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 보이면 ‘부’ 보인다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개편되고 삶의 질이 강조되면서 ‘자연 조망권’을 확보한 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바다, 강, 공원, 산 등의 조망권을 갖춘 단지는 탁 트인 개방감과 함께 쾌적한 자연환경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수의 조망권을 갖춘 단지가 수요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전북 전주서 공급된 ‘에코시티 한양수자인 디에스틴’은 세병공원과 세병호 조망이 가능한 단지(일부 세대 제외)로 큰 인기를 얻었다. 11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9393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평균 85.4 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단지 내에서 자연을 조망할 수 있는 단지는 희소성이 높고, 실제 주거 만족도도 높게 나타나는 만큼 분양 시장서 각광받고 있다”며 “최근 자연 조망이 단지의 가치를 나누는 결정적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어 이 같은 단지의 인기는 앞으로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단지의 가치
결정적 요소

산, 공원, 바다 등 자연을 조망할 수 있는 분양 단지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조망권이 뛰어난 단지는 내 집 안에서 탁 트인 개방감과 함께 경관을 감상할 수 있어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인간의 심미적 욕구 충족이 가능하다.

또 희소성을 바탕으로 ‘뷰’ (View)가 ‘부’(富)를 부른다는 말이 나올 만큼 향후 높은 미래가치까지 기대할 수 있어 수요자들 사이서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조망권 확보 여부가 단지의 가치는 물론 흥행 여부까지 판가름하고 있는 추세다. 조망 중에서도 특히 수변과 공원 입지에 대한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내륙 도시와 해안 도시의 조망권 가치 비교 연구 논문(창원대학교, 2016년)에 따르면 내륙 도시인 서울에서는 강 조망권이 약 18%, 산 조망권이 12%로 거래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안에 위치한 부산에서는 바다 조망권이 23%로 산(11%), 강(8%) 조망권을 크게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실수요로 개편하는 주택시장
자연 멀티 조망권 단지 각광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미래 주거 트렌드’에 따르면 미래 주거 선택 요인 중 공원이나 녹지 같은 ‘쾌적성’이 33.0 %를 차지하며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직방’ 조사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주거공간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 중 이른바 숲세권과 같은 쾌적성이 31.6%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실제 코로나 이후 ‘쾌적한 주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내서 자연경관을 누릴 수 있는 단지가 각광받고 있다. 아파트를 비롯한 주거시설을 선택할 때 과거에는 교통, 교육환경 등을 우선적으로 따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갈수록 자연을 통한 휴식, 여가, 건강 등의 가치를 더 높게 치는 수요자가 많아지고 있다.

조망권을 갖춘 신규 분양 단지의 청약 경쟁률도 높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월 경남 창원시 의창구 일원서 분양한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는 평균 28.72대1(1단지), 28.02대1(2단지)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이 단지는 107만㎡ 규모에 달하는 사화공원이 인접해 있으며,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만큼 풍부한 자연경관을 갖추고 있다.


개별 단지 가격서도 조망권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인천 연수구 ‘더샵 송도 마리나베이’(2020년 입주) 전용면적 84㎡(12층) 매물이 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바로 앞에 서해 바다가 있어 바다 조망이 가능하다. 

‘쾌적성’
33% 차지

반면 해당 단지 바로 옆에 위치했지만 바다를 조망할 수 없는 ‘송도 오션파크 베르디움’(2020년 입주) 전용면적 84㎡(15층) 매물은 9월 6억8000만원에 팔렸다. 브랜드와 세대수 등의 차이도 있겠지만, 조망권 여부가 가격 차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리조트나 호텔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조망권 입지가 최근 아파트 단지 희소가치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중”이라며 “입지 희소성에 따른 장기적인 가치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분양을 앞둔 단지들에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샵 의정부역 링크시티= 전용 84㎡부터 신평면 전용 112㎡ 대형 평형까지 고루 갖춘 ‘더샵 의정부역 링크시티’가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일대 캠프 라과디아 도시개발사업 부지에 들어서는 단지로, 지하 3층~지상 최고 48층, 1401세대 규모다.

타입별로는 84㎡ 1058세대, 112㎡ 339세대, 162㎡ 2세대, 165㎡ 2세대로 다양하게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단지를 남향 위주로 배치해 햇빛과 바람이 잘 통하도록 했고, 주차장을 모두 지하로 내려 쾌적하고 안전한 지상 공간을 조성했다. 4베이(BAY) 판상형 위주의 설계를 적용해 개방감과 공간활용도가 우수하고, 최고층에는 7베이의 펜트하우스도 공급된다.

알파룸을 활용한 다양한 평면특화 설계를 적용해 가족 구성원 및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세대 내부 공간을 바꿔볼 수 있도록 했다.

