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중진인 안민석 의원이 22일, 무속인 천공이 육군참모총장 공관(현재 대통령 관저) 방문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에 대해 “똑바로 수사하라”고 질타했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의 천공 휴대폰 수사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대통령실 터를 보려고 천공이 육군참모총장 관저를 방문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의혹 당일 관저 인근서 휴대폰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고 확인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경찰의 천공 휴대폰 수사는 순서가 틀렸다. 경찰 수사의 기본은 압수수색으로 직접증거를 확보하고 여의치 않으면 간접증거라도 확보하는 것”이라며 “천공이 관저에 갔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직접증거는 관저 CCTV므로 이를 압수하는 게 1순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방부장관은 ‘CCTV 보존 연한이 짧아 덮어쓰기 하기 때문에 당일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고받았다’는 애매한 간접화법으로 핵심을 피해가는 발언을 했다”며 “경찰은 관저와 서울사무소 CCTV를 확보해 당일 기록이 있는지, 없다면 포렌식으로 복구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가장 우선적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마치 천공에게 면죄부를 주는 듯한 수사를 하고 있다. CCTV 확보가 우선이고 천공의 휴대폰 신호는 부차적”이라며 “경찰수사가 의도적으로 거꾸로 가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누가 위치추적이 뻔한 본인 명의의 휴대폰을 범죄현장에 갖고 가겠느냐? 새로운 대통령실 집터를 보러 가는 일이라면 더더욱 조심했을 것”이라며 “게다가 천공은 직접 휴대폰을 갖고 다니지 않고 직접 받지 않는다고 한다. 최순실 국정 농단 범죄자들도 대포폰을 쓰거나 청와대에 가있는 시간에 본인 명의 휴대폰은 제3의 장소에 두거나 타인이 사용하게 해 알리바이를 만든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해당 게시글에는 185명이 ‘좋아요’ 버튼을 눌렀다.
앞서 지난 21일, 경찰은 최근 천공 명의의 휴대전화에 대해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위치추적 및 통화 기록을 분석한 결과 천공이 참모총장 공관을 방문했었던 것으로 지목된 지난해 3월 말, 당시 공관과 국방부 서울사무소 인근 기지국 및 휴대전화 신호를 주고받은 기록이 없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참모총장 공관 방문 당시 천공이 개인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않았거나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소지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방문 여부의 진실에 다가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직 천공을 소환조사하지 않은 경찰은 관련 수사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수사가 더 필요하다. 천공에 대한 소환조사 등 아직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일요시사>와 인터뷰(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38267, <일요초대석> ‘천공 방문’ 주장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서 ‘가짜 뉴스’라는 대통령실의 입장에 대해 “남 전 총장과 관계자와 전화하는 등 크로스 체킹을 두 번 거쳤다”며 “남 전 총장과의 통화 시점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통화한 것은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부 전 대변인은 휴대폰 위치추적에 대해선 “나도 휴대폰을 두 개 갖고 있었다. 단순히 위치추적만으로는 의혹을 해소할 수 없다”며 “결국 천공과 주변 인물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 전 대변인에 따르면 천공이 (공관을)방문했던 날은 지난해 4월1일로 이날 육군 미사일 전략사령부 개편행사가 예정돼있었다. 그는 헬기서 내려 화장실에 가다가 남 전 총장이 긴히 할 말이 있다며 불러 천공과 대통령직인수위 관계자가 참모총장 공관과 국방부 영내에 위치한 서울사무소를 들렀다고 공관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부 전 대변인은 보고의 신뢰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듣고 확인하는 과정까지 거쳤지만 녹취로 남기거나 하진 않았다”며 “확신할 수 있는 점은 남 전 총장에게 보고된 사안을 누구에게 확인한다는 건 군대를 다녀온 사람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군은 보고가 생명”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실을 장관에게 보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내가 장관에게 직접 보고하면 월권이 된다. 이 부분은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철저히 지켰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