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59㎡’ 바뀌는 국민 평형

청약 열기가 살아나고 있는 수도권 아파트 등에서 ‘국민 평형’이 전용면적 84㎡에서 59㎡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아파트 소형 평형 선호도가 갈수록 치솟고 있어서다.

2〜3인 가족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특별공급 범위 확대로 20 30세대의 청약률이 높아지면서 소형 평형대를 선호하는 수요자가 늘어나고 있다. 자재비, 인건비 등 높은 공사비로 집값 부담이 높아진 점도 소형 평형대를 선호하게 만들고 있다. 이렇다 보니 전용면적 60㎡ 이하 타입의 청약경쟁률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은평구에서 분양한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1.36대1로 집계됐다. 그런데 최고 경쟁률이 나온 타입은 전용 59㎡B였다. 경쟁률이 28.33대1로, 단지 평균의 2배를 넘었다. 

앞서 2월 경기 구리시에서 분양한 ‘구리역 롯데캐슬 시그니처’의 최고 경쟁률은 전용 59㎡C에서 나온 10.46대1이었다. 역시 단지 전체 평균 경쟁률 7.9대1보다 높았다.

60㎡ 이하
경쟁 치열

올해 분양시장에 공급된 전용면적 59㎡형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2010년 이후 역대 2번째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가 2010년부터 올해(1월~8월18일)까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해 청약을 받은 전용면적 59㎡형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 조사한 결과, 올해 전용 59㎡형 아파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3.64대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일면적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 14.63대1에 이어 2010년 이후 역대 2번째로 가장 높은 수치다. 소형 평형의 수요 급상승은 1인 가구 및 2~3인 가구 증가로 수요는 많지만, 공급은 줄어든 점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2~3인 가족 거주인 수는 607만5045명으로, 전체 거주인 수의 절반 격인 49.5%에 이른다. 2019년(48%), 2020년(48.56%), 20 21년(49.09%)에 이어 연속 오름세다.

반면 전용 59㎡형 아파트 공급물량은 2015년 5만2855가구(일반공급 기준)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점차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 비교적 최근인 2020년에는 3만6048가구를 기록했지만 이후 2021년 2만7347가구, 지난해 1만5237가구로 줄었다. 올해(1월~8월18일 기준)는 전년 대비 38.04% 감소한 57 97가구에 그쳤다.

느는 2·3인 가구…집값 부담↑
소형 아파트 선호 갈수록 늘어

분양 가격이 오른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은 1651만6500원으로, 전년 동월(1362만9000원) 대비 21.18% 상승했다.

업계는 수도권에서 전용 59㎡ 평면의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별공급 범위와 조건이 확대되면서 2030대 젊은 세대들이 특별공급으로 내 집 마련에 도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민주택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25%까지 늘리고 생애최초 특별공급이 없었던 민영주택에도 최대 20%까지 물량을 추가했다. 여기에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특별공급 분양 물량 30%에 관해 추첨제를 신설해 소득기준이 초과해도 자산 기준 충족 시 청약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도권의 경우 지방보다 상대적으로 집값 부담이 있다 보니 중형 이상 평형대보다 소형 평형대 선호도가 높다”면서 “부부 또는 부부와 자녀 1명으로 구성된 가족 형태가 늘면서 전용 59㎡ 평면에 관한 수요가 증가해 건설사들도 실속 있는 소형 평형대의 상품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분양(예정) 중인 전용 59㎡ 구성 단지.

 

 


▲e편한세상 원주 프리모원= DL이앤씨의 ‘e편한세상 원주 프리모원’이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갔다. 전용면적 59~74㎡ 주택이 모두 분양가 3억원대로 책정됐다. 강원 원주시 판부면에 지하 2층~지상 25층, 6개동, 전용면적 59~102㎡, 572가구 규모로 들어선다. 전용면적 59㎡ 137가구, 74㎡ 213가구 등 350가구는 소형 면적이다. 

수요자들의 초기 자금 마련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계약금 10%를 5%씩 2회로 나눠 낼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끈다. 2회 차 계약금 5%는 이자도 지원한다. 중도금 대출은 전액(60%) 무이자 혜택이 제공된다. 실거주 의무가 없고,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이 없는 단지여서 계약금 10% 완납 시 전매가 가능하다.

수도권서
인기 많아

원주시 최초로 e편한세상만의 라이프스타일 맞춤 주거 플랫폼 C2 하우스가 적용됐다.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평면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 단지 내외부에 ‘스마트 클린&케어 솔루션’도 도입돼 공기질도 깨끗하게 유지된다. 단지 내에는 피트니스, GX룸, 실내 골프연습장과 스크린 골프룸이 들어선다. 어린이집(차일드케어센터), 키즈스테이션 2개소, 실내놀이터, 다함께돌봄센터도 들어선다. 재택근무가 가능한 공유 오피스, 손님맞이를 위한 게스트하우스(단독형 2개 실) 등도 함께 갖춰진다.

