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품은 지식산업센터 전성시대

소규모 기업의 증가세가 거세지면서 지식산업센터, 섹션 오피스(소형 오피스)가 관심을 끌고 있다. 4차 산업혁명, 1인 미디어 시대 등 소규모 인원으로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 분야에 ‘창업 열풍’이 불면서 1인 창조기업을 비롯해 소규모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최근 발표한 ‘2020년 1인 창조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1인 창조기업 수는 총 42만7367개다. 이는 1년 전 40만2612개와 비교했을 때 6.1% 증가한 수치다. 1인 창조기업 외에도 스타트업과 같은 소규모 기업들의 증가세도 가시적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조사 결과 새롭게 창업한 기업이 지난해에만 무려 148만4667개에 달했다. 2019년에 비해 15.5% 늘어난 수치로, 이른바 ‘제2의 벤처붐’이 일면서 작은 크기의 맞춤형 업무 공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1인 기업
맞춤 공간

특히 지식산업센터, 그중에서도 섹션 오피스 설계가 적용되는 지식산업센터가 수요자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섹션 오피스는 면적이 큰 오피스와 달리 전용면적 40㎡ 이하에 가변형 벽체를 설치한 형태로, 수요자의 입맛에 맞춰 다양한 공간 구성이 가능해 작은 면적에도 뛰어난 공간 활용도를 자랑한다. 또한 원하는 규모에 맞게 분양받는 만큼 들어가는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입주 업체 부담도 적다.

지식산업센터 등은 공실률을 낮출 수 있는 안정적인 입지가 중요하다. 대규모 업무지구와 인접한 경우 다양한 기업이 모여 있어 유관 업체와 산업 연계성이 우수하고, 기업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어 입주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다. 따라서 대기업 또는 대형 산업단지 인근에서 공급하는 지식산업센터가 인기를 얻고 있다.


기업체 입장에서는 기업 운영에 긍정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먼저 인근에 여러 종류의 기업체가 있어, 업무 교류 및 네트워크 구축에 유리하다. 유관 업무 기업체와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여기에 제조업체의 경우 협력사가 인근에 위치해, 물류 운송비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 같은 장점들로 배후수요가 풍부한 지식산업센터의 가치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19년 3월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서 분양을 진행했던 ‘가양역 더 스카이밸리5차’(2021년 4월 입주)가 사례다. 이 지식산업센터는 LG사이언스파크, 코오롱, 이랜드 등의 대기업이 있는 마곡 업무지구와 인접해 있다. 또한 상암DMC와도 가까워 풍부한 배후 수요를 갖추고 있다. 분양 당시 3.3㎡당 평균 가격은 약 1370만원이었다. 그러나 2021년 12월 매물 기준 약 1881만원으로 뛰었다. 

분양 시장에서도 배후수요가 풍부한 지식산업센터는 완판 속도가 빨랐다. 2021년 5월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향동동에 위치한 ‘현대 테라타워 향동’은 분양 시작 5일 만에 전 호실 계약 마감에 성공했다. 상암DMC, 마곡지구 등의 대형 업무 단지와 가까워 기업들의 입주 수요가 높았다.

입주 업종 확대…배후수요 품은 단지 각광
대기업·대형 산업단지 인근 입주 수요↑

대기업 후광 효과를 톡톡히 본 지식산업센터도 있었다. 2020년 3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에서 분양한 ‘현대 테라타워 영통’은 분양 후 조기에 전 호실 계약을 완료했다. 이 지식산업센터는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와 인접해, 분양 당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희소식도 들린다. 최근 법제처가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할 수 있는 업종이 늘어나 수요층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법제처는 지식산업센터에 입주 가능한 업종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규제혁신 9개 법령 개정 대통령령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 내용은 공포 후 즉시 시행된다.

법제처는 먼저 산업통상자원부 소관의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개정했다. 금지되는 사항을 제외하고는 모두 허용하는 방식이다. 시행령 개정에 따라 농업, 임업, 어업, 광업, 제조업, 사행행위업, 단독주택 업종 외에는 모든 시설이 정부 지원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연구개발업, 과학기술서비스업, 방송프로그램 제작업 등 입주가 허용되는 업종이 명시됐고, 그 외 업종은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관광진흥법상 전문·종합휴양업으로 등록할 수 있는 전문휴양시설은 민속촌, 동물원, 식물원 등 업종 기준만 충족하면 가능하도록 개정됐다. 식물원 온실 면적이 2000㎡를 넘어야 하고, 식물 종류는 1000종 이상이어야 한다는 식의 별도 기준이 삭제된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산업단지 인근에 들어서는 지식산업센터는 업무지구를 중심으로 기 조성돼 있는 교통망이나 기반시설 등을 모두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체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며 “최근 분양시장에서 업무지구와 인접한 지식산업센터가 인기를 끄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과 강원권에 분양(예정) 중인 지식산업센터.

기업체 운영
긍정적 효과

 

▲개봉 디스페이스 구로= 개봉동 첫 지식산업센터 ‘개봉 디스페이스 구로’가 분양한다. 대지면적 1986.00㎡, 연면적 1만6862.49㎡, 지하 5층~지상 13층 규모로 지식산업센터와 근린생활시설이 같이 조성된다. 

