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제약 치밀한 승계 전략

오너 3세 밀어주고 당겨주고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유유제약의 오너 3세 승계 작업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일찌감치 회사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위치로 올라선 후계자는 서서히 지배력을 끌어올렸고, 추가적인 지분율 상승마저 기대해봄직한 분위기다. 유유제약이 최근 계열사를 흡수 통합하는 과정에서도 오너 일가는 쏠쏠하게 이득을 남겼다.

국내 제약업체인 유유제약은 수년 전부터 유원상 대표이사 사장을 축으로 하는 오너 3세 체제를 가동 중이다. 유 사장의 부친인 유승필 회장이 2021년 5월 공동대표에서 사임한 것으로 계기로 이 같은 경향이 확연해졌고, 현재는 유 사장과 전문경영인(박노용 대표)으로 대표이사진이 꾸려진 상태다.

큰 그림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유 사장은 뉴욕 메릴린치 증권과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를 거쳐 2008년 유유제약에 상무로 입사했다. 2014년 영업마케팅 총괄 부사장, 2019년 대표이사 부사장, 2020년 4월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치며 착실히 보폭을 넓혀왔다.

유 사장은 지배력 측면에서도 가장 높은 곳을 점유한 상태다. 그는 올해 1분기 기준 유유제약 지분 13.75%(보통주 237만22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특수관계인 지분율의 총합은 33.59%(보통주 580만6385주)다.

유 사장은 2000년대 초부터 일찌감치 장내에서 주식을 매입했는데, 특히 2002년에는 24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해 기존 보유 주식 수(1만6238주)의 두 배 가까운 3만8285주를 단번에 확보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주가가 낮을 때마다 회사주식을 매입해 지분을 늘렸다.


전환사채(CB) 발행에 따른 수혜도 누렸다. 유유제약이 2018년 발행한 28차 CB에는 50%의 콜옵션을 설정해놨는데, 2020년 11월에 유 사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은 콜옵션을 행사했다. 당시 유 사장도 보유 주식을 27만3504주 늘리며 지분율을 2%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렸다.

이런 가운데 유유제약은 지난달 19일 표면이자율 및 만기이자율 제로(0.0%)로 24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이로써 2013년 이래 10년간 6회 연속 제로금리 조달에 성공했다. 향후 주가 흐름에 따라 콜옵션이 유 사장의 지배력 강화를 뒷받침하는 방편으로 활용될 여력이 생긴 분위기다.

‘BW·CB·증여’ 삼박자 효과
오너 회사 팔아 남긴 차익 

가족의 증여에 의한 지분 확충 절차도 뒤따랐다. 유 회장은 2008년 4월 유 사장에게 지분 1.12%를 증여했는데, 이 무렵 유유제약 주가가 하락한 상황이라 증여세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2016년에는 조모인 고희주씨가 유 사장의 지원군을 자처했다. 당시 고희주씨는 유 사장에게 2.62%를 증여했고, 유 사장의 지분율은 9.46%로 상승했다. 한 해 전 주가 상승 시점에 주식 일부를 내다 팔면서 지분율이 5%대로 낮아졌던 유 사장은 이를 계기로 순식간에 지분율을 4%포인트가량 끌어올릴 수 있었다.

유유제약이 지난해 인수한 유유생활건강은 유 사장 일가가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편으로 활용됐다. 유유건강생활은 유 사장이 2013년 설립한 건강기능식품 온라인 판매 업체로 독일 내 체지방 감소 건강기능식품 판매 1위 제품인 ‘포모라인’을 국내에서 유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얼마 전까지 유 사장과 그의 아내 송정윤씨, 자녀(제현·현호) 등이 지분 100%를 보유한 유 사장 일가의 개인회사였다. 유 사장은 2016년 송씨에게 대표이사직을 넘긴 뒤 최근까지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해왔다.


