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자 ‘원도심’

주택시장의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아파트 분양 물량이 지난해보다 급격하게 줄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공급량 감소에 따라 신축 아파트 분양 물량이 귀해진 데다 주요 인기 지역의 경쟁률은 날이 갈수록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인프라가 우수한 특성을 지닌 원도심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 평균 3.3㎡당 매매가격은 2092만원으로, 이 중 입주 1~5년 아파트는 2706만원으로 614만원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6~10년차 2325만원, 10년 초과 2013만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낮게 책정됐다. 다만, 원도심 인근서 분양하는 신규 아파트는 희소성이 높아 지역 랜드마크 또는 대장주가 되기 쉽고 가격도 리딩하는 경우가 많다.

새 아파트
대기 수요↑

단지 조성 뒤 사회기반시설이 뒤따르는 신도시와 달리 원도심은 이미 교통, 교육, 편의시설 등 생활 인프라가 완비돼있어 입주와 동시에 뛰어난 거주여건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사회기반시설부터 주거시설까지 형성된 지 오래된 만큼 새 아파트를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많다.

대부분의 인구 이동이 기존 생활권 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원도심서 분양하는 새 아파트는 내 집 마련 수요나 갈아타기 수요 등에 환영받고 있다. 


새 아파트는 기존 아파트 대비 최신 설계, 정원 같은 조경, 스마트 시스템, 다채로운 커뮤니티시설 등이 적용되다 보니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 10월까지 청약자 수가 많이 몰렸던 곳 상위 10곳 중 7곳이 원도심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많이 몰렸던 곳은 8월 청약 접수가 진행된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 자이 아이파크’로, 1순위 청약 705가구 모집에 4만8415건이 몰려 평균 청약경쟁률 68.7대1을 기록했다.

인프라가 풍부한 대전의 중심 둔산동 생활권으로 우수한 입지를 갖춘 데다 이 생활권서 오랜만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라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아파트 분양 물량 급격히 줄어
주요 인기 지역 경쟁률 더 치열

원도심을 탈바꿈하는 지자체별 정비사업들도 본격화되고 있다. 대표적 원도시 재생사업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대규모 철거를 통해 추진되는 기존의 정비사업과 달리 기존의 인프라를 유지하면서 노후화된 주거지와 시설을 개선하는 사업을 말한다.

지역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편의시설이 조성돼 정주여건이 개선되고, 국책사업으로 국비가 지원되는 만큼 개발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장점이 있다.

충청남도 천안의 원도심인 천안역 일대는 서북부 신시가지 개발로 주요 행정기관이 이전하고, 천안아산역 개통으로 교통 요충지 역할이 약해지면서 노후화가 진행됐다. 이에 2017년 천안 동남구청사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면서 동남구청 신청사와 최고 47층의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서는 등 상권이 살아나고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개발 이후 인구 유입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천안시 동남구의 지난해 주민등록세대수는 사업이 진행되기 전인 2016년 대비 약 10.84% 증가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에 공급된 단지는 가격 상승도 두드러진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광주광역시 북구 일원 ‘제일풍경채 센트럴파크’ 1단지(지난해 2월 입주) 전용면적 84㎡는 지난 9월, 6억7000만원에 거래돼 분양가 4억1600만원 대비 약 2억5000만원 이상 올랐다.

단지가 들어선 광주역 일대는 2025년까지 호남권 최대 창업단지 조성을 목표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신규 단지의 분양권도 마찬가지다. 부산광역시 동래구 일원 ‘래미안 포레스티지(2021년 12월 분양)’ 전용면적 59㎡ 분양권은 9월 6억2835만원에 거래돼 분양가 5억1700만원 대비 1억원 이상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가 들어선 온천동 일대는 온천장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올해까지 총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될 예정이다.

지자체별 
정비사업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요 인기 지역의 수요는 이미 공급이 대처할 수 없는 수준만큼 증가했기 때문에 대안을 찾아야 할 시기이므로 원도심은 다소 낙후된 주거환경이 단점”이라며 “과거 주도심의 기능을 맡았던 도시 내 인프라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한 재생 사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충분한 대안으로 꼽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다음은 원도심서 분양(예정) 중인 단지.

▲트리우스 광명= 대우건설 컨소시엄(대우건설·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도 광명시 광명1동 12-2번지 일원 광명2R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트리우스 광명’을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35층, 26개동, 전용면적 36~102㎡ 총 3344가구 규모로, 이 중 730가구를 일반분양으로 공급한다.

일반분양 물량을 전용면적별로 살펴보면 36㎡ 142가구, 59㎡A 57가구, 59㎡B 15가구, 84㎡A 46가구, 84㎡B 274가구, 84㎡C 118가구, 102㎡A 20가구, 102㎡B 58가구 등 소형부터 대형 평형까지 다양하게 구성된다.

전 가구를 남향 위주로 배치했다. 전 주택형에 투명유리 난간대를 적용해 채광 및 조망, 일조권을 극대화했다. 전용면적 59㎡ 이상 전 주택형에 안방 드레스룸이 조성돼 넉넉한 수납공간을 갖췄다. 녹색건축인증과 에너지효율등급 2등급을 받았으며, 단지 내 조경 시설에는 로맨스 가든, 커뮤니티 가든, 생태 연못과 외곽 산책로 등 자연 친화적인 공간들이 조성될 예정이다.

