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질용’ 김문수 반쪽 공약 해부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6.02 07:20:41
  • 호수 15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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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이 결론만…공허한 약속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의 정책공약집엔 현실성이 없거나 모순으로 해석될 수 있는 공약들이 다수 게재돼있다. 의석 107석 규모의 소수 여당으로서 공약을 실천할 방법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지난 26일 제21대 대통령선거 정책공약집을 발간했다. 대선을 8일 앞두고 발간됐기 때문에, “늦게 나온 것 아니냐”는 일부 지적도 있었다. 양당은 지난 2022년 대선에선 선거를 약 2주 앞두고 공약집을 발간했다.

국민의힘은 ▲미래 성장 엔진 ▲활력 경제 ▲튼튼 뿌리 경제 ▲잘 사는 국민 ▲모두 함께 발전 ▲대한민국 혁신 ▲든든 국가안보 ▲국민 안심 안전 ▲빈틈없는 복지를 9대 정책 분야로 삼았고, 공약집엔 총 307개의 세부 공약들이 담겼다.

9대 분야
307개 세부

국민의힘의 대선 공약엔 현실적으로 모순이 될 수 있거나 불가능한 내용이 일부 담긴 것으로 확인된다. 포퓰리즘과 땜질 처방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치 관련 공약으로는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폐지가 포퓰리즘의 영향을 받거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공약이라고 볼 수 있다.

국회의원 정수 감축은 일반인이 정치를 비판하면서 홧김에 덧붙이는 말에 불과하다. 이 주장엔 최소한의 수요·공급 논리조차도 결여됐다. 공급이 줄어들면, 그 가치는 올라간다. 국회의원 정수를 줄이면, 국회의원의 권위는 더욱 올라간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현재 14명인 대법관 정원을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가결하려고 했다. 정원을 늘려 권위를 낮추려는 시도였다.

고대 로마에선 권력자들이 원로원을 장악하기 위해 정원을 늘리거나 줄였다. 루키우스 술라는 원로원 정원을 300명서 600명으로 2배나 늘렸다. 여기엔 “자본가 계급을 원로원에 편입시켜 원로원의 권위를 강화해 평민을 억제한다”는 목적이 있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다시 900명으로 늘렸다. 카이사르에겐 “자신의 추종자와 이민족 유력자를 편입시켜 원로원의 권위를 낮추고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목적이 있었다. 반대로 아우구스투스는 600명으로 줄였다. 아우구스투스에겐 “원로원의 권위를 보장하는 척하면서 자신의 추종자를 원로원으로 보내 잠식한다”는 목적이 있었다.

정략적 목적이 아닌 국민의 순간적인 환심을 살 목적으로 국회의원을 줄이는 것엔 일반적인 수요·공급 논리의 잣대를 적용할 수 있다. 국회의 권위를 낮추고, 기능을 원활하게 하려면 정원을 늘리고, 예우·혜택을 줄여야 한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공약은 ‘방탄 국회’에 대한 따가운 시선과 반발을 의식한 공약으로 보인다.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국회에 병력을 보내 일부 국회의원 체포를 시도해서 불체포특권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입증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모두 진영 내 강성으로 통하고 있다. 두 후보의 존재가 불체포특권의 필요성을 역설할 수도 있다.

구체적 대책 제시 없는 정책들
현실성 없거나 모순으로 해석


공수처 폐지는 최소 3년 동안은 추진할 수 없다. 공수처를 폐지하려면, 국회 본회의를 거쳐야 한다. 총선은 지난해 진행됐고, 공수처 폐지 의견을 제시한 국민의힘·개혁신당의 의석수는 합쳐도 110석에 불과하다. 아울러 김 후보는 스스로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개헌하겠다”는 공약도 밝혔다.

만약 김 후보가 당선돼 임기 단축 약속을 지킨다면, 절대로 지킬 수 없는 공약이다.

지방자치 관련 공약과 관련해선 ▲지방의회 투명성 확보를 위한 의정활동 정보공개 확대 ▲지방의회의 법령 위반사항 감사는 신뢰도가 특히 낮은 지방의회에 대한 최소한의 통제 시도로 볼 수 있어 긍정적이다. ▲국세에 편중된 조세 구조 개편 ▲지방교부세 제도 개선 시도도 지방자치단체가 실질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려고 한다는 취지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부담 축소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종부세는 지방교부세의 일종인 부동산교부세의 재원이다.

