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뒤바뀐 재계 시총 서열 막전막후

불황 암초가 만든 지각변동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주식시장에 드리워진 악재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가 하락장이라는 커다란 암초를 만들었고, 이 영향으로 시가총액 순위도 크게 요동치고 있다. 대외 변수에 취약한 국내 경기의 특성이 주식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된 양상이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먹구름이 잔뜩 낀 형국이었고, 시간이 갈수록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촉발된 외부 불안요소가 국내 경기에 표면화되면서 주식시장이 크게 요동친 모양새였다. 그 결과 연초에 3000을 바라보던 코스피지수는 2100선으로 추락했다가 최근에는 23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급격한
등락

주가 하락의 흐름은 대기업도 피할 순 없었다. 지난해 말 기준 1639조원이었던 30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지난 19일 기준 1388조원으로 15.3% 감소한 상태다.

덩달아 주요 그룹 시가총액 순위에서 급격한 변화가 목격됐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자산총액 기준 재계 순위와 엇비슷한 흐름이었던 시총 순위는 이후 IT·바이오 업종 기반 대기업의 주식 가치 상승에 힘입어 판도가 뒤바뀌었다. 카카오·셀트리온·네이버 등이 시총 순위 상위권에 포진하게 된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핵심사업 분야의 업황에 따라 그룹별 시총 순위 등락이 확연해졌다. 지난 19일 기준 시총 상위 10대 그룹은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카카오 ▲포스코 ▲셀트리온 ▲네이버 ▲현대중공업 ▲한화 등이다. 해당 명단에 포함된 대다수 그룹의 시총이 하락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삼성은 시총이 550조원에 달한다. 이는 압도적인 국내 1위이자 코스피 전체 시총의 약 절반에 해당된다. 다만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1년 새 시총이 17.8% 감소하는 등 삼성 관련 주식의 가치 하락이 확연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SK는 시총 131조원으로 3위에 올랐지만 전년 대비 38%가량 시총이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컸던 IT 부문 계열사의 시총 하락폭이 그룹 전체에 영향을 준 흐름이다.

시총 순위 4위인 현대자동차도 별반 다를 게 없다. 현대자동차의 시총은 102조원으로, 전년 대비 21.1% 줄어들었다. 미국 전기차 보조금 축소를 비롯한 대내외 악재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엎치락 
뒤치락

카카오는 시총 하락이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해 말 기준 100조원을 넘겼던 카카오의 시총은 1년 새 절반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발생에 따른 대외 인지도 하락과 계열사 매각 실패 및 수익성 저하 등이 발목을 잡았다. 

셀트리온과 네이버 역시 시총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셀트리온은 7위 자리를 지켰지만 시총 규모 30조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시총 순위 6위였던 네이버는 시총 규모가 1년 새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순위가 두 단계 하락했다.

반면 시총 규모가 커진 그룹도 여럿 보인다. 해당 항목에는 LG·포스코·현대중공업·한화 등이 이름을 올렸는데, 특히 LG의 약진이 돋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120조원이었던 LG의 시총 규모는 212조원으로 무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에 상장된 후광 효과였고, 이 영향으로 LG의 시총 순위는 두 계단 높아졌다.

희비 확연했던 ‘업&다운’
내년 판도 어떻게 변할까?

포스코는 시총이 43조원대로 증가한 덕분에 순위를 8위에서 6위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포스코케미칼을 축으로 하는 투자 포트폴리오가 힘을 받으면서 그룹 시총 규모가 커진 모양새다.

현대중공업은 시총 규모가 기존 25조원에서 29조원으로 확대됐고, 순위는 9위를 유지했다. 한화는 기존 소폭 증가하면서 롯데를 대신해 10위권에 진입했다.

기업별 시총 순위에서도 크고 작은 변화가 감지됐다.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총 1위를 굳건히 지켰지만 시총 규모는 지난해 말 467조원에서 지난 16일 기준 355조원으로 줄었고,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밑으로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 상장한 이래 시총 2위를 고수했다. 시총 규모는 지난 11월11일 146조원으로 최대치를 찍었다가, 최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수요 부진 등 영향으로 113조원대로 내려앉았다.

혼재 양상
희비 교차

지난해까지 시총 2위를 지켰던 SK하이닉스는 LG에너지솔루션이 시총 2위로 상장한 후 3위로 내려앉았고, 최근에는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지난 10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밀린 이후 4위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카카오 관련주의 내림세는 확연했다. 지난해 말 기준 5위였던 카카오는 1월에만 9위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반등했지만, 데이터센터 화재 등 악재가 겹치며 10위권으로 밀려났다.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시총 10조원 이상인 ‘10조 클럽(시가총액 10조원 이상)’의 숫자도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2개에 달했던 10조 클럽 기업 수는 35개로 줄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SK아이이테크놀로지·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 등이 10조 클럽에서 밀려났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고려아연 등 2차 전지 관련주와 삼성화재, 현대중공업 등 4곳이 10조 클럽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시총 규모 및 순위는 앞으로도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다분하다. 최근 전 세계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외국계 투자은행과 증권사들은 내년 한국 증시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힘을 받는 탓이다.  


또 모른다
앞날 불투명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향후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게 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투자자예탁금은 45조1317억원을 기록해 1년 사이 가장 적었다.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면서까지 투자하던 열기도 사그라든 지 오래다. 연초 23조원대 수준을 보이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최근 17조원대에 머물러 있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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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