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도 개성 있게 ‘성형’

실수요자 및 주거 트렌드에 맞춘 특화 설계 아파트가 청약시장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실용성을 높이는 설계부터 취향에 따른 다채로운 평면, 실내 쾌적성을 위한 시스템 등으로 주거 만족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천편일률적이던 아파트 설계가 변하고 있다. 공간 효율성을 위한 알파룸부터 개방감을 극대화하는 높은 층고와 팬트리·드레스룸과 같은 넉넉한 수납공간,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평면 타입 등으로 실수요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개성을 존중하고 다양한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주거 공간도 획일적인 모습서 벗어나 수요자의 입맛에 맞는 각양각색의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실제 최근 높은 층수로 설계하거나, 세대 내 공간을 넓히기도 하는 실속형 분양단지까지 등장하고 있다. 안방 공간의 확장, 팬트리 등 다양한 수납공간과 평면 기술의 진화까지 더해지며, 다가올 가을 분양시장서 내 집 마련을 앞둔 수요자들의 청약 욕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수납공간

부동산 개발업체 피데스개발이 실시한 ‘2021년 주거공간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주거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내적 요소 중 1위로 ‘평면구조’(22.9%)가 꼽혔다. 또 행정안전부 세대원수별 자료에 따르면 1인 세대부터 10인 이상 세대까지 가구 형태가 다양해 1인 세대의 확대를 감안해도 하나의 주거공간 안에서도 개개인의 니즈에 따른 다양한 공간이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건설사들 역시 수요자들의 다채로운 스타일에 맞춰 ‘특화설계’를 적용한 주거공간을 선보이고 있다. 획일적인 평면설계는 수요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가 어려워 발 빠르게 다양한 평면과 특화설계 제공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특화설계는 ▲방의 수와 규모를 줄이되 거실을 넓히는 ‘거실 특화’ ▲각 독립된 공간으로 이용 가능한 ‘분리형 세대’ ▲취향에 맞춰 평면을 변형할 수 있는 ‘가변형 설계’ ▲용도에 맞게 활용 가능한 ‘알파룸’ ‘펜트리’ ‘테라스’ ‘다락방’ ▲1층의 단점을 보완한 ‘정원 특화설계’ 등이다. 

최근 경기도 파주시 목동동 일원에 분양한 ‘운정자이 시그니처’는 ▲한 가구 내에 두 가구가 독립적으로 거주하는 세대 분리형 타입 ▲개방감 및 활용도가 높은 옥외공간형 및 오픈형 발코니 타입 ▲넓고 독립적인 형태로 거주가 가능한 펜트하우스 타입 등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 단지는 평균 64.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지난 5월 서울 은평구 일원에 분양한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은 넉넉한 수납공간과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드레스룸, 팬트리, 복층 다락 등을 선보였다. 이 단지는 1순위 평균 78.9대1을 기록하며 정당 계약기간 동안 완판에 성공했다.

특화 설계 단지는 분양 침체기 속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서울 중랑구 일원에 공급한 ‘리버센 SK뷰 롯데캐슬’은 미세먼지 저감 특화설계인 ‘클린에어 솔루션’을 비롯해 중랑구 최초로 두 가구의 독립 거주 및 프라이버시 보호가 가능한 세대 분리형 평면을 적용했다. 이 단지는 1순위 청약 때 전 타입 모두 마감에 성공했다.

거실 넓히고
독립된 공간


한 부동산 전문가는 “특화설계가 입주민의 편의성을 높여 주거 만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주거지 선택 시 중요한 요소가 됐다”며 “최근 실내 공간에 대한 니즈가 더욱 커지고 있고, 각 건설사가 특화설계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어 차별화된 신규 단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특화설계가 적용된 신규 단지.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 롯데건설이 서울 광진구 자양동 680 -63 일원 자양1재정비촉진구역의 재개발을 통해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을 공급한다. 단지는 지하 7층~지상 최고 48층, 6개동, 전용면적 74~138㎡ 총 1063가구다. 이 중 631가구를 일반분양으로 공급한다.

수요자들의 다양한 생활 패턴에 맞춰 테라스 특화 타입 및 펜트하우스 등 11개에 달하는 다양한 주택형을 선보인다. 여기에는 ▲전용면적 74㎡(88가구) ▲84㎡A(195가구) ▲84㎡B(44가구) ▲84㎡C(18가구) ▲전용면적 84㎡D(16가구) ▲101㎡A(84가구) ▲101㎡B(26가구) ▲101㎡C(24가구) ▲124㎡(44가구) ▲138㎡(90가구) ▲125㎡P(2가구) 등 중소형 주택부터 중대형과 펜트하우스 등 다양한 주택형이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실수요자·주거 트렌드 맞춤형 
건설사별 특화설계 단지 눈길

단지가 들어서는 자양1구역 복합개발지엔 8개관 규모의 멀티플렉스 메가박스, 172실 규모의 5성급 글로벌 브랜드 호텔, 282실 규모의 프리미엄 오피스텔인 ‘리마크빌’과 업무시설 등이 들어선다. 가장 큰 장점은 2호선 구의역 초역세권 단지라는 점이다.

강남은 물론 서울 전역으로 이동이 편리하고 잠실대교,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등 뛰어난 도로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인근에 동서울종합터미널도 위치하고 있어 외곽 지역 이동도 편리하다. 교육 환경도 뛰어나 자녀를 둔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을 전망이다. 입주민 자녀들은 단지 반경 500m 내에 위치한 서울양남초등학교로 통학하면 대로변을 건너지 않고도 도보로 다닐 수 있다.