낙후된 
주거환경


커뮤니티시설로는 골프연습장, 사우나, 피트니스센터, 독서실, 북카페, 라운지, 작은도서관, 청소년문화의집 등이 들어선다. 다양한 첨단 시스템도 적용된다. 실시간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 등 친환경 그린 시스템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패스 시스템, 스마트 일괄제어 스위치, 주차유도 시스템 등 편의 시스템이 설치된다.

아울러 200만 화소 고화질 CCTV를 설치해 단지 내 보안을 강화한다. 단지 내 무인택배함과 주차관제 차량번호 인식시스템 등 안전에 공을 들였다. 가구당 1.24대의 넉넉한 주차공간이 마련된다. 

광명뉴타운 중심 입지에 위치해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데다 대형 건설사 컨소시엄이 짓는 3344가구 대단지로 공급돼 수요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는다. 아울러 다음 해 12월 입주 예정인 후분양 단지로 선분양 아파트보다 빠른 시일 내에 입주가 가능해 단지 배치와 상품 등을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다. 

광명시는 ‘안양천 명소화·고도화 사업’을 진행 중으로, 하천 인근 공원이 쾌적하게 조성될 예정이다. 광명뉴타운 개발에 따른 미래가치도 기대도 크다. 광명뉴타운은 광명동, 철산동 일대 총 231만9545㎡ 규모로 20 25년까지 조성이 완료될 계획이다.

지난달 15일 기준 광명시에 따르면 일대에는 총 11개의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2만5000여가구의 신흥주거타운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교통 교육 등 생활 인프라 완비
바로 누리는 뛰어난 거주 여건


인근 일직동, 소하동 일원으로 GIDC, 중앙대학교광명병원, 광명무역센터 등 업무, 유통, 상업이 어우러진 광명역 역세권 복합단지가 조성돼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 광명시 가학동, 시흥시 논곡동 일대 약 245만㎡ 부지에는 광명·시흥 테크노밸리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2026년 완공 시 수도권 서남부 4차 산업혁명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미린 어반퍼스트= 우미건설은 경기도 이천시 중리택지개발지구 B1블록에 ‘우미린 어반퍼스트’를 공급한다. 이천시는 입주 10년 이상 된 아파트 비율이 77.76%에 달한다. 특히 단지가 위치한 중리택지지구는 원도심과 가까워 기존의 풍부한 인프라를 그대로 누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0층 11개 동, 전용면적 84㎡ 총 785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 가까이 유치원(예정 부지) 및 초등학교(예정 부지)가 계획돼있어 도보통학이 가능한 학세권 입지를 갖췄다. 단지 앞 상업지구와 대형 근린공원이 예정돼있어 주거환경도 쾌적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 인근으로 SK하이닉스, OB맥주, 시청, 세무서 등 직주근접 요소를 갖추고 있어 배후수요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더폴 디오션=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송정동 일원에 위치한 ‘더폴 디오션’이 분양 중이다. 지하 4층~지상 25층, 아파트 전용 59~84㎡ 184세대와 오피스텔 전용 84㎡ 46실 등 총 230세대다. 

판상형 구조를 채택해 채광과 통풍에 신경 썼다. 타워형의 경우 주방창 개방으로 세대 내 통풍이 양호하다. 팬트리, 파우더룸, 드레스룸, 현관 워크인장 등 공간 활용이 우수한 수납공간도 마련했다. 오피스텔의 경우 전용 84㎡ 단일평형으로 4베이, 판상형 평면을 적용했다. 거실 창 이면개방으로 환기 통풍 및 개방감이 우수하다. 

꼼꼼하게 
확인해야

우선 도보 약 5분 거리에 동해선 송정역이 위치해 있다. 송정역은 부산지하철 2호선 연장선(2025년 착공 예정) 정차 예정으로 향후 개통되면 더블역세권 입지가 형성된다. 현재는 동부산IC 등을 통해 전국 각지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송정초, 신곡중, 부흥고, 부산국제외국인학교, 학원가 등 교육시설과 NC백화점(해운대점), 병원, 재래시장, 송정동 행정복지센터, 해운대 송정우체국, 송정파출소 등의 생활 편의시설 이용이 편리하다. 

단지 인근에 위치한 오시리아는 휴양, 레저, 문화가 있는 고품격 해양 관광단지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현재 롯데월드 어드벤처, 국립부산과학관, 힐튼호텔, 아난티코브, 이케아(동부산점), 롯데프리미엄아울렛(동부산점),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이 운영 중이다. 앞으로 아쿠아월드, 메디타운, 반얀트리 부산 등이 더 들어설 예정이다.

▲위파크 안동 호반= 호반건설은 경북 안동시 옥동에 ‘위파크 안동 호반’을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27층 9개동 전용면적 84~101㎡ 820가구로 구성된다. 

경북 안동서 첫 번째로 공급하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아파트며, 안동서 주거선호도가 가장 높은 옥동 생활권에 위치해 있어 주거환경이 우수하다. 또 교육, 편의시설, 교통 등 다양한 생활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지 인근에 복주초등학교와 영호초등학교, 안동중학교, 안동중앙고등학교, 안동중앙도서관 등이 있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