유유제약은 지난해부터 오너 일가의 유유건강생활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유 사장의 유유건강생활 주식 5만1900주를 2억6126만원에 인수했고, 지난 3월 송정윤씨 제현·현호씨로부터 나머지 주식 전부를 총 12억5883만원에 사들였다. 유유제약이 유유건강생활 지분 100% 확보하는 과정에서 유 사장 일가로 흘러간 금액은 약 15억원 수준이다.

예고된 수순

유유제약은 지난 7일 계열사인 유유건강생활을 흡수 합병한다고 밝힌 상태다. 유유제약이 내세운 합병의 이유는 자체 보유 유통망에 유유건강생활의 온라인 유통·판매 채널을 더해 매출 증대 등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현재 유유건강생활은 유유제약 보통주 16만8251주를 보유하고 있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유유제약의 자사주 주식 수는 기존 88만1427주(5.01%)에서 104만9678주(6.09%)로 늘어나며, 회사 측은 10억원 상당의 자사주 매입 효과도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heatya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이변은 없었다”<br> 이재명, 21대 대통령 당선

“이변은 없었다”
이재명, 21대 대통령 당선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4일, 전날 전국적으로 실시됐던 제21대 대통령선서서 49.42%(1728만7514표)의 지지를 받아 당선을 확정지었다. 오전 5시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개표가 100% 완료된 상황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41.15%(1439만5639표)를 8.27%의 차이로 따돌리고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골든 크로스’로 접전을 펼칠 것이라는 국민의힘 예상과는 달리 다소 여유 있는 표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40대 기수론’으로 관심을 모았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8.34%(291만7523표)의 지지를 받는 데 그치면서 선거비용 절반을 보전받을 수 없게 됐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0.98%(34만4150표), 무소속 송진호 후보는 0.10%(3만5791표)를 기록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개표 초반부터 우세를 보였다. 30%의 개표 상황서 이미 지상파 방송 3사는 그의 당선 유력을 보도하기 시작했으며 오후 11시40분경에는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과반 특표는 실패했지만, 총 1728만여표를 받으며 역대 대선 최다 득표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지역별로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비롯해 광주, 대전, 세종, 충청, 전라, 제주 등 전국 다수 지역서 1위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대선서 이 대통령 당선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서울, 세종, 충청권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들은 지난 20대 대선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밀렸던 데 반해 이 대통령은 모두 김 후보에게 우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이재명 47.13% VS 김문수 41.55% ▲경기 이재명 52.20% VS 김문수 37.95% ▲인천 이재명 51.67% VS 김문수 38.44%로 이 대통령이 모두 앞섰다. ‘캐스팅 보터’로 불리는 대전·세종 및 충청권에서도 충남 47.68%, 충북 47.47%를 기록해 김 후보에 우위를 보였다. 세종서도 55.62%를 얻어 김 후보(33.21%)와 큰 격차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 이재명 48.50% VS 김문수 40.58% ▲세종 이재명 55.62% VS 김문수 33.21% ▲충남 이재명 47.68% VS 김문수 43.26% ▲충북 이재명 47.47% VS 김문수 43.22%로 각각 집계됐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파면으로 열린 조기 대선 성격상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바 있다. 이런 연유로 과연 김 후보가 이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적잖은 관심이 쏠렸다. 무엇보다 비상계엄의 여파를 직격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던 서울 및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가 이 대통령에게로 향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오전 12시가 넘어 인천 계양구 자택서 나와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서울 여의도 소재의 더불어민주당 당사로 이동해 선거대책위원회를 찾아 격려했다. 이후 국회의사당 앞에 마련돼있는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는 대국민 연설을 통해 “다시는 군사 쿠데타가 없도록 반드시 지켜내갰다”며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시키는 일,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일, 평화롭고 공존하는 안정된 한반도를 만드는 일을 나머지 사명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그분들도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혐오와 대결을 넘어 존중하고 공존하고 협력하면서 함께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아가는 진정한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앙선관위가 당선인을 선언하면 공식적으로 대통령 임기 및 직무를 시작하게 된다. 북핵 문제를 비롯,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정책, 선거로 인한 국론 분열, 민생 경제 등 이 대통령이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