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주고 과일도 깎아 배달

몇 년 전만 해도 아파트 구색 갖추기에 불과했던 커뮤니티시설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진화하고 있다. 바깥 외출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아파트 단지 내 활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이 현상이 지속되면서 아파트 커뮤니티시설이 점차 특화되고 있다. 

요즘 분양하는 아파트들이 고급 커뮤니티 명함을 내밀려면 물놀이 시설인 수영장, 사우나, 피트니스센터, 실내 골프장, 게스트룸, 놀이터, 경로당 등은 기본이다. 앞으로는 입주민들의 의견을 더욱 반영해 한층 더 다채로운 시설들이 생겨날 전망이다.

지난해 여론 조사기관인 한국갤럽 조사연구소에서 응답자에게 10여가지 유형 중 거주하고 싶은 주택을 선택하게 한 결과 ‘다양한 커뮤니티를 갖춘 주택’이 27 %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직전 조사(24%)에 비해 3%p 높아진 수치로, 커뮤니티를 보유한 주거단지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해서 증가한 셈이다.

한층 더 
다채롭게

차별화한 커뮤니티시설은 아파트 단지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형성하고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커뮤니티가 잘 갖춰진 아파트로 꼽히려면 수영장이나 물놀이시설은 기본이다. 

잘 이용하면 멀리 갈 필요 없이 단지 내에서 휴가와 레저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관리가 까다롭고 유지 비용이 적지 않아 돈을 들여 시공해 놓고도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수영장 운영이 원활한 아파트는 ‘단지 관리가 잘 되는 곳’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단지는 ‘워터파크 아파트’로 유명해졌다. 물놀이와 아일랜드 놀이를 함께 즐기는 미니카약 놀이터는 아일랜드를 중심으로 연결된 섬 사이에 미니카약을 탈 수 있도록 물길을 만든 놀이시설이다.

부산 북구 화명동 랜드마크 단지인 ‘화명롯데캐슬카이저’ 단지에는 총길이 25m, 6개 레일의 실내수영장과 유아풀장, 고급 사우나 시설 등으로 커뮤니티시설을 꾸몄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사회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기존의 고정관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특별한 상품이 필요하다”며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한 최상의 주거 상품을 끊임없이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용산 등 대표적인 부촌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의 아파트에선 호텔식 식사 서비스가 유행하고 있다. 조식과 중식뿐만 아니라 키즈식까지 내놓고 과일을 깎아 집까지 직접 배달해주는 케이터링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특화 커뮤니티시설 갖춘 신규 단지 눈길
수영장은 기본…조식·중식에 키즈식까지

최근 식사 서비스를 도입하는 단지가 증가하는 것은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 노인 가구가 늘면서 직접 요리를 하는 가정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호텔식 아파트 조식 서비스가 제공되려면 조리시설 및 식사 공간 조성이 필요한 데다 조리 전문 인력 등을 배치하려면 그만큼의 수요가 있어야 하는 만큼 사실상 신축, 대단지 아파트서만 가능한 서비스라는 인식도 있다.

건설업계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커뮤니티시설을 최첨단 기술과 접목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미래 주거 모델로 제시한 ‘넥스트 홈’의 주거생활 플랫폼인 ‘홈닉’을 선보였다. 여러 주거 관련 서비스를 한데 모은 앱이다.


삼성물산은 홈닉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홈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해 개별 가구서 온도를 조절하거나 가전을 제어하는 수준을 넘어 커뮤니티시설 등 단지 전체와 입주자를 연결한다.

예를 들어 홈닉을 통해 미리 예약한 커뮤니티 골프연습장서 운동을 한 뒤 단지 내 카페서 입주자들과 만나 로봇이 서빙한 커피를 마시고, 카페테리아 벽에 걸린 미술품을 감상하며, 앱을 통해 미술품을 직접 구매하는 것이다.

단지 내에서 
휴가와 레저

아파트 지하 또는 지상의 저층에 주로 자리 잡았던 커뮤니티시설들도 이제는 최상층 또는 고층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최상층에 펜트하우스 같은 고급 주거시설이 아닌 입주민 전용 커뮤니티시설을 마련하면서 다른 단지들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입주민 만족도까지 높이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래미안원베일리’ 101~102동, 122~123동 등은 각각 스카이브릿지로 연결해 북카페, 공중정원 등의 스카이 커뮤니티 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입주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경기 안산시 상록구 사동에 있는 ‘그랑시티자이’ 1·2차의 경우 42층에 스카이 피트니스, 라운지카페 등의 커뮤니티시설이 마련돼있다. 수리산을 비롯해 시화호 등의 조망이 가능하다.

