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스파이더’ 브랜드를 운영 중인 브랜드유니버스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회사를 사들였지만, 아직까지는 기대치를 밑돈다.
‘스파이더’는 1978년 미국·캐나다 스키 대표팀 코치 손에서 탄생한 스포츠 브랜드다. 고기능성 운동복을 앞세워 인지도를 쌓는 데 성공했으며, 국내에서는 2015년경 스파이더 판권을 획득한 GBG코리아(현 브랜드유니버스)가 브랜드를 론칭해 리테일 사업에 뛰어들었다.
먹구름 꼈나
GBG코리아는 2014년 4월 출범 당시 세계 최대의 아웃소싱 회사로 꼽히는 홍콩 리앤펑 그룹의 계열사인 GBG의 휘하에 놓여 있었다. GBG은 GBG코리아 지분 100%를 보유한 상태였다.
7년 넘게 이어진 지배구조는 2021년 6월 완전히 뒤바뀌었다. 스파이더 국내 판권을 보유한 GBG코리아를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600억원에 사들인 것이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투자 결정은 사회 분위기가 한 몫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의류 산업 전반이 다소 부진했지만, 이후 스포츠 의류 부문 소비가 늘면서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새 주인을 맞이한 이후 회사의 내실은 탄탄해졌다. 자본의 증가와 부채의 감소가 맞물리면서 재정 건전성이 양호해진 측면이 부각됐다.
3월 결산법인인 브랜드유니버스는 2021회계연도(2021년 4월~지난해 3월)에 두 번에 걸쳐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기존 33억원이던 자본금이 96억원으로 확대됐다. 총자본은 510억원으로, 전년(258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새롭게 출발했지만…
기대치 밑도는 현주소
반면 부채는 확연히 줄었다. 2020년 435억원이었던 총부채는 2021년 237억원으로 200억원가량 감소했다. 기타금융부채가 전년(244억원) 대비 1/4 수준으로 줄어든 데다, 차입금 51억원이 완전 상환된 덕분이었다.
다만 양호해진 재무상태와 달리 실적은 나날이 나빠졌고,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투자를 감행한 새 주인의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브랜드유니버스를 품기로 결정한 건 운동과 레저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라이프스타일 의류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파이더는 고기능 트레이닝 웨어와 라이프스타일 웨어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 확장을 꾀하기 수월한 분위기였다.
게다가 스파이더는 국내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던 상황이었다. 2019년에는 매출 1257억원, 영업이익 44억원을 달성하면서 상승세가 부각되기도 했다.
그러나 매출은 2020년 976억원으로 꺾인 데 이어, 이듬해 776억원으로 또 한 번 뒷걸음질 쳤다. 2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 규모가 4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미흡한 성과
수익성 부진은 더욱 확연했다. 2020년 영업손실 14억원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던 브랜드유니버스는 2021년에도 84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순손실 규모는 8억원에서 71억원으로 확대됐다.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진 가운데 브랜드유니버스는 온라인 채널에 힘을 주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단계별 리뉴얼이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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