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욱일기와 자위대 깃발은 다르다”는 발언이 뒤늦게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방부가 일본 일제 침략의 상징인 욱일기와 지금 일본 자위대가 쓰고 있는 것(자위함기)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욱일기와 정말 다르냐’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비슷하다”고 답했다.
그는 “(자위함기는)약간 기울어져 있다. 형상은 비슷하지만 자세히 놓고 보면 차이가 있다”면서도 논란을 의식한 듯 “나타나는 이미지, 그 느낌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설 의원은 “일본의 외교·국방 이익은 대한민국의 외교·국방 이익과 다를 수밖에 없다”며 “특히 우리는 북한을 상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동맹이면 북한 정도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 장관은 ‘일본 관함식 참가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냐’는 배진교 정의당 의원의 질문에 “안보적인 차원에서 제일 중점을 뒀다”고 답했다.
그러자 배 의원은 “관함식을 꼭 참가해야만 안보에 대응하고 국제사회에 공조할 수 있는지 많은 국민들께서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관함식에 게양될 욱일기에 대한 우려와 일본 정치인, 일본의 극우 세력들은 여전히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면서 세력화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이 장관의 해명에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그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한 누리꾼은 “국민을 뭘로 보는 거냐. 심지어 빨간 선 갯수까지 똑같다”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은 “일본 자위대 대변인이냐? 대체 이런 말을 해명이라고 내놓는 것 자체가…”라며 의구심을 표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국방부와 해군은 오는 6일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관함식에 군수 지원함인 소양함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국제관함식에 참가할 경우 우리 해군은 자위함기에 경례하게 되는데 자위함기는 일본의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와 무늬와 색상이 거의 동일한 디자인으로 돼있다.
국제관함식에 참가하는 외국 함정들은 주최국의 주빈이 탑승한 함정을 향해 경례해야 하기 때문에 ‘굳이 행사에 참가해야 하느냐’는 반발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쏟아졌던 바 있다.
논란이 일자 국방부는 “해상자위대의 깃발이 욱일기와 형태와 다르다”며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서 수용되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지난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 해군의)관함식 참석 사유에 대해 국방부는 ‘욱일기와 자위함기는 다르며 국제사회서 정식으로 수용된 형태’라고 밝혔다”며 “일본정부는 공식적으로 ‘자위함기=욱일기’임을 인정하고 있는데 어떤 근거로 욱일기와 자위함기가 다르다고 판단한 거냐”고 공개 질의했다.
서 교수는 “아무쪼록 명쾌한 답변을 통해 국민들의 궁금점을 꼭 해소해주시길 진심으로 바라겠다”고 청했다.
아울러 “이번 질의는 지난 며칠간 수많은 누리꾼들이 제 SNS 계정의 디엠으로 질문한 것을 대변해 드리는 것”이라며 “어떠한 정치색도 없는 순수한 민간 차원에서 드리는 질문이라는 점을 거듭 밝힌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가 제시한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깃발들(욱일기)은 현재까지 반세기 이상 자위함 또는 부대의 소재를 널리 알리는 필수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국제사회도 널리 받아들이고 있다’는 설명이 기재돼있다. 이와 함께 1998년 부산서 열린 관함식에 참석했던 일본 함정의 사진도 첨부됐는데 해당 함정에는 욱일기가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