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판 흔드는 두 가지 후광

수도권 분양시장을 흔드는 두 가지 후광 효과에 수요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GTX 후광 효과와 반도체 후광 효과가 대표적이다.

교통 인프라 개선과 일자리 창출은 부동산시장서 대표적인 호재로 꼽힌다. 먼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의 경우 지난해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거품이 꺼졌지만, 최근 다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호재는 ‘반세권’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부동산시장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 용인, 동탄2신도시 등은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발표 소식에 부동산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또 경기도 이천, 평택 등 반도체 산업을 이미 확보한 지역은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상승세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GTX 효과= 고금리 기조 영향 등으로 전국 부동산시장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 전매제한 완화 등의 정부 정책이 적극 전개되고 있으나, 효력이 다할 경우 다시 부동산시장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경기 동탄, 안양 인덕원역, 의정부역, 인천 송도 등 GTX 수혜지역 내 아파트, 상가, 소형 오피스 등 교통개발 호재를 품은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반등세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바닥 다지고 
상승세 유턴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1월부터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지난 7월 전국 아파트값이 약 18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된 바 있다. 수도권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진 가운데 이 같은 양상을 두고 정부의 정책 효과뿐 아니라 교통개발 호재 덕분이란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정부 부동산 대책 효과가 들썩이면서 경기도 부동산시장을 눈여겨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부가 GTX의 적기 개통을 지원하기 위해 7247억원을 투여하고, 주요 고속철도 노선 등을 차질 없이 건설할 계획이라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개통되는 GTX-A에 1805억원을, 2030년 개통될 GTX-B에 3562억원을, 2028년 개통될 GTX-C에 188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중에서도 GTX-A 개통 시기는 불과 1년 안으로 임박했다. 이에 내년부터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과 화성 동탄~수서 구간을 확실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나는 길목마다 들썩 ‘GTX’
시세차익 주목 지역으로 부상

남부 구간에는 동탄을 비롯해 안양, 용인, 성남역 주변 수요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동탄역롯데캐슬 전용면적 102㎡가 20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3월 16억3000만원, 6월 17억원대를 거쳐 7월 18억3000만원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GTX-B 노선 주요 기점인 송도국제신도시 역시 마찬가지다. 부동산시장 하락에 따라 송도신도시 매매가는 반 토막이 났었으나, GTX-B 노선 착공이 가시화되면서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송도 주요 대장 아파트들은 가격 회복을 넘어 갱신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GTX-C 개발에 따른 의정부, 안양 인덕원 중심의 부동산시장 상승세도 주목할만하다.


GTX는 시속 100㎞로 운행하는 고속철도로 서울지하철 운행속도(시속 30㎞대)보다 3배가량 빠르다. 특히 공사 중인 GTX-A 노선에 비해 사업이 더뎠던 C 노선은 이번 실시협약으로 사업이 본격화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경기 북부의 관문 도시인 의정부 의정부역서 강남 삼성역까지 5 정거장, 예상 소요시간 20분대로 이동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1시간 이상 소요되는 이동시간이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차질 없이 
건설 계획

의정부역은 1호선(경원선)과 의정부 경전철, GTX 이외에도 고양 능곡을 연결하는 교외선도 연결돼 향후 광역교통망이 더욱 강화될 예정이다. 인덕원 지역은 과거부터 주요 교통요점이었으나 구도심 유흥지역, 상업지역이란 지배적인 인식이 깔려 있어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GTX-C 연내 착공 발표에 따라 미래 가치와 시세차익을 지켜볼 수 있는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덕원역 인근 아파트 단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 운영 중인 수도권 지하철 4호선, 월판선, 동탄인덕원선에 이어 GTX-C 노선이 개통될 경우 인덕원역은 쿼드러플 역세권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안양시는 인덕원역 주변 도시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인덕원역 일대를 스마트시티 관련 기업 집중육성지역으로 탈바꿈시킬 목표를 지니고 있다. 다역세권에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주거를 지원하는 청년 스마트타운 및 환승 교통체계가 마련된 복합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효과= ‘반도체’ 키워드가 수도권 분양시장을 휩쓸고 있다. 동탄2, 평택 등 반도체 산업단지가 연계된 지역에서는 최근 잇달아 청약 마감 소식이 들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4월 청약을 받은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6차 센트럴파크’와 ‘동탄 파크릭스 2차’는 각각 평균 9.3대1, 7.7대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이들 단지는 동탄2신도시 신주거문화타운에 조성되는 아파트로, 최근 삼성전자의 300조원 반도체 사업 투자 소식이 발표된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과 인접해 있어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 3월 평택시 고덕신도시에 공급된 ‘고덕자이 센트로’는 올해 경기권역 최고경쟁률인 평균 45.3대1로 1순위를 마감했다. 공장 라인 증설 등 호재가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가깝다는 점이 인기를 끌었다는 평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도권 분양시장에 GTX와 반도체가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이런 대형 호재가 있는 지역과 없는 지역 간 양극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GTX·반도체 후광 효과를 볼 수도권 주요 신규 단지.


