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분양시장 ‘봄이 오려나’

금리 정점론과 정치권 압박에 은행 대출금리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얼어붙었던 주거용 분양시장에 숨통이 트이는 모양새다. 여기에 정부의 1·3 대책과 무순위 청약 규제 완화에 이어 이달부터는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까지 허용하면서 아파트 분양 시장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건설사들은 지난 1~2월엔 분양을 미루는 분위기였지만, 이달부터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를 등에 업고 시장에 분양 물량을 내놓을 예정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재개발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장위자이 레디언트’(장위4구역 재개발)’ 등이 미분양 우려에도 불구하고 예상 이외의 성적을 거두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분양에 더욱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 우려
이외의 성적

경기권에서는 지하철 7호선 철산역 도보권인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가 선착순 분양 결과 100%로 마감했다. 계약을 시작한 지 2주 만이다. 이 단지는 지난해 1순위 청약 당시 930가구 모집에 902명만 신청해 경쟁률이 0.97대1을 기록했던 곳이다. 무순위 청약을 거치고도 미계약분을 해소하지 못해 미분양 우려가 커졌으나 선착순 계약에서 모든 물량을 소진했다.

은행 대출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63%로 전월(4.74%)보다 0.11%p 내렸다. 지난해 4월부터 상승세를 이어오다 8개월(11월) 만에 하락 전환한 후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이 연초 8%에서 6%로 낮아졌으며, NH농협은행은 지난 1월20일부터 주담대 변동형 금리를 0.8%p 내렸다. KB국민은행도 주담대 금리를 최대 1.05%p 내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3.82%로 지난해 12월(4.29%)보다 0.47%p 하락하며 3%대로 낮아졌다. 지난해 12월 코픽스가 11개월 만에 처음 내림세로 돌아선 뒤 두 달 연속 하락으로, 3%대 코픽스는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된다. 따라서 시중 은행들은 코픽스를 기준으로 삼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코픽스 하락을 반영해 금리를 낮춰야 한다. 이러한 대출금리 인하 기조와 시장 회복 심리가 작용하며, 분양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주택 매수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27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9.5로 전주 대비 0.4p 상승했다. 매매수급지수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2월 둘째 주부터 3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분양 심리의 회복세를 엿볼 수 있다.

악재들 해소? 수도권 아파트 들썩
1~2월 몸 사리다 3월부터 기지개

수도권에서는 신도시와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매매가 반등 사례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파주운정신도시 대장단지로 불리는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6억8000만원에 거래돼 전월 거래가(6억2000만원) 대비 6000만원 올랐다.

광교신도시에서는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역세권 아파트인 ‘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 84㎡가 지난달 11억6500만원에 팔려 전월 거래가(11억600만원)보다 약 6000만원 높게 거래됐다.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대출, 세금 등 분야에서 규제를 완화한 게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시중은행의 금리 인하 기조로 한동안 의사 결정을 미뤄왔던 수요층이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 악재들이 남아 있는 만큼 매수를 원하는 수요자들은 비교적 부담이 적은 청약 등의 방법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세제 완화를 비롯해 특례보금자리론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또한 논의되고 있는 만큼 주거비용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금 여력이 되는 범위라면 부동산 실수요자에게는 지금이 내 집 마련에 적기가 될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던 여건들이 하나씩 해소됨에 따라 수도권을 중심으로 봄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며 “기준금리 동결과 부동산 규제 완화 등으로 시장 분위기 반전 기대감이 돌며 움츠렸던 분양시장이 변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과 신도시에서 이달 분양하는 단지.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티’가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35층, 4개동, 총 707가구로 구성된다. 전용면적 59~84㎡ 18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공급되며 특별공급에도 전용84㎡ 49가구가 포함된다. 

인하 기조
회복 심리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12개월을 넘고, 지역·면적별 예치금을 충족한 만 19세 이상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거주자는 보유 주택수와 세대주 여부에 관계없이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1순위 청약에는 추첨제 물량도 포함된다. 1·3 부동산 대책으로 영등포구가 규제 지역에서 풀리면서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가점제 40%, 추첨제 60%가 적용된다.

추첨제는 청약 가점과 관계없이 입주자를 선정한다. 

분양가는 3.3㎡당 3411만원이다. 분양가상한제도 해제됐지만 조합과 GS건설은 지난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가격 그대로 분양에 나서기로 했다. 옵션 미포함 분양가는 전용 59㎡ 8억6000만원대, 84㎡ 11억7000만원대다. 계약금은 분양가의 10%로 정당계약 시 1차 계약금 2000만원(정액제)을 내고 30일 이내에 나머지 금액을 납부하면 된다.

움츠렸다…
반전 기대감

중도금 60%에 대해서는 이자 후불제가 적용된다. 입주는 2026년 3월 예정.

