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ELS 불판’ 논란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3.12.22 08:25:15
  • 호수 1458호
  • 댓글 62개

“국민 상대로 앵벌이 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일반투자자에게 파생상품 판매를 금지한 국가도 있다. 마트서 총을 판 격.” 최근 5대 시중은행의 홍콩항생중국기업지수(H지수) 연계 ELS(파생결합증권) 불완전판매 의혹에 관해 홍콩 증권사 출신 관계자가 한 말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 노르웨이 금융당국은 파생상품 등 복잡한 구조의 상품을 일반투자자에게 팔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채택했다.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서 내년 상반기에만 3조원가량의 손실 가능성이 제기됐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 때까지 계약시점을 기준으로 일정 범위서 움직이면 약속한 수익을 주는 파생상품이다. ELS의 만기는 통상 3년으로, 2021년 저금리 당시 은행예금보다 연 2%가량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안정적인 상품으로 통했다. 

알고도…

반대로 정해진 기준을 벗어나면 원금손실이 발생한다는 함정이 존재한다. 2021년 상반기 1만2000선을 넘었던 H지수는 지난 1일 기준 5761.73까지 떨어진 상태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된다. H지수는 지난 2021년 2월 1만2000선을 넘어섰으나 그해 말 8000대까지 떨어졌다. 현재 6000대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5000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최근 중국 경기 둔화와 미·중 분쟁 등의 영향으로 2년 전과 비교해 절반 아래로 급락했다. 만기 도래를 코앞에 두고 손실이 가시화되자, 투자자들은 원금손실 가능성 등을 제대로 설명받지 못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투자자들은 “홍콩이 망하지 않는 한 수익이 보장되는 상품”이라는 긍정적인 설명만 들었다고 주장한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언론을 통해 “예금만큼 안전하다고 해서 노후자금을 ELS에 넣었는데, 현재 상품 평가액이 원금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통보를 받고 망연자실한 투자자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고 대변했다.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언급되자 금융당국은 전수조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8일까지 최대 판매기관인 KB국민은행을 포함한 시중 5대은행(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을 조사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H지수 연계 ELS 관련 상품 전체 판매액 중 거의 절반이 60대 이상 고령층에게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엔 90대 이상 초고령자에게 판매된 91억원도 섞여 있다. “고령층에 H지수 연계 ELS 관련 상품을 판매하면서 초고위험 투자상품임을 100% 설명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판매 잔액은 수십조에 달했다.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H지수 연계 ELS 판매 잔액은 11월 말 기준 13조5790억원이다. 이 중 60대 이상 고객에게 판매된 것이 6조4541억원으로 47.5%를 차지했다.

금소법 만들면 뭐해? 
탓하기 바쁜 금융권

60대(60~69세) 고객은 전체 연령대 중 홍콩H지수 연계 ELS를 가장 많이 보유(32.1%)하고 있었다. 그 다음이 50대(30.8%), 40대(14.1%), 70대(13.8%), 30대(4.8%) 순이었다.

이 중 고령층인 80대(80~89세)는 2083억8000만원, 90대 이상은 90억8000만원, 도합 2174억60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80대 이상 고령층에게 H지수 연계 파생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하나은행(817억9000만원)이었다. 이어 ▲농협은행 645억4000만원 ▲국민은행 385억4000만원 ▲신한은행 316억원 ▲우리은행 16억2000만원 순으로 이어졌다.

90대 이상 초고령자에 대해서는 하나은행이 74억1000만원 규모로 가장 많이 팔았다. 이어 ▲NH농협은행(9억3000만원) ▲KB국민은행(6억6000만원) ▲신한은행(8000만원) 순이었다. 우리은행은 90대 이상 고객에게 해당 상품을 판매하지 않았다. 


은행들은 ELS를 사모·공모를 통해 펀드(ELF)와 신탁(ELT) 형태로 판매해왔다. ELT는 H지수를 포함 ‘닛케이 225’ ‘S&P500’ ‘유로스톡스50’ 등 각국 대표 지수 3개 정도를 연계한 상품이다. 