▲둔산 자이 아이파크=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대전 서구 탄방동(숭어리샘주택재건축정비사업) 일원에서 ‘둔산 자이 아이파크’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42층, 12개동, 전용면적 59~145㎡ 총 197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남향 위주(남동·남서) 단지 배치로 채광성을 높였으며, 일부 타입에 양면 개방, 3면 개방 등의 특화설계가 적용돼 개방감도 극대화했다. 커뮤니티시설로는 수영장 및 키즈풀이 있다. 실내골프연습장, 피트니스클럽, 탁구장, 작은도서관 및 독서실, 카페테리아 등도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롯데백화점,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세이브존, CGV, 메가박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행정타운 내 정부대전청사, 시청, 교육청, 검찰청, 경찰청 등 각종 공공기관과 금융기관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을지대학교 병원이 가깝고 보라매공원, 남선공원 등의 공원도 생활권 내에 있다. 

주거 만족도
직접적 영향

단지 인근에는 정부대전청사를 비롯한 다양한 공공기관과 다수의 대학교 등이 있어 직주근접이 우수한 입지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된 유성구와도 가까워 국가산단 개발이 완료되면, 주거 배후 수요가 더욱 풍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와 접해 있는 32번 국도 이용이 편리하고, 대전 지하철1호선 탄방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입지다. KTX 서대전역, 대전역 등 광역철도는 물론 경부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지선 등 고속도로 진입도 용이하다. 여기에 백운초, 괴정중·고 등의 학교가 도보권에 위치해 있고,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은 둔산 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는 우수한 교육 여건도 갖췄다.

▲e편한세상 원주 프리모원= DL이앤씨가 신규 분양하는 ‘e편한세상 원주 프리모원’은 강원 원주시 판부면 일원에 지하 2층~지상 25층, 6개동, 전용 59 ~102㎡ 총 572세대 규모로 들어선다. 전용면적별로 ▲59㎡ 137세대 ▲74㎡ 213세대 총 350가구로 소형 평형대 위주로 구성된다.

원주 최초로 ‘e편한세상’만의 기술과 상품, 디자인, 철학이 집약된 주거 플랫폼 ‘C2 하우스’ 특화설계가 적용된다. 단지 내·외부에는 ‘스마트 클린&케어 솔루션’이 도입돼 공기질을 깨끗하게 유지하며, ‘웨더스테이션’이 설치돼 미세먼지 상태를 쉽게 확인 가능하다. 

반경 약 1㎞ 거리에는 서원주초등학교와 남원주중학교도 자리 잡고 있다. 단구근린공원, 중앙공원, 무실체육공원 등 녹지도 가깝다.

획일적인 모습서 벗어나 
수요자 입맛 맞는 형태로

지난해 여름 이후 원주시에서는 30㎡ 미만 소형 평형의 공급이 전무하고 중대형 평형만 공급됐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형 평형의 거래 수요가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 관계자는 “기관 이전으로 임대 수요가 높은 원주시장에 공급되는 이번 소형 위주 물량은 지역민들에게 높은 호응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도금 무이자 등 우수한 계약조건과 더불어 합리적인 분양가까지 책정돼 광역적인 투자 수요자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라고 전했다.

▲힐스테이트 자이 아산센=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충남 아산시 아산탕정지구 일원에 ‘힐스테이트 자이 아산센텀’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9층, 8개동, 전용 74~114㎡, 총 787가구 규모다. 

타입별로 알파룸은 물론 복도·주방 팬트리까지 구성하는 등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 가능한 특화평면을 선보인다. 특히 74㎡A·B타입은 중·소형 타입임에도 불구하고 2개 이상의 팬트리를 구성해 넉넉한 수납공간을 구성하며, 84㎡B타입은 최대 3개의 팬트리를 구성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84㎡B타입은 최대 3개의 팬트리와 알파룸까지 구성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평면설계가 돋보인다. 96㎡A타입은 넓은 주방 구성과 더불어 최대 3개의 팬트리를 구성할 수 있게 했다. 4Bay 판상형 구조를 적용해 채광과 통풍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96㎡C는 세대분리형 구조로 주거공간을 2개로 분리, 거주와 동시에 임대수익까지 창출 가능한 평면이다. 114㎡타입은 테라스 4개를 서비스 면적으로 제공했다. 

11개에 달하는 
다양한 주택형

같은 타입의 일반 아파트 대비 실사용 면적이 매우 넓은 만큼 입주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74㎡A·B타입은 중·소형 타입임에도 불구하고 2개 이상의 팬트리를 구성해 넉넉한 수납공간을 구성했다. 휴게 공간인 힐스라운지와 스튜디오가 있는 업무공간인 워크라운지를 비롯해 게스트하우스, 스터디룸, 독서실, 피트니스, 스크린골프룸, 어린이집, 다함께돌봄센터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된다.

아산탕정지구 마지막 일반분양단지로 이 단지는 아산 탕정지구와 불당지구까지 이어지는 입지여건이 뛰어나다. 신설 예정인 아산애현초(가칭), 아산세교중(가칭)을 비롯해 이순신고가 인근에 위치해 있어 초·중·고를 모두 도보권으로 누릴 수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을 비롯한 불당 중심상업지구와 인접해 생활편의성을 갖췄다. 또 아산탕정지구에 위치해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가 합리적으로 책정됐다. 힐스테이트 자이 아산센텀의 분양가격은 주력 타입인 전용 84㎡가 3억7300만~4억4200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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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