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 보이면 ‘부’ 보인다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개편되고 삶의 질이 강조되면서 ‘자연 조망권’을 확보한 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바다, 강, 공원, 산 등의 조망권을 갖춘 단지는 탁 트인 개방감과 함께 쾌적한 자연환경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수의 조망권을 갖춘 단지가 수요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전북 전주서 공급된 ‘에코시티 한양수자인 디에스틴’은 세병공원과 세병호 조망이 가능한 단지(일부 세대 제외)로 큰 인기를 얻었다. 11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9393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평균 85.4 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단지 내에서 자연을 조망할 수 있는 단지는 희소성이 높고, 실제 주거 만족도도 높게 나타나는 만큼 분양 시장서 각광받고 있다”며 “최근 자연 조망이 단지의 가치를 나누는 결정적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어 이 같은 단지의 인기는 앞으로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단지의 가치
결정적 요소

산, 공원, 바다 등 자연을 조망할 수 있는 분양 단지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조망권이 뛰어난 단지는 내 집 안에서 탁 트인 개방감과 함께 경관을 감상할 수 있어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인간의 심미적 욕구 충족이 가능하다.

또 희소성을 바탕으로 ‘뷰’ (View)가 ‘부’(富)를 부른다는 말이 나올 만큼 향후 높은 미래가치까지 기대할 수 있어 수요자들 사이서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조망권 확보 여부가 단지의 가치는 물론 흥행 여부까지 판가름하고 있는 추세다. 조망 중에서도 특히 수변과 공원 입지에 대한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내륙 도시와 해안 도시의 조망권 가치 비교 연구 논문(창원대학교, 2016년)에 따르면 내륙 도시인 서울에서는 강 조망권이 약 18%, 산 조망권이 12%로 거래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안에 위치한 부산에서는 바다 조망권이 23%로 산(11%), 강(8%) 조망권을 크게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실수요로 개편하는 주택시장
자연 멀티 조망권 단지 각광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미래 주거 트렌드’에 따르면 미래 주거 선택 요인 중 공원이나 녹지 같은 ‘쾌적성’이 33.0 %를 차지하며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직방’ 조사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주거공간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 중 이른바 숲세권과 같은 쾌적성이 31.6%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실제 코로나 이후 ‘쾌적한 주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내서 자연경관을 누릴 수 있는 단지가 각광받고 있다. 아파트를 비롯한 주거시설을 선택할 때 과거에는 교통, 교육환경 등을 우선적으로 따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갈수록 자연을 통한 휴식, 여가, 건강 등의 가치를 더 높게 치는 수요자가 많아지고 있다.

조망권을 갖춘 신규 분양 단지의 청약 경쟁률도 높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월 경남 창원시 의창구 일원서 분양한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는 평균 28.72대1(1단지), 28.02대1(2단지)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이 단지는 107만㎡ 규모에 달하는 사화공원이 인접해 있으며,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만큼 풍부한 자연경관을 갖추고 있다.


개별 단지 가격서도 조망권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인천 연수구 ‘더샵 송도 마리나베이’(2020년 입주) 전용면적 84㎡(12층) 매물이 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바로 앞에 서해 바다가 있어 바다 조망이 가능하다. 

‘쾌적성’
33% 차지

반면 해당 단지 바로 옆에 위치했지만 바다를 조망할 수 없는 ‘송도 오션파크 베르디움’(2020년 입주) 전용면적 84㎡(15층) 매물은 9월 6억8000만원에 팔렸다. 브랜드와 세대수 등의 차이도 있겠지만, 조망권 여부가 가격 차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리조트나 호텔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조망권 입지가 최근 아파트 단지 희소가치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중”이라며 “입지 희소성에 따른 장기적인 가치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분양을 앞둔 단지들에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샵 의정부역 링크시티= 전용 84㎡부터 신평면 전용 112㎡ 대형 평형까지 고루 갖춘 ‘더샵 의정부역 링크시티’가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일대 캠프 라과디아 도시개발사업 부지에 들어서는 단지로, 지하 3층~지상 최고 48층, 1401세대 규모다.

타입별로는 84㎡ 1058세대, 112㎡ 339세대, 162㎡ 2세대, 165㎡ 2세대로 다양하게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단지를 남향 위주로 배치해 햇빛과 바람이 잘 통하도록 했고, 주차장을 모두 지하로 내려 쾌적하고 안전한 지상 공간을 조성했다. 4베이(BAY) 판상형 위주의 설계를 적용해 개방감과 공간활용도가 우수하고, 최고층에는 7베이의 펜트하우스도 공급된다.

알파룸을 활용한 다양한 평면특화 설계를 적용해 가족 구성원 및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세대 내부 공간을 바꿔볼 수 있도록 했다.

