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간다, GTX 타고〜

정부가 광역급행철도(GTX) 개통·착공에 속도를 내면서 다시 수혜지역 부동산이 주목받고 있다. 고금리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하지만, ‘대형 호재’로 통하는 GTX가 순차 개통할 경우 인근지역 부동산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

GTX-A가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 개통을 앞두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삼성~동탄(39.5㎞) 구간, 하반기에는 운정~서울역(42.6㎞) 구간 개통이 예정돼있다. 오는 2028년에는 운정~동탄 전체 노선이 개통된다.

매수 심리
회복될까?

당장 개통을 앞둔 GTX-A 동탄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동탄역 롯데캐슬(주상복합) 전용 103㎡(41평형)는 지난 3월, 16억3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이는 2021년 5월 거래(10억원) 대비 63% 오른 수치다. 또 다른 인근 아파트인 ‘동양파라곤’은 전용 79㎡(32평형)가 지난 1월 최고가(7억9000만원)를 찍었다.

직전 거래가는 2021년 3월 체결된 6억3723만원이었다. 22개월 만에 거래가 이뤄진 가운데 전 거래 대비 23% 상승했다.

대형 단지서도 집값이 반등하고 있다. 총 1817세대로 구성된 동탄역 시범 ‘한화꿈에그린프레스트지’는 2021년 최고점을 찍고 지난해 하락 거래가 이뤄지다 최근부터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9평은 2021년 8월 17억2500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직후 거래는 14억9500만원으로 2억원 이상 빠졌다. 


반면 GTX-A 노선 종점인 운정역 인근 부동산의 반등세는 동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 20년 준공된 ‘운정신도시 아이파크(3042세대)’에선 34평이 2205세대로 가장 많은 세대를 차지한다. 해당 평형에선 2021년 7월, 9억7000만원에 최고가 거래가 체결됐다.

이후 지난해 7억원대서 거래가 이뤄졌고 올해에는 6억원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가장 최근 거래가는 6억9800만원이다.

GTX-A 운정역 인근 ‘운정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도 마찬가지다. 2018년 7월 준공된 센트럴푸르지오는 총 1956세대로 구성된 대단지 아파트다. 30평과 34평 각각 108세대, 1848세대로 나뉜다. 30평의 경우 2021년 7월, 7억82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이후 현재는 5억원 중반대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34평은 2021년 9월 9억4000만원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후 8억원, 7억원대로 하락하다 최근 6억원대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가장 최근 거래는 지난 2일 체결된 6억원으로 최고가 대비 36%(3억40 00만원) 하락했다.

개통·착공 박차…수혜 지역 주목
생활편익 증대 효과 “집값이 들썩”

경기도 양주시 덕정역부터 청량리역, 삼성역을 지나 수원시 수원역을 잇는 GTX-C 노선은 올 하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GTX-C가 개통되면 현재 창동역서 삼성역까지 기존 50분 이상 걸렸지만 14분까지 이동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고 말했다.

그간 ‘지상화’로 논란이 됐던 도봉구간(창동역~도봉산역)은 지하(대심도)로 건설된다.


GTX-C 노선 발표로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인 지역은 경기도 안양 인덕원이었다. 지난해 6월 GTX-C 노선 우선협상대자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되자 인덕원역 지역의 집값은 들썩였다. 실제 지난해 7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인덕원마을삼성’ 전용면적 84㎡(32평형)는 13억78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 같은 달 13억1000만원 이후 올해에는 8억250만원으로 실거래가가 급감했다.

지난 3월에는 8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호가는 9억원 안팎이다. 

GTX-B 역시 민자 구간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마치며 내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민자 구간(인천대입구~용산·상봉~마석)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는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된 상태며, 재정 구간 제4공구는 KCC건설 컨소시엄이 실시설계 적격자로 선정됐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국토부와 실시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마치고 사업 시행자로 최종 확정되면 GTX-B 노선 민자 구간 건설과 재정 구간(용산~상봉)을 포함한 전 구간 운영(40년)을 맡게 된다. 국토부는 GTX-B 노선과 관련해 2024년 착공, 2030년 개통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윤석열정부 공약 GTX A·B·C 연장 및 D·E·F 신설을 반영하기 위한 5차 철도망 계획 수립을 조만간 착수할 예정이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철도의 건설 및 철도시설 유지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10년 단위 철도 건설 계획을 담은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2021년부터 2030년까지 계획이 담긴 4차 계획은 2021년 고시됐고, 5차 교통망 계획은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수행할 계획이 반영된다.

오르락 
내리락

앞서 국토부는 국정과제에 담긴 GTX 연장·신설을 이행하기 위해 5차 교통망 계획을 조기 착수하는 방안을 올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 담은 바 있다. 5차 교통망 계획 착수 일정은 4차 대비 1년 이상 앞당긴 것이다. 4차 교통망의 경우 계획 적용 시점인 2021년 대비 2년 전인 20 19년부터 용역에 착수한 데 비해 2026년부터 적용되는 5차망은 3년 이상 앞선 올해부터 시작된다.

대통령 공약인 GTX A·B·C 연장 및 D·E·F 신설 노선을 조속히 교통망 계획에 반영해 윤석열정부 목표인 임기 내 예타 통과를 맞추기 위해서다.

