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끼고 살면 ‘살아있네〜’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삼성, LG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투자가 집중된 지역의 시장은 여전히 활발한 모습이다. 대규모 투자 유치로 일자리가 꾸준히 창출돼 직주근접 수요가 탄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인 낙수효과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인접한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경기 평택시 지제동 일원에 위치한 ‘지제역 더샵 센트럴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 9월 최고가인 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7월 거래 금액(5억1000만원)과 비교하면 4억4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긍정적인 
낙수효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인근에 있는 ‘한들물빛도시 지웰시티 센트럴 푸르지오 2단지’의 경우 지난달 전용면적 84㎡가 최고가 7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는 지난해 5월 체결된 5억480만원으로, 2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지난 8월 거래된 전용면적 101㎡도 종전 2020년 10월 거래가(5억3430만원) 대비 2배가량 오른 10억5000만원에 매매를 체결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경남 창원시도 상승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로템, LG전자, 한국지엠 등을 비롯해 협력업체까지 다양한 기업이 한데 모여 있는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해 있다. ‘창원자이’ 전용 157㎡는 지난 7월 최고가 7억원으로 종전 최고가(6억9500만원)를 넘은 가격에 거래됐다.


‘힐스테이트 마크로엔’ 전용면적 59㎡도 종전 최고가(4억9935만원)를 넘어 지난 10월 최고가 5억457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대기업 일대 단지를 중심으로 한 상승세는 높은 청약 경쟁률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경기 수원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조합원 계약 취소 물량 6가구에 대한 청약 경쟁률이 310.83대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삼성전자 수원캠퍼스와 인접해 있다.

지난 2월 동국제강, 세아제강, 현대제철 등 대기업으로 출퇴근 여건을 확보한 ‘포항자이 디오션’은 평균 124.02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현대로템, LG전자, 한국지엠 등 대기업과 인접한 ‘창원 롯데캐슬 프리미어’는 지난 3월 151.74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투자 집중 지역 여전히 활발한 모습
일자리 창출에 직주근접 수요 탄탄

대기업 특수가 기대되는 지역들은 일자리 창출과 함께 근무 인력이 늘어나면서 지역경제 발전과 부동산 가치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실제 대기업이 들어선 지역이나 주변에 공급되는 단지들은 청약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해 5월 대표적인 삼성전자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경기 화성에서 분양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1순위 청약에서 809.1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해 충남 아산에서 분양한 ‘탕정역 예미지’도 평균 325.1대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시세도 높게 형성되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 등 다수의 대기업이 들어선 마곡지구에 위치한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는 전용 84㎡타입(12층)이 지난 1월 15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5월 거래(14억500만원)보다 약 1억6000만원 상승한 금액이다.


주변 공급 단지
청약 경쟁 치열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매탄동 ‘매탄위브하늘채’는 지난해 5월 7억3500만원에 거래됐던 전용 84㎡타입(15층)이 같은 해 11월 8억1700만원에 손바꿈해 1억원가량 올랐다.

대기업 후광효과는 아파트에만 그치지 않고, 업무시설인 오피스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기업의 계열사, 협력업체 등 기업체를 대상으로 오피스는 임차 수요를 확보할 수 있고, 상가는 상주인력을 배후 수요로 상권 활성화 및 수익률 상승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6월 마곡지구 인근 서울 강서구 가양동 ‘마스터밸류 에이스’ 지식산업센터와 상업시설은 분양 당일 완판 됐다. 지난 3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치한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분양한 ‘포스트 센트로드 송도’ 오피스도 분양 3일 만에 모두 주인을 찾았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높은 시세
완판 행진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역 내 대기업이 들어서는 경우 소득수준이 높은 노동자가 대거 유입되고, 주거 수요가 급증해 일대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띠게 된다”며 “특히 주변으로 상권이 활성화되고, 생활 인프라 확충 등으로 주거 여건이 개선되면서 부동산 가치도 크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대기업 인근에 들어서는 분양 단지.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 롯데건설이 경남 창원특례시 의창구 사화동에서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를 통해 의창구의 첫 ‘롯데캐슬’ 브랜드 아파트를 공급한다. 지역 주민들에게 해당 브랜드에 대한 첫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기회인 만큼 롯데건설은 의창구는 물론 창원특례시에 공급된 기존 단지와는 차별화된 설계를 대거 적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초 공급 브랜드는 상징성이 큰 데다 건설사들도 자사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입지와 상품성 등을 좀 더 면밀히 챙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을 통해 신축 아파트가 공급된다. 지하 4층~지상 29층, 15개동, 전용면적 84·102㎡, 총 1965세대 규모로 공급된다.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국민평형(전용면적 84㎡), 중대형 면적 위주로 구성됐다.

단지는 LG전자, 현대로템, 현대위아, 현대모비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한국GM, 효성중공업 등이 들어선 창원국가산업단지와 가까워 직주근접 여건을 갖췄다. 단지가 공급되는 의창구는 비규제지역에 해당돼 주택 소유와 상관없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다. 

