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실과 한반도선진화재단이 11일 ‘대전환의 시대, 보수의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서 열린 이번 세미나는 국내외 위기 상황 속 보수의 가치와 철학을 재정립하고,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이 환골탈태해 민생을 위한 정책 기조의 모색에 나서겠다는 행보로 분석된다.
앞서 전날(10일), 국민의힘 당권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윤 의원은 대구서 열린 지역 초청 토론회서 당권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윤 의원의 환영사로 시작된 세미나에서 그는 “선장 없이 표류하는 난파선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선 미래가 없다”며 현재 국민의힘의 상황을 난파선에 비유했다.
그는 “국민의힘 상황이 민생을 보듬을 만큼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며 “국회의원 개인의 각자도생이라는 처세술만 난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면, 앞으로 국민의힘이 잘못된 정치 관행과 행태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면서도 “자유민주주의가 꽃필 수 있는 의회주의를 구현하고 민생경제를 책임지려면, 국민의힘이 오는 22대 총선서 반드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본인 스스로를 ‘국민보수’라고 자처한 윤 의원은 “국민 보수는 껍데기 이념과 이론으로 위장한 정치꾼들이 아니라 보수의 이념인 자유, 공화, 민주에 바탕을 두고,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국민의 이익과 국가의 발전을 실질적으로 만들어내는 합리적인 실천주의 정치세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민식 당’의 주방장이 돼 국민을 진정으로 섬기고, ‘당원식 당’을 통해 당원들과 소통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나겠다”고 약속했다.
윤 의원은 “‘보수 대장전(大章典)’을 제정해 국민 스스로 마음에 심어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위협에 단호하게 대응한다’를 비롯한 5개 조문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축사를 맡은 김병준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보수의 핵심 가치는 자유”라고 강조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자유를 선택한 곳에는 국가적 역동성과 번영이 있다”며 “보수가 오히려 ‘개혁적 보수’ ‘혁신 보수’라며 자기 정당성과 지향하는 가치가 희석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지향 가치의 불명확화는 자신감 결여를 초래했고, 활동 동력과 조직 확산의 부재를 가져왔으며, 지도층은 분열하고, 리더십은 실종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이날 세미나는 한신대 윤평중 철학과 교수의 ‘한국 보수의 철학적 성찰과 자유주의’라는 제목의 발제, 좌장은 임기철 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이 맡았다.
패널에는 강성진 한선재단 정책의장, 박은주 통일연구원 박사 등이 참석했다.
윤평중 교수는 다양한 시각에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해 설명하고, 긴장과 통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론했다.
그는 “한국 보수의 위기는 자유주의에 대한 일면적 이해에서 비롯된 철학적 빈곤에서 찾을 수 있다”며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긴장과 통합이 필요하고 개혁 자유주의를 추동해 공화정 철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보수의 자유주의는 한계에 이르렀으며, 그 원인을 한국의 격차 사회화의 심화, 대기업 중심 경제, 신분 상승 사다리의 실종, 경제의 낙수효과 부재, 공정성 결여, 불안·불신·불만의 누적으로 인한 분노사회(‘르상티망의 사회’)에 대한 처방의 불가능 등에서 찾고 있다”며 “결론적으로 한국의 보수는 자유의 철학을 전면적으로 성찰함으로써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