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와 분양시장 상관관계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동결(3.50%) 하면서 분양시장에도 온기가 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리 인상이 정점에 이른 것 아니냐는 관측에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만8926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3만1337건이었음을 감안하면 한 달 새 24.22% 증가한 수치다. 시장 일각에서는 올해 정부가 분양 규제를 완화한 데 이어 금리 불확실성마저 사라지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시장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상승에 대한 수요자들의 우려가 해소되면서 부동산시장에 긍정적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긍정적 
분위기

실제 시장에선 세 차례 기준금리의 동결로 지난해부터 1년 넘게 이어지던 고금리 기조가 정점에 달했단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연 8%대를 넘보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최근 5%대까지 떨어졌으며, 금리 하단은 3%대로 낮아졌다. 5월 기준금리가 또다시 동결됨에 따라 시장에선 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규제 완화가 본격화하고 시중 은행 대출 금리도 낮아지면서 일부 매매 수요도 살아나는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지난달 18일 기준 3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980건이다. 지난해 7월부터 줄곧 세 자릿수를 기록하던 거래량은 올 1월 1418건으로 올라선 이후 지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2월 2457건으로 2000건을 돌파한 이후 3월 2980건, 4월에는 2944건으로 늘었다. 매매거래량이 2000건을 넘어선 건 2021년 10월(2197건)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이달 말까지 신고기한이 남은 만큼 거래량은 3000건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5월 2주(8일 기준) 77.3으로 일주일 전 대비 1.1포인트 올라 13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이보다 낮으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고, 높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급매물 소진이 빨라지면서 전국적으로 집값 낙폭은 점차 줄고 일부 지역에선 상승 거래도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119㎡는 지난 4월29일 34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집값 급등기인 2021년 11월 경신한 최고가와 같은 가격으로 약 1년5개월 만에 집값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전용 84㎡는 지난 4월21일 16억2000만원에 팔렸다. 직전 거래 대비 2억2000만원 높은 수준이다. 

한은 세 차례 동결…부동산 회복?
정부 규제 완화 맞물려 ‘청신호’

전문가들은 지난해와 달리 기준금리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은 해소됐다고 평가한다.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리에 대한 시장 민감도도 점차 떨어지고 있단 분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금리는 여전히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자리하고 있지만 이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이자 부분을 감당해야 할지 예측이 되기 시작했다”며 “금리에 대한 부분이 명확해지면서 수요도 움직이는 모습이며 최근 늘어나는 거래량이 다시 떨어지려면 또 다른 트리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량의 절대치는 여전히 부족한데 올라오는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 이를 저해할만한 요소는 역전세 문제가 될 텐데 정부에서 이 부분을 잘 막는다면 확정적인 연착륙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청약 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냉랭했던 연초와는 달리 높은 경쟁률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면서 청약을 검토하는 이들도 부쩍 늘어난 분위기다. 

전국적으로는 청약통장 가입 해지자가 늘면서 총가입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울은 되레 3개월째 증가세를 보이는 점도 궤를 같이한다. 여기에 최근 용인, 광명 등 서울 외곽지역에서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 타입이 분양가가 10억원이 넘었지만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자 서울의 청약 열기가 더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여전한 
변수들

지난 4월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600만3702명으로, 올 1월 말(2623만6647)과 비교하면 23만2945명이나 줄었다, 하지만 서울은 증가 추세다. 서울 1순위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385만2609명으로 지난 1월 이후 3개월째 늘고 있다. 

그래도 대다수 전문가는 “아직 시장 회복 등을 판단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상황이란 것이다. 여전히 경기침체와 물가 급등이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금리 동결이 시장서 변수가 아닌 상수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분양 업계의 기대처럼 큰 반향을 일으키진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음은 6월 대형 건설사가 시공하는 사업장이다.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 롯데건설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 680-63 일원(옛 동부지법, KT지사) 자양1재정비촉진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을 분양한다. 지하 7층~지상 최고 48층, 6개동, 전용면적 74~138㎡, 총 1063가구로 건설된다. 이 중 631가구를 분양한다. 

