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은 자가보다 자차

오피스텔이 매매와 전세시장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오피스텔 시장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상황. 그런데도 넉넉한 주차 공간을 확보한 오피스텔은 오히려 틈새 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6월 상반기 오피스텔 매매거래는 394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오피스텔 매매거래가 9191건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무려 57.1%(5249건) 줄어든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월세거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전세거래도 다소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 오피스텔 월세거래는 각각 2만14건, 1만9964건으로 조사됐으나 전세거래는 1만6701건서 1만3254건으로 20.6%(3447건) 축소됐다.

오피스텔 가격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하락 전환됐다. 지난해 3분기 0.24% 하락한 매매가격은 4분기 0.82%, 올해 1분기 1.19%, 2분기 0.85% 떨어졌다.

월세냐
전세냐

전세가격도 같은 시기 하락 전환해 지난해 3, 4분기에 각각 0.09%, 0.82% 하락했다. 올해는 1, 2분기에 각각 1.25%, 1.07% 가격이 떨어졌다. 다만 월세의 경우 지속적인 상승을 거듭하다 최근 상승세가 주춤해진 상태다. 


올해 1분기 0.18% 하락 전환된 월세 가격은 2분기 보합 전환됐다. 오피스텔이 매매와 전세시장서 유독 약세를 보이는 데에는 지난해 급격한 금리인상 등으로 수익률이 떨어졌고, 역전세와 전세사기 등으로 전세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오피스텔의 경우 실거주보다는 임대를 주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금리와 월세 시세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최근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투자 대비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기 쉽지 않아 매매거래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오피스텔은 집값 상승기에 아파트 대체제로도 높은 인기를 끌었는데 부동산 하락기에 수요가 아파트로 집중되면서 최근 인기가 차갑게 식은 상황이다. 더구나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 수 산정에는 포함되는데 특례보금자리론 등 혜택에는 제외되면서 아파트보다 여러모로 이점이 떨어진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오피스텔이 외면을 받으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1.99명당 1대의 자동차를 보유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넉넉한 주차 공간을 확보한 오피스텔은 오히려 틈새 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단기간에 
분양 완료

국토교통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자동차 누적등록대수는 2575만대로, 전년 말 대비 1.0% 증가했다. 1.99명당 1대의 자동차를 보유한 셈이다.

올 상반기를 보면 91만8000대가 신규 등록됐다. 승용차가 77만8000대, 승합차가 1만3000대, 화물차가 12만2000대, 특수차가 5000대였다. 규모별로 보면 경형 6만2000대, 소형 10만90 00대, 중형 48만대, 대형 26만7000대로 나타났다.


강남 역삼동 일원서 단기간에 분양을 완료한 오피스텔인 ‘원에디션 강남’의 경우 100% 자주식 주차가 가능하도록 했다. 1실 1주차는 물론 100% 자주식 주차 설계까지 적용된 오피스텔은 연일 수요자들의 화두에 오르고 있다. 입주한 지 오래된 오피스텔은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기계식 주차시스템으로 설계된 경우가 많다. 

기계식 주차는 넓은 주차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토지의 효율성이 높다. 하지만 천장이 높거나 길이가 긴 차종은 주차가 불가능하고 기계 작동 오류에 따른 높은 사고 위험, 정기적인 시스템 점검으로 관리비 부담 증가, 10분 이상의 출차 시간 등 실제 사용하는 입주민들은 극히 꺼려하는 주차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주차 대수는 물론 주차 방법도 확인이 필요하다. 자주식 주차장은 지하층을 깊게 파야 하기 때문에 건설비용이 더 많이 든다. 그러나 임대인의 선호도가 높아 수익률 전망은 더 밝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차 공간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오피스텔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젊은 층의 경우 집은 없어도 차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자가보다 자차를 더 중요시하는 젊은 층이 늘면서 이들의 임대 수요 확보를 위해 오피스텔 역시 진화하고 있는데, 특히 바쁜 출퇴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넉넉한 주차 공간과 자주식 설계를 제공하는 단지의 경우 타 상품에 비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다음은 1실 1주차는 물론 자주식 주차 공간을 확보한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삼성= 서울의 핵심 업무지구인 테헤란로 인근에 고급 주거형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삼성’이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17층 규모의 주거용 오피스텔과 상업시설로 구성된 하이엔드 주상복합이다.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50~84㎡, 총 165실 규모며, 21개의 다양한 타입의 2·3룸으로 구성됐다. 189대의 넉넉한 주차 공간과 100% 자주식 주차 공간이 인근의 기존 오피스텔과 차별점이다.

단지 내 상가인 ‘힐스 에비뉴 삼성’ 상업시설도 분양 중이다. 지상 1층~지상 3층, 총 25실로 구성된다. 상업시설의 지상 1·2층은 복층 현태의 5실로, 지상 3층은 20실로 조성된다. 복층 구조의 1·2층은 강남 업무지구 특성을 고려한 패밀리 다이닝 F&B(식음료), 베이커리 카페 등으로 채울 예정이다.

