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이준석 신당’ 창당 “긍정” 38% “부정” 48%

과거 거대 양당 경쟁체제 속 제3정당 집권 실패
윤정부 직무수행 긍정보다 부정 2배가량 높아

[일요시사 정치팀] 강주모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해 국내 유권자들의 평가는 찬반 의견으로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1001명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해 2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48%는 ‘좋지 않게 본다’ 38%는 ‘좋게 본다’고 답했다. 14%는 의견을 유보했다.

국민의힘 지지자층에선 74%가 부정적이지만,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57%는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무당층 및 중도층에선 긍·부정 한쪽으로 쏠림 없이 의견이 갈렸다. 이는 신당 창당 시 지지 의향을 묻는 것이 아닌, 신당 창당 자체에 대한 인식이란 점을 주목해야 한다.

즉, 이준석 신당 창당은 국민의힘이나 보수진영의 분열 가능성을 의미하므로 오히려 야권 입장에선 오히려 반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전 대표는 당 지도부와 법정 공방 끝에 대표직을 잃었지만, 여전히 국민의힘 당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국 유권자 중 22%가 그에게 ‘호감 간다’, 66%가 ‘호감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령별 호감도는 비교적 고른 편이지만, 성별 차이는 남성 29%, 여성 15%로 두 배가량 크다.

지난 8월 초 총선 전, 신당 창당에 대한 인식을 물었을 때는 28%가 긍정, 55%가 부정적으로 답했으나 신당을 창당하더라도 기존 정당과 경쟁할 만큼 성장 가능성 있다고 본 응답자는 15%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과거 경험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정치판은 정부 수립 이래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양대 정당이 번갈아 집권하는 경쟁체제가 주를 이뤘다. 제3정당이 없진 않았으나 더 크게 성장하지 못했고, 중도 정당이 성공한 사례도 전무하다.

신당 창당 시 지지도를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기존 정당들 중 지지하는 정당을 먼저 묻고, 신당을 포함한 미래 가상구도로 재차 묻는 구조에서는 신당이 과다 지목될 여지가 있다. 유권자들이 ‘기존 정당’(기성 정치)과 ‘신당 포함 새로운 정치’ 프레임으로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혁신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잘하고 있다’ 42%, ‘잘못하고 있다’ 39%로 긍·부정이 갈렸고 그 외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2%, 모름/응답거절 16%).

국민의힘 지지자 중 65%, 성향 보수층에서도 57%가 인 위원장 역할 수행을 긍정적으로 봤고, 무당층과 성향 중도층도 양대 정당 대표보다 더 좋게 평가했다. 인 위원장은 기존 정치인보다 비교적 덜 알려진 인물이고, 현재 맡은 역할도 기존 정당 정치 관행을 타파하는 혁신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기대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양친이 미국인이지만 전북 전주 출생으로 유년시절을 순천서 보낸 인 위원장의 본업은 연세대 의대 교수다.

한국형 구급차 개발·보급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특별귀화 한국인 1호’로 국적을 취득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선임된 후 연일 정치권 주요 인물들을 만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는 33%가 ‘긍정’을, 59%는 ‘부정’ 평가했으며 그 외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3%, 모름/응답거절 5%).


‘긍정’ 응답은 국민의힘 지지자(77%), 70대 이상(63%) 등에서, ‘잘못하고 있다’는 민주당 지지자(89%), 40대(78%) 등에서 많았다. 성향별 직무 긍정률은 보수층 58%, 중도층 24%, 진보층 16%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자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이하 ‘가중적용 사례 수’ 기준 329명, 자유응답) 외교(40%), 국방/안보, 경제/민생(이상 6%), ‘전반적으로 잘한다’ ‘열심히 한다/최선을 다 한다’(이상 5%), 서민정책/복지, 전 정권 극복, 결단력/추진력/뚝심(이상3%) 순으로 나타났다.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는(591명, 자유응답) 경제/민생/물가(18%), 외교(11%), ‘전반적으로 잘 못한다’(8%), 독단적/일방적, 소통 미흡(이상 6%), 경험·자질 부족/무능함(5%), 통합·협치 부족, 인사(人事),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서민정책/복지, 검찰 권력과도(이상 2%) 등을 이유로 들었다.

김기현(국민의힘)이재명(민주당) 여야 대표가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느냐’(양자 순서 로테이션 질문)는 질문엔 김 대표의 경우 26%가 긍정, 61%가 부정 평가했으며 이 대표는 31%가 긍정, 60%가 부정 평가했다.

김 대표 긍정률은 지난 6월 전체 유권자 기준 29%서 이번 달 26%로, 국민의힘 지지자 기준 53%서 46%로 하락했다. 성향 보수층과 중도층, 무당층서도 과반이 ‘잘 못한다’고 봤다.

이 대표 긍정률은 전체 유권자 기준 31%, 민주당 지지자 기준 60%로 지난 6월과 비슷했다.

진보층에선 긍·부정(48%·49%) 팽팽하게 나뉘고, 중도층 및 무당층에서는 긍정이 30% 이하로 약 60%가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 대표 긍정률은 지난 9월 호감도(전체 29%, 민주당 지지층 64%)와 유사했다.

과거 유권자로부터 가장 후하게 평가받은 인물은 2012년 3월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전체 52%, 새누리당 지지자 82%)였으며, 가장 박한 평가받은 인물은 2015년 7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전체 18%,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 27%)로 집계됐다.

이후 두 인물의 궤적은 엇갈리며 2012년 12월 제18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박근혜는 탄핵당했고, 2017년 5월 제19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문재인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직무 긍정률로 임기를 마쳤다.

전체 유권자 기준으로 볼 때 2012~2015년에는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대표들이 제1야당이던 민주당 계열 대표들보다 더 나은 평가를 받았다. 지지정당별로 보더라도 새누리당 지지층이 민주당 지지층보다 자당 대표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21년 국민의힘서 ‘0선’ ‘1980년대생’으로 주목받으며 선출된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는 지지 정당별·성향별 긍정률이 비슷했고, 자당 지지층서 부정률이 높아 다소 이례적이었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3%, 민주당 35%, 정의당 4%, 기타 정당·단체 2%,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無黨)층 27%로 집계됐다. 지지 성향별로는 보수층의 66%가 국민의힘, 진보층의 63%가 민주당을 지지했다. 중도층에서는 국민의힘 22%, 민주당 32%,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도 38%에 달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전화조사원 인터뷰(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서 표본오차는 ±3.1%p로 응답률은 13.4%였다(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서 확인할 수 있다).

<kangjoom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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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