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었던 인천이 녹고 있다

고금리와 공급 과잉 우려 등으로 한동안 침체를 거듭하던 인천 분양시장이 침체를 벗어나 활기를 되찾고 있다. 두 자릿수 경쟁률의 청약 흥행 사례가 나오는가 하면 기존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는 단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인천의 지난 1월 미분양 가구 수는 32 09가구였지만, 2월 3154가구로 소폭 하락했다. 3월에는 3565가구까지 증가했지만, 4월 3071가구로 대폭 줄었다. 5월에는 20 00가구대로 떨어진 2697가구를 기록하면서 호조세를 보였다.

인천 집값이 6주 연속 상승하면서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심리가 확산한 데 따른 변화라는 평가다. 연내 인천에서 1만7500여 가구의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어 수요자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인천광역시 동구 ‘인천 두산위브더센트럴’과 계양구 ‘작전한라비발디’ 등이 최근 미분양 물량을 모두 털어냈다. 계약금 부담을 낮춘 데다 다양한 분양 마케팅이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이앤씨가 인천 미추홀구에 조성하는 ‘더샵 아르테’도 최근 계약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서구 ‘인천 검단신도시 AB19블록 호반써밋’은 지난달 본청약에서 34.8대1의 1순위 경쟁률을 기록했다. 229가구 모집에 7980명이 몰렸다. 사전청약(2021년 12월 진행) 당첨자 771명 중 470명이 분양을 포기해 이탈률이 61%로 높았지만 본청약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연초 미추홀구 ‘인천석정 한신더휴’, 연수구 ‘송도역 경남아너스빌’, 서구 ‘왕길역 금호어울림 에듀그린’ 등이 모두 1대1 미만 경쟁률을 보인 것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1만7500가구
연내 공급 예정


인천 분양업계 관계자는 “올초만 해도 기존 아파트값이 하락하는 데다 경기 침체와 입주 물량 공급 과잉 등으로 미분양 우려가 컸지만 시세 상승으로 매수심리가 살아나며 분양 열기가 올라가고 있다”며 “잔여 가구가 ‘완판’에 성공한 데는 계약금 조건을 기존 10%에서 5% 혹은 1000만원으로 대거 낮춘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인천 입주 물량은 4만6399가구로, 2021년(1만9158가구)의 2.4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가격은 지난 6월 첫째주부터 6주 연속 오르고 있다. 규제 완화와 대출금리 하락, 서울 강남발 수도권 매수심리 회복 등이 맞물린 결과다.

7월 둘째주(7월10일) 기준 송도가 속한 연수구 상승률(0.21%)이 바이오산업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호재 등에 힘입어 가장 가파르다. ‘송도센트럴파크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2월 8억원에서 지난달 11억원으로 3억원이 뛰었다.

공사비용 증가 등으로 분양가가 계속 오를 것이란 심리 때문에 전반적으로 분양 시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고점 시세 등을 고려할 때 분양가가 검단은 5억원 초반, 정비사업 아파트는 6억원 안쪽 정도로 책정된다면 시장 수요는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분양권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의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4월 450건, 5월 685건, 6월 531건이 거래되었다. 인천 연수구 ‘송도자이더스타’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6월 공급가액보다 4000만~5000만원 비싼 9억9499만원에 팔리는 등 프리미엄(웃돈)도 붙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얼어붙었던 분위기의 인천 미분양 아파트도 최근 시장 회복 시그널에 수요자가 몰리고 있는 상황인데 이렇다 보니 인천 미분양 아파트의 잔여 세대도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살아나는
매수심리


이어 “인천 아파트 가격이 내려가면서 매매시장은 물론 분양시장까지 침체를 겪고 있었는데, 최근 금리 인하 가능성, 집값 상승 등 낙관론이 확산하면서 회복세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하반기에 분양에 들어가는 인천 주요 단지.

 

▲호반써밋 파크에디션= 호반건설이 인천 연희공원 내에 공급하는 ‘호반써밋 파크에디션’이 청약에 들어갔다. 지하 2층~지상 34층, 10개동, 전용 84~99㎡, 총 1370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 가구 수는 84㎡A 607가구, 84㎡B 52가구, 84㎡C 268가구, 99㎡ 443가구로 전 가구가 중대형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공급하는 단지로 도시공원 부지 중 녹지 70%는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하고 30%는 민간 사업자가 아파트 등으로 개발하는 방식이다. 공원 안에 단지가 위치해 조망은 물론 산책과 휴식을 즐기는 등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바로 근처에 위치해 다양한 생활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스타필드 청라점(예정), 코스트코 청라점(예정), 청라 의료복합타운(예정), 관공서 등 생활편의 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LG전자 인천캠퍼스, 하나금융타운, 서부일반산업단지, 서구청 등이 인근에 있다. 

침체 벗어나 활기 되찾는 분양시장
미분양 완판 속출…입주 물량 늘어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등 이용이 수월하며, 7호선 청라 연장선(석남역~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 제3 연륙교, 인천 도시철도 3호선 등도 계획돼 있다. 입주 예정일은 2026년 12월.