단지는 원주 ‘무실지구 생활권’에 들어서 입주와 동시에 기존에 조성된 생활 인프라들을 누릴 수 있다. 대형마트를 비롯해 영화관과 공원이 가깝다. KTX중앙선을 이용하면 서울 청량리역까지 40분대로 이동할 수 있다. 여주~원주 복선전철(2027년 완공 예정)을 통해 경기 남부 판교까지 이동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여주~원주 복선전철은 향후 수서~광주 복선전철(2030년 완공 예정)과도 연결돼 서울 강남 생활권도 가까워진다.

 

 

▲더 비치 푸르지오 써밋= 대우건설은 부산 남구 대연동 대연4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통해 짓는 ‘더 비치 푸르지오 써밋’을 분양한다. 지상 3층~지상 최고 43층, 8개동, 전용 59~114㎡, 총 1384가구로 조성되는 후분양 단지로, 오는 12월 입주가 예정돼 있다. 총 391가구 중 전용 59㎡는 209가구다. 

부산은 물론 비수도권에서 처음 선보이는 써밋 브랜드다. 써밋은 대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다. 2017년 입주한 ‘서초 푸르지오 써밋’ ‘용산 푸르지오 써밋’ ‘대치 푸르지오 써밋’ 등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적용됐고, 그 외 지역에 들어선 사례는 경기 과천이 유일하다. 

실속 있는 
소형 상품

업계에선 평균 분양가가 3.3㎡당 33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3300만원은 지금까지 ‘부산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인근 남천자이의 3000만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국민 평형’인 34평(전용 면적 84㎡) 기준으론 11억2200만원으로, 부산 역대 최고 분양가를 갱신하는 셈이다. 

지난 1월 후분양을 한 남천자이는 최근 12억~13억원대에 실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남천자이 33A1 평형은 지난 5월 14층이 13억5000만원, 지난 6월 6층과 12층이 각각 12억원과 12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삼익비치타운도 33B 평형이 10억20 00만원(3층), 12억9000만원(12층)에 팔렸다.

 

 

▲안양자이 더 포레스트= GS건설은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에 ‘안양자이 더 포레스트’를 분양한다. 화창지구 주택 재개발로 들어서는 단지로, 지하 3층~지상 26층, 5개동, 총 483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49~73㎡ 212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으로, 전용면적별로는 ▲49㎡ 41가구 ▲59㎡ 169가구 ▲73㎡ 2가구로 구성된다. 

입주민 커뮤니티 시설로는 피트니스클럽, 골프연습장, GX룸, 사우나, 작은 도서관, 독서실 등이 예정돼 있다. 단지 내 수경시설이 어우러진 다양한 조경도 계획돼 있다. 1순위 기준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은 주택을 보유해도 청약할 수 있으며, 전용면적 85㎡ 이하로만 공급되어 60%는 추첨제로 당첨자를 뽑아 가점이 낮아도 당첨을 기대할 수 있다.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으로 안양시에 거주할 경우 안양시 우선 공급 자격을 얻는다.


특별공급 범위 확대 
2030 청약률도 증가

지하철 1호선 관악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KTX광명역도 차로 약 7분 거리다. 월곶~판교선 만안역(가칭)이 도보거리에 계획돼 있으며, 광명역에는 여의도를 연결하는 신안산선이 공사 중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한 서울 진출이 더욱 편리해질 예정이다. 경수대로, 서해안고속도로, 강남순환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 등 차량을 이용한 서울 접근성이 역시 뛰어나다. 

화창초등학교가 인접한 ‘초품아’ 단지로 안양중, 안양여중, 충훈고, 안양고로 통학할 수 있다. 사방이 와룡산, 꽃메산, 석수산으로 둘러싸인 ‘숲세권’으로 안양천, 충훈공원, 안양새물공원 등에서도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갖췄다.

 

 

▲힐스테이트 관악센트씨엘=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일원에서 봉천 제4-1-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힐스테이트 관악센트씨엘’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이 관악구에서 1999년 이후 23년 만에 공급하는 새 아파트로 분양을 앞둔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8층, 9개동, 총 997가구 규모다. 이중 전용면적 58~59㎡, 101가구가 일반 분양으로 공급된다. 입주는 2025년 2월 예정.

우수한 교육
쾌적한 환경

단지 내 어린이집을 비롯해 반경 500m 안에 구암초, 구암중, 구암고 등이 위치해 있어 안전하고 우수한 교육 환경을 갖췄다. 주변에 킴스클럽 봉천점, 롯데백화점 관악점 등 쇼핑·편의시설과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중앙대학교병원 등 대형 병원이 위치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북측에 위치한 상도근린공원과 어우러진 공원형 단지로 조성돼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반경 1.2㎞ 내에 지하철 2호선 봉천역과 7호선 숭실대입구역이 위치해 있다. 이 노선을 이용하면 강남역, 논현역까지 환승 없이 20분 내에 이동이 가능하다. 서부선 경전철 개통에 따른 수혜도 기대해볼 수 있다. 새절역(6호선)~여의도~서울대입구역(2호선) 총 연장 15.8㎞를 잇는 노선으로 정거장 16개소 개통이 예정돼 있다. 이 중 단지 도보권에 새 역이 개통될 예정이다. 계획대로 2029년 노선이 준공되면 지하철 1·2·6·7·9호선과 환승이 가능해져 주요 구간의 통행시간이 최대 16분 단축되는 등 이동시간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