자양1구역 복합개발지 내에는 대형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다양한 판매시설을 비롯해 8개관 규모의 멀티플렉스 메가박스, 172실로 이뤄진 5성급 글로벌 브랜드 호텔, 282실 규모의 프리미엄 오피스텔인 ‘리마크빌’과 업무시설 등이 조성된다. 광진구청, 광진구의회, 보건소 등 공공기관도 새롭게 들어서 단지 내에서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신중하게 
판단해야

가장 큰 장점은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초역세권 단지로, 강남은 물론 서울 전역으로 이동이 편리하고 잠실대교·강변북로·올림픽대로 등 뛰어난 도로교통망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인근에 동서울종합터미널도 위치하고 있어 외곽 지역으로 이동하기 쉽다.

단지와 인접하고 있는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이용 시 환승 없이 강남역까지 18분, 서울시청역까지는 27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지식산업센터가 밀집해 있는 문정역도 17분이면 접근 가능해 핵심 업무지구 접근성 역시 우수하다. 

최고 48층에 달하는 초고층 브랜드 주거시설로서 한강변 조망도 가능한 만큼 향후 광진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환경도 뛰어나 자녀를 둔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을 전망이다. 입주민 자녀들은 단지 반경 500m 내 위치한 서울양남초등학교로 통학하게 되며 대로를 건너지 않고도 도보 통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청약 검토 수요도 부쩍 늘어
“아직 이르다” 전문가 진단도


또 광진중학교, 광양중학교, 광양고등학교가 도보권에 위치하고 있어 초·중·고교 모두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는 우수한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다. 

인근에 다수 개발사업도 추진 중이다. 건대입구역~구의역~강변역까지 3.8㎞ 지상철 구간을 지하화하는 사업이 ‘2040 서울도시 기본계획’에 포함돼 추진 중이다. 여기에 동서울터미널도 현재 대비 120% 수준으로 확장하고 판매·업무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현대화 사업이 2024년 착공될 예정이다.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 롯데건설은 동대문구 청량리재정비촉진지구 뉴타운 7구역을 재개발하는 ‘롯데캐슬 하이루체’를 분양한다. 지하 6층~지상 최고 18층, 9개동, 전용면적 39~84㎡, 총 761세대 중 173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청량리 일대는 교통 인프라 공사와 대규모 정비사업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먼저 내년 부산 해운대를 오가는 ‘KTX-이음’이 개통된다. 2028년과 2030년에는 GTX C노선과 B노선도 각각 예정됐다. 이외에도 광역환승센터도 들어서 수도권 주요 도시와 접근성도 강화돼 교통허브로 거듭날 전망이다. 

초고층 주상복합 등도 들어서면서 일대 스카이 라인도 바뀌고 있다.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 -L65(65층)’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59층)’ 등이 조성돼 올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주변 정비사업도 속도를 내면서 주거 인프라는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DMC 가재울 아이파크= HDC현대산업개발은 서대문구 남가좌동 일원서 ‘DMC 가재울 아이파크’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7층, 3개동, 아파트 전용면적 59~84㎡ 총 283가구와 오피스텔 전용면적 24~56㎡ 77실 규모다. 일반 분양 물량은 아파트 전용 59㎡ 92가구, 오피스텔 전용 24~56㎡ 69실이다. 


경의중앙선 가좌역이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입지적 요소를 바탕으로 지하철 6호선 및 경의중앙선·공항철도가 모두 지나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도 생활권에 형성됐다. 내부순환도로를 통해 강변북로·올림픽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 이용도 용이하다. 도보 거리에 가재울초를 비롯해 가재울중·가재울고 등 초·중·고등학교가 위치해 있고,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홍익대·명지대 등 명문 대학교가 있다. 

대형 건설사
시공 현장은?

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현대백화점 등 생활인프라시설이 갖춰졌다. 인근으로 백화점·롯데몰 등으로 구성되는 ‘상암DMC 롯데복합쇼핑몰’ 공급 소식이 있다. 이외 홍제천·가재울어린이공원·가재울중앙공원·월드컵공원·난지한강공원 등도 인접해 있다. 

한편 지난 1월 4개 자치구 (강남3구 및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서 해제됨에 따라 청약이나 대출·세제 등의 각종 규제가 완화됐다. 해당 단지는 재당첨 제한이 없고, 전매제한도 1년으로 단축됐다. 입주는 2025년 11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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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