일각에서는 예견된 사태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H지수 연계 ELS가 2021년 초에 판매됐다는 걸 감안할 때 금감원은 이번 사태를 예방할 수도 있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금감원은 ‘ELS 등 파생결합증권 투자현황 및 보호방안’이라는 자료를 발표하면서 예방책을 논의했다. 

자료에 따르면 당시 개인투자자들은 ELS를 포함한 파생결합증권에 47조원가량을 투자했다. 이 중 42%가 60대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자료는 결론을 통해 “은행 창구 직원의 적극적인 투자권유로 발생할 소지가 높은 불완전판매를 사전에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이 ELS 불완전판매 행태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도 있다. 금감원 조사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금융회사의 상품 판매절차를 평가하는 ‘미스터리쇼핑’을 통해 분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시중 5대 은행을 포함한 7개 은행을 대상으로 판매 현장을 점검했다. 외부 전문업체의 조사원이 영업점을 방문·점검해 상품 판매 과정서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녹취의무 ▲숙려제도 ▲고령투자자 보호 등 준수 여부를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현 쓴소리에 “쇠귀에 경 읽기”
파생상품 판매 금지 노르웨이 보니…

이 과정서 우수-양호-보통-미흡-저조 등 5단계로 등급을 부여한다. 이 과정서 우수-양호-보통-미흡-저조 등 5단계로 등급을 부여한다. 현장 점검한 결과, NH농협, 우리은행 등 일부 은행만이 80점대를 받으며 ‘양호’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부는 고위험 상품에 대한 불완전판매 등 관리·감독 문제가 제기되자 투자자보호 제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해왔다. 그 결과 2021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시행됐다. 금소법은 금융투자상품 판매 시 ▲설명의무 ▲적합·적정성 ▲부당권유행위 금지 ▲허위·과장광고 금지 등을 의무 규정으로 명시하고 있다.

금소법 시행에도 불완전판매 의혹은 꺼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금소법이 실질적인 투자자 보호와 금융권의 판매 관행 개선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펀드·신탁, 보험 등의 불완전판매 금액만도 6조원에 달한다. 특히 2018년부터 지난 8월까지 은행권의 불완전판매 금액은 3조6270억원으로 피해자는 1만9692명에 이른다. 사모펀드 불완전판매와 설명의무위반 등이 주된 제재 사례로 꼽혔다.

은행의 고위험 파생상품 판매 금지 등의 규제도 언급됐다. 지난 2019년 라임·옵티머스 사태 이후 당국은 시중은행의 고위험 투자상품 판매를 금지하는 대책을 마련했지만 “40조원 이상 규모의 신탁 시장을 잃게 된다”는 은행 측의 반발에 따라 제한적 판매를 허용했다.

H지수의 위험성을 예의주시해온 한 금융전문가는 이번 사태에 관해 다소 충격적이라는 입장이다.


홍콩의 종합금융사 캐시파이낸셜서비스그룹 파생상품 운용역을 맡았던 조용래씨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국제적인 시각서 은행이 파생상품을 일반투자자에게 무분별하게 판매한 것은 앵벌이나 다름없는 행위”라며 “유럽에선 이미 복잡한 구조화 상품의 위험성을 경험하고 일반투자자에게 판매를 금지한 경우도 있다. 방관한 정부의 책임이 은행보다 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예견된 사태

실제로 노르웨이 금융당국은 전문투자자가 아닌 투자자에게 복잡한 구조화 상품을 팔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2008년 채택했다. 벨기에도 2011년 지나치게 복잡한 구조화상품을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것을 중지시켰다. 이는 노르웨이가 1990년대 후반부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15만명가량의 일반투자자가 70억달러 이상의 구조화 상품에 투자해 손실을 입은 사건을 겪으면서 도입됐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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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