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잘나갈 ‘소형 아파트’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지만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부동산 시장의 한파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이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는 분위기가 사뭇 다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데, 현재 부동산 시장을 짓누르는 금리 공포가 하반기부터 누그러질 수 있다는 게 그 근거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행진을 촉발한 미국이 다음 달 초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린 뒤 오는 3월 말 한 번 더 올리거나 금리 인상 행진을 멈출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잇따른 규제완화 대책도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 여건과 맞물려 효과를 낼 전망이다.

2월 초
3월 말

분양시장은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과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크게 나뉜다. 그렇다면 올해 수익형 부동산에서 인기를 끌 유망 상품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업계에선 전반적으로 ‘소형 아파트’를 꼽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지식산업센터나 생활(형)숙박시설은 공급 과잉으로, 상가의 경우 예금금리보다 낮은 수익률로 고전 중이다. 오피스텔은 아파트 미분양 증가로 인기가 식고 있다. 

소형, 다주택자 중심 세제 혜택 확대 환경이 조성되면서 주목받는 수익형 상품은 단연 소형 아파트다. 중·대형 면적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고, 가구 분화로 인한 1~2인 가구의 증가로 소형 면적의 인기가 높다는 것 역시 긍정적인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역세권, 대단지, 브랜드 3박자를 갖춘 소형 아파트는 주거 및 임차수요가 많고 환금성도 뛰어나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꼽힌다. 올해(2023년)부터 등록 임대사업자 제도가 다시 부활하는데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도 매입해 임대사업자 등록이 가능해졌다는 점도 소형 아파트의 인기를 끌어 올리는 요소다. 

1~2인 가구 비중이 계속해서 증가하면서, 주거용은 물론 수익형 분양시장에서도 소형 가구가 살기 좋은 맞춤형 설계를 갖춘 상품을 내세우는 추세다. 통계청 주민등록 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국 전체 가구 중 1~2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60.57%, 2020년 62.65%, 2021년 64.23%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6월 기준)도 1~2인 가구 비중은 64.93%를 차지했다. 2021년 같은 기간보다 1인 가구는 43만6904명, 2인 가구는 18만2360명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짓누르는 금리 공포 언제까지…
상·하반기 분위기 다르다?

금리 인상 여파로 거래 침체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평 평수 아파트 매매 비율이 증가하는 ‘다운사이징’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이는 1~2인 가구 증가와 대출 이자 부담 등의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거래량 16만9264건 가운데 절반 이상인 8만8261건이 전용면적 59㎡ 이하 소형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59㎡ 초과 84㎡ 이하 아파트가 6만7701건으로 뒤를 이었고, 84㎡ 초과 아파트 거래량은 1만3302건으로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지난해 6월 기준 전국에 있는 40㎡ 초과 60㎡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107.6으로 전체 면적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업계는 이처럼 소형 아파트 선호 증가 현상을 늘어난 1~2인 가구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가구원 수 감소 등으로 수요가 많고 환금성이 용이한 역세권 소형 아파트가 가격 방어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늘어나는 1~2인 가구수로 인해 임대수요가 풍부하고 역세권 등 교통 환경이 우수한 입지의 소형 아파트가 2023년 계묘년 수익형 부동산 시장을 이끌 상품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서 임대사업용으로 주목할 만한 소형 아파트.

 

 


▲인천석정 한신더휴=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 일원에 들어서는 ‘인천석정 한신더휴’ 아파트가 일반분양 151세대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일반분양 151세대 및 조합 34세대, 행복주택 108세대 등 총 293세대로 조성되는 석정 한신더휴는 지하 3층~지상 20층 4개동 규모로 이뤄진다. 분양가는 66㎡(26가구) 3억9320만원, 59㎡(66가구) 3억5690만~3억5940만원, 51㎡(27가구) 3억420만원, 46㎡(15가구) 2억7670만원, 36㎡(17가구) 2억2100만원 등이다.

1호선 도원역 7분 거리, 제물포역 도보 10분 거리의 더블 역세권이라는 프리미엄을 갖추고 있다. 교통 입지도 우수한데,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경인고속도로와 제2외곽순환도로로 빠르게 접근할 수 있어 수도권 및 서울까지 쉽게 이동 가능하다. 이외에도 인근에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위치한 교육 여건을 갖추고 있다.

LH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 단지이며,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종전의 가로를 유지하고, 기반시설의 추가 부담 없이 보다 신속하게 재건축을 진행하는 사업이다. 류현진 야구거리, 인천 축구전용 경기장 개발 프리미엄 그리고 1705세대 전도관 구역, 3965세대 금송지구 재개발 등이 예정됐다. 