5차 교통망 계획 용역은 약 1년6개월 간 진행해 2025년 초 최종안을 확정해 고시한다는 목표다. 이후 곧바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예타를 신청하면 2026년에는 예타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실제 사업
가능할까?

5차 교통망 계획 수립을 착수하는 시점과 맞물려 GTX 연장·신설을 위한 연구용역이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앞서 국토부는 현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5월, ‘GTX 확충 통합기획’ 용역을 발주하고 곧바로 연구에 착수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후보 당시 공약을 냈지만 실제 사업 추진이 가능한지는 세부 검토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해서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한국교통연구원으로부터 중간보고서를 받아본 데 이어 내달 용역을 마무리하고 7월 중에는 용역 결론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GTX가 들어서면 생활편익이 증대되는 효과가 있어 주택 가격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보인다”면서 “통상적으로 발표, 착공, 완공 때 가격이 움직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 선반영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가격 부분서 특정 지역이 과하게 오른다면 부정적일 수는 있다”며 “그래도 생활편익이 좋아진다는 것은 주택 시장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GTX 개통·착공 수혜 지역에 분양하는 단지. 

▲연신내역 빌리브 에이센트= GT X-A 노선이 지날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초역세권에서 ‘빌리브 에이센트’가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24층, 전용면적 49~84㎡, 총 492세대·실규모로 조성된다. 

전 타입에 높은 층고(2.5m)를 적용하며, 각 층에 가구당 창고 제공(101동은 지하층 설치 예정), 4베이 특화 설계 및 듀얼웨이 혁신 평면(84㎡ 타입), 프리미엄 주방가전과 전 실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단지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는 대규모 상업시설인 ‘빌리브 에이센트 더 플레이스’도 함께 조성된다. 

과하게 오르면…
부정적? 긍정적?


단지 앞 연신내역에는 GTX-A 노선이 2024년 부분 개통될 예정으로 서울 지하철 3, 6호선까지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향후 GTX-A 노선 전 구간 개통이 완료되면 연신내역서 삼성역까지 9분 만에 도달이 가능해 강남을 옆 동네 수준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특히 GTX-A 노선의 서울 내 역사는 단 4개에 불과한 데다, 서울역과 삼성역의 경우 주거 상품이 들어설 자리가 거의 없는 만큼 초역세권 입지를 갖췄다.

▲청량리 7구역 롯데캐슬= 롯데건설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에 ‘청량리 7구역 롯데캐슬’을 분양한다. 지하 6층~지상 최고 18층, 9개동, 전용면적 39~84㎡, 총 761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173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전용면적별 일반 분양 가구 수는 51A㎡ 68가구, 59㎡A 38가구, 59㎡B 67가구로 구성됐다. 

단지가 위치하는 청량리는 대규모 정비사업과 교통망 확충으로 천지개벽 중이다.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이미 전농, 답십리 뉴타운 개발로 대규모 브랜드타운이 조성돼있고, 청량리역 주변으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65층)’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59층)’ 등 초고층 주상복합이 올해 모두 순차적으로 입주에 돌입한다. 

1호선·경의중앙선·수인분당선 등 6개 노선이 정차 중인 청량리역 도보권에 있다. 청량리역은 GTX B·C노선과 함께 광역환승센터도 들어설 계획이라 서울의 교통 허브로 거듭날 전망이다. 청량리역 환승센터에는 서울과 수도권 곳곳을 연결하는 버스가 다수 정차한다. 왕산로, 내부순환로, 동부간선도로 진입도 편리하다.

▲인덕원역 씨엘로= ㈜송정종합건설은 인덕원역 역세권 입지로 즉시 입주가 가능한 후분양 스리룸 소형 아파트와 오피스텔 ‘인덕원역 씨엘로’를 분양한다. 인덕원 4번 출구 도보 5분 거리의 역세권 입지를 갖췄다. 전용 75.86~84.07㎡, 최고 높이 11층이다.

지상 2~7층은 주거용 오피스텔(12실), 지상 8~11층은 소형 아파트(도시형 생활주택, 8세대)로 구성된다. 총 20세대 3베이 스리룸 구조, 화장실 2개, 다용도실 1개, 트인 조망, 시스템에어컨, 100% 주차, 풀옵션을 갖췄다.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한 층에 2가구씩 좌우측으로 세대가 있어 사생활 피해가 거의 없다. 

초역세권 입지
실거주 만족↑

호실에 따른 면적은 조금 다른데, 구조는 동일하게 나와 2층부터 11층까지 전 세대 모두 거실이 남향이다. 시야에 막힘이 없고 채광이 좋아 실내가 종일 밝다. 전 세대 막힘이 없는 학의천 영구 조망과 함께 엘리베이터, 자동문, 보안시스템,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있다. 시스템에어컨을 비롯해 기본 옵션이 좋아서 실거주 시 만족도가 높은 타입으로 이뤄졌다. 

인덕원역은 안양 핵심 교통망인 지하철 4호선이 정차하는 역이라 4호선 이용이 편하고 향후 GTX-C 노선(2029년 예정), 월판선(2025년 개통 예정), 인동선(2026년 개통 예정) 등 다양한 지하철이 지나가는 호재가 있어 수요가 몰리고 있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월판선이 생기면 시흥과 판교로 가기 편하고 인동선은 동탄 방향으로, GTX-C 노선은 인덕원역서 삼성역까지 10분대면 닿을 수 있게 된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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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