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는 ‘호품아’

코로나19 이후 새 아파트를 고르는 기준이 바뀌고 있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첫손에 꼽는 사람이 늘면서 도심 속 호수공원 옆에 조성된 아파트, 이른바 ‘호품아’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흔히 호수공원을 품은 아파트는 ‘숲세권’ ‘공세권’ ‘슬세권’ 아파트로 불린다. 숲이나 호수, 공원이 인접해 있거나 슬리퍼와 같은 편한 복장으로 여가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호수 옆 아파트는 전망이 좋고, 녹지가 풍부해 환경이 쾌적하다. 4계절마다 아름답고 색다른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다. 

색다른 
자연환경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과 힐링, 여가 등 삶의 질을 중시하는 주거문화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호수공원 옆에 들어서는 아파트는 몸값이 더욱 치솟고 있다. 멀리 나가지 않고도 집 근처 수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 운동시설, 자전거도로 등을 이용해 산책과 휴식, 조깅이 가능해 수요가 몰리는 것이다.

호수를 품은 호품아의 인기는 부동산시장을 통해 확인된다. 부동산 침체 속에서 바닥을 다지고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KB부동산 아파트 시세에 따르면 경기도 동탄신도시 동탄호수공원에 인접한 ‘동탄린스트라우스더레이크’ 전용면적 98㎡형 아파트는 지난 3월 11억3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12월 대비 4000만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교호수공원에 옆에 들어선 주상복합아파트 ‘힐스테이트광교’도 지난 3월 전용 97㎡형 아파트(23층)가 전월 대비 7000만원이 오른 1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전북 군산 역시 호품아가 연일 승승장구하며 호수공원 프리미엄을 입증하고 있다.


은파호수공원을 중심으로 ‘군산호수공원아이파크’와 ‘은파오투그란데레이크원’이 높은 경쟁률로 분양을 완료한 것이다. 프리미엄 역시 수천만원에서 억대가 넘는 물량도 있다.

분양시장서도 호수 옆 단지는 청약경쟁이 치열하다. 2021년 6월 HDC현대산업개발이 공급한 군산호수공원아이파크는 1순위 청약접수 결과 443세대 모집에 2만4713명이 몰려 평균 55.79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숲세권’ ‘공세권’ ‘슬세권’ 다 품다
고르는 기준 바뀐다…쾌적한 환경 첫손

지난 2월에는 ‘구리역 롯데캐슬 시그니처’가 주변에 체육공원, 구리역공원, 구리광장 등이 인접한 공원 아파트로 인기를 끌며 7.3대1의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3월에는 동부건설이 서울 은평구에 분양한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가 봉산공원, 구산글린공원, 불광천 등이 인접한 쾌적한 환경으로 평균 11.4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를 마쳤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호수공원을 옆에 둔 아파트는 쾌적한 녹지와 아름다운 수변까지 얻을 수 있어 건강하고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며 “특히 호수공원 일대는 사람이 몰리고 상권이 발달하는 등 미래가치가 높아 집값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호수공원 옆에 들어서는 아파트.

▲군산 한라비발디 더프라임= HL디앤아이한라가 군산 은파호수공원 인근에 ‘군산 한라비발디 더프라임’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9층, 7개동에 84㎡(전용면적 기준) A타입 305세대, 84㎡ B타입 157세대, 111㎡ 19세대, 115㎡ 26세대, 136㎡ 124세대, 258㎡ 2세대 규모로 총 633세대로 건설된다. 전 세대가 군산 지역서 선호도 높은 84㎡ 이상의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됐고, 쾌적성을 높이기 위해 단지를 남동향 위지로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산책하고
운동하고


이 지역은 군산 지곡동 126번지 일대로,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257만㎡ 규모의 은파호수공원이 바로 옆에 위치해 전형적인 호품아 단지로 꼽힌다. ‘은파’는 해질녘 물결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모습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맑은 호수와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경치가 좋고, 특히 봄이면 호수공원 일원에 만개한 벚꽃은 장관을 이룬다.

수변산책로, 은파유원지와 관광지, 야외공연장 등은 건강과 힐링 뿐만 아니라 편안하고 은은한 휴식처를 제공한다. 

단지 주변에 생활편의시설도 밀집돼있다. 군산의료원, 롯데마트, CGV, 군산예술의전당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반경 1.5㎞ 이내에 자리하고 있다. 또 사업지 바로 옆에 군산초, 동산중 등이 위치해 안전한 도보 통학이 가능하다. 단지가 들어서는 지곡동 일대는 수송지구와 인접해 중심 상권 및 생활 인프라 시설 이용도 편리하다. 반경 15㎞ 이내에 군산일반산업단지, 군산1·2국가산업단지, 새만금산업단지가 자리 잡고 있어 직주근접형 아파트다. 