계속 느는
1~2인 가구

시스템 에어컨 무상 설치 및 발코니 확장 무상을 제공한다. 즉시 입주할 수 있으며, 이에 앞서 내달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양주역 푸르지오 디에디션= 대우건설은 경기 양주시에서 ‘양주역 푸르지오 디에디션’을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29층, 8개동, 전용면적 59~84㎡ 총 1172가구 규모로 양주시 남방동 52 일원 양주역세권 공동5 A1블록에 들어선다. 전용면적별로 59㎡A 508가구, 59㎡B 116가구, 59㎡C 160가구, 59㎡D 113가구, 84㎡A 105가구, 84㎡B 114가구, 84㎡C 56가구 등으로 구성된다. 

양주시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돼 청약통장 가입 기간 12개월 이상, 각 지역·면적별 예치금을 충족한 만 19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1순위 청약이 가능하다. 세대주 여부, 보유 주택 수도 무관하며 추첨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가점이 낮아도 당첨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 

수익형 시장
이끌 상품은?

단지는 지하철 1호선 양주역과 인접해 있으며,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노선과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가 지날 예정이다. 양주테크노밸리와 가까우며 반경 1㎞ 내에 양주시청, 양주우체국, 하나로마트 등이 있다. 도시개발사업 부지 내 계획된 상업용지가 가까우며 단지 남측으로는 초등학교 부지가 계획돼 있다. 

단지 바로 옆에 대형 근린공원 부지도 있다. 특히 대우건설의 상품전략 ‘푸르지오 에디션 20 22’에 담긴 특화 설계와 평면, 참여형 조경 프로그램, 토털케어 서비스 등이 대거 적용될 예정이다. 단지 전체가 남향 위주로 배치되며, 전 타입에 안방 드레스룸이 조성된다. 

전용 84㎡ 주택형의 경우 3면 개방 설계로 실사용 면적을 넓혔다. 공동욕실에 세면 공간과 화장실을 분리해 실용성을 높인 스마트 욕실이 적용되며 84㎡B 타입의 경우 4.5베이 판상형 구조로 설계했다. 피트니스클럽, 실내 다목적체육관, 어린이집, 다함께돌봄센터 등이 커뮤니티시설로 조성된다.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도 평택시 화양지구 5BL(블록)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화양지구 내에서도 외부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첫 자리’에 들어서 직주근접도 뛰어날 곳으로 꼽힌다. 지하 2층~지상 31층, 14개 동, 전용 72~84㎡ 총 1571가구 규모 대단지로 지어진다. 전체 가구가 남향 위주로 배치됐으며, 대부분이 전용 84㎡형으로 구성됐다. 


생활형 숙박시설 공급 과잉
상가는 낮은 수익률로 고전

화양지구 첫 ‘힐스테이트’ 브랜드 아파트다. 단지가 들어서는 화양지구는 약 279만㎡에 부지에 2만여 가구, 5만여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도록 예정된 계획도시다. 국내 민간주도 도시개발사업지 중에선 역대 최대 규모다. 우리나라 5대 항만 중 하나인 평택항과 가깝고, 그 주변의 굵직한 산업단지(이하 산단)들과도 가까워 최대 배후지로 꼽히는 곳이다. 

우선 대표적으로 아산국가산단이 가까운 곳에 조성돼 있다. 전국산단현황통계에 따르면 아산국가산단은 경기평택과 충남당진 등 3개 지역에 걸친 초거대 국가산단으로 지정 면적만 약 2635만㎡에 달하고, 3분기 기준 2만3000여명이 고용된 상태다. 이 중 화양지구 옆에 위치한 원정지구와 포승지구 2곳은 이미 조성 완료된 곳인데, 전체 아산국가산단 면적의 절반을 넘는 면적을 차지하는 주요 산단이다. 

이곳과 인접한 곳에 경기경제자유구역 평택 포승(BIX)지구와 현덕지구도 조성된다. 경기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포승지구에는 자동차부품, 기계, 화학제품 등의 제조시설이 들어서며, 포승지구 옆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클러스터도 예정됐다. 현덕지구는 평택호 관광단지와도 가까워, 산업단지에 더해 문화시설도 조성될 것으로 계획됐다. 

산업단지
최대 배후지

이처럼 화양지구는 굵직한 산단으로 둘러싸인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특히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은 지구 내에서도 38번국도 변에 위치해 외부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곳에 들어서 직주근접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38번 국도를 이용하면 주요 산단은 물론 평택 지제역이나 고덕국제신도시 등 북부권역으로의 이동도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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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