‘디에이치방배’(방배5구역 재건축)는 지난 10월10일 커뮤니티시설 개선안에 의거해 커뮤니티시설로 영화관 메가박스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밖에 어린이도서관이 함께 있는 실내 놀이터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화된 커뮤니티시설은 아파트의 가치를 더한다. 단지 내에 조성되는 고품격 커뮤니티시설은 입주민의 주거만족도를 높이는 데에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대외적인 이미지 형성과 시세 상승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형 호텔식 
식사 서비스

입소문을 타면서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커뮤니티시설이 집값과 직결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최근 강남권 고급 단지 중심으로 특화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단지를 고급화해 커뮤니티시설이 늘어날수록 공사비가 늘어나고 입주민들의 관리비가 늘어나는 만큼 반기는 입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형 건설사와 브랜드를 보유한 중견 건설사를 포함해 건설사들의 시공 능력이 일반적인 수준으로 차이를 보이지 않는 수준”며 “예전과 같은 일률적인 시설로는 사용자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없다. 건설사 또한 사용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커뮤니티시설을 포함한 특화 설계에 더욱 비용을 아끼지 않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음은 커뮤니티시설을 강점으로 내세운 수도권 분양 아파트.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일원에 들어서는 선시공 후분양 아파트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가 미계약 잔여 세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지하 5층~지상 18층 10개동, 총 771세대 규모로 전용면적 59~84㎡로 구성된다. 주차 대수는 939대로 세대당 1.22대가 가능하다. 입주는 내년 3월 예정.  

최첨단 기술과 접목
미래 주거 모델 제시

지난달 1순위 청약서 401가구 모집에 5626명이 몰리며 평균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단지는 남향 위주 배치로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고, 전 세대 발코니 확장과 함께 붙박이장, 시스템에어컨, 하이브리드 쿡탑, 전기오븐 등 다양한 옵션들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또 골프존, GX존, 피트니스센터, 그리너리 스튜디오, 경로당, 어린이집 등 입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이 갖춰진다.

▲더샵 의정부역 링크시티= 의정부를 대표할 캠프 라과디아 도시개발사업으로 공급되는 단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선보이는 ‘더샵 의정부역 링크시티’다.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일대 캠프 라과디아 도시개발사업 부지에 들어서는 단지로, 지하 3층~지상 최고 48층 1401세대 규모다.

타입별로는 84㎡ 1058세대, 112㎡ 339세대, 162㎡ 2세대, 165㎡ 2세대로 의정부 내 희소성 높은 중대형 평형까지 다양하게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포스코이앤씨의 ‘더샵’ 브랜드에 걸맞은 차별화된 상품성을 갖췄다. 먼저 단지를 남향 위주로 배치해 햇빛과 바람이 잘 통하도록 했다. 주차장을 모두 지하로 내려 쾌적하고, 안전한 지상 공간을 조성했다. 또 4베이(BAY) 판상형 위주의 설계를 적용해 개방감과 공간활용도가 우수하다. 최고층에는 7베이(BAY)의 펜트하우스도 공급된다. 

이미지 형성
시세 상승으로

알파룸을 활용한 다양한 평면 특화 설계를 적용해 가족 구성원 및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세대 내부 공간을 바꿔볼 수 있도록 했다. 단지 대지면적의 61%를 차지하는 조경도 자랑거리다. 싱그러운 잔디와 수경시설이 어우러진 넓은 중앙정원인 네이처 테라스와 물놀이터가 마련되는 스플래시가든 등에서 자녀와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가족, 친구들과 산책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숲속 산책로 페르마타 가든도 조성될 예정이다. 

지역서 보기 힘든 다양한 최신 커뮤니티 시설도 약 4000㎡ 규모로 마련된다. 지역 최초로 자녀의 학업을 위한 스터디 공간인 에듀&비즈니스라운지와 스텝가든카페, 작은 도서관, 키즈스테이션, 어린이집, 돌봄센터 등이 들어선다.

운동시설인 피트니스센터, GX룸, 실내골프연습장(GDR 적용), 탁구장, 필라테스룸 등과 사우나(냉·온탕), 코인세탁실 등 편의시설도 조성된다.

주한미군 공여지였던 캠프 라과디아의 반환으로 약 3만㎡의 공원이 함께 조성돼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다. 공공복합청사 내 스포츠시설(실내수영장, 암벽등반, 조깅트랙 등 예정) 등 주민들의 편의시설도 함께 조성될 계획이다. 

▲운정3 제일풍경채= 제일건설은 경기 파주시 운정3지구에 위치해 GTX운정역 초역세권 입지로 평가받는 ‘운정3 제일풍경채’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8층, 4개동, 전용면적 84㎡ 총 383세대 규모로 구성된다. 전용면적별 세대수는 84㎡A 190세대, 84㎡B 96세대, 84㎡C 97세대로 전 가구가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4㎡로 구성된다. 

본 청약은 부적격 당첨자와 사전당첨자 지위 포기 세대를 제외한 121세대(예정)가 청약 물량으로 배정됐다. 단지 내에 6개의 자연테마정원과 산책로, 스크린골프 및 탁구장, 휘트니스 등 고품격 커뮤니티가 조성된다. 채광을 극대화한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와 알파룸 (일부 세대) 특화 설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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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