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나타나고 있는 강력한 외식 시장 소비 트렌드는 ‘배달 및 포장 주문’과 ‘가성비’다. 배달 및 포장 주문이 쉽고 가성비 높은 음식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인기가 오르고 있다. 또, 경기 침체가 걱정될 정도로 극심한 불황이 계속되면서 햄버거가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에 따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크푸드로 인식됐던 패스트푸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는 국내 햄버거 시장 규모는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8년 2조8000억원이었던 것이 지난해 약 4조원으로 성장했다.
과거 햄버거는 빠르고 간편하게 끼니를 때우는 값싼 정크푸드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엔 건강과 맛을 강조한 버거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 것도 인기 상승에 이유가 된다. 특히 햄버거는 배달 및 테이크아웃뿐 아니라 매장에서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도 쉬운 음식이라서 그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녀노소
‘홀 반, 배달 반’ 매출 전략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또 햄버거는 5060 중장년층과 1020 자녀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점도 다시 한번 붐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다. 젊은 날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를 즐겼던 중장년층들도 기꺼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이라서 햄버거 수요층이 남녀노소로 두꺼워지고 있다는 것이 외식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 같은 이유로 근자에는 치킨버거, 수제버거, 고급버거 등 메뉴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어서 햄버거가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할 정도로 메뉴의 양과 품질이 높아지고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추세다.
‘맘스터치’는 학교 앞 등 골목상권에 주로 입점하는 수제버거&치킨 전문점으로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창업 초기에는 주로 골목상권에서 학생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다가 몇 년 전부터는 시내 중심가 상권에도 입점하면서 매장 수 1위 브랜드로 우뚝 섰다.
신세계푸드가 2019년 8월 출범한 ‘노브랜드 버거’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점포 수는 180개로 늘어났고 올해도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의 성장 속도가 가파른 이유 중 하나는 포장 및 배달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홀 반, 배달 반’ 매출로 안정적인 매출이 올라온다는 점이다.
또 노브랜드버거는 ‘초가성비’ 전략을 도입한 것도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햄버거 단품은 1900~5300원, 세트(감자튀김, 음료 포함)는 3900~6900원 수준으로 가격을 기존 브랜드 대비 대폭 낮춘 것이 코로나 시대에 잔뜩 움츠려 있던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배달 및 포장, 가성비에 ‘건강’이라는 키워드를 더한 수제 햄버거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인 ‘프랭크버거’는 100% 소고기 패티를 중심으로 맛과 가성비를 다 갖춘 수제버거로 널리 알려져 있다.
브랜드 론칭 이후 최근 500호점을 돌파하면서 수제버거 전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프랭크버거 관계자는 “100% 소고기 원육 패티를 강점으로 내세워 대외적인 마케팅 활동과 가맹점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며 “맛과 품질에서 월등한 수제버거가 가격까지 일반 버거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마미쿡치즈버거’도 간편식, 웰빙, 가성비, 카페형 점포 등 창업시장 키워드에 딱 맞는 업종으로 주목받았다. 코로나 이후 더욱 배달 붐과 함께 더욱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특징은 모든 메뉴에 신세대들이 아주 좋아하는 고급 모짜렐라치즈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두껍고 양이 많은 100% 천연 치즈 1장이 통째로 들어가는데, 젊은 층 고객들이 리얼 버거와 치즈 맛에 열광해 반응이 좋다.
배달·포장 주문과 가성비
강력한 소비 키워드 장악
마미쿡은 프레시한 국내산 100% 생고기로 5~10분간 조리해 육즙이 살아있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청정 스테이크 패티만을 사용한다. 게다가 빵은 본사에서 당일 배송으로 공급받은 냉장 생지를 매장에서 즉석으로 구워서 최고의 베이커리 맛을 낸다. 기타 속재료도 신선한 것만 들어가는데 가격은 저렴해 고객들은 말 그대로 행복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대표 메뉴인 ‘마마통살버거’는 국내산 닭가슴살 원육을 본사에서 직접 생산, 위생적으로 포장해 ‘당일 생산 당일 공급’을 원칙으로 배송한다. 각 매장에서 주문 즉시 두툼한 닭가슴살 원육을 통으로 사용해 튀겨 바삭한 통살 치킨 패티가 만들어진다.
육질이 부드럽고 육즙이 살아 있어 크리스피 치킨을 먹는 듯하다. 여기에 고소한 모짜렐라 치즈 1장을 얹고 신선한 야채와 갓 구워낸 빵을 덮는다. 쭉 늘어나는 치즈 식감과 입안 가득 퍼지는 치즈향이 치킨과 야채, 소스와 빵에 어우러져 코로나 이후 움츠러든 사람들의 허한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포만감을 듬뿍 느끼게 한다.
영국 출신의 미슐랭 셰프 고든 램지가 운영 중인 ‘고든램지버거’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개장했다. 고든램지버거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영국 런던 해롯백화점 등 단 두 곳에 매장을 두고 있는데, 버거 하나의 가격이 몇 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
SPC그룹은 2016년 쉐이크쉑 신논현역 인근에 1호점을 연 뒤 청담점과 두타점, 샌트럴시티점, AK플라자 분당점 등 매장을 확장해 최근 천안에 20호점을 내면서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에는 이삭토스트가 이삭버거를, 채선당이 메이크버거&샌드위치로 버거 가맹사업에 뛰어들었다. 모두 주문이 들어오면 조리하는 수제버거 방식을 적용했다. 편의점 미니스톱도 ‘수퍼바이츠’를 출범해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다시 전성기
하지만 버거 시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특히 불황기에는 소비자들이 가격 민감도가 높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창업자들은 맛과 가격 만족도, 품질까지 갖춘 브랜드를 선택하고, 중대형 매장보다 작은 매장을 선택해 ‘홀 반 배달 반’ 매출 전략으로 운영하는 것이 보다 안정성 높은 창업 전략이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또 여전히 정크푸드라는 인식이 남아 있으므로 건강에 좋은 차별화된 수제버거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