▲의정부역 성원상떼빌 리버뷰= 의정부동 민간임대주택 협동조합이 ‘의정부역 성원상떼빌 리버뷰’를 10년 후 분양 전환형 민감임대 방식으로 공급한다. 전 세대 선호도 높은 84㎡ A·B·C·D타입, 지하 5층~지상 47층, 총 171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1~3층에는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서 슬세권 프리미엄을 누리는 우수한 생활편의성을 확보했다.

역 일대
탈바꿈

단지 가까이에는 신세계백화점, 영화관, 대형 서점, 의정부 제일시장, 로데오거리, 관공서, 을지대병원 등이 자리해 원스톱 라이프를 실현할 수 있다. 운동시설과 산책로가 조성된 중랑천을 비롯해 추동공원 등 자연환경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500m 거리에 있는 신동초를 비롯해 반경 2㎞에 신곡중, 의정부여고, 상우고까지 초·중·고교가 모두 도보권에 자리한 탄탄한 교육환경을 더했다. 

호국로와 3번국도 대체 우회도로가 인접해 있고,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로 통하는 의정부IC, 호원IC를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 단지 가까이에 있는 1호선과 의정부 경전철 의정부역뿐 아니라 GTX-C 의정부역(예정), 고양~양주~의정부 연결 교외선(24년 재개 예정) 등의 호재도 예고돼있어 교통망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인덕원역 시그니티 타워= 경기 안양시 관양동에 인덕원역 도보 1분 거리 초역세권 소형 오피스와 상가 결합 상품인 ‘인덕원역 시그니티 타워’가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18층 규모로 8~18층은 소형 오피스, 3~7층은 메디컬, 1~2층은 근린생활시설 등이 공급된다. 자주식 주차장 140대의 넉넉한 주차공간이 들어선다.


잇단 완판 소식 들리는 ‘반도체’
양극화 현상 더욱 두드러질 전망

인덕원역은 현재 운영 중인 4호선부터 월곶판교선(2025년 예정), 동탄인덕원선(2026년 예정), GTX-C 노선(2028년 예정)까지 총 4개 노선이 관통하는 쿼드러플 역세권 프리미엄 상권이다. 과천시와의 경계서 불과 500m 거리에 떨어져 있다.

안양 벤처밸리, 의왕 테크노파크, 인덕원 IT밸리 등과 현재 조성중인 과천지식정보타운, 의왕 제2테크노파크 그리고 판교테크노밸리 등 직주근접의 요건이 잘 갖춰 있어 경기 남부 주요지역을 아우르는 최중심 입지다.

서울시의 평균 공실률은 6.5%, 경기도의 평균 공실률은 5%지만, 경기 인덕원 상권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0%로 알려져 있다. 인덕원역을 주 지하철역으로 이용하는 아파트가 30여개가 넘는다. 해당 단지는 약 2만세대에 달하는데, 이를 인구로 추산하면 약 4만7000여명에 육박한다.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7차 센트럴파크= 금강주택이 동탄2신도시에서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7차 센트럴파크’를 분양한다. 단지가 세워지면 동탄2신도시 내 5400여 가구의 ‘금강펜테리움’ 마침표를 찍는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0층, 10개동, 총 66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 가구가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74㎡, 84㎡의 중소형 아파트로 구성된다. 타입별 가구 수는 74㎡ 133가구, 84㎡A 218가구, 84㎡B 311가구다. 전 세대 남향 위주 배치와 함께 판상형 설계, 4베이 평면구조와 함께 팬트리, 대형 드레스룸 등을 도입해 공간활용성을 높였다. 골프연습장, 피트니스, GX룸, 키즈카페, 스터디룸 등 다양한 고품격 커뮤니티도 마련한다.

도로도 
수월하게

주변이 숲으로 둘러싸인 숲세권 아파트로 조성된다. 인근에는 대규모 공원인 왕배산3호공원과 신리천수변공원(가칭)이 조성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개통이 예정된 GTX-A 노선과 동탄인덕원선(2026년 예정)이 지나갈 SRT 동탄역이 인접해 있다. 인근에는 동탄도시철도(트램) 2호선도 지나갈 예정이다. 신리IC를 통해 경부고속도로,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등 접근성이 용이해 도로 교통망도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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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