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강주모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해 국내 유권자들의 평가는 찬반 의견으로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1001명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해 2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48%는 ‘좋지 않게 본다’ 38%는 ‘좋게 본다’고 답했다. 14%는 의견을 유보했다.
국민의힘 지지자층에선 74%가 부정적이지만,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57%는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무당층 및 중도층에선 긍·부정 한쪽으로 쏠림 없이 의견이 갈렸다. 이는 신당 창당 시 지지 의향을 묻는 것이 아닌, 신당 창당 자체에 대한 인식이란 점을 주목해야 한다.
즉, 이준석 신당 창당은 국민의힘이나 보수진영의 분열 가능성을 의미하므로 오히려 야권 입장에선 오히려 반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전 대표는 당 지도부와 법정 공방 끝에 대표직을 잃었지만, 여전히 국민의힘 당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국 유권자 중 22%가 그에게 ‘호감 간다’, 66%가 ‘호감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령별 호감도는 비교적 고른 편이지만, 성별 차이는 남성 29%, 여성 15%로 두 배가량 크다.
지난 8월 초 총선 전, 신당 창당에 대한 인식을 물었을 때는 28%가 긍정, 55%가 부정적으로 답했으나 신당을 창당하더라도 기존 정당과 경쟁할 만큼 성장 가능성 있다고 본 응답자는 15%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과거 경험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정치판은 정부 수립 이래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양대 정당이 번갈아 집권하는 경쟁체제가 주를 이뤘다. 제3정당이 없진 않았으나 더 크게 성장하지 못했고, 중도 정당이 성공한 사례도 전무하다.
신당 창당 시 지지도를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기존 정당들 중 지지하는 정당을 먼저 묻고, 신당을 포함한 미래 가상구도로 재차 묻는 구조에서는 신당이 과다 지목될 여지가 있다. 유권자들이 ‘기존 정당’(기성 정치)과 ‘신당 포함 새로운 정치’ 프레임으로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혁신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잘하고 있다’ 42%, ‘잘못하고 있다’ 39%로 긍·부정이 갈렸고 그 외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2%, 모름/응답거절 16%).
국민의힘 지지자 중 65%, 성향 보수층에서도 57%가 인 위원장 역할 수행을 긍정적으로 봤고, 무당층과 성향 중도층도 양대 정당 대표보다 더 좋게 평가했다. 인 위원장은 기존 정치인보다 비교적 덜 알려진 인물이고, 현재 맡은 역할도 기존 정당 정치 관행을 타파하는 혁신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기대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양친이 미국인이지만 전북 전주 출생으로 유년시절을 순천서 보낸 인 위원장의 본업은 연세대 의대 교수다.
한국형 구급차 개발·보급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특별귀화 한국인 1호’로 국적을 취득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선임된 후 연일 정치권 주요 인물들을 만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는 33%가 ‘긍정’을, 59%는 ‘부정’ 평가했으며 그 외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3%, 모름/응답거절 5%).
‘긍정’ 응답은 국민의힘 지지자(77%), 70대 이상(63%) 등에서, ‘잘못하고 있다’는 민주당 지지자(89%), 40대(78%) 등에서 많았다. 성향별 직무 긍정률은 보수층 58%, 중도층 24%, 진보층 16%으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자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이하 ‘가중적용 사례 수’ 기준 329명, 자유응답) 외교(40%), 국방/안보, 경제/민생(이상 6%), ‘전반적으로 잘한다’ ‘열심히 한다/최선을 다 한다’(이상 5%), 서민정책/복지, 전 정권 극복, 결단력/추진력/뚝심(이상3%) 순으로 나타났다.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는(591명, 자유응답) 경제/민생/물가(18%), 외교(11%), ‘전반적으로 잘 못한다’(8%), 독단적/일방적, 소통 미흡(이상 6%), 경험·자질 부족/무능함(5%), 통합·협치 부족, 인사(人事),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서민정책/복지, 검찰 권력과도(이상 2%) 등을 이유로 들었다.
김기현(국민의힘)이재명(민주당) 여야 대표가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느냐’(양자 순서 로테이션 질문)는 질문엔 김 대표의 경우 26%가 긍정, 61%가 부정 평가했으며 이 대표는 31%가 긍정, 60%가 부정 평가했다.
김 대표 긍정률은 지난 6월 전체 유권자 기준 29%서 이번 달 26%로, 국민의힘 지지자 기준 53%서 46%로 하락했다. 성향 보수층과 중도층, 무당층서도 과반이 ‘잘 못한다’고 봤다.
이 대표 긍정률은 전체 유권자 기준 31%, 민주당 지지자 기준 60%로 지난 6월과 비슷했다.
진보층에선 긍·부정(48%·49%) 팽팽하게 나뉘고, 중도층 및 무당층에서는 긍정이 30% 이하로 약 60%가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 대표 긍정률은 지난 9월 호감도(전체 29%, 민주당 지지층 64%)와 유사했다.
과거 유권자로부터 가장 후하게 평가받은 인물은 2012년 3월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전체 52%, 새누리당 지지자 82%)였으며, 가장 박한 평가받은 인물은 2015년 7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전체 18%,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 27%)로 집계됐다.
이후 두 인물의 궤적은 엇갈리며 2012년 12월 제18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박근혜는 탄핵당했고, 2017년 5월 제19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문재인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직무 긍정률로 임기를 마쳤다.
전체 유권자 기준으로 볼 때 2012~2015년에는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대표들이 제1야당이던 민주당 계열 대표들보다 더 나은 평가를 받았다. 지지정당별로 보더라도 새누리당 지지층이 민주당 지지층보다 자당 대표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21년 국민의힘서 ‘0선’ ‘1980년대생’으로 주목받으며 선출된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는 지지 정당별·성향별 긍정률이 비슷했고, 자당 지지층서 부정률이 높아 다소 이례적이었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3%, 민주당 35%, 정의당 4%, 기타 정당·단체 2%,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無黨)층 27%로 집계됐다. 지지 성향별로는 보수층의 66%가 국민의힘, 진보층의 63%가 민주당을 지지했다. 중도층에서는 국민의힘 22%, 민주당 32%,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도 38%에 달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전화조사원 인터뷰(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서 표본오차는 ±3.1%p로 응답률은 13.4%였다(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서 확인할 수 있다).
<kangjoomo@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