▲해링턴 플레이스 테크노폴리스= 충북 청주시에 들어서는 첫 번째 해링턴 브랜드 단지 ‘해링턴 플레이스 테크노폴리스’가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47층, 5개 동, 전용면적 84·94㎡ 아파트 602세대, 전용면적 84㎡ 오피스텔 130실 등 총 732세대, 상업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4·94㎡ 중대형 평면 구성, 넉넉한 수납공간을 조성했다. 여기에 어린이집, 작은도서관, 피트니스 센터, 키즈카페, 스크린골프장 등 다양한 커뮤니티가 조성될 예정이다.


단지는 청주테크노폴리스 내 최고층인 47층으로 설계돼 랜드마크 기대감이 높다. 단지는 청주테크노폴리스 최중심에 위치해 차별화된 직주근접 라이프를 누릴 전망이다. 

청주테크노폴리스는 청주시 흥덕구 강서2동 일원에 총면적 379만여㎡로 조성되며 총사업비 2조1584억원의 대규모 사업이다. 청주테크노폴리스 내에는 SK하이닉스,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이 대거 입주해 있어 대중교통으로도 출퇴근이 가능한 도심형 산업단지다. 

▲힐스테이트 인천시청역= 인천광역시 남동구 간석동 일원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인천시청역’은 지하 3층~지상 28층, 9개동, 전용면적 39~84㎡, 총 746세대로 구성된다. 전용면적 59·84㎡ 485세대를 일반에 분양할 예정이다. 59㎡A 333세대, 59㎡B 111세대, 84㎡ 41세대 등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으로 공급된다.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서…
주거·수익형 단지 후광효과

주방에는 음식물 쓰레기 이송 설비를 배치해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한층 편리하게 해줄 계획이다. 엘리베이터나 단지 내 냄새 없는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뿐만 아니라 단지 내에는 피트니스센터, G.X룸, 실내골프연습장, 클럽하우스, 상상도서관, 독서실, 사우나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특히 현대제철, 동국제강,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등으로 출퇴근 여건이 양호하다.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도 평택시 화양지구 5BL(블록)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31층, 14개동, 전용 72~84㎡ 총 1571가구 규모 대단지로 지어진다. 전체 가구가 남향 위주로 배치됐다. 대부분이 ‘국평(국민평형)’ 전용 84㎡로 구성됐다. 

청약 시 ‘비규제 프리미엄’과 함께 ‘계약금 정액제’와 ‘중도금 대출 무이자’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TV(주택담보대출) 한도도 최대 70%까지로 규제지역 대비 높을 전망이다. 특히 중도금 대출 무이자 혜택으로 입주 전까지 중도금에 대해서는 별도의 금융비용이 발생치 않아 자금 마련 부담이 대폭 덜어질 것으로 보인다.

▲빌리브 리버런트= 신세계건설은 울산광역시 남구 신정동 22-4번지 일원에 들어서는 ‘빌리브 리버런트’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9층, 4개동, 전용면적 78·84㎡ 총 311가구 규모로 조성될 계획이다. 상세 전용면적별로 78㎡ 101가구, 84㎡A 156가구, 84㎡B 54가구로 구성된다. 

울산에서 주거 선호도가 가장 높은 남구 신정동에 공급되는 빌리브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에서 수요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으로 오갈 수 있는 출퇴근 여건을 확보했다. 사통팔달 광역 교통망도 갖췄다. 

분양 관계자는 “올해 울산 남구 신규 분양 아파트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평균 8억~9억원대인 것에 반해 빌리브 리버런트는 6억원대의 합리적인 분양가로 실수요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음성 아이파크= HDC현대산업개발은 충북 음성군 맹동면에서 ‘음성 아이파크’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9층 8개동에 총 773가구 규모(전용면적 84·113·177㎡)로 조성된다. 이번에 604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단지는 추후 분양 예정인 ‘음성 2차 아이파크’와 합해 총 1653가구 규모의 브랜드 타운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가구 남향 위주로 배치했으며 4베이의 판상형 평면으로 공급한다. 또 1.47대의 넉넉한 주차 공간을 제공하고, 기존 음성 지역과 충북혁신도시 입주 단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캠핑장·키즈 라운지·사우나 등의 커뮤니티 시설이 계획됐다. 여기에 드레스룸과 알파룸 등(일부 가구 제외) 넉넉한 수납공간 설계로 차별화를 선보이며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쉽게 오가는 
출퇴근 여건

보안 강화를 위해 공동현관에 안면인식 출입 통제 시스템과 주차장 내부에 1200만화소 전방위 CCTV를 설치하는 등 범죄예방 건축설계가 적용된다. 공용부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전기요금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지하 주차장 통로에 차량이나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밝기를 조절해 주는 주차장 LED 조명제어 시스템과 태양광 발전설비가 적용된다. 전기차 충전소 등 친환경 설비도 설치된다. 단지가 위치한 음성군에는 현대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CJ푸드빌, 현대그린푸드, 오뚜기 등 507개 업체가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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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