지하 5~1층은 지식산업센터, 주차장, 정화조, 기계실, 전기실 등으로 구성된다. 지상 1층은 1근린생활시설(11호실, 편의점·부동산·커피전문점 지정업종 가능) ▲지상 2~13층은 업무형 지식산업센터, 휴게실(4층, 8층)로 꾸며지고, 무상 발코니가 제공된다. 기준층 층고 5.1m, 천정고 3.9m로 비교 상품 대비 층고가 높다. 이를 활용한 입주 후 다양한 인테리어 및 스마트한 공간 활용도 극대화를 꾀했다.

허용 업종
확 늘었다

서울지하철 1호선 개봉역 400m 역세권 현장이며, 신도림역을 통한 KTX, GTX-B 등 광역교통망이 우수하고, 신구로선 개통 시 더블역세권으로 재탄생한다. 배후수요로는 YBD(여의도, 영등포 업무지구)와 G밸리가 인접하며, 지식산업센터 유효 수요층을 다수 보유한 입지 환경이다. 더불어 광화문, 시청, 강남 등 주요 업무권역 진입성도 우수한 편이다. 

편의 환경으로는 고척스카이돔, 아이파크몰, 코스트코 등 쇼핑 문화 시설이 다수 있다. 안양천, 개봉근린공원, 생태공원 등 인근 녹지 환경으로 쾌적한 생활을 누리실 수가 있다. 여기에 더불어 G밸리 인접에 따른 유관수요 진입성도 우수하다. 개발 환경으로는 개봉동 재개발·재건축 현장이 다수 위치하고, 인프라도 다층적으로 갖고 있다.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개통에 따라 교통환경도 큰 폭으로 개선됐고, GTX-B노선 개발에 따른 내외부 진입성이 향상될 것이다. 신구로선 개봉역 예정에 따라 1호선 개봉역과 함께 대중교통 환경 역시 더욱 편리해진다. 

분양 관계자는 “지역 내 최초로 공급되는 역세권 지식산업센터인데다 탁월한 입지환경과 배후수요. 입주사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내부 특화 설계로 차별화된 구성을 자랑하며 분양가 역시 합리적으로 책정했다”면서 “고금리 및 고물가 시대를 극복할 공사기간 활용을 통해 사통팔달의 입지인 개봉역세권에 사옥을 마련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 고덕 LE192= 경기 평택시 고덕면 해창리 일원에 ‘평택 고덕 LE192’가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10층, 지식산업센터와 근린생활시설(지하 1층~지상 1층)로 구성된다.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제조형 지식산업센터를, 지상 8층부터 10층까지는 1인 기업부터 소규모 제조 업체까지 다양한 수요층을 흡수할 수 있는 섹션 오피스 형태로 설계된다. 

제조업의 특성을 고려한 특화 설계를 선보인다.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차량 진출입이 용이한 광폭 6.8m의 램프 직선형 드라이브 인 시스템이 적용된다. 제조형 전 호실에는 도어 투 도어가 설계돼 차량 진입 및 호실 앞 주차와 상하역이 가능하다. 또한 지상 물류 특화 하역이 가능한 공간을 설계해 물류의 상하차 작업에 특화된 하역시설도 설치된다. 또한 모든 층에 최대 6m의 높은 층고 설계를 적용해 효율적인 공간 활용 및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주차장은 법정 대비 1.59배 많은 374대로 조성된다.

우수한 업무 환경 
주변 인프라 영향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심장부이자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인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와 인접성이 높아 수혜를 누릴 수 있다. 서정리 역세권, 행정타운, 국제 교류 단지로 이어지는 고덕 신도시 3단계 권역의 핵심입지에 들어서 높은 미래가치까지 기대된다. 여기에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평택종합 물류 단지, 칠괴 일반산업단지, 송탄 일반산업단지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단지가 주변에 포진돼 있어 탄탄한 기업 수요도 갖췄다.

교통 환경으로는 SRT, 1호선 환승역인 평택 지제역까지 약 5㎞ 거리로 차량을 이용해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은 물론 전국 각지로의 이동이 편리하다. 평택 지제역에는 수원발 KTX 직결 사업도 추진되고 있어 철도 교통망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평택 고덕 IC가 5분 이내 거리에 있어 평택제천고속도로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어연IC도 가까워 평택파주고속도로 이용도 수월하다. 사업지 도보 3분 거리에 워터파크, 인터랙티브 게임존은 물론 스포츠 시설과 힐링 공간까지 마련된 친환경 복합시설인 ‘어썸 플렉스’가 자리해 휴게공간으로 활용 가능하다.

 

 

▲원주기업도시 로지스타= 물류센터형 지식산업센터인 ‘원주기업도시 로지스타’가 강원 원주시 지정면에 들어선다. 지하 1층~지상 8층 지식산업센터와 상업시설로 구성된다. 사업지는 원주기업도시의 남서 측에 공급되고, 다양한 기업이 모여 있는 만큼 유관 업체와 산업 연계성이 높다. 기업 간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산업 연계성
시너지 효과

영동고속도로, 광주원주고속도로 등 다양한 고속도로와 KTX 서원주역과 만종역 등이 근거리에 있어 전국으로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다. KTX 중앙선을 통하면 청량리에서 원주까지 이동이 수월하며, KTX경강선이 개통하면 판교에서 원주까지 편리하게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주시는 기업도시와 혁신도시를 공동으로 조성해 타 지역 대비 배후수요가 풍부하다. 원주혁신도시에는 13개 공공기관이 입주해 있고, 자족형 복합도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현재 산업 및 연구용지가 분양 완료돼 의료, 제약, 식품 등 다양한 산업군을 형성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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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