분양 관계자는 “공원 안에 있는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로 인근 주민의 관심이 많은 만큼 견본주택 오픈 당일부터 많은 수요자가 방문했다”며 “청라국제도시의 생활인프라도 함께 누릴 수 있는 만큼 좋은 청약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레나 인천학익= 인천 미추홀구 학익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서 공급하고 한화 건설 부문이 시공하는 ‘포레나 인천학익’이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5개동, 전용면적 39~84㎡, 총 56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최근 2년간 인천 내 소형 평형대(60㎡ 이하) 공급량이 24% 미만이며 1~2인 가구 비율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실수요자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대 남향 위주 배치를 통해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했다. 넓은 동간 거리로 조경 공간을 최대한 확보, 지상주차를 최소화한 공원형 단지로 조성된다. 메리키즈그라운드(어린이놀이터), 카페브리즈(중앙광장), 어린이집, 작은도서관, 경로당, 휘트니스, 골프연습장, 스쿨버스스테이션, 세대창고 등 다양한 커뮤니티 및 공유 시설을 마련해 입주민 주거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좋은 청약
결과 기대

단지는 향후 약 5000가구 규모의 신주거타운으로 거듭날 인천 학익지구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 학익동과 주안동 일대는 미니 신도시급 도시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근에 학익SK뷰와 주안파크자이 등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서며 생활 인프라 개선이 이뤄져 미래 가치도 높게 평가된다. 

문학IC와 도화IC를 통해 인천대로, 제2경인고속도로 등으로 진입이 수월해 서울과 판교 및 분당 등으로 광역 이동이 가능하다. 미추홀대로를 통해 송도국제도시, 청라국제도시로 접근이 용이하다. 수인분당선 인하대역과 학익역(2026년 개통 예정)이 반경 2㎞ 이내에 있어 서울과 경기 지역으로 쉽게 이동할 수도 있다.


연학초, 인주초·중, 학익초·고, 학익여고, 인하사대부고 등 초·중·고교와 인하대학교가 1.2㎞ 내로, 도보 통학이 가능하다. 대형마트와 영화관, 인천문학경기장, 선학경기장, 인하대병원 등 편의·여가시설 이용이 쉽고 인천지법과 인천지검 등 법조타운도 가까워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잠재 고객에게 배후 주거지로서 가치가 높다. 

단지와 가까운 미추홀공원은 총면적 약 3만8950㎡의 대형 근린공원으로, 다목적 운동장과 게이트볼 경기장, 배드민턴장, 어린이 놀이터, 각종 휴식시설 등이 있어 취미·여가 생활을 즐기기에 좋다. 문학도시자연공원, 관교공원, 문학산, 승학산 등 녹지공간도 가깝다. 입주는 2026년 4월 예정.

낙관론 확산하면서 회복세
잔여 세대 빠른 속도 소진

 

 

▲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 롯데건설은 검단신도시 최중심 입지인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 신설역(가칭 101역, 2025년 예정) 역세권 RC1블록에 ‘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 아파트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4개동, 전용면적 84㎡·108㎡, 총 37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타입별 가구수는 84㎡A 134가구, 84㎡B 26가구, 84㎡C 106가구, 84㎡D 50가구, 108㎡A 56가구다. 

검단신도시 내 최초로 조성되는 롯데캐슬 브랜드 아파트로, 이러한 상징성에 걸맞은 다양한 상품설계가 적용될 예정이다. 남향 위주의 배치와 함께 맞통풍이 가능한 4베이 판상형 위주(일부 제외)의 평면설계를 적용해 개방감과 채광, 통풍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한편 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은 수도권 대규모 택지에 공급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단지로, 주변 대비 경쟁력 있는 분양가가 책정될 예정이다.

약 5만9136㎡ 부지를 첨단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검단신도시 1단계의 특화구역인 넥스트콤플렉스에 속해 개발 수혜가 기대된다. 넥스트콤플렉스는 아파트,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과 각종 문화집회 시설, 대규모 상업시설이 함께 조성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 신설역 역세권 개발사업과 함께 진행돼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인근에 인천 법조타운도 개발되고 있어 검단신도시를 대표하는 중심 생활권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감이 높다.


신도시 대표
중심 생활권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 신설역 도보 4분거리에 있는 초역세권 단지로 조성되는 만큼 뛰어난 서울 및 인천시내 접근성을 누릴 전망이다. 또 인근에는 원당-태리간 광역도로(2024년 7월 예정), 검단-경명로 간 도로(2026년 3월 예정)등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촘촘한 광역교통 도로망도 갖출 예정이다. 여기에 주변에는 김포시 장기역과 부천시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잇는 서부권 급행철도(가칭 GTX-D 예정) 노선도 추진 중에 있어 향후 사업 진행 시 이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서부권 급행철도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 B노선을 공용해 서울도심까지 직결 운행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교통여건은 더욱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 이 노선이 개통되면 검단에서 여의도, 용산 등은 30분 내외로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근에 롯데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도 자리하고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쾌적한 자연환경도 강점으로 계양천 수변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아라센트럴파크, 두물머리공원 등 다수의 녹지공간이 가깝게 있어 여가 및 산책, 휴식 등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인천아람초, 인천이음초, 인천이음중, 원당고 등이 자리하고 있다. 국공립유치원(예정), 인천영어마을, 중심상업지구 학원가도 인접해 학령기 자녀들이 우수한 면학분위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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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