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그런데 그걸 뿌리는 자들이 자기 신념이나 이념에 따라 행한다면 조금 봐줄 만도 하련만…. 진보든 보수든 마찬가지다.
우리가 보통 이념(이데올로기)이라고 하면 진보파의 전유물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우익 보수파 또한 자기들 고유의 이데올로기를 고수한다.
그들은 진실한 자기 마음이 아니라 어떤 사파(邪派)의 꼭두각시나 좀비 시스템으로 포섭돼 이 세상을 살아가는 듯싶다.
조종자
남에게 코로나 혹은 44바이러스를 전염시키면서…. 중도, 진도와 달리 급진보파와 수구 보수파는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현실이 아니라 자기네 신이 보여 주는 거울 속의 길을 걸어가는 것만 같다.
꼭 중도가 아니라도 좋지 않겠는가. 바른 보수와 진보는 저들처럼 상쟁 파괴하지 않고 상생 건설할 수 있으리라.
좀 잠잠해져 가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여왕 찬양 집회를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돼 온 국민의 생활을 마치 전쟁 시기 같은 파국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었다.
그런데도 전광인 목사는 마스크를 벗은 채 희희낙락거리며 다음 예배와 집회에도 나와서 소리쳐 ‘하늘 왕국 만만세!’를 외쳐야만 병이 낫는다고 떠들었다.
전 목사 자신 또한 바이러스 감염이 확진돼 병원으로 실려 가면서도….
성직자라기보다 미친 짐승 같은 그 한 마리로 인해 얼마나 많은 국민(올바른 기독교인 포함)이 고통받았는가? 바이러스 때문에 시달리다가 죽은 노인뿐만 아니라 장사가 안돼 빚더미에 억눌려 자살한 젊은 사람 또한 부지기수다.
그 죄를 어찌 갚으려는가? 천국에 가서? 니 똥 싸서 네가 핥아 씹어 먹으면 하나님 여호와와 예수님이 용서하시려나….
너의 죄가 섞인 너의 똥…. 하지만 여러분들도 잘 알다시피 그런 자들은 찍 싸놓곤 하늘나라가 아니라 바로 이 지구의 어느 아방궁으로 스며들어 버린다.
뒤치다꺼리는 죄 없이 속은 신도들이 모두 감당해야 하는 셈이다. 거울 뒤로 사라진 그들의 본 모습을 보면 정말 놀라 기절초풍할 터이련만….
이건 가톨릭이나 불교계는 물론이고 여타 사이비 종교도 마찬가지리라. 다만 그 속에서 선한 사람들이 저마다 아름다운 꽃을 피울 뿐이다. 선량한 종교인들에게 축복이 있을진저….
불교의 절, 가톨릭 성당, 이슬람 모스크, 심지어 무당 점집까지도 조심하는데 왜 유독 기독교 교회에서만 칠삭둥이 어린애보다 못한 짓을 하고 있는가? 신은 위기의 순간에만 나타난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그 위기 상황을 이용해 교세를 키우려고 획책하는 건 과연 신도들의 영혼을 위한 것인지 자기네의 아방궁을 더 넓히려는 짓인지 알기 어렵다.
사파의 꼭두각시나 좀비 시스템 포섭
태극기와 성조기 흔드는 사람의 심리
어떤 판사가 왜 석방해 놓았는지 아리송하지만 전광인 같은 괴물은 다시 감방 속에 처넣어야 한다. 바이러스를 퍼뜨리지 못하게스리 독방 속에….
그 고독 아닌 독고 속에서 깊은 신앙심으로 묵상 기도하여 자기 자신도 치유하고 애꿎게 고통당하는 국민들도 악귀로부터 놓여날 수 있도록….
이 자그마한 땅에 기독교회가 너무 많이 난립한다는 사실은 일반 시민뿐만 아니라 기독교인 자신들도 이미 잘 알고 있으며, 나아가 크리스천 본토인 미국과 유럽(또 심지어 이스라엘) 사람들마저 의문을 넘어 경악스러워할 지경이다.
아무리 좋은 것도 포화상태가 되면 생물 존재에게 두려움을 주니까. 우리 한국 사람만 모르쇠한 채 하루하루 메뚜기처럼 살아간다.
우리가 흔히 김일성 족속에게 세뇌된 북한 주민들을 멍청하다고 비웃지만, 사실상 우리 자랑스러운 남한 국민들도 미국식 교회 등등 각종 단체의 감언이설에 세뇌돼 제정신을 빼놓곤 희희낙락거리지 않는가?
내 고향 8촌 형 중에 자칭 ‘진실 중도’파라고 주장하는 분이 한 사람 있다. 그는 기독교인이 아니면서도 전광인 목사를 열렬히 지지하면서 태극기 집회에도 꼬박꼬박 참여하는 모양이었다.
얼마 전엔 새벽밥 먹고 대절 버스를 타고 광화문 광장으로 올라와 양손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들곤 마구 흔들어댔노라 자랑했다. 전화기 속의 목소리에 귀가 따가울 지경이었다.
“너도 참 한심하다야. 이런 국가적 위기 시국에 방구석에 처박혀 뭔 소설 나부랭이나 끄적거린다는 거야. 퍼뜩 이리 나와서 동참하라우! 조상님들께 죄짓지 않으려면!”
“아니, 조상님은 또 왜요?”
“너두 참 근본 모르는 대역죄인이다야! 야 너, 우리 고조할아버님께서 일제 식민지 시대에 독립투쟁하시다가 한쪽 팔이 닛뽄도에 잘리고 애꾸눈이 되신 채 순국하셨다는 것도 몰라, 응?”
“많이 들었지요. 세 살 적 걸음걸이 시작할 때부터…. 그런데 고조할아버지 독립 투쟁과 전광인 목사가 지휘하는 얼룩덜룩한 태극기 집회가 뭔 상관이 있다고….”
“헛 참, 네 아버님이 논 팔아서 대학 공부꺼정 시켜놨더니만 말짱 헛일이구만 그려. 일본 놈 압제에서 우리를 풀어준 게 누구며, 공산당의 침략으로부터 구원해 주고 나아가 알뜰살뜰 보살펴서 이만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준 게 누구여? 바로 미국 아니냔 말여! 물론 이승만 대통령께서 외교술을 교묘히 발휘한 덕택이지만…. 그러니 우리가 성조기와 태극기를 함께 흔들어대며 자유 민주 울부짖는 이유도 바로 거기 있는 거여.”
“자유와 민주는 물론 좋지만…. 같은 기독교인들조차 사이비라고 욕하는 전광인 목사가 뭔 민주 자유의 투사라고….”
비상시국
“기독교인이 기독교인이나 교회를 비판하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또 필요하다면 그래야겠지. 하지만 지금은 비상시국이야! 흠, 전 목사님은 현재 거룩히 순교할 정신으로 사자후를 토하는 거란 말여.”
“제발 이 지구를 떠나 천국으로 어서 돌아가길 바라는 국민도 많더군요. 하나님이나 예수님이 받아 주실지 어떨지 모르지만….”
“흥!”
<다음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