민주당 한병도 의원실이 지난해 6월 공개한 행정안전부의 ‘기초자치단체별 부동산교부세 현황’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종부세 대폭 감면 결과, 부동산교부세는 2023년 4조9601억원으로 집계돼, 2022년보다 2조6068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종부세에 대해선 “세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반면 부동산교부세의 재원이기 때문에 상당한 논쟁거리였다.

원래 김 후보 측은 “종부세를 폐지해 재산세로 통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가, ‘부담 축소’로 한발 물러섰다. 종부세에 대해선 축소하는 만큼 같이 줄어들 지방교부세에 대한 구상도 함께 밝혔어야 한다.

또 국민의힘은 “주민 권리 제한·의무 부과 관련 조례의 법률위임 조항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주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조례는 반드시 법률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오랜 대원칙을 깨겠다는 의미다.

이는 지방자치제에 대한 통제 수단을 없애는 결과가 될 수 있단 점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연방법·주법이 분리된 연방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실적
불가능?

경제 분야는 ▲양도소득세·취득세 중과 폐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폐지 ▲공인중개사에 주택 임대차 표준 계약서 설명 의무 부과 ▲대학생 대상 청년 기숙사 추진·대학가 반값 월세 존 ▲중소기업의 매력 있는 일자리화 공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중 양도소득세·취득세 중과 폐지와 재초환 폐지는 앞서 언급한 종부세 부담 축소 공약과 함께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한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공약들은 윤석열정부서도 시도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구현되지 못했다.


부동산 경기는 정부의 대책과 반대로 움직인 지 오래다. 민주당 집권 시엔 다주택자를 겨냥한 세금 인상·규제로써 물량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된 채 시장이 더욱 경색된 측면이 있다.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새누리당 집권 시엔 세율 인하 등 경기 활성화에 집중했지만 ▲다주택자·가계 부채의 증가 ▲주택가 상승이란 결과를 낳았다. “거래가 활발해지면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은 정론이지만, 다양한 악순환으로 연결된단 현실은 바꾸기 어려웠다.

김 후보가 윤정부의 정책을 반복하는 것만으로 이를 바로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공인중개사에게 주택 임대차 표준 계약서 설명 의무를 부과한다”는 것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공인중개사법은 이미 공인중개사에게 중개 대상물 확인·설명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아울러 일부 공인중개사가 전세 사기에 가담한 것이 발각된 이후 공인중개사에 대한 신뢰에 전반적으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여론은 “중개 사고 시 공인중개사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인중개사는 거래 완료 시 “중개 사고 발생 시 최고 1억원까지 보상한다”는 취지의 공제증서를 발행한다. 하지만 공제증서에 적힌 1억원은 중개 사고 1건당 1억원을 보상하는 것이 아니다. 공인중개사가 가입한 공제보험이 1년 동안 보상해 줄 수 있는 최고한도액이다.


여론이 요구하는 것은 ▲중개 사고에 대한 책임 강화 ▲범죄행위에 대한 엄벌이지만, 공인중개사의 수가 많아서 정치권서 쉽게 제도화하기 어려운 점은 존재한다. 지난 4월 기준, 전국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약 11만명이고, 자격 보유자도 약 50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모두 유권자다.

대학생 대상 청년 기숙사 추진과 대학가 반값 월세 존은 양립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교육부가 지난 2023년 10월 발표한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22.8%다. 수도권 소재 대학의 수용률은 18.2%다. 대학 기숙사 수용률이 낮은 대표적인 원인은 인근 주민의 반발을 거론할 수 있다.

인하대는 지난해 7월 기숙사 건립 추진 계획을 밝혔다. 인하대의 기숙사 수용률은 약 12.6%로 확인됐다. 지난 2023년 발생한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사건 피해자 중 인하대 학생이 포함됐던 것도 기숙사 건립을 추진한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간마다
빈틈 발견

하지만 인근 원룸 소유주와 상인은 기숙사 건립을 반대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이 기숙사 건립을 반대하는 근거는 ▲원룸 공실률 상승 ▲지역상권 침체 ▲생존권 위협 등이었다.

이는 인하대 인근에서만 발생한 상황이 아니다. 주민 반발 없이 기숙사를 늘리는 것에 성공한 한양대도 불과 몇 년 전까진 주민 반발로 인해 몸살을 앓았다. 그러자 한양대는 공실 우려가 있는 소형 임대주택을 선정해 학생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상생 학사’ 제도도 함께 운용했다.

