, 일조권을 극대화했다. 전용면적 59㎡ 이상 전 주택형에 안방 드레스룸이 조성돼 넉넉한 수납공간을 갖췄다. 녹색건축인증과 에너지효율등급 2등급을 받았으며, 단지 내 조경 시설에는 로맨스 가든, 커뮤니티 가든, 생태 연못과 외곽 산책로 등 자연 친화적인 공간들이 조성될 예정이다.

낙후된 
주거환경


커뮤니티시설로는 골프연습장, 사우나, 피트니스센터, 독서실, 북카페, 라운지, 작은도서관, 청소년문화의집 등이 들어선다. 다양한 첨단 시스템도 적용된다. 실시간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 등 친환경 그린 시스템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패스 시스템, 스마트 일괄제어 스위치, 주차유도 시스템 등 편의 시스템이 설치된다.

아울러 200만 화소 고화질 CCTV를 설치해 단지 내 보안을 강화한다. 단지 내 무인택배함과 주차관제 차량번호 인식시스템 등 안전에 공을 들였다. 가구당 1.24대의 넉넉한 주차공간이 마련된다. 

광명뉴타운 중심 입지에 위치해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데다 대형 건설사 컨소시엄이 짓는 3344가구 대단지로 공급돼 수요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는다. 아울러 다음 해 12월 입주 예정인 후분양 단지로 선분양 아파트보다 빠른 시일 내에 입주가 가능해 단지 배치와 상품 등을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다. 

광명시는 ‘안양천 명소화·고도화 사업’을 진행 중으로, 하천 인근 공원이 쾌적하게 조성될 예정이다. 광명뉴타운 개발에 따른 미래가치도 기대도 크다. 광명뉴타운은 광명동, 철산동 일대 총 231만9545㎡ 규모로 20 25년까지 조성이 완료될 계획이다.

지난달 15일 기준 광명시에 따르면 일대에는 총 11개의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2만5000여가구의 신흥주거타운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교통 교육 등 생활 인프라 완비
바로 누리는 뛰어난 거주 여건


인근 일직동, 소하동 일원으로 GIDC, 중앙대학교광명병원, 광명무역센터 등 업무, 유통, 상업이 어우러진 광명역 역세권 복합단지가 조성돼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 광명시 가학동, 시흥시 논곡동 일대 약 245만㎡ 부지에는 광명·시흥 테크노밸리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2026년 완공 시 수도권 서남부 4차 산업혁명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미린 어반퍼스트= 우미건설은 경기도 이천시 중리택지개발지구 B1블록에 ‘우미린 어반퍼스트’를 공급한다. 이천시는 입주 10년 이상 된 아파트 비율이 77.76%에 달한다. 특히 단지가 위치한 중리택지지구는 원도심과 가까워 기존의 풍부한 인프라를 그대로 누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0층 11개 동, 전용면적 84㎡ 총 785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 가까이 유치원(예정 부지) 및 초등학교(예정 부지)가 계획돼있어 도보통학이 가능한 학세권 입지를 갖췄다. 단지 앞 상업지구와 대형 근린공원이 예정돼있어 주거환경도 쾌적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 인근으로 SK하이닉스, OB맥주, 시청, 세무서 등 직주근접 요소를 갖추고 있어 배후수요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더폴 디오션=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송정동 일원에 위치한 ‘더폴 디오션’이 분양 중이다. 지하 4층~지상 25층, 아파트 전용 59~84㎡ 184세대와 오피스텔 전용 84㎡ 46실 등 총 230세대다. 

판상형 구조를 채택해 채광과 통풍에 신경 썼다. 타워형의 경우 주방창 개방으로 세대 내 통풍이 양호하다. 팬트리, 파우더룸, 드레스룸, 현관 워크인장 등 공간 활용이 우수한 수납공간도 마련했다. 오피스텔의 경우 전용 84㎡ 단일평형으로 4베이, 판상형 평면을 적용했다. 거실 창 이면개방으로 환기 통풍 및 개방감이 우수하다. 

꼼꼼하게 
확인해야

우선 도보 약 5분 거리에 동해선 송정역이 위치해 있다. 송정역은 부산지하철 2호선 연장선(2025년 착공 예정) 정차 예정으로 향후 개통되면 더블역세권 입지가 형성된다. 현재는 동부산IC 등을 통해 전국 각지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송정초, 신곡중, 부흥고, 부산국제외국인학교, 학원가 등 교육시설과 NC백화점(해운대점), 병원, 재래시장, 송정동 행정복지센터, 해운대 송정우체국, 송정파출소 등의 생활 편의시설 이용이 편리하다. 

단지 인근에 위치한 오시리아는 휴양, 레저, 문화가 있는 고품격 해양 관광단지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현재 롯데월드 어드벤처, 국립부산과학관, 힐튼호텔, 아난티코브, 이케아(동부산점), 롯데프리미엄아울렛(동부산점),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이 운영 중이다. 앞으로 아쿠아월드, 메디타운, 반얀트리 부산 등이 더 들어설 예정이다.

▲위파크 안동 호반= 호반건설은 경북 안동시 옥동에 ‘위파크 안동 호반’을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27층 9개동 전용면적 84~101㎡ 820가구로 구성된다. 

경북 안동서 첫 번째로 공급하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아파트며, 안동서 주거선호도가 가장 높은 옥동 생활권에 위치해 있어 주거환경이 우수하다. 또 교육, 편의시설, 교통 등 다양한 생활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지 인근에 복주초등학교와 영호초등학교, 안동중학교, 안동중앙고등학교, 안동중앙도서관 등이 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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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