3층은 피부관리 전문점, 헤어숍 등 뷰티·클리닉·엔터테이먼트 관련 업종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삼성역은 향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C노선이 들어올 예정으로,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선다. 반경 1㎞ 내에는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스타필드 코엑스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이마트 역삼점 등 쇼핑·문화시설과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강남 세브란스 병원 등 대형병원이 가깝다.

바쁜 출퇴근
시간도 절약

도성초, 도곡초를 비롯해 대명중, 휘문중·고, 진선여중·고, 중동고, 경기고, 숙명여고 등 대치동 명문 학군 통학이 가능하다. 대치동 학원가도 인접해 뛰어난 교육 환경이 장점이다.


▲풍무역 웰라움 퍼펙트 시티= 김포 풍무2지구 도시개발구역 29블럭-3로트 일대에 ‘풍무역 웰라움 퍼펙트 시티’ 1룸과 1.5룸으로 구성된 1억원대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지하 5층~지상 14층 규모로, 전용면적 21~45㎡, 총 567실 규모 오피스텔(6층~14층)과 단지 내에는 김포 최대 규모의 CGV 영화관(5층, 6개관·806석)이 입점해 운영 중이다. 

단지 내 상업시설로는 CGV 영화관 외에 베이커리, 각종 식음료, 전문 식당가, 메디컬 업종 등이 들어선다. 홈플러스, 이마트트레이더스 등이 5분 거리에 위치해 쇼핑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오피스텔의 경우 회사 보유분을  1억원대초중반의 합리적인 분양가로 제공하며 1룸과 1.5룸 구조로 이뤄졌다.

아파트 못지않은 특화 시스템을 적용했다. 오피스텔에서 보기 힘든 세대당 1.2대의 널찍한 주차 공간과 주변 시세 대비 70% 가격의 2년 전 분양가 그대로 임대수익까지 누릴 수 있다. 최대 강점은 주차장과 원스톱 생활이다. 건물 내 주차장은 지하 1층~지하 5층이며 전 층이 713대의 자주식 주차 공간으로 마련된다.

기계식이 아닌 평면 자주식 주차장이라 편리한 주거생활이 가능하다. 2층과 3층은 각각 전문식당가와 메디컬 존으로 임차인에게는 1년간 렌트 프리와 인테리어 비용 등의 지원 혜택이 주어진다.

세대당 1.5대
100% 확보

도보권에 있는 김포도시철도 풍무역(2019년 9월 개통)을 이용할 경우 2정거장 거리에 위치한 김포공항역에서 지하철 5호선과 9호선, 공항철도 환승을 통해 마곡지구, DMC, 여의도, 광화문, 강남 등 서울 주요 업무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김포 신풍초등학교와 인접해 있으며, 이마트 트레이더스 김포점, 홈플러스 김포풍무점, CGV 등 생활편의시설도 가깝다.


선수공원, 새장터공원 등 근린공원을 비롯해 김포종합운동장, 풍무국민체육센터, 김포시민회관 실내체육관 등 녹지시설과 문화시설도 인접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 신영이 지난 5월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친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 아파트에 이어 주거용 오피스텔을 공급한다. 지하 2층~지상 27층, 2개동으로 구성된다. 전용면적 108㎡OA 156실, 108㎡OB 78실, 총 234실 규모다. 앞서 분양된 전용면적 84~130㎡, 1034세대의 아파트까지 합치면 총 1268세대 규모를 자랑한다.

단지를 남향 위주로 배치해 채광을 풍부하게 누릴 수 있도록 했고, 특히 108㎡OA 타입은 주방과 거실이 마주보는 구조로 통풍과 환기에 유리하다. 공용 욕실은 세면 공간을 건식으로 분리하여 욕실을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다. 유상옵션인 아일랜드 일체형 식탁 등 감각적인 공간 설계로 아파트 이상의 트렌디한 인테리어로 꾸며진다.

엘리베이터 호출, 택배도착 안내, 주차위치 확인, 난방 및 전등제어, 가스차단, 에너지 사용량 확인, 무단침입감지 알림 등이 가능한 스마트 월패드도 도입된다. 

거실 및 세대 모든 방에 비치되는 총 4대의 시스템에어컨을 포함해 현관중문 및 작은 방 내 붙박이장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다양한 운동 기구가 있는 피트니스클럽과 넓은 휴게 공간을 갖춘 쾌적한 골프연습장, 최신 설비를 갖춘 스크린골프장과 실내 운동이 가능한 GX룸이 들어설 예정이다. 

단지는 지상으로의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입주민이 편하게 휴식을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소규모 정원과 어린이 놀이터, 주민 운동시설 등을 배치하여 쾌적한 단지 환경을 조성했다. 이외에도 100% 자주식 주차 시스템을 적용해 세대당 1.5대의 넉넉한 주차 공간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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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