이 사업엔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참여해 연 1%의 저리로 보증금을 대출해줬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역 임대사업자와의 상생 방안을 고려한다”는 취지만 담은 채 구체적 구현 방법은 간략하게라도 제시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방법을 거론하지 않은 채 기숙사 설립과 대학가 반값 월세 존을 추진하는 것은 모순에 불과하다.

국민의힘은 ‘중소기업의 매력 있는 일자리화’에 대해서도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 문제만 언급했다. 대기업과 비교해 급여가 낮다는 것이 구직자들이 중소기업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급여 외 각종 노동 환경 등에서 갑질과 각종 악·폐습이 근절되지 않고, 일부 대표이사들의 가족 기업화 등 문제도 중소기업의 구인난이 근절되지 않는 대표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사회 분야에선 ▲남녀 불문 군가산점제 도입 ▲사이버모욕죄 신설 ▲미디어의 선정성·폭력성 근절 ▲병원 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등 공약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은 “군가산점제를 남녀 불문하고 도입하겠다”면서 여성 희망 복무제를 함께 내세웠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지난 1999년 군가산점제에 대해 위헌을 선언했던 이유엔 “여성에 대한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군 복무가 원천봉쇄된 장애인에 대한 평등권도 침해한다”는 취지도 있었다.

수요·공급 논리도 모르나
기숙사와 반값 월세 공존?
군가산점제 불가능한데도?

‘남녀 불문’이란 전제를 붙인다고 해서, 위헌 결정을 받아 사라진 군가산점제를 다시 부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군가산점제는 젠더 갈등의 시초였다. 이 때문인지 국민의힘은 장애인에 대한 평등권 침해 문제는 고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모욕죄 신설은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이 이미 2008년 고 최진실씨 사망사건을 계기로 ‘최진실법’이란 이름을 붙여 시도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엄청난 비판을 받았고, 결국 추진되지 못했다.

실존하는 형법상 모욕죄에 대해서도 폐지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있다. ▲정당한 비판 차단 ▲표현의 자유 침해 ▲국가형벌권 남용 등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법조계 일각에선 모욕죄 고소를 남용해 합의금 수령을 사업화한 기획고소가 만연해 있다. 따라서 사이버모욕죄 신설에 대해선 전방위적인 반대 움직임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아울러 미디어의 선정성·폭력성 근절을 위해 과태료·암행 조사·AI를 이용한 적발 추진 등에 대해서도 검열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게임과 관련해선 지난 2022년 게임물관리위원회가 큰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심의 대상 게임의 내용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등급을 선정해 검열 논란을 일으켰다.

국민의힘은 선정성·폭력성 검열 기준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단속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 공약도 제시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경증 환자를 상대로만 진행되다가 지난해 7월부터 중증 환자도 대상에 포함했다. 서비스가 적용되는 병실엔 보호자의 출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보호자가 간병의 부담서 벗어날 수 있단 장점이 있다.

중증 환자 전담 병실엔 ▲수술 환자 ▲치매·섬망 환자 ▲복합 질환자 등 환자들이 입실할 수 있다. 전담 간호조무사는 환자 40명당 1명이 배치됐다가, 최근엔 최소 12명당 1명이 배치될 예정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서비스 확대를 위한 필수 전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우리 의료현실서 보호자가 간병의 부담을 떠안은 이유는 고질적인 간호 인력 부족 때문이다. 지난해 서비스 확대 이전까지 중증 환자에게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던 이유도 간호 인력 부족 때문이었다.

간호 인력 확충 방안을 설명하지 않는 한 이 공약은 제대로 시행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김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임기 중 3년은 소수 여당이다. 스스로 약속한 임기대로라면, 임기 내내 여소야대 구도에 노출된다. 따라서 김 후보는 집권 시 야당과의 협치 방법을 자세히 언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김 후보는 협치를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모든 공약이 공허하게 들릴 위험이 있다.

협치는
모르쇠

약점을 지나치게 언급하지 않으면, 현실을 부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공약 자체의 모순보다 더 심각한 것은 현실 부정이다. 물론 김 후보도 지난 27일 대선후보 토론회서 “만남과 대화를 통한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 ‘만남과 대화’의 방법은 구체적으로 거론된 적이 없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 김 후보가 설명해야 하는 것은 그 ‘만남과 대화’ 구상일 것이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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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