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혈세로 회식?’ 플랜티팜 수상한 연구 추적

지난 8월 이후 두 번째 내부자 폭로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최근 <일요시사>에 농업회사법인 플랜티팜과 관련한 추가 제보가 들어왔다. 앞서 플랜티팜은 건축물 불법 사용과 부실한 기술 설비가 문제됐던 적이 있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제보자는 플랜티팜이 정부 과제를 진행함에 있어서 문제가 많았다고 폭로했다.

2004년 출발한 농업회사법인 미래원은 2019년 사명을 팜에이트로 바꾸고 자회사 플랜티팜과 미래원 엘름을 설립했다. 구매·가공·유통과 샐러드 채소, 농식품연구소, 메트로팜, 스마트팜 설비, 컨테이너 식물공장 제작, 파프리카 농장 등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농업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회사다. 

눈 가리고 아웅

<일요시사>는 지난 8월 ‘스마트팜 1위 플랜티팜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당시 팜에이트는 남극에 있는 세종과학기지까지 진출해 식물공장을 설치했지만 본사 버섯 재배시설에는 신고사항과 달리 건물 일부를 사무실과 홍보관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제보자 A씨는 “평택시에 위치한 플랜티팜은 재배사 용도로 신고가 돼있다. 하지만 건물 2층부터 3층까지 영업 사무실·연구소 등으로 사용 중이며 옥상에는 홍보관 용도인 비닐하우스도 불법으로 설치돼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한 공익제보가 신문고에 접수되기도 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플랜티팜은 사무실을 비우고 평택시청의 확인 조사를 받은 후 다시 사무실 용도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행태를 보였던 것.


이 같은 주장에 팜에이트 관계자는 “2층과 3층은 버섯 관리를 위해 사무실이 존재한다”면서 “해당 시설을 부속건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이 부도덕한 행위를 한 것도 아니고 많은 인력이 근무할 장소가 필요해 재배시설 일부를 활용한 것이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평택시청 관계자는 A씨가 제기한 민원에 대해 “민원을 제기한 위반 건축물에 대한 현장점검 결과 진위면 하북리 214-4, 276-1 등에 있는 건축물로 확인됐다”면서 “해당 건축물용(동식물 관련 시설)에도 맞지 않은 사무실 등과 같은 목적으로 사용 중으로 건축법 제11조 및 제19조에 위반되는 무단 용도변경 및 옥상 무단 증축된 시설 사항임을 확인했다”고 전해왔다. 

A씨는 “‘대한민국 1위 스마트팜’이라고는 하지만 설비에 관한 지식이 없으며 작업자들도 90% 이상이 일용직을 통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플랜티팜에 대한 또 다른 제보가 들어왔다. 플랜티팜은 2019년부터 실내용 재배기 연구 과제를 정부 과제로 받아 진행해오다가 지난 5월 종료돼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A씨에 따르면 플랜티팜의 책임자로 기재된 윤정석 부사장은 지난해 8월 회사를 떠난 이후 출근하지 않았는데도 보고서에는 책임자로 기재돼있었다.  

A씨는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해당 과제의 실무를 플랜티팜 소속이 아닌 팜에이트라는 회사가, 더욱이 그 회사 소속의 병역특례 인원이 진행했다는 것이다. 

불법 건축물 사용에 정부 과제비 의혹
대리구매 후 다른 물품으로 기입 납품


A씨에 따르면 팜에이트 소속 병역특례 인원은 구매, 진행, 기획 등 모든 과정에 참여했으며 과제 종료 시점에 지급되는 과제비도 병역특례 인원에게 지급됐다. A씨는 “타 회사 직원에게 과제를 시키고 수당을 주는 것도 이상한데 병역특례 인원이라니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제비 내역 중 ‘연구소 회식비’ 및 ‘직원들의 사적 물품 구입’을 확인했다”며 비용 지출내역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노트북, 태블릿PC 등 사적 구매가 이뤄졌으며 연구비 카드를 부서별로 돌아가면서 사용한 정황도 목격했다. 한 명 한 명 실명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사적 구매를 진행해준 업체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산에 있는 스테인리스 가공 업체에서 대리구매(사적 물품)해줬고 계산서 및 거래명세서를 다른 물품으로 기입해 납품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면서 “국민 혈세인 연구 과제비가 이렇게 사용되는 것이 한탄스럽고 부끄러웠다”고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과제 종료 이후 농림식품기술평가원에서 플랜티팜의 방문을 요청했다. 하지만 플랜티팜 내부에서는 현장점검 시 문제가 될 것을 염려해 직원들에게 ‘진행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직원들의 참여가 저조하자 강대현 플랜티팜 대표는 “다른 의도 없이 단순 견학이면 진행하자”고 결정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정직하게 과제를 수행하지 않았고 번듯한 과제물이 없기 때문에 떳떳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팜에이트는 코스닥 상장이 거론될 만큼 미래가 밝은 회사로 지난해 연매출 59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사업 분야도 지하철 농장, 수직 농장 등의 스마트팜, 채소 납품, 유통 등으로 다양하다. 경기도에서도 스마트팜 사업과 관련해 지원 예정이다.  

‘스마트팜’이란 기존 농업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ICT(정보통신기술)를 적용, 자연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동 제어로 최적의 생육환경을 구현한 지능화된 실내 농업시설을 말한다. 

일각에선 이 같은 스마트팜 사업 규모에 맞는 관련 법규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스마트팜 사업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 사업이다. 네덜란드와 미국 등 스마트농업 선진국들의 경우 국가별 농업 구조와 전략 품목에 따라 모델과 기술을 개발, 보급하고 있다. 

지출내역 보니…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019년 스마트팜의 관련 법규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스마트팜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스마트팜과 관련된 기본계획 수립 및 관련 법률 제정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 입법조사처는 “농업 혁신은 농업 현장 수요와 지능화, 자동화 기술업계 수요에 맞춘 정책적 균형이 우선 고려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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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