단지 대지면적의 61%를 차지하는 조경도 자랑거리다. 싱그러운 잔디와 수경시설이 어우러진 넓은 중앙 정원인 네이처 테라스와 물놀이터가 마련되는 스플래시가든 등에서 자녀와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가족, 친구들과 산책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숲속 산책로 페르마타 가든도 조성될 예정이다.

지역서 보기 힘든 다양한 최신 커뮤니티시설도 약 4000㎡ 규모로 마련된다. 지역 최초로 자녀의 학업을 위한 스터디공간인 에듀&비즈니스라운지와 스텝가든카페, 작은 도서관, 키즈스테이션, 어린이집, 돌봄센터 등이 들어선다.

운동시설인 피트니스센터, GX룸, 실내골프연습장(GDR 적용), 탁구장, 필라테스룸 등과 사우나(냉·온탕), 코인세탁실 등 편의시설도 조성된다.

많은 세대가 입주 후 도봉산 조망이 가능하며, 주한미군 공여지였던 캠프 라과디아 반환으로 약 3만㎡의 공원이 함께 조성돼 공원뷰와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다. 공공복합청사 내 스포츠시설(실내수영장, 암벽등반, 조깅트랙 등 예정) 등 주민들의 편의시설도 함께 조성될 계획이다.


▲원주 동문 디 이스트= 동문건설은 강원도 원주시 관설동 일원에 ‘원주 동문 디 이스트’를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15층, 11개 동, 전용면적 80·84·115㎡, 총 87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로는 80㎡ 144가구, 84㎡ 642가구, 115㎡ 87가구 등 선호도 높은 중대형으로 선보인다.

수변이냐 
공원이냐

채광과 통풍에 유리한 남향 위주 배치와 4베이 판상형 위주(일부 세대 제외)의 설계가 적용됐다. 펜트리와 드레스룸 등으로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일부 가구는 원주천, 치악산, 백운산 등 천과 산 조망권을 갖췄다. 단지 외부는 단지 산책로, 놀이터 등 다양한 테마 조경을 설치해 공원형 단지로 조성한다.

이와 함께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코인세탁실, 작은 도서관 등의 커뮤니티도 설치가 예정됐다.

단지 내 커뮤니티서 2년간 무상으로 트렌디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요즘 엄마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째깍악어 키즈센터’를 유치해 입주 후 2년간 무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향후 단지 내 커뮤니티에 째깍악어 키즈센터가 입점하게 되면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실내 놀이터와 다양한 키즈클래스를 마련해 여러 놀이·학습 콘텐츠가 제공될 전망이다. 특히 아이들이 째깍악어 시설을 이용하는 동안 보호자는 내부 커뮤니티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아이를 맡기고 외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
탁 트인 개방감에 프리미엄

이외에도 단지 내 상업시설에 대치누리교육의 입점을 유치해 서울 강남권의 우수한 교육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 6세부터 중학생까지 다양한 커리큘럼을 구성해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입주민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낮추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입주민 1세대당 자녀 1명을 기준으로 입주 후 2년간 50%의 수강료를 지원할 계획이다.

자녀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 찾아가는 운동 서비스 ‘후케어스’도 단지 내에서 2년간 무상 운영한다. 단지 내에서 입주민 대상으로 맞춤형으로 진행되며, 키즈 프로그램과 시니어 프로그램으로 연간 4회씩 총 8회 진행할 계획이다. 운영 예상 프로그램으로는 유아 성장 발레, 키즈 성장발레, 시니어 라인댄스, 시니어 메디발레 스트레칭 등이다.

▲강릉 모아미래도 오션리버= ㈜미래도건설이 시공하는 ‘강릉 모아미래도 오션리버’가 본격적인 분양에 나섰다. 강원도 강릉시 견소동 일원에 지하 2층~지상 16층, 11개 동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로는 84㎡A 326가구, 84㎡B 177가구, 100㎡ 58가구 등 총 561가구로 구성된다.

휴식과 여가
우선적으로 

단지 앞 안목해변과 남대천은 오션뷰와 리버뷰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라이프 프리미엄을 제공한다. 이밖에 송정해변, 안목해맞이공원, 강릉남대천체육공원 등이 인접해 쾌적한 환경을 갖췄다. 강릉항을 비롯해 솔향강릉 카라반캠핑장, 안목커피거리 카라반캠핑장, 송정해수욕장 캠핑장 등이 가까워 휴식과 해양관광, 레저를 누릴 수 있다.

강릉 대표관광지로 꼽히는 강릉카페거리도 인근에 위치해 여유로움을 느끼며 전망을 즐길 수 있다.

분양 관계자는 “강릉에 분양하는 첫 모아미래도 브랜드 단지”라며 “차별화된 조경 및 커뮤니티, 우수한 상품을 누릴 수 있는 만큼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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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