사람 몰려
상권 발달

▲상무센트럴자이= GS건설이 광주 서구 옛 호남대 쌍촌캠퍼스 부지에 선보이는 ‘상무센트럴자이’도 분양을 앞두고 있다. 광주 중심지역인 상무지구에 오랜만에 선보이는 브랜드 아파트인 데다, 기존 아파트서 볼 수 없었던 커뮤니티시설과 고급 사양을 두루 갖췄다. 

서울 강남 하이엔드 아파트에 적용된 프리미엄 커뮤니티시설과 입주 서비스가 도입된다. 단지 지상 30층(108동)에 입주민 전용 스카이라운지가 마련되며, 광주 최초로 입주민만을 위한 CGV 프리미엄 상영관 CGV SALON(살롱)이 설치된다.

신라호텔 등 5성급 호텔서 사용되는 프리미엄 운동기구 테크노짐이 구비된 피트니스센터, 호텔시설 못지 않은 사우나, 전 타석 GDR로 즐기는 실내골프연습장 등은 주민들의 만족도를 한층 높여줄 전망이다. 

호수 품은 단지 집값 쑥쑥
분양시장 청약경쟁도 치열

GS건설이 교보문고와 협약을 통해 신작과 스테디셀러 등을 엄선, 큐레이션해주는 교보문고 도서관, SPC그룹이 운영하는 카페테리아도 눈길을 끈다. 이 밖에 가족단위 방문객도 넉넉히 쉬어갈 수 있는 투룸 게스트하우스를 비롯한 3가지 타입의 게스트하우스도 마련된다. 

단지는 광주지하철 1호선 운천역 역세권이고, 인근 상무역은 2026년 개통 예정인 광주지하철 2호선 환승역으로, 더블 역세권의 조건을 갖추게 된다. 송정역과 광주공항, 광주종합버스터미널도 인접해 있다. 여기에 광주광역시청 등 공공기관과 롯데마트 맥스 등 대형 쇼핑시설, 5·18기념공원, 운천호수공원 등도 가까워 쇼핑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천안 백석 센트레빌 파크디션= 충남 천안에서는 ‘천안 백석 센트레빌 파크디션’ 358세대가 공급된다. 동부건설이 규제 완화와 분양 성수기를 맞아 충남 천안서 아파트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아파트 노후 비율이 높은 천안 서북구서 신규 분양에 나선 ‘천안 백석 센트레빌 파크디션’은 전용면적 84㎡A 183세대와 84㎡B 175세대 총 358세대로 구성된다. 

분양 관계자는 “친환경과 직주근접이 ‘천안 백석 센트레빌 파크디션’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교육 중심지와 판상형 4bay 구조도 차별화 요소로 덧붙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단지는 직주근접 아파트로서 갖춰야 할 교통 편의성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사통팔달 교통 환경을 갖추고 있어 두정로, 삼성대로, 두정역, 천안 IC 등을 통해 천안 시내 및 삼성SDI, 인근 7개 산업단지로 이동이 용이하다. 또 청정 입지를 자랑으로 내세우고 있다.

도시와 공원을 함께 누릴 수 있고, 축구장 25개 규모의 노태공원이 바로 앞에 있으며, 백석공원과 성성호수공원, 두정공원, 천안종합운동장과 인접해 있다.

단지 반경 500m 내에 오성초·중교, 환서초·중교, 두정고교와 학원가가 있어 백석 내 안심 교육의 중심지로서 자리 잡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코스트코, 마치에비뉴, 대전대학병원 등이 가까워 편리한 생활 인프라도 잘 구축돼있다. 

호수공원 
프리미엄

전 세대가 맞통풍에 최적화된 판상형 4bay 구조며, 측면 발코니 확장의 특화 설계가 적용되어 넓은 실사용 면적으로 쾌적하고 여유로운 공간 활용이 가능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분양 관계자는 “서북구는 아파트 노후 비율이 높고 단기간 내 추가 신규 공급이 어려워 백석 센트레빌 파크디션에 대해 지역 내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천안 백석 센트레빌 파크디션의 시행과 시공은 각각 한국토지신탁(한토신)과 동부건설이 맡았으며, 견본주택은 충남 천안 서북구 일대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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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