▲휘경자이 디센시아= GS건설이 서울 동대문구 이문휘경뉴타운 휘경3구역 재개발을 통해 ‘휘경자이 디센시아’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4개동, 총 1806가구로 들어선다. 이 가운데 39~84㎡ 700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전용면적별 분양 가구 수는 39㎡ 19가구, 59㎡ 607가구, 84㎡ 74가구다.

지하철 회기역(1호선, 경의중앙선, 경춘선)과 외대앞역(1호선)을 모두 끼고 있는 더블역세권 입지다. 망우로, 한천로, 동부간선도로, 내부순환도로도 접근이 가까워 서울 곳곳으로 이동하기 용이하다. 청량리역 인근에 롯데백화점·롯데마트, 상봉역 인근에 코스트코 등이 위치해 있다. 고려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등 주요 대학이 주변에 자리한 것도 특징이다. 중랑천도 인접해 있다.

▲운정자이 시그니처= GS건설이 파주운정신도시에서 ‘운정자이 시그니처’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8층, 13개동, 전용면적 74~134㎡, 총 988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총 15개의 다양한 타입을 선보여 선택폭을 넓혔다. 세대분리형 타입을 비롯해 옥외공간형, 오픈형 발코니, 펜트하우스 타입 등 특화 평면 설계를 도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GTX-A 운정역 인근에 자리해 이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GTX-A노선 운정역~서울역 구간은 현재 공사 중으로 오는 2024년 하반기에 개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돼 단지는 뛰어난 서울 접근성이 기대된다. GTX-A 운정역 주변은 역세권 특별계획구역을 통해 상업·업무·공원·문화시설 등이 조성될 계획이어서, 향후 개발이 완료되면 주거 편의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뛰어난 정주여건도 갖췄다. 인근에는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 대형마트가 다수 위치해 있다. 영화관, 교하도서관 등의 생활문화 편의시설도 가깝다. 주변에는 운정호수공원, 산내공원, 한솔공원, 양지말공원 등 풍부한 녹지 환경도 갖춰져 있다. 

은행 대출금리 내림세
무순위 청약규제 완화
다주택자 주담대 허용

조경 면적을 전체 부지의 절반에 가까운 약 45%로 확대해 쾌적함을 더할 예정이다. 자이(Xi)만의 시그니처 조경공간인 ‘엘리시안가든’, 아이들을 위한 테마형 어린이놀이터 ‘자이펀그라운드’ 등을 비롯해 ‘운정마당’ ‘운정작은숲’ 등 다양한 조경 시설을 도입할 예정이다. 

단지 내에는 자이(Xi)의 특별한 커뮤니티 시설인 ‘클럽 자이안’도 들어선다. 스크린골프를 갖춘 골프연습장을 비롯해 피트니스, GX룸, 다목적체육관, 냉·온탕과 건식사우나가 포함된 남녀 사우나 등이 마련된다. 스카이라운지, 게스트하우스, 숲속도서관 등 특화 커뮤니티도 조성할 예정이다. 

▲베르몬트로 광명= 광명뉴타운 광명2구역 재개발 단지인 ‘베르몬트로 광명’이 분양 절차에 돌입했다. 총 3344가구 규모로 지어지며,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726가구다. 약 3300가구의 대단지에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이 가깝고, 목감천도 인근이라 청약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는 2024년 9월 예정.


▲인덕원 퍼스비엘= 대우건설과 GS건설, 롯데건설이 뭉친 컨소시엄이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에서 ‘인덕원 퍼스비엘’을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34층, 14개동, 전용면적 39~84㎡ 총 2180가구 규모다. 이 중 586가구가 일반분양 시장에 나온다. 

주 출입구부터 공원까지 66 00여 ㎡에 달하는 통경축 공간을 만들고, 여기에 수경·휴게시설을 배치한 ‘그랜드비스타’를 넣는다. 광장을 중심으로 수목이 어우러진 ‘에잇센셜 가든’이 조성될 계획이다. 에잇센셜이란 ‘Eight’과 ‘Essential’의 합성어로 8개의 자연 친화적 정원 공간으로 만든다는 의미를 담았다.

경기도 의왕시 내손라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올라가는 신규 아파트다. 내손초, 내동초, 백운중, 백운고 등 도보권 내 초·중·고교가 위치한 원스톱 학세권 단지로 꼽힌다. 경기도 최대 규모 학원가로 꼽히는 평촌학원가와 벌말도서관 등 다양한 교육시설이 주변에 있다. 

내 집 마련
지금 적기?

단지 앞에 학의천이 위치하며 학의천 시민쉼터와 산책로 등 수변시설도 조성돼 있다. 포일공원, 내손체육공원도 인접해 있어 입주민들이 휴식·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이마트, 뉴코아아울렛, 한림대학교성심병원 등도 가깝다. 

교통 여건도 뛰어나다. 1.4㎞ 거리에 위치한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이 핵심이다. 인덕원역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노선 계획에 포함됐다. 안양, 과천을 거쳐 판교까지 잇는 월곶~판교 복선전철(월판선)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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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