단지 대지면적의 61%를 차지하는 조경도 자랑거리다. 싱그러운 잔디와 수경시설이 어우러진 넓은 중앙 정원인 네이처 테라스와 물놀이터가 마련되는 스플래시가든 등에서 자녀와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가족, 친구들과 산책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숲속 산책로 페르마타 가든도 조성될 예정이다.

지역서 보기 힘든 다양한 최신 커뮤니티시설도 약 4000㎡ 규모로 마련된다. 지역 최초로 자녀의 학업을 위한 스터디공간인 에듀&비즈니스라운지와 스텝가든카페, 작은 도서관, 키즈스테이션, 어린이집, 돌봄센터 등이 들어선다.

운동시설인 피트니스센터, GX룸, 실내골프연습장(GDR 적용), 탁구장, 필라테스룸 등과 사우나(냉·온탕), 코인세탁실 등 편의시설도 조성된다.

많은 세대가 입주 후 도봉산 조망이 가능하며, 주한미군 공여지였던 캠프 라과디아 반환으로 약 3만㎡의 공원이 함께 조성돼 공원뷰와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다. 공공복합청사 내 스포츠시설(실내수영장, 암벽등반, 조깅트랙 등 예정) 등 주민들의 편의시설도 함께 조성될 계획이다.


▲원주 동문 디 이스트= 동문건설은 강원도 원주시 관설동 일원에 ‘원주 동문 디 이스트’를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15층, 11개 동, 전용면적 80·84·115㎡, 총 87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로는 80㎡ 144가구, 84㎡ 642가구, 115㎡ 87가구 등 선호도 높은 중대형으로 선보인다.

수변이냐 
공원이냐

채광과 통풍에 유리한 남향 위주 배치와 4베이 판상형 위주(일부 세대 제외)의 설계가 적용됐다. 펜트리와 드레스룸 등으로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일부 가구는 원주천, 치악산, 백운산 등 천과 산 조망권을 갖췄다. 단지 외부는 단지 산책로, 놀이터 등 다양한 테마 조경을 설치해 공원형 단지로 조성한다.

이와 함께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코인세탁실, 작은 도서관 등의 커뮤니티도 설치가 예정됐다.

단지 내 커뮤니티서 2년간 무상으로 트렌디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요즘 엄마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째깍악어 키즈센터’를 유치해 입주 후 2년간 무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향후 단지 내 커뮤니티에 째깍악어 키즈센터가 입점하게 되면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실내 놀이터와 다양한 키즈클래스를 마련해 여러 놀이·학습 콘텐츠가 제공될 전망이다. 특히 아이들이 째깍악어 시설을 이용하는 동안 보호자는 내부 커뮤니티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아이를 맡기고 외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
탁 트인 개방감에 프리미엄

이외에도 단지 내 상업시설에 대치누리교육의 입점을 유치해 서울 강남권의 우수한 교육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 6세부터 중학생까지 다양한 커리큘럼을 구성해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입주민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낮추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입주민 1세대당 자녀 1명을 기준으로 입주 후 2년간 50%의 수강료를 지원할 계획이다.

자녀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 찾아가는 운동 서비스 ‘후케어스’도 단지 내에서 2년간 무상 운영한다. 단지 내에서 입주민 대상으로 맞춤형으로 진행되며, 키즈 프로그램과 시니어 프로그램으로 연간 4회씩 총 8회 진행할 계획이다. 운영 예상 프로그램으로는 유아 성장 발레, 키즈 성장발레, 시니어 라인댄스, 시니어 메디발레 스트레칭 등이다.

▲강릉 모아미래도 오션리버= ㈜미래도건설이 시공하는 ‘강릉 모아미래도 오션리버’가 본격적인 분양에 나섰다. 강원도 강릉시 견소동 일원에 지하 2층~지상 16층, 11개 동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로는 84㎡A 326가구, 84㎡B 177가구, 100㎡ 58가구 등 총 561가구로 구성된다.

휴식과 여가
우선적으로 

단지 앞 안목해변과 남대천은 오션뷰와 리버뷰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라이프 프리미엄을 제공한다. 이밖에 송정해변, 안목해맞이공원, 강릉남대천체육공원 등이 인접해 쾌적한 환경을 갖췄다. 강릉항을 비롯해 솔향강릉 카라반캠핑장, 안목커피거리 카라반캠핑장, 송정해수욕장 캠핑장 등이 가까워 휴식과 해양관광, 레저를 누릴 수 있다.

강릉 대표관광지로 꼽히는 강릉카페거리도 인근에 위치해 여유로움을 느끼며 전망을 즐길 수 있다.

분양 관계자는 “강릉에 분양하는 첫 모아미래도 브랜드 단지”라며 “차별화된 조경 및 커뮤니티, 우수한 상품을 